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영 언니가 들려주는 똑똑한 경제 습관
현영 지음 / 청림출판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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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영 언니에게…
 
 언니, 안녕하세요?
 이 책을 읽고 언니에게 편지를 쓰려니 막상 할말이 없어요. ㅎㅎ
 처음에는 책을 원래 잘 안 읽어서 읽기가 싫었었는데요.
 한 두 페이지 읽다보니 재미 잇어서 계속 읽다 끝까지 읽었어요.
 제가 돈을 쓸 방법을 바꾼 건 언니가 처음이에요.
 이 책을 읽고나니 언니가 어떻게 생활했는지, 또한 돈을 어떻게 
 썼는지도 알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제 꿈은 요리사였는데 이젠 그냥 요리사가 아닌
 어려운 나라를 돌아다니며 힘든 사람들에게도 즐거움과
 기쁨이 담긴 정성 요리를 해드리고 싶은게 제 꿈으로 바뀌었답니다.
 특히 전 언니가 꽃장사 아르바이트를 하는게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무조건 남과 똑같이 하지 않고 머리를 한 번이라도 더 굴려서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거… 제가 커서 써먹어야 되겠어요..ㅎㅎ
 그리고 자신에게 자기가 직접 힘을 준다는 것,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나 자신이 안된다, 할 수 없다라고 하면 정말 말이 씨가 되듯이 
 힘이 없어지고 자신감이 없어져 자신에게는 큰 패배를 안겨주죠. 
 그래서 저도 이제부터 내 자신에게 
 사랑해 ♥ 넌 할 수 있어 ♥ 자신감을 줄거에요.
 이 책 덕분에 많은 걸 배웠어요.
 감사합니다. ^^

           2009. 1. 14.    난이 올림

 
 

 올해로 13살이 되는, 아직은 12살인 초등학교 5학년 딸아이가 쓴 독후감입니다. 이 정도면 이 책에 대한 충분한 소개가 아닐까합니다만…. ^^*

 



 
 
 자신의 풍부한 경험담을 통하여 들려주는 이야기는 굉장한 설득력을 갖고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이야기 중간에 등장하는 "존경받는 부자들에게 배우는 10가지 생활습관"(22~23), 절약과 나눔의 장터를 알려주는 '현영언니가 들려주는 알짜 경제상식', "평생 재산이 될 지혜의 말말말"(164~165)까지 꽤나 알찬 내용들이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뭐니뭐니 해도 이 책이 갖는 가장 큰 고마움은 지은이 자신이 이뤄가고 있는 '또순이' 생활을 그대로 차근차근 알려줌으로서 자신만 생각하고 지내던 딸아이가 다른 사람들까지 생각하는 배려심을 갖도록 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하여, 경제 관련 어린이 도서로 강력히 추천합니다. 글의 재미도 아이들에게는 무시못할 책 선택의 요건인데 이 부분에서도 딸애를 통하여 검증이 이뤄진 셈이니 초등학교 고학년, 용돈을 받아 쓰는 아이들에게는 꼭 한 번 만나보도록 해야할 책이라 생각됩니다.
 
 나에겐 하버드 대학 수석 졸업장보다 날마다 책 읽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 - 빌 게이츠 (MS 설립자)  (165)
 
 
2009.1.15. '난'이는 이 책 독후감을 작성하여 용돈을 벌었습니다.^^*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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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3 - 관도대전(官渡大戰)
장정일 글 / 김영사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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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제가 아는 사람중에 제갈근諸葛瑾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지금 스물여섯살로 태산군승泰山郡承을 지낸 제갈규諸葛珪의 아들이며 자는 자유子瑜입니다. ~ 제갈근의 아우되는 제갈량諸葛亮도 장군과 거의 동년배로 형주에서는 많이 알려져 있는 인재입니다. 제갈근을 데려오면 나중에 덤으로 그 아우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노숙'이 '손권'에게 ) (86) 
 
 드디어 '제갈량'이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삼국지]를 가장 삼국지답게 만든 인물, 민간신앙에서는 신으로까지 받들어진다는, 제갈공명, 아마도 많은 이들이 [삼국지]를 두세 번 보는 까닭중에는 제갈공명이 뿜어내는 매력이 큰 몫을 하리라. 나 역시 그러하고…. 그런 그가 3권에서 드디어 이름 석자 등장하였다. 비록 그게 다이지만….  
 
 3권에서는 강동의 맹주이던 손책이 죽고 그의 아우 손권이 등장한다. 삼국지의 세 주역이 모두 출연한 것이다. 하지만 손권은 주유와 노숙의 도움으로 착실히 형세를 확장해가고 조조는 원소의 죽음까지 이끌어내며 천하의 대세로 자리잡는 동안 유비는 겨우 목숨을 부지하여 형주의 유표에 의탁하는 신세가 된다. 그리하여 천하삼분지대계의 밑바탕이 그려지는 것이다.
 
Ⅱ.
 어두운 하늘로
 흩어져가는 불꽃
 전진戰塵의 자취 위에
 젊음의 아우성이 들린다.
 핏빛 가득한 대지 위에 
 묻어버린 꿈과 사랑
 고향으로 가지 못하는 영령이
 겨울 바람을 타고 
 파도처럼 하늘로 오르내리며
 나를 부른다.
 누구라서 알 것인가
 치국治國의 푸른 꿈은 바래고 
 시詩의 가슴이 얼어붙고 있는 것을!
 말발굽 소리도 그치고
 진군의 북소리도 멈춘 밤
 영영 뜨지 않을 병사의 눈꺼풀 위에도
 새 아침은 오는가?
 어두운 하늘로
 흩어져가는 저 불꽃.
  ( '조조'가 참모 '가후' 앞에서 부른 노래) (293)
 
 길지만 옮겨본 이 노래는 인간 조조의 다른 면을 만나게 한다. 무고한 사람들을 태연히 죽이는 무모한 배짱에서 '죽어간 병사들의 가슴 아픈 사연들을'(294) 위로하고 달래어 주는 인간적인 면모라니, 게다가 죽은 제자식보다 장수를 더 안타까워하던 모습들이 조조가 보여주는 숱한 명분없는 행동들에도 불구하고 그를 한 나라의 승상으로 지탱케하는 힘이리라.  이제는 가장 강력한 위협세력이던 원소와의 대전에서도 승리하고 원소마저 죽음으로 내몰았으니… 조금은 여유를 부려도 좋으련만 그는 결코 쉬지 않는다.
 
 그에게선 현장의 개혁과 혁신을 독려하는 성실한 지도자의 냄새가 언뜻 묻어난다. 정략적이지만 각지의 인재에 대한 그의 끝없는 투자와 맞물려 그는 일개 욕심덩어리 제후를 넘어서는 진정한 위인의 풍모마저 느끼게 한다. 이것이 조조라는 인간이 만들어내는 아우라이리라. 하지만 세상일이 어디 사람의 뜻대로만 되던가? 
 
 세상의 일이란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고, 별 노력을 하지 않아도 이루어지는 일이 있음을 이제야 알았다. ( '원소'의 참모 '전풍'이 옥에서 자결하기 전 사자에게 한 말 ) (299)
 
 초라한 형세에도 불구하고 유비 형제는 조자룡이 드디어 가세함으로서 4형제가 되어 이제 남은 한 사람을 만날 운과 때만을 기다리고 있으니, 조조의 그간 대운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룰 세상은 아직 머나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역사는 흘러가는 것이리라….
 
 
2009.1.12.새벽, 드디어 '공명孔明'을 만나는 순간이 눈앞에 다가오는~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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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2 - 무단(武斷)의 시대
장정일 글 / 김영사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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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실전 경험이 많은 사람이 오히려 기본과 원칙을 잊어버릴 때가 많다네. 전쟁이란 워낙 변수가 많아서 임기응변으로 대처해서 승전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 그래서 기본이나 원칙보다는 자신이 경험한 바를 따르기 쉽다네. 물론 그것도 장점은 있어. 전쟁이란 시기를 놓치면 낭패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경험 많은 장수들이 필욯기도 하지. 그러나 원칙은 잊지 말아야 하네. 눈앞의 다급한 상황만 해결하려다 보면 더 큰 실수를 할 수 있는 법이거든. 그래서 자네 같은 사람이 필요한 거야. 산도 보고 숲도 보는 사람 말일세. ( '조조'가 참모 '곽가'에게 ) (21)
 
 "삼국지"라는 계급장을 떼고 보면 위 이야기는 그대로 자기계발서나 리더십 교과서에 나오는 말이 된다. "원칙중심의 리더십", 어떤 일을 행함에 있어 원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되어도 지나치지 않은 것임을 경험해본 사람들은 안다. 주변상황이 어렵고 힘들다고 하여 임시적으로 대응한 일들은 결국에는 다른 문제의 뿌리가 됨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고 이미 여러 사례나 저술들을 통하여 검증된 바이기도 하다. 
 
 하여 우리가 따져야 할 것은 무엇이 우리의, 우리 시대의, 그 시대의, 원칙인가 하는 근원적인 질문이다. 난세에, 서로가 서로를 죽이고 땅뺏기 전쟁을 하던 그 시절에 백성들이 공감하고 당사자들도 공감할 수 있는 원칙은 무엇인지? 오늘, 우리 시대의 원칙은 무엇인지? 이 물음에 대한 답이 우리 이야기의 처음과 끝이 되리라.
 
Ⅱ.
 '사람은 여포, 말은 적토마'라는 당대의 평가가 정사에까지 기록되어 있는 것은 여포가 이끄는 흉노 기병대가 천하무적이었던 까닭이기도 하다. ( '삽화가의 말'에서 ) (24)
 
 이번 [삼국지 2권]은 가히 '여포 편'이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이각과 곽사에게 쫓겨나 원술에게 의탁하였다가 홀로되고 유비랑 연을 맺었다가도 적이 되기도 하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가 조조에게 패하여 죽는 일련의 사건전개가 2편 내내 전개되는 까닭이다.  
 
 1권에서도 나오지만 여포의 무공은  유비 3형제와 겨루어도 결코 꿀리지 않는 천하제일의 실력인데 그는 그 무공만으로도 모든 이들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였다. 그러나 그 역시 자신만을 믿고 그를 따르는 이들의 말은 진중히 받아들이지 않았기에 끝내는 패장으로 죽음을 맞이 하는 것이다.
 
 당시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아마도 '명분'이었으리라. 천자-황제를 모시고 있다는 것, 그만큼 큰 명분은 없으리라. 그러나 이는 '명분'이지 세상 인심을 움직이는 '원칙'의 전부인 것은 아니었다. 조조가 황제를 모시고 있음에도 거만하고 탐욕적인 행동으로 정통 한족들의 지탄의 대상이 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결국 당시 삶의 원칙을 요약하자면 '명분'을 갖되 '자신의 역량 혹은 지위에 맞는 행동을 하는 것이었으리라. 그 적절함을 넘어서거나 벗어나면 위험인물이 되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배척되는 것이리라. 
 
 파란만장한 여포의 삶을 보면 이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 누구보다 강한 무공을 지녔음에도 인덕의 부족으로 수많은 배신을 넘나들며 마침내 초라한 죽음에 이르는 그를 보며 우리는 한 시대를 풍미한 인물의 덧없는 사라짐을 담담히 바라보아야 한다. 물론 지은이의 얘기처럼 "삼국지"는 한족 중심의 이야기이기에 변방 출신들, 흉노 등과 관련 있는 인물들의 성격이나 행적, 배경등이 왜곡되어 있는 부분도 많으리라.
 
 나도 그것을 생각하지 못한 바는 아니네. 그러나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는 법이네. 두 아우를 섭섭하게 하려는 뜻이 아니라, 천하를 도모하는 것은 한두 명의 용장으로만 되는 게 아닐세. ( '유비'가 두 아우에게 ) (63)
 
 세상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꿰고 있어야만 가능한 정세판단과 결단, 유비와 조조에게는 그런 부분이 있다. 나머지 제후들은 이런 부분에서 한 수 아래이다. 그 결과물이 바로 [삼국지]이다. 가후라는 천하의 인재를 모사로 두고서도 결국 이각과 곽사가 분열하여 자멸의 길을 가는 것도 그러한 까닭이다. 한편 손견의 아들, 손책은 차근차근 힘을 길러 강동을 평정하는데 이는 손책의 역량이라기보다는 그 곁을 보좌하는 선대先代의 가신들이 훌륭한 덕분이다. 그리고 여기서 또 한사람의 주요 인물이 등장한다.
 
 주유는 손견이 동탁을 토벌할 때 가족과 함께 서성舒成으로 이사했는데, 두 사람은 그때부터 알게 됐다. 주유와 손책은 우정이 깊어져 형제의 의를 맺었다. 둘의 나이는 동갑이었으나 손책의 생일이 두어 달 빨라 주유가 손책을 형이라 불렀다. 손책 일행이 역양歷陽땅에 이르렀을 때, 풍채가 뛰어나고 용모 또한 수려한 주유가 일군의 군사들을 거느리고 와서 인사를 했다. (167)
 
 나중에 제갈공명과 함께 [삼국지]의 하이라이트, "적벽대전"을 장식할 인물, 주유, 2권에서는 얼굴만 보아둔다. 여포도 죽고, 옥새는 조조의 손에 들어가는데 ~  아직도 우리의 유비 3형제는 ~ 
 
 
2009. 1.11. 밤, '공명孔明'은 아직도 이름자락조차 보이지 않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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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1 - 황건기의(黃巾起義)
장정일 글 / 김영사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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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2009년 새해부터 [삼국지]라는 어마어마한 이야기를 만난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왜, 지금, 여기, 이 곳에서, 이 삼국지, 장정일의 삼국지를 만나는가?  아마도 그 답은 책 속에 있지 않으리라. 바쁜 시간을 쪼개어 찾아가는 약 이천년전의 다른나라 이야기를 통하여 내가 만나보고 듣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지? 아마도 스스로 물어보는 그 '물음'의 절박함만큼에 해당하는 답을 나는 만날 수 있으리라.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처음만난 [삼국지]- 저자 吉川英治 / 역자 李人光 / 新潮社 (1972.9.15),전 5권중 3권만 보관중인 - 와 80년대 만났던 고우영의 [만화 삼국지]를 거쳐 몇 해전 보았던 황석영의 [삼국지] - 지은이 나관중 / 옮긴이 황석영 / 창비 (2003.7.10) - 까지가 내가 만난 [삼국지]의 전부이다. 또 한사람의 더 알려진 책이 있긴 하지만 나와는 연(緣)이 아니므로 아예 펼쳐들지 않았었다. 이 이야기를 늘어놓는 까닭은 얕은 읽기로 그나마 보았던 책들간의 '가로지르기', 비교 평가는 불가함을 미리 알려두려 함이다. 
 
 대신 이 상대적으로 가장 젊고 패기만만한 작가, 장정일의 [삼국지]를 읽어가며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가?'를 생각하는 시간이 오히려 길었다면 과장일까?  이번에는 그냥, 재미로만 이 책을 읽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찾은, 그나마 건진 나의 질문은 이러하다. 10권동안 이어지는, 이미 결말과 대강의 흐름을 아는 이야기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내기란 어려운일임이 분명할지니 새롭게 내게 다가오는 인물들을 각 권에서 한 두사람 찾아서  그들의 이야기를 만나보는 것, 특히 각 권에 새로이 등장하거나 각 권에서 자신의 소임을 다하고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인물들을 정리해두는 것, 이 정도가 내가 할 수 있는 능력범위 내의 일로 여겨진다.
 
 강조하건데 [삼국지]는 그것이 읽혀지는 시대와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인물 군상을 무한한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현재 진행형의 역사이다. 때문에 [삼국지]로부터 '역사적 교훈'을 추출하려고 애써야지, 안이한 번역처럼 그것을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저자의 말"에서) (7)
 
Ⅱ.
 책을 읽지 않은 이들도 대략의 줄거리와 주요 등장인물들에 대하여 알고 있고 심지어는 좋아하고 싫어하는 인물들까지 벌써 정하여져 있는, 어쩌면 참으로 이상한 책이 바로 [삼국지]이다. 이 말은 뒤집으면 그만큼 이야기속의 인물들이 지금에도 우리 곁에 살아있는 캐릭터로 생생하게 다가온다는 말이 되겠다. 하여 우리는 그들을 통하여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를 비춰볼 수 있으리라. 특히 명멸하는 군주와 참모들의 역학관계는 오늘을 살아가는 '리더십'이라는 화두와도 적절히 배치될 수 있으리라.
 
 드디어 1권을 펼쳐들며 무언가 새로운, 지은이의 첫시집, [햄버거에 대한 명상]에서 느꼈던 만큼이나 전복적이고 새로운 이야기들이 전개되기를 기대하였다. 하지만 농민저항세력인 '황건적(敵)'을 '황건군(軍)'으로 표현하고 중간중간에 "저자의 말"처럼 민중의 입장에서 바라본 이야기들이 간혹 등장하고 있지만 특별히 시선을 사로잡는 획기적인 해석이나 인물은 찾기 어려웠다. 가물거리는 기억으로 좋아하던 인물들이 등장하기만을 바라면서 따라간다.
 
 황건군의 등장과 몰락, 유비,관우,장비의 만남, 동탁의 등장과 죽음, 초선과 여포, 그리고 조조의 이야기까지 숨가쁘게 전란은 진행중이다. 그 속에서 나도 좋아하고 많은 이들이 역시, 왠지 좋아하는 [삼국지]의 또 다른 멋진! 주인공이 등장한다.
 
 말에서 떨어진 채 산비탈을 굴러내렸던 공손찬이 부딪치는 칼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소리나는 쪽을 쳐다보니 한 사람은 원소의 장수인 문추이고 또 한 사람은 낯선 장수였다. 누군가 자세히 살펴보니 장수는 나이 어린 소년으로 큰 키에 잘생긴 얼굴, 부리부리한 눈과 진한 눈썹을 가진 용장이었다. 소년 장군의 무예는 출중하여 ~~   "저는 상산常山(현 하북성) 땅에 사는 조운趙雲으로, 자는 자룡子龍이라 합니다. ~ " ~  "아, 상산의 조자룡! 그 이름을 기억해 두겠소. 참으로 고맙소이다. ~ "  (197) 
 
 조자룡은 공명과 관우에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인물답게 '출중하게' 나타난 것이다. 앞으로도 그의 활약을 지켜볼 것이다. 그리고 1권에서 중요한 사건과 인물을 손꼽으라면 '손견'과 '동탁'이 될 것이다. 아마도 '강동의 호랑이' 손견이 요절하지 않았더라면 삼국지는 다시 씌어져야 했으리라. 그만큼 그의 죽음은 느닷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동탁 역시 어처구니 없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데 이 역시 황제를 손에 쥐고 호령하던 그의 지위를 생각하면 참으로 허망한 죽음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의 죽음을 통하여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만나게 될 '관계'에 관한 중요성을 짚어볼 수 있다. 참모 또는 아랫사람의 충고나 진심어린 간언을 무시하고 자신만의 고집이나 자존심을 세우는 '군주=리더'는 결국 무너지고 사라지고 만다는 사실은 현세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말이리라. 죽고 사는 것은 비록 하늘의 뜻이라지만 그 뜻을 바꾸고 다른 길로 가게 하는 힘이 우리에게 있음을 알면서도 우리는 고집탓에,명분탓에, 혹은 약간의 이익탓에 그 사실을 망각하고 분수에 맞지않은 일들을 행하거나, 무리한 일들을 펼치는 것이다. 동탁이 초선을 여포에게 보내주었더라면 또 한 번 역사는 바뀌었으리라. 하지만 역사에 만약은 없는 법.
 
 가후는 벌써부터 자신의 전략이 수용되지 못하는 것이 걱정스러웠다. 군사 전략가에게 가장 중용한 것은 황제나 주군,총사령관의 절대적 신임이다. 그런데 정권이 자리를 잡기가 무섭게 자신의 말이 먹히지 않고 있으니 안타까운 노릇이었다. (286)
 
 하지만 '난세의 간웅' 조조는,  '생각과 의견이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조조는 일찍부터 간파하고 있었기'(297) 에 나머지 군벌,제후들이 보여주는 자만심이나 용렬함에서 빚어지는 참극을 피해나간다. 그의 곁에는 구름같이 인재들이 모여드는데 정통파! 주인공인 우리 유비 3형제는 아직 자신들의 근거지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였고 ~ ~  우리는 살아남은 이들을 따라 터벅터벅 발길을 돌려야 한다. 
 
 
2009.1.11. 저녁, '공명孔明'은 이름자락도 보이지 않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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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살라 인디아 - 현직 외교관의 생생한 인도 보고서
김승호 지음 / 모시는사람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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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다른 나라, 우리가 사는 곳이 아닌 다른 곳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면 으례히 여행서적을 떠올린다. [맛살라 인디아] 역시 그런 책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책을 들었다. 인도, 나날이 발전하면서도 옛것의 뿌리를 놓지 않는 혼돈과 영혼의 나라, 그 인도에 관한 이야기라면 표지의 소제목처럼 "현직 외교관의 생생한 인도 보고서"라는 말이 있을지라도 설레는 여행의 향기가 묻어날 줄 알았다.
 
 '남녀 간의 애절하면서도 격정적인 사랑, 악인에 대한 철저한 응징, 주인공이 난관을 극복하고 성공하는 해피엔딩 등'(53) 이 없더라도 그래도 인도 이야기인데, 무언가 숨어 있는 비밀스런 이야기가 들려올 줄 알았다. '맛살라'라는 말 자체가 얽히고 섥혀 맛을 내는 '인도의 향신료에서 나온 말'(5)이지 않은가?  그런데 없다. 이 책에는 내가 바라고 기대하던 아련하고 아릿하고 때로는 짜증나기까지하는 그런 진부하지만 매력적인 이야기는 없다. 다만 인도, 지금의 인도와 그 인도에서 살아가는 인도인과 우리들 삶의 모습만이 정직하게 드러날 뿐이다. 
 
Ⅱ.
 그래, 이 책은 뒷면 추천인들의 얘기처럼 '친절한 입문서', '충실한 안내자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는 인도에 관한 교양 입문 도서이다. 이 단계를 거친다면 스스로 다른 이야기를 찾아나갈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충실한 길잡이 역할을 하는 '인도 입문 교과서'인 셈이다. 세계 경제체제에서 중국을 따라잡을 기세로 성장해나가며 IT분야에서 강국으로 이미 우뚝 선 인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이들이 굶주리고 신분제가 유지되는 기이한 큰 나라, 인도, 그런 인도에 관한 이야기들이 여러 분야에 걸쳐 차분한 논조로 다뤄지고 설명되어 있다. 인도에 여행차간다 할지라도 한 번은 만나보아야할 내용들로 차곡차곡 채워져 있는 것이다.
 
 하물며 업무상! 인도와 관련된 일을 하는 이들이나 인도 혹은 그 근처 나라들에서 생활을 해야하는 이국민들이라면 이 책만큼 간결하고도 적절하게 인도를 안내해주는 길잡이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으리라. 그만큼 잘  정리되고 소개되는 인도학 교과서이다.
 
 개인적으로는 인도와 관련한 겉저리 이야기들을 몇 번 접하였던지라 완전히 새롭거나 충격적인 내용들은 없었다. 하지만 현지에서 적응해가면서  성장해가는 우리네 기업들의 이야기라든지,노벨상 수상자가 많은 까닭, 인도의 세종대왕, 악바르 대제에 관한 이야기는 새로 만나는 것이라 무척 흥미로웠다. '인도인들의 풍부한 상상력,암기력,수학적 전통(69)'을 바탕으로 하여 뻗어나가는 인도의 저력을 이 책에서 확실하게 만난 것도 큰 자극이 된다.
 
 인도인의 장점으로 지은이가 소개한 여러가지중 눈에 쏙 들어오는 것이 있었는데 바로 '팔이 여러 개 달린 시바상'이야기이다. '팔이 많은 것에 대해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문화인류학적으로 볼 때 이것은 서로 다른 문화들의 융합을 뜻한다.'(59) 어랏, 여기서도 '융합'이다. 인도라는 나라가 지금처럼 성장하는 배경에도 역시 '융합'이 있는 것이다. 최근의 트렌드이자 중요한 사항이 바로 '융합,'통합', 혼혈', '뒤섞음', 하여, '가로지르기'임은 이제는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리라. 
 
Ⅲ.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를 구하지 못하고 / 내 또한 삶의 애증을 다 짐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 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사막으로 나는 가자.  (227) 
 
 지금도 내 인생의 詩를 이야기하라면 줄줄이 입에서 흘러나오는 이 詩를 이 책에서 만날 줄이야, "바라나시, 그 적멸의 땅"에서 만나는 "생명의 서(書)"는 진정한 생명의 윤회를 믿고, 해탈을 갈망하는 인도인, 흰두교도들과 썩 잘 어울리는 듯 하다. '끝없는 윤회의 사슬에서 벗어나 완전한 소멸, 즉 해탈에 이르는(234)' 그 길, 그 길에 나도 함께 서고 싶어진다.
 
 너무도 많은 이야기가, 다방면에 걸쳐 펼쳐지는 이 책에서 우리는 각자가 원하는 바를 적어도 한 가지씩은 건져갈 수 있으리라. 이만하면 충분하다. 인도라는 바다가 한 가지만 던져주고 말 바다가 아니기에 차근차근 하나씩 알아가며 만나가며 우리는 그 바다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맛살라'라는 우리에게 더욱 필요한 말과 함께….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대에 빛나던 등촉의 하나인 코리아 / 그 등불 다시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 타고르, "동방의 등불"에서 ) (201)
 
 

2009.1.10. 새벽, 모처럼 제대로 추운 이 겨울도

                                           지나가면 봄이 오겠지요.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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