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 소화 데레사 자서전 - 작은 꽃, 작은 붓, 작은 길의 영성 꼭 읽어야 할 그리스도교 고전 3
성녀 소화 데레사 지음, 안응렬.고선일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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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 데레사 성녀의 자서전을 읽으면 처음에는 성녀의 부모님 이야기가 등장한다.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수도자를 꿈꾸었으나 각각의 다른 이유로 수도사가 될 순 없었다. 이부분을 두고 책에서는 '부모 중 한 분이라도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따라갔다면,'(14쪽)이라고 표현하여 책을 읽는 내내 '내 마음의 소리'와 '주님의 뜻'을 상기시켰던 것 같다. 아마 이 세상에 마음을 둔 사람에게는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따르는 것이 마땅한 이야기 일 것이다. 수도사 생활을 하는 것도 하느님께서 허락하시지 않으면 우리의 인내와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신앙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그런점에서 이 책, 성녀의 자서전을 읽는 기회도 어쩌면 읽어야 할 때인지도 모른다.

1888년 새해의 첫날, 예수님께서는 선물로 십자가를 하나 더 보내셨는데, 이번에는 저만이 홀로 져야 했습니다. 따라서 그 십자가는 아무도 이해할 수 없었고, 그런 만큼 더 괴로웠습니다. 277쪽

봄 부터 이런저런 욕심에 제대로 쉴틈이 없었다. 한 번도 그것이 십자가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은 내가 선택했던 일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정말 그것이 오롯이 내 선택의 결과였을까 책을 읽으며 생각해보니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데레사 성녀도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제가 나쁜 영향을 받을 만한 책은 하나도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145쪽)라고 말하며 독서광이라 할 정도로 책을 좋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것보다 주님보다 우선 하진 않았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그런가하면 같은 신앙을 가진 가족이라 할 지라도 지나치게 의지하거나 그로인해 병이 날 정도라면 이또한 경계해야 한다는 평소 생각의 힘을 더한 부분도 있는데 성녀 스스로 '살아가는 데 유일한 의지가 된 이'였던 마리 언니의 수도원 입회와 관련된 부분이었다. 과거 비슷한 경험이후 왜 그 때, 의지하고 있던 모든 이들과 아에 멀어지거나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뜨리셨을까 미처 생각도 못하고 힘들어 했던 적이 있었다. 물론 지금은 감사하게도 성녀가 그러했듯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있고, 떨어져서도 신앙심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굳건해질 수 있음을 알고 있다.

책 중간중간 성녀의 얼굴, 사용하던 책상 등이 담긴 사진을 보며 이전에는 결코 다가설 수 없을만큼 멀고 먼 성인 중 한 분이라고 여겼던 것과 달리 조금 더 가까이에서 함께 계시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뭐라 말할 수 없는 친근감이 느껴졌다. 성녀께서 결코 길다고 할 수 없는 짧은 생애에 하느님의 사랑으로 더없이 충만한 삶을 살아가신 이야기와 또 가까이 지냈던 이들에게 보낸 서신의 내용들은 한 사람이 아무리 길고 긴 삶을 살아도 신심없이는 불가능한 삶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내게 보내주신 이 책, 잘 알지 못했던 성녀와의 친밀감 모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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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의 미라클 - 나를 찾는 1년, 일하고픈 엄마의 삶을 바꾼 어썸인생 프로젝트
류지연 지음 / 반니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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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의미라클 #류지연 #글쓰기 #책만들기 #쓰기인생 #육아맘 #일하는엄마 #퍼스널브랜딩 #틱톡 #반니


책을 쓰는 작가가 아니라, 펜을 들고, 혹은 자판을 치며, 내가 나의 오늘 하루를 주체적으로 잡잘적으로 써나갈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내가 만드는 대로 내 인생이 살아진다는 의미를 담은 작가이다. 93쪽

책을 쓰는 작가, 자기의 삶과 경험을 한 권의 책에 잘 담아낼 수 있는 능력자라고 나 또한 생각했었다. 저자가 새로이 깨달은 작가의 의미는 내게도 신선한 충격이었다. '내 인생을 써가는 작가'라는 의미를 깨달은 저자는 행동으로 바로 보여준다. 세 아이의 엄마, 22년차 베테랑 회사원이었던 저자는 자신의 보호막이자 외투였던 회사를 자의반 타의반으로 그만두고 어떻게 하면 새로운 외투와 보호막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 고민한다. 좀 더 나은 조건의 직장을 찾거나 세 아이의 엄마로서 안주할 수도 있었지만 그녀가 선택한 것은 퍼스널 브랜딩이었다. 틱톡은 물론 SNS가 익숙하지 않았지만 차근차근 모르는 것은 배우고,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서로 격려를 주고 받으며 그녀가 1년 이란 시간동안 이뤄낸 것은 같은 육아맘이 봐도 놀랍기만 하다. 특히 노션이나 캔바 같은 이전에 사용하지 않았던 어플을 이용해 능률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거기에서 끝나지 않고 강사로 까지 확장할 수 있는 용기와 노력은 아직 이것저것 배우느라 바쁜 내게는 좋은 표본이 되어주었다.

나의 기록을 보고 많은 사람이 오해한다. 내가 운동을 아주 좋아하고, 잘하는 사람이라고. 단언컨대 아니다. 이게 모두 생존을 위한 움직임이며, 나는 이 최소한이라도 유지하려고 하는 사람이다. 145쪽

예전에 운동하는 엄마들의 관한 책을 읽고 일지를 잠시나마 적었던 적이 있었다. 특히 단순하게 건강이 아니라 이 책의 저자처럼 생존을 위해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나중에는 즐기는 경지에 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지만 따로 시간을 내어 운동을 한다는 건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저자는 구체적이고 적정시간이 아닌 '꾸준함'을 강조했다. 다른 건 몰라도 꾸준히 오래 하는 건 자신있다고 했던 만큼 중간에 간헐적으로 간격이 벌어지긴 했지만 재차 도전하는 모습으로 틱톡러너 활동을 이어갔다.

글을 쓰면서 '글력'만 늘어난 게 아니다. 언제부턴가 글을 발행하지 않고는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나를 쓰면서 토해냈던 그 자체로 치유가 되었다. 마음은 한결 편해졌다. 그렇게 수없이 반복하면서, 생각하는 힘이 늘어나는 것을 느꼈다. 203쪽

책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가볍게 저자가 알려주는 팁을 메모하는 수준이었다가 나중에는 메모하는 것도 멈추고 책에 집중하게 된 시점이 있는데 바로 '쓰기 인생을 시작합니다'였다. 이전까지는 놀라기도 하고 부러워하며 메모하고 마치 참고서 보듯 하던 마음이 왜 그동안 글을 쓰면서도 내게는 이런 추진력이 없었을까 자문하며 읽게 된 것이다. 저자를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경험을 통해 '1년의 미라클'을 불가능하지 않음을 알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응원과 위로가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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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리는 어디 갔을까? - 2024 볼로냐어린이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파이널리스트 선정작 모든요일그림책 14
서선정 지음 / 모든요일그림책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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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리는 어디 갔을까?

이사하는 날.

새학기가 시작되는 날.

아이들은 설레임도 있지만 긴장되고 혹시나 실수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더 큰 날이기도 하다. 보호자인 엄마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 마리는 어디 갔을까?>의 면지는 노란바탕의 물고기들이 어디론가 같은 방향으로 헤엄쳐가는 모습이 담겨져 있다. 아이에게 물어본다.

"물고기들이 어디로 가는 것 같아?"

아이는 손가락으로 물고기가 가는 방향을 따라 넘겨보자며 서둘러 페이지를 넘긴다. 물고기들이 어디로 가는지 몹시 궁금해보인다. 동양화를 전공한 서선정 작가의 화풍이 그림책과 정말 잘 어울린다. 쪽빛의 물고기가 일상에 여기저기 드러나 제 모습을 보일 때면 정겨우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가 작가의 장점이 그대로 살아난다.

'나'는 새로운 집에 이사를 왔고, 아직 낯설은 학교 복도를 걸어간다.

"나는 혼자 터덜터덜 걸었어요."

아이들에게는 '터덜터덜'이란 의태어만 봐도 '나'의 기분이 어떤지 금새 알아차린다. 아이는 저와 상황이 똑같아서인지 유심히 아이가 가는 길을 또 한 번 손가락으로 그어본다.

낯설음에 가방마저 무겁게 느껴져 서둘러 마음의 안식을 주는 '나의 물고기, 초록 물고기'가 보고 싶어 발걸음이 빨라진다. 작가의 섬세함에 또 한 번 놀라는 장면이기도 하다. 흔히 아이가 서둘러 걸음을 걸어가는 배경에 휠체어가 등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 마리는 어디 갔을까?>에는 휠체어를 탄 노인과 함께 걷는 여성, 풍선을 들고 있는 꼬마와 함께 걷는 엄마, 유모차를 밀면서 또 다른 손으로 아이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사람 등 평소에 그림책에서 만나던 인물들과는 조금 다르다. 덕분에 아이와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도, 내용도 다양해진다.

서둘러 집에 돌아와서 어항속을 확인하는데,

어? 초록 물고기 한 마리가 없어졌어요!

물고기 한 마리는 어디 갔을까?

아이와 또 추리를 해본다. 한 마리가 어디갔을까. 이사하면서 잃어버린걸까? 아니면 어항 속이 답답해서 잠시 날개를 달고 놀러나간걸까?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고가면서 정말 어디로 간건지, 설마 잃어버린 결말은 아니길 바라며 페이지를 넘긴다.

<한 마리는 어디 갔을까?>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는 아이들이 가지는 긴장감과 소외감 등을 물고기의 상황으로 연결지어 다소 무겁거나 진지할 수 있는 정서적인 부분을 풍부한 색감과 앞서 언급한 인성부분과 어울리게 잘 담아냈다. 6세 아이가 보면서 색감과 장난감, 배경에 등장하는 개인적인 취향의 자동차등이 흥미를 지속시켜주어 엄마가 해야 할 일은 함께 물고기를 추적하고, '나'의 상황을 고민해보며 즐거운 마음으로 나눔하는 것 뿐이다. 무언가를 굳이 설명하거나 발문을 고민할 필요없는 그림책을 만나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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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여 찬란한 삶을 향한 찬사 - 완벽하지 않아 완전한 삶에 대하여
마리나 반 주일렌 지음, 박효은 옮김 / FIKA(피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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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만하면 괜찮다'는 말이 더 이상 푸대접 받지 않기를 바란다. 이 말은 우리에게 또 다른 현실을 보여주며 우리가 자기비하에 빠지지 않게 해준다. 그러면 우리는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에 더 이상 집착하지 않고 경험 그 자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8-9쪽


불가능할 것 같은 기록이나 업적을 남기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듣다보면 '그만하면 괜찮다'가 아니라 '끝까지 한다'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어느정도 선에서 만족하는 것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그런데 모든 사람의 삶의 목표 혹은 행복의 기준이 다 같지 않은 것처럼 삶을 살아가는 방법 또 그만큼 다양할 것이다. 책 <평범하여 찬란한 삶을 향한 찬사>는 그런점에서 읽기에 편했다. 출산 이후 이전보다 더 열정적이어야만 할 것 같고, 슈퍼맘이 되어야만 할 것 같은 책들과 영상속에서 꽤 긴 시간 스스로를 괴롭히며 살았다. 번아웃, 건강 악화가 그 결과였다. 물론 표면적으로 내보일 만한 무언가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건 내가 진정으로 원한 것은 아니란 걸 알았다.

이 세상에는 자신의 성공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사람보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33쪽

한참 자기개발서에 몰두하며 금전적으로 보장된 삶만이 성공이라고 믿었던 시절에는 타인에게 부러움을 살 만한 일들은 무조건 SNS에 공개하고 싶었다. 지인들 중 귀하고 탐나는 부분이 있으면 왜 드러내놓고 알리지 않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지금은 안다. 누군가 인정해주는 삶에 기대게 되는 순간, 그 삶은 평가대위에 올라가는 것이리라.

인간이란 함께한 짦은 순간들만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존재다. 우리가 타인의 삶에 대해 알 수 있는 부분이 얼마나 미미한지를 생각해보면 겸허한 마음이 들면서도 막막한 기분이 든다. 114쪽

자폐와 관련된 이야기를 꺼내면서 저자는 이전에 알지 못했던 부분들과 그 부모들의 애환에 울림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전에 읽었던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김승섭, 동아시아)를 읽었을 때 나의 마음도 그랬다. 마사 누스바움의 <동물을 위한 정의>를 읽을 때도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저자가 언급한 텍스트 사이사이로 알거나 몰랐던 내용들이 섞여가며 마음속에 동심원을 이룬다. 여전한 내적 동일시에 대한 고백을 주저했던 부분에서는 부끄러움도 느꼈다.

대수롭지 않은 삶을 조명하는 것이 문학의 역할이다. 소설은 존재와 무존재 사이에 놓인 경계 위에 무엇이 서 있는지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익명이나 가명으로 글을 쓴 여성들을 향한 버지니아 울프의 그 유명한 문장("작자 미상으로 나온 수많은 시를 쓴 익명의 작가들 중 꽤 많은 수가 여성일 것이다")은 여성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로 치환되어 보다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197쪽

도서관에 가면 평생교육 프로그램 일환으로 진행되었던 다양한 독후활동들의 결과물인 문집들을 찾아서 읽어보곤 한다.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보다 울림이 큰 경우도 있고, 무엇보다 작가와 내가 비등단 문인이라는 '평범함'에서 오는 동료애가 느껴져서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인들에게 소개하기도 한다. 익명이나 가명의 글과는 다른 맥락이지만 그렇게 잠시 들뜨다 소멸된다는 점에서는 익명이나 가명과는 다른 의미의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남는다. 체호프의 글이 근래 더 좋아지는 이유는 아마도 이런 평범함 속 비범함을 잘 아는 작가이기 떄문인지도 모른다.

다시금 처음으로 돌아가 발췌문을 바라본다. '그만하면 괜찮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을 타인에게 인정받으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평범함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소중함을 바라보라고 말한다. 어쩌면 누군가의 '그만하면 괜찮다'는 어떤 의미에서든 그다지 바람직한 표현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내 스스로, 누군가와 비교하지 않고 나를 기준으로 하는 말이라면 그 어떤 말보다 마음의 위로와 위안이 된다. 그런 삶들이, 그런 평범한 삶이야 말로 찬란한 삶이지 않을까 싶다. 밑줄긋느라 다 읽고나니 새 책이 헌책처럼 되어버렸지만 곁에 두고 읽을 수 있으니 이또한 이만하면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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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Do You Want? 왓 두 유 원트? - 선택, 결심, 변화를 이끄는 결정적 질문
김호 지음 / 푸른숲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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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다보면 원하는 것이 명확한 게 부럽기도 하고, 때로는 사소한 선택에 지나치게 고민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있다. 사소하다는 것의 기준이 아이가 아닌 내 기준이기 때문에 아이 입장에서는 결코 사소한 문제가 아닐수도 있긴 하다. 그럴때마다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말하면 된다고 말해준다. 반드시 지금 눈앞에 보이는 선택지 안에서만 고를필요도 없고, 주변의 친구나 가족 중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없이 원하는 것을 고르라고 말이다. 아이에게는 그렇게 말해주면서도 나는 엄마로서, 아내로서, 그리고 늦은 공부를 시작한 40대 여성으로 선택의 자유를 스스로 포기할 때가 많다.

물론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알아차리는 일은 중요합니다. 그래야 승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 고객에게 서비스나 상품을 팔 수도 있으니까요. 문제는 남들이 나에게 바라는 것만 중요하게 여기다가, 정작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를 때 발생합니다. 27쪽

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내가 경험한 가장 큰 문제는 마지막까지 남들의 눈을 의식하다가 돌연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하려고 망설이거나 선택했을 때 일어나곤 했다. 그들은 내가 배려했다고 생각하거나 오히려 나만을 위한 선택이었지 않냐고 되물은 적도 있었다. 그러니 내가 원하는 것, 독불장군처럼 굴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해야 할 내 문제에서 만큼은 '내가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 책에는 저자가 직접 코칭해주었던 사례가 일부분 각색되어 등장하는데 그냥 하나의 사례로 받아들일 게 아니라 직접 일대일 코칭을 받는 것처럼 답을 할 수 있는 페이지가 함께 담겨 있었다. 그렇다보니 파트 하나 넘어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저자의 말처럼 시간은 결코 모으거나 한 번에 몰아서 사용할 수 없지만 코치가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시간은 그 어떤 투자보다 귀하게 여겨졌다. 막연하게 내가 원하는 것에 나의 시간과 돈을 투자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나 적은 할당량을 차지하고 심지어 원치 않은 것에 귀한 시간과 돈이 새어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미래의 나'를 상상하며 지금의 나를 움직이게 하는 방법은 이전에도 여러 자기개발서에서 등장했던 내용이었다. 여기서 핵심은 저자가 콕 집어 준것처럼 10년 후의 나를 떠올리며 현재의 나를 기준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10년 후의 원하는 모습이 된 나를 기준으로 리스트를 작성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 차이가 실제로 노트에 적어보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우선 'What do you want?'라는 질문은 단순해 보이지만 누구나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에요. 그리고 원하는 것은 한 번에 '짜잔'하고 찾아지는 것이 아니라 ,평생 계속해서 찾아가는 과정이에요. 무슨 말인가 하면 'What do you want?'라는 질문을 나 자신에게 어쩌면 매일, 매 상황 던져야 한다는 거지요. 246쪽

매일 정해진 시간에 알림을 통해 자신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묻는 다는 저자의 말을 초반에 접했을 때는 긍정확언 같은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니 하루에 단 한 번이라도 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내가 원하는 것을 확인하지 않는다면 시시각각 우리는 너무나 쉽게 근무지에서 혹은 거리에서 심지어 가정안에서 휘둘리거나 포기하게 만드는 상황을 마주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 책을 한 번 읽고 노트에 코칭받은 대로 적더라도 덮어두고 잊거나 매일 같이 확인하지 않으면 어느새 몇 개월 혹은 수년이 지나 다시 이 책과 그때 적은 노트를 보며 다시금 시간이란 주식을 허비하고 있었구나 후회하는 날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곁에 두고 읽을 만한 책이라고 말하기가 조심스럽긴 하지만 적어도 이 책을 읽고 노트에 무언가 답을 찾아적은 사람들이라면 분명 소중한 사람들에게, 나의 세계를 확장시켜준 사람에게만큼은 이 책을 선물하고 싶을거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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