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산 -하 을유세계문학전집 2
토마스 만 지음, 홍성광 옮김 / 을유문화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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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

 

중세의 학자들은 시간이란 하나의 망상에 불과하고, 인과 관계 속에서 연속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생각되는 시간의 경과는 우리의 감각 기관의 산물에 지나지 않으며, 사물의 진정한 본질은 영원한 현재라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그런 생각을 한 학자는 영원의 쓴맛을 약하게 입술에 느끼며 해변을 산책하던 중이었을까? 거듭 말하지만, 우리는 휴가의 특전에 관해 말하고 있고, 건장한 남자라면 따스한 모래 속에 누워 있는 것에 금방 싫증을 내고 말듯이, 도덕적인 인간이라면 금방 싫증을 내고 말 여가 중의 공상에 관해 말하고 있다. 인간의 인식 방법과 형식에 비판을 가하고 그것의 온전한 타당성을 의문시하는 것은, 이성의 경계선을 드러내 보이려는 의미 외에 다른 의미가 결부되어 있다면 불합리하고 파렴치하며 모순 되는 일일지도 모른다. 만약 이성이 그러한 경계선을 넘어선다면 이성은 자신의 본래적인 과제를 소홀히 한다는 누명을 쓰게 될 것이다.(392쪽)

 

 - 토마스 만, 『마의 산_하권』, 《제7장》, <해변 산책>

 

어떤 날씨건 낮과 밤의 어떤 시간이건, 나는 그 시점을 최대한 선용하고 나의 지팡이에도 새겨놓으려고 했다. 과거와 미래라는 두 개의 영원이 만나는 바로 이 현재의 순간에 서서 줄을 타듯이 균형을 유지하려고 했다.(28∼29쪽)

 

 - 헨리 데이빗 소로우, 『월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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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9-02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의 산>을 읽기 위해서는 중세 스콜라 철학도 공부해야겠군요. 많은 사전 공부가 필요한 작품임을 oren님 덕분에 알게 됩니다.^^:

oren 2017-09-03 00:13   좋아요 1 | URL
『마의 산』에는 온갖 철학 사상들이 여러 곳에 흩어져 있으면서도 복잡하게 뒤섞여 있어서, 작가가 독자들을 일부러 ‘마의 산‘ 속에 붙잡아 두고서 끊임없이 허우적거리게 만드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소설 속에서 괴테, 바그너, 니체, 쇼펜하우어 등의 영향을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데, 정작 문제는 작가가 과연 무슨 의도로 ‘그런 사상들‘을 작품 속에서 여러 등장인물들을 통해 끊임없이 부각시키고 있는지를 제대로 포착하기가 힘들다는 점에 있는 듯합니다.
* * *
토마스 만은 쇼펜하우어가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서문에서 그랬듯이 시도동기적인 암시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소설을 두 번 읽으라고 요구한다. 이는 소설의 줄거리보다 시도동기구조가 더 중요하다는 암시를 내포한다. 그럴 적에 사실적인 외부 묘사는 가상으로 드러나고 그 배후에 제2의 차원이 드러난다. 심층 세계에는 알레고리 구조가 자리 잡고 있지만 표면적으로는 줄거리가 사실적으로 드러나게 하는 점이 토마스 만의 뛰어난 작품 기법이다. - 홍성광, <작품 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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