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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미잠이 - 머리끝에 오는 잠 : 전래 자장가 모음집
Various Artists 노래 / 보림(음반)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예전부터 개인적으로 자장가에 대한 노래에 애착을 많이 가졌었다.
듣고 있노라면 마음이 절로 누그러지고 살포시 잠이 어리는게 신기하고도 또 신기하였더랬다.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기엔 자장가만한 노래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자장가에 관한 음반을 찾아보려고 해도 마음에 드는 음반이 없었다.
거의 대부분 클래식에 맞춘 자장가 그러니까 클래식의 곡속에 '섬집 아기'나 모짜르트의 자장가 등을 끼워넣은 좀 많이 아쉬운 음반이 있을 뿐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섬집 아기'노래를 무척 좋아하긴 한다.
내아이가 뱃속에 있을때부터 매번 불러주었던 노래가 바로 '섬집 아기'였었다. 그리고 학창시절에 배웠던 모짜르트의 자장가 노래도 얼핏 노래가사가 기억이 나 부르다 보니 입에 익어 자주 불러주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노래들은 좀 뭐랄까?
깊은 맛이 없다라는 아쉬움이 남아 많이 허전한 노래들이다.
그리고 '섬집 아기'노래는 왠지 구슬퍼 노래를 부르고 들을때마다 괜스레 서러운 마음이 들어 애잔하다.
그러던 차에 딱 내가 찾는 스타일의 이음반을 발견하였다.
발견하기는 꽤 되었으나 아이에게 다른 그림책을 구입해주기에 바빠 이 전래자장가 '자미잠이'음반구입을 자꾸 뒤로 미뤄두었던 것 같다.
음반을 받아들고 줄기차게 듣고 있는 음반은 바로 이 '자미잠이' 인데 왜 빨리 구입하지 못했을까? 후회마저 들 정도다.
아이도 항상 '자미잠이'를 틀어달라고 하고...요즘엔 잠자리에 누우면 항상 '섬집 아기'를 불러달라고 조르던 녀석이 "자미잠이 자장가 불러주세요~~"라고 주문을 한다.
그러면 내가 좋아하는 '머리끝에 오는 잠' 과 '충신동이 효자동이' 와 '단 젖 먹고 단잠 잔다'를 불러주고 녀석은 이젠 자기가 부를 차례라고 '별 하나 뚝 따' 를 얼추 비슷하게 부르면서 한참을 노니다가 잠이 든다.
'별 하나 뚝 따'를 부르면서 녀석에게 별을 하나씩 따서 행주로 닦는 포즈를 취해주고 망태에 넣는 포즈와 문에 거는 형상 그대로 재연해 주니 녀석은 그게 꽤나 재미있었나보다..단번에 이곡을 제일 마음에 들어하는 듯하다.
우리아이들은 대부분 이전래자장가 가락에 꽤나 익숙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네 할머니,할아버지들은 아이들을 재울때 노랫말은 틀려도 비슷한 음감으로 자장가를 부르면서 재우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옆에서 그모습을 지켜본 우리네들도 알게 모르게 또 똑같은 자장가를 부르며 아이를 재게 된다. 그러니까 우리들이 어렸을 적에 수없이 듣고 자라온 바로 그자장가를 우리의 아이들에게 불러주고 있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 성인이 되었어도 아가때 엄마가 잠을 재우면서 불러주던 자장가 노래를 다 기억을 한다는 소릴 들은 적이 있다.물론 노랫말은 기억을 못하지만 그음을 기억한다는 것이다.
나또한 아주 어릴때 듣던 자장가를 기억하고 있다. 자장가의 뒷부분은 기억못하지만 앞부분은 확실히 기억한다. 내겐 할머니란 존재가 없다. 친할머니는 친정엄마가 시집오시기전에 이미 돌아가셨었고 외할머니도 내가 돌쯤에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래도 자장가를 기억하는 이유는 외갓집 윗집에 사시던 동네할머니께 매번 업혀서 할머니의 자장가를 듣고 잠이 들었었기 때문이다.
연년생으로 태어난 나이기에 가끔씩 장녀인 내가 외갓집에 자주 맡겨지게 되었는데 그럴때면 항상 윗집 할머니집에 놀러가곤 했었나보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건 노안으로 앞을 잘 못보시는 할머니등에 업혀 우리외갓집을 내려다보며 하얀 옥양목을 발로 밟으시며 "자장 자장 우리애기, 잘도 잔다 우리애기,삽살개야 짖지마라 우리애기 잠깰라~~"하시며 자장가를 불러주셨다. 그러면 잠이 쉬이 왔었던 기억이 희미하게 나기도 한다.
나는 지금도 내아이에게 그할머니가 불러주시던 자장가를 기억나지 못하는 노랫말은 내가 짜맞춰 부리긴 하지만 그래도 어릴적 그할머니의 초가집과 하얀 옥양목과 할머니의 하얀 저고리 한복에서 나던 냄새가 나는 것같은 착각에 빠지며 그자장가를 불러주곤 한다.
그러면 내아이를 어느새 쉽게 잠에 빠져들게 만드는 자장가는 바로 우리네 할머니들이 불러주시던 전래자장가인 것 같다.항상 전래자장가를 불러주면 금방 눈을 감고 잠이 든다.
우리네 전래자장가의 가락과 음 그자체가 달콤한 수면을 쉽게 불러오는 그무언가가 있는 게 아닐까? 항상 생각하곤 한다.
또한 이음반의 노랫말을 읽어보면 하나, 하나 옹골차고 구성지며 또한 안예쁜 말이 없다.
'얼굴 솜솜 예쁜 엄마'등의 자장가는 정말로 사랑하는 아이를 안고서 토닥토닥 잠을 재우고 있는 예쁜 아기엄마의 얼굴모습이 떠오르게 한다. 또한 '머리끝에 오는 잠'이란 노래는 '머리끝에 오는 잠 살금살금 내려와 눈썹밑에 모여들어 깜빡깜빡 스르르르~ 귀밑으로 오는 잠 살금살금 내려와, 눈썹밑에 모여들어 깜빡깜빡 스르르르~~'라는 노랫말이 아가의 얼굴에 잠이란 녀석이 살금살금 다가와 아이의 눈썹을 살짜쿵 감기게 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실제로 나또한 이음악을 들으면서 먼저 잠이 들기도 한다.
잠이 안올 수가 없다.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런 마음을 가득담은 자장가를 달콤하게 불러주는데 잠이 안온다면 그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겠는가!
엄마들이 우리아이들에게 편안한 잠을 이룰 수 있도록 자장가를 많이 불러주었으면 한다.
실제로 우리아이는 자장가를 불러주어 토닥이며 재웠을때와 그냥 스스로 잠이 들었을때 수면을 취하는 한밤중에 차이가 많이 난다.
스스로 잠이 들었을 경우엔 안좋은 꿈을 꾸는지 보채면서 잠이 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루에 있었던 인상적인 일이 꿈에 나타나 보채거나 울면서 일어나는 경우를 보면서 걱정스러워 항상 그다음날 잠이 들적엔 "좋은 꿈을 꾸거라~"하며 자장가를 불러주면 아이는 그날밤은 편안하게 잠을 자는 듯하다. 자장가의 최면은 실로 강력한 영향을 끼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바이다.
잠을 잘 이룰수 있게, 좋은 꿈을 꿀 수 있게 만들어주는 최면이라면 강하게 중독되어도 좋지 않겠는가!
그래서 엄마들이 아이들의 잠자리에 머리를 쓰다듬고 가슴을 토닥여주며 행복한 꿈을 꾸며 잘 자라고 최면을 자주 걸어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최면술에 가장 빨리 빨려드는 것은 바로 우리네 전래자장가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엄마가 직접 불러주는 자장가가 최고다.
그러러면 엄마는 이렇게 좋은 음반을 많이 들어 얼른 노랫말을 외워야 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바쁘다.
'자미잠이' 전래자장가를 외우느라.....ㅡ.ㅡ;;
그리고 내아들도 옆에서 같이 노랫말을 외우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