작년의 최고의 이슈는 베이징 올림픽.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애국심이 또 발동해서
우리나라 경기는 거의 꼬박꼬박 챙겨보고 있었다 ㅎ
그러다 문득, 내가 2살때였던 88올림픽이 생각났다.
개막식과 '손에 손잡고'노래는 잊혀지지않는다
게다가 우리 집에 '손에 손잡고' 노래가 담긴
코리아나 테이프가 있다.^^;

http://video.naver.com/2008080923210143701

(↑88서울 올림픽 개막식 '손에 손잡고' 동영상)


이번 베이징 올림픽의 개막식, 대단했다.
(죄송하지만 이제 반말투로 쓰겠습니다, 껄끄러우시면 패스해주세요)

중국이 세계 문명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친
4대 발명품을 주르륵 전시해 놓더군.
그래, 나도 알아, 너네가 그거 네개 만든거 대단하다는거.
그리고 역사상 중국이 약국이었던 적은 정말 드물다는거.
아니 약국이었던 적이 있을까.
어쨌든 중국이 대단한 나라라는 것, 안다

그런데 솔직히 이건 아니지않나..
개막식을 보면서 그 스케일에 놀라면서도
그 엄청난 스케일 속에 올림픽 정신이 쏙 빠져있다는 것에 더 어이없었다.
올림픽이 뭔가.
세계인이 하나가 돼서 즐겨보자는 축제인데
자기 자랑만 하고 있었다.
뭐, 자긍심이 뛰어나서 그럴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그런건 너네나라 명절때나 하라고.
그런건 늬들끼리나 보면서 즐겨.
우린 그런 개막식이 보고 싶지 않았어.
개막식을 통해 뭔가 하나되는 느낌, 우린 하나라는 느낌,
그런걸 느껴보고 싶었어.
그리고 그게 올림픽의 정신이기도 해.

어릴 때 보던 만화 보면 '우리는 하나!'이러잖아.
난 그게 멋있어 보였어.
솔직히 지금 보면 유치하지만,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생각을 해 보라고.
그게 가장 이상향 아니겠어?

폭죽이랑 개막식때 소녀가 노래 부른거 모두 가짜라는거
이해해 줄께.
너네 대기오염 상황이 정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하도 짝퉁나라라서 그런건 의아하지도 않아.
그냥 전세계인을 깜짝 속였다는 그 포부가 아주 당차다고 느껴졌지.
글쎄 올림픽의 정신이 뭐라고 딱 정의를 하기는 힘들지만
최소한 개최국 자랑은 아니야.

아!!
88올림픽을 잠깐 언급했었지, 미안 깜빡했어.
어제 88올림픽 개막식 동영상을 봤어.
보면 알겠지만 그게 올림픽의 정신이야.
참가국들의 전통의상을 입고 전통춤을 추는 각각의 나라 사람들이
다같이 한곳에 모이면서 원모양으로 나아가는 장면, 봤어??
역대 올림픽 마스코트 인형이 모두 함께 나와서
주제가를 부르는 코리아나 주변에 원모양으로 둘러서서
다함께 춤추는 장면, 봤어??
그 장면 보면서 좀 울컥했어.
전쟁 끝난 지가 언제라고, 모든것이 박살나고 초토화 됐는데
그새 정비하고 발전해서 어쩜 그리 대단한 올림픽을 이뤘을까하고.
오히려 전쟁을 치룬지 얼마 되지 않아서
세계인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우리나라 국민들 가슴속에
더 깊이 자로잡고 있었던 것 같아.
그 한마음이 88올림픽 개막식때 표출되어
전세계인을 감동의 도가니에 빠뜨린 것이고.

솔직히 다른 나라 개막식은 잘 기억이 나지 않아.
4년마다 꼬박꼬박 챙겨 봤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한국 사람이니까 서울 올림픽의 개막식이 더 기억에 남아
우리나라 올림픽과 비교를 했던 거야.
기분 나빴다면 미안하지만, 난 내가 크게 틀린 말을 했다고 생각진 않아.

참!
또 한가지 아쉬움..
제발 메달 색에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2회연속 연장전을 치룬 뒤,
늑골이 부러진 상태에서도 결승까지 진출한 왕기춘 선수.
난 그가 준결승에서 힘에 부쳐 질 줄 알았어
그런데도 결국 결승까지 진출 했잖아.
그가 인터뷰 할때
'국민과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노력이 부족해서였나보다고...'
그의 욕심은 잘 알겠지만
왜 대한민국 대표의 간판을 달고 세계 무대까지 나아가 은메달 딴 것.
대단하지 않은가?
대체 왜 그가 미안하다고 말해야 하는지..왜 그리 말했는지
화가 났다.

왜 은메달을 따면 미안해 해야 하는지..
물론 선수 개인의 욕심은 알겠지만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려서 미안하다는 그.
예선에서 탈락한 것도 아니고
극도로 비정상이었던, 제정신이 아닌 심판을 만난
나쁜 상황속에서도 승리했던 그의 모습,
난 끝까지 싸웠던 그의 모습이 멋있었다
제발 미안하다고 하지 않길..

금메달에만 엄청난 환호가 쏟아지는 우리나라가 문제이긴 하지만
모든 것에서 자꾸 높은 것만 지향하는 그 무리 속에
내가 속해있는 것 만 같아,
그가 미안하다고 말한 것이 내가 부추겨서 그리 된 것만 같아
괜시리 나도 미안해졌다.

어제 이배영 선수의 역도 경기.
쥐가 나서 어쩔 수 없이 좌절해야 했던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많이 아팠다
충분히 쥐가 풀릴 시간을 갖지 않고
마지막으로 올라오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난 그가 메달을 떠나 끝까지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결국 무너지면서도 끝까지 바를 놓지 않으며 미끄러지는 모습..
당장에라도 내가 나가서 바벨이 굴러가지 않게 잡아주고 싶었다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에 절로 박수가 나왔다
정말 멋있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이상하게 금메달 딴 선수보다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딴 선수가 더 멋있어 보였다
물론 금메달을 딴 선수는 정말 대단했지만
은메달과 동메달을 딴 선수는 기술이나 실력보다는
그의 한계와 인간미까지 드러나는 것 같아 더 멋있게 느껴졌다.



주절주절 쓰다보니 길어졌다;;
88올림픽이 생각나서 쓰기 시작한 것인데
괜히 지금 올림픽과 비교가 되고
또 베이징 올림픽을 보면서 아쉬웠던 점, 멋있었던 점이 생각이 나서 적었다.
우리나라 대표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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