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뒷세이아 - 그리스어 원전 번역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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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그의 가슴속 마음은 분기했고

그는 마음속으로 몇 번씩이나 심사숙고했다.

그가 그녀들에게 달려들어 각자에게 죽음을 안겨줄 것인지,

아니면 그녀들이 끝이자 마지막으로 오만불손한 구혼자들과

살을 섞도록 내버려둘 것인지, 그의 마음은 안에서 짖어댔다.

마치 암캐가 낯선 사람을 보면 연약한 새끼들을 막아서며

짖어대고 사람에게 덤벼들기를 열망하듯이, 꼭 그처럼

그의 마음은 그녀들의 못된 짓에 격분하여 안에서 짖어댔다.

그러나 그는 가슴을 치며 이런 말로 마음을 꾸짖었다.

"참아라, 마음이여! 너는 전에 그 힘을 제어할 수 없는

퀴클롭스가 내 강력한 전우들을 먹어치웠을 때 이보다 험한

꼴을 보고도 참지 않았던가! 그때도 이미 죽음을 각오한 너를

계략이 동굴 밖으로 끌어낼 때까지 너는 참고 견디지 않았던가!"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20권 제9∼21행

 

 

 

한편 텔레마코스는 치밀한 계산에서 튼튼하게 지은 홀 안

돌 문턱 옆에 오뒷세우스를 앉히고 그를 위해

볼품없는 의자 하나와 조그마한 탁자 하나를 갖다놓았다.

텔레마코스는 그에게 내장의 몫을 가져다주고 황금 잔에

포도주를 따라주며 그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이곳에 앉아 사람들 사이에서 포도주를 마시도록 하시오.

모든 구혼자들의 모욕적인 언사와 주먹다짐은 내가 몸소

그대를 위해 막아주겠소. 이 집은 공공장소가 아니라

오뒷세우스의 집이며 그분께서 나를 위해 획득하셨으니까요.

그리고 구혼자들이여! 그대들은 싸움이나 말다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마음속으로 욕설과 주먹다짐을 삼가도록 하시오."
그가 이렇게 말하자 그들은 모두 입술을 깨물었고

텔레마코스의 대담무쌍한 말에 어안이 벙벙했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20권 제257∼269행

 

 

 

그러자 텔레마코스가 크테십포스를 이런 말로 꾸짖었다.

"크테십포스여! 정말이지 이것은 그대에게 오히려 잘된 일이오.

그대가 던진 것을 그가 피했기에 그대가 그를 맞히지 못한 것 말이오.

그렇지 않았던들 나는 날카로운 창으로 그대의 몸 한가운데를 맞혔을

것이고, 그대의 부친은 이곳에서 결혼식 대신 장례식을 치르느라

바빴을 것이오. 그러니 아무도 이 집에서 내게 못된 짓들을

보이지 마시오. 나는 여태까지는 어린아이였으나

지금은 선악을 모두 분별할 수 있기 때문이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20권 제303∼310행

 

 

 

신과 같은 테오클뤼메노스가 그에게 말했다.

"에우뤼마코스! 나는 그대에게 호송자를 붙여달라고

부탁한 적 없소. 내게는 눈과 귀와 두 발이 있고 가슴속에는

결코 보잘것없다고 할 수 없는 건전한 마음이 들어 있소.

그것들의 도움으로 나는 밖으로 나갈 것이오. 보아하니,

재앙이 그대들에게 닥쳐오고 있고 신과 같은 오뒷세우스의 집에서

사람들을 학대하고 오만무도한 짓을 꾀하던 그대들 구혼자들은

한 명도 그 재앙에서 벗어나거나 피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20권 제363∼370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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