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고 신비한 문자이야기 어린이지식박물관 1
캐럴 도너휴 지음, 윤희순 옮김 / 박물관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먼저 공을 많이 들여서 이처럼 곱고 잘 만든 책이 우리 손에 다가온 것에 대해 고마워한다. 처음 받아든 책의 빛깔부터 펼쳐든 책 속의 내용까지 어느 것 하나 모자람이 없다. 풍부한 사진과 설명, 삽화까지.'문자'와 관련된 기초적인 이야기부터 핵심적인 이야기까지 빠뜨림없이 한꺼번에 만날 수 있어 너무 좋다. 이처럼 책의 자태,편집의 부분에서는 만점인 책인데 내용은 어떠할까? 우리의 궁금증을 해소하러 가보자.
 
 그런데 이 책의 글쓴이가 두 사람으로 되어 있다. 공저(共著)라는 표현은 없고 글쓴이가 둘이니 아마도 이 책의 일정부분만 이길재 님이 집필을 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호기심이 문득 발동하는데 이길재님이 "9.한글, 탄생 기록을 가진 유일한 문자"부분만 편집한 것으로 추측되지만 이런 해석에도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영국인 지은이가 '세계의 문자'이야기를 하면서 우리 '한글'을 빠뜨렸다는 이야기니 이 또한 모양새가 이상하다. 그토록 많은 언어학자가 칭송하는 우리 한글을 원저(原著)에서는 취급도 하지 않았다면 정말 이상한 일이 아닌가?
 
 아니면 두 사람이 함께 책을 쓴 것인데 단순히 표기가 잘못된 것을 내가 오해하고 있는걸까? 모르겠다. 다만 아쉬운 부분이 있어서 이렇게 계속 짚어보는 것이다. [한단고기]에 등장하는 '가림토'문자 이야기(100)까지 언급되는 것을 보면 한글과 관련한 전문적인 관심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임이 분명한데 일본의 '신대문자'가 거짓임은 모르고 있다. - '신대문자'의 허위성에 관하여는 몇 년전 SBS방송 "백만불미스터리"에서 밝힌 바가 있다. 방송이 틀리지 않았다면 '신대문자'는 메이지유신 이후에 만들어진 가짜 글자라는 내용이다. 물론 책에 등장하는 자료인 '이세신궁에 소장된 신대문자'까지도. ( 참조 : "2005.2.14. 신사(神寺)에 한글이 있다 -SBS백만불 미스터리(85회)" )
 
 100점짜리 책이었는데 이 부분에서 덜컥, 내 눈에 걸린다. 물론 '신대문자'의 존재를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101)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이는 일부분은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지 않는가? 단순히 외국인 글쓴이만의 글이었다면 뭔가 잘 못 알고 있구나라고 넘어갈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우리나라의 전문가가 함께 글을 쓴 책에 들어있는 내용이니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것이다. 
 
 아니면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이 잘못된 것이라면 이 또한 더 널리 알려져야할 것이 아니던가? 우리 한글을 닮은 고대문자가 일본에 전해져 온다는 이야기가 거짓이 아니라면 우리는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만 하는지도 다시 논의되야할 것이다.
 
 이 책에서 '기원전 3000년 전 수메르사람들의 설형문자'로부터 시작되는 '문자'의 역사는 '이집트의 상형문자'와 '알파벳'을 거쳐오는 동안 '인쇄술'의 발전과 함께 세계속의 문자들은 자기 나름의 글자들로 거듭 나게된다. 그리고 마침내 다양한 나랏글자들이 생겨나지만 '탄생기록을 가진 유일한 문자'이자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103)인 우리 '한글'이 등장하는 것이다.
 
 각 이야기 속 마다 등장하여 우리를 그 시대로 데려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여러분은…"이라는 코너식 설명도 좋고 "X-파일 독점 공개"를 통하여 만나는 심화학습도 좋다. 특히 끝부분의 "문자의 유래 지도"는 세계의 대표적인 문자들을 한 눈에 비교해볼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 게다가 끝장에는 "찾아보기"가 있어 책 내용의 다시 찾기가 수월하게 되어 있다. 이처럼 이 책은 앞서 지적한 '한글'과 '신대문자'관련 부족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책이라 할 수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신대문자'관련 내용 보강과 두 글쓴이의 집필 관련 내용이 보강되어 개정판으로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좋은 책 만드느라 수고하셨을 터인데도 불평만 늘어놓는 것 같지만 그만큼 우리 글을 사랑함으로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다.
 
 

2009. 2. 1. '한글'에 대한 저들의 공격까지 생각해야하는

              허탈한 밤이다.
 
들풀처럼
*2009-031-02-03
 
*첨부 : 한글 관련 방송자료 
 
1. MBC
 
 2001 .  한글, 라후 마을로 가다
 2002.   한글, 세계를 달린다
 2003.   한글, 위대한 문자의 탄생
 2004.   한글, 소리를 보이다
 2005.   천녀의 리더십, CEO 세종
            외솔,최 현 배 (2005.10.14)-지역 방송국
 2006.   한글, 달빛 위를 걷다
 2007.   미스터리 한글, 해례 6221의 비밀
 
 
2. KBS
 
 2006. 10.10 한국어 열풍, 아시아에 불다
           10. 9. 한글,예술이 되다
                    낭독의 발견 -특집 '시를 읽다'
 2004. 10. 8. NGO특강 한글날 특집
                    위대한 여정,한국어
 2003.10. 9. 우리 말이 보인다
                   한국어가 사라진다면 - TV 책을 말하다
 
 
3. 아리랑 TV
 
 2006. 10. 9.  21세기 문화코드, 한글
 *2006. 4. 4.  문자 1부 , 위대한 탄생
            4.11. 문자 2부 , 끝없는 도전
            4.17. 문자 3부 , 알파벳 혁명
 
 
4. EBS
 
  2004. 10. 9.  아시아는 지금 한국어 전성시대
 
 
5. SBS
 
  2005.  2. 14. 신사(神寺)에 한글이 있다 -백만불 미스터리(85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맛있게 읽는 독서요리 6단계 - 현장 교사 추천 학년별 권장도서로 만든 맛있게 읽는 독서요리
전국독서새물결모임 지음 / 정인출판사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다시 책에 몰입하고서야 깨닫는 재미들이 몇 있다. 이토록 다양한 책들이 매일 쏟아져 나옴에도 미처 모르고 있던 소소한 일들이 이제는 하나씩 곁에 다가와 나를 즐겁게 간질여주고 있는데 이 책은 그런 행복한 책읽기를 한껏 도와주는 책이다.
 
 항상 내 나이 또래 혹은 그 이상의 책들만 보아오며 자랐는데 마흔이 넘어 바라보는 아이들의 책은 내게 또 다른 세상이다. 이 나이에 애들 이야기를 만나 모르는 것이 뭐 있으랴만 만나는 책들마다 새롭고 또 놀랍다. 그림책의 몇 마디 되지 않는 이야기로도 머리속 묻어두었던 친구들의 이야기가 쏟아져나오는 경험도 해보았고 아이가 쓴 독후감 한 편으로도 내가 느낀 감정보다 더 충만한 감상을 얻기도 하였다. 이 모든 것이 책읽기, 특히 즐기며 책읽기를 통하여 얻는 소소한 즐거움들중의 하나이다.
 
 또 다른 재미는 읽는 방법을 다르게 하여 만나보는 책들이다. 어떤 책은 주말 밤을 꼬박 세워 한꺼번에 읽을만큼 몰두하고 어떤 책은 아침나절에만, 어떤 책은 PC를 사용하는 틈틈이 만나보고 있다. 책의 성격과 내용에 따라 다르게 만나보는 책들,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책의 종류보다 더 다양하여 나를 즐겁게 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 일러주는 "엄마가 해주는 맛있는 요리"처럼 책을 읽는 방법도 좋다. '미리 맛을 보'고 '깊은 맛을 느'끼고 '다양한 맛을 느'끼고 '함께 맛을 나누'는 동안 아이와 나의 독서 요리 실력은 자라날 것이고 나중에는 아이도 '내 손으로 요리'한 책들의 참맛을 즐길 수 있을 터이다.
 
 여기 소개되는 8권의 책요리는 그 본 책을 읽고 만나야만 제 맛을 즐길 수 있을 터이지만 각각의 책들에 대한 세부적인 '맛보기'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한 권의 책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이 요리법들을 다른 책에도 적용하여 만나본다면 '내 손으로 요리'하는 단계에까지 훌쩍 자라날 수 있으리라.
 
 자,그럼, 1권,[안네의 일기]를 통하여 "맛있는 독서요리"를 즐겨보자. 책을 펼치니 '절망 속에서 피어난 꿈과 사랑' "안네의 일기" 라고 나오며 '관련 교과','관련 도서'들이 여럿 소개되어 있고 '어떤 책일까요?'를 통하여 이 책을 간단히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오른쪽에서는 '어떻게 읽을까요?', '어떤 내용일까요?'에서 조금 더 상세한 내용을 소개받고 책읽는 단계로 들어가는 몸풀기를 하게된다.
 
 "미리 맛을 보아요" 에서는 '훑어보기'를 통하여 일기의 좋은 점, 제한된 공간에서의 생활 상상, 제 2차 세계대전에 대한 이야기 등을 주고받는다. '발견하기'에서는 관련있는 내용을 연결해본다. "깊은 맛을 느껴요"에서는 '책 내용 살펴보기', '책 내용 재발견하기'을 통하여 우리가 주인공 '안네'라면 은신처에서 나가게 되었을 때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물어본다. 
 
 이어지는 "다양한 맛을 느껴요"와 "함께 맛을 나누어요", "내 손으로 요리해요"에서도 그냥 책을 보았다면 만날 수 없는 질문들을 통하여 '이라크 파병을 찬성/반대한다'라는 의견까지 끌어낸다. 그리고는 자신의 손으로 '논술문'작성까지 해보는 것이다. 결국 책 한 권을 들어가기부터 마치기까지 다양하게 요리하여 만나본 뒤 마지막에 논술문까지 작성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는 것이다.
 
 아이랑 이 단계에까지 이르는 즐거운 책읽기를 마친다면 책 한 권만으로도 수 십권을 읽어도 얻을 수 없는 그런 다양한 요리를 맛보게 되리라. 다양하고 배부르고 맛있는 책읽기를 이처럼만 한다면 당연히 행복한 책읽기이리라. 그 길로 가는 지름길이 이 책 속에 들어있다. 만나보시라.
 
 
2009. 2. 1. 밤, 행복한 책읽기, 나만하면 안되는 데….
 
들풀처럼
*2009-030-02-0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상에서 지리를 만나다 - 생활 속 지리 여행
이경한 지음 / 푸른길 / 200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겉표지 안쪽에 지은이의 사진이 웃고 있다. 두 눈이 거의 감긴 채 웃고 있는 모습이 편안하고 보기 좋다. 글이 그 글을 쓴사람을 나타낸다는 말이 있는데 이 글과 지은이의 푸근한 인상은 무척이나 어울린다. 같은 내용이라도 나긋하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함께 걸으며 자상한 선생님의 설명을 듣는 느낌이다. 자, 그럼 지은이를 따라 "일상에서 지리를 만나"볼까나….
 
 '1장'에서 지은이는 '영화관/납골당/내비게이션/강의실 앉은 자리/약국'을 통하여 일상 속의 지리가 갖는 중요성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흔히 우리가 이야기하는 '좋은 자리'라는 것이 있다는 얘기다. '2장'에서는 '담양의 메타세퀘이아/지리산 수달/황사/도시의 회랑/댐/새만금 간척지/습지/생태통로/하천의 보/모래사장'등을 통하여 '자연'과 우리들의 '갈등'을 보여주는 동시에 '자연과 인간'이 '공존'해야함을 역설한다.
 
 인과응보라, 그들은 자신들의 개체 수를 점점 줄여 가면서 인간에게 종의 다양성의 중요성을 깨우쳐 주고 있다. 그들은 점점 멸종 위기로 치닫고 있다. 우리가 붙여준 천연기념물이라는 아름답지만 슬픈 칭호를 그들은 버리고 싶어한다. ( "지리산 수달 훔쳐보기"에서 ) (36)
 
 '천연기념물'이라는 낱말 속에 지은이가 말하는 그런 뜻이 담겨있음을 미처 깨닫지 못하던 나는 '아름답지만 슬픈 칭호'라는 표현에서 무너진다. 얼마나 많이 없애버렸으면 '천연기념물'이라고 부를까?라는 생각, 알고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덕분에 또 배운다.
 
 그런데 이처럼 슬쩍 짚어주는 이야기들이 은근하게 우리에게 울림을 준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의 대부분이 이러하다. '일상'에서 만나는 이야기들을 통하여 '지리'의 의미를 되새김질하는 발걸음, 차분하지만 놓치면 아쉬운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자연은 '인간의 욕심과 간섭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래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자연은 자연 상태로 놓아두었을 때 가장 자연스럽고 그 자연스러움이 사람들을 그곳으로 불러들'(63)인다는 것을…. 
 
 주변의 일상에서 시작된 지은이의 발길은 '3장' '장소 속의 의미 찾기'를 거치면서 공간적인 '지리'에서 '개념'적인 혹은 '시간'적인 '지리'로 확장되는데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이야기가 너무도 자연스레 우리 곁에 다가오는 것이다. 이는 분명 지은이의 마음이 진심 그대로 전해져오는 경우라 특정한 정치적 입장의 좋고나쁨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올곧게 문맥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
 
 사회계층의 양극화가 주택 계급의 양극화를, 그리고 주택 계급이 사회 계층의 양극화를 확대 심화시키고 있다. 우리 사회가 보다 건강하고 아름답기 위해서는 계층의 양극화 문제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 관심이 복지 국가로 향하는 지름길이자 더불어 가는 사회로 가는 출발점이다. ( "부자 동네와 가난한 동네"에서 ) (83)
 
 '4장 지형 경관', '5장 기후와 식생'에서도 우리는 섬세한 지은이의 이야기를 통하여 '일상'속의 세세한 속살들을 만날 수 있다. '꽃샘추위를 봄샘추위라고도 부른다.' '꽃샘추위는 자연이 꽃들에게 그리고 사람들에게 봄의 싱그러움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라고 주는 통과의례다.'(147) 마침 그 '꽃샘추위'가 가까이 다가오는 2월이다. 이번 봄에는 곁에서 넘쳐나는 이야기들의 속삭임을 나는 얼마나 느끼고 알아챌 수 있을지….
 
 드디어 지은이는 우리를 '경제활동'의 '6장'으로 데리고 가서 '돈벌이의 질서'에 관하여 들려준다. 모여있는 여관들을 통하여 '유유상종의 지혜'를,'정비소에 앉아 연계를 배우'고, '지리적 표시제'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커피 한 잔을 마시더라도' '제 3세계 노동자와 공존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지은이의 말처럼 '세계 속의 오늘을 사는 우리의 작은 실천을 통하여 더불어 사는 세계가 보다 빨리 이룩되길' 나도 '기원한다.'(197)
 
 처음엔 그냥 "생활 속 지리 여행"이라 하여 가벼운 마음으로 따라나선 길이었지만 결국엔 우리네 삶의 모습들과 하나하나 이어져있음을 알게된 '일상 속 지리 여행'이었다. 쉽게 다가설 수 있으면서도 따듯하고 깊은 속내를 보여주는 글들이라 모처럼 흐뭇한 글읽기 였다. 낮은 목소리로도 얼마든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음을 배우게 된 책, 고마웠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각자의 주관적 가치 체계를 가지고 사는 주체적 존재이자 실존적 존재라고 볼 수 있다. 우리 모두가 서로 다른 지각 체계를 가지고 살아가는 존재임을, 즉 사회의 구성원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할 때 우리 사회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갖출 수 있다. ( "너와 내가 겉는 길은 같은 길, 다른 길?"에서 ) (89)
 
 
2009. 2. 1. 낮, 벌써 '꽃샘추위'를 기다리는 성마른 날들이다. 
 
들풀처럼
*2009-029-02-0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365 days 나도 이젠 끝까지 운동할 수 있다 - 365데이즈 건강운동 캘린더북, 전문의와 함께 쉽고 재미있는 건강 만들기
안재홍 지음 / 어프레시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가장 쉬우면서도 제일 하지 않는 것이 바로 '운동'임을 누구나 알고 있다. 하루에 단 10분이라도 제대로된 운동을 하는 것이 앞으로의 건강한 삶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가 어디 있으랴. 허나 그럼에도 우리는 게으름을 숨겨두고 이 핑계,저 핑계를대며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나이가 늘어남과 동시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허리둘레도 늘어난다. 그러다 덜컥 몸이 아파온다.
 
 하루하루 운동하기가 힘드시죠. 본인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를 확인하는 것은 좋은 습관을 만드는데 참 중요한 요소입니다. 성과를 점검하기 위한 평가표를 만듭시다. ( "자기 점검 평가표 작성은 이렇게…"에서) 
 
 그래서 나도 다시 시작해보았다. 1월 한달의 점수를 보자. "5점 만점*6일*4주"이니까 합계 "120점"이 최고 점수이다. 나의 점수는 - 이렇게 하루하루 조금이라도 움!직!인!것만으로도 스스로 대견하지만 - 술로 완전히 무너진 사흘은 0점이고 나머지 21일 동안의 점수 계는 68점이다. 그러니까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56.7점이 되는 셈이다. 겨우겨우 턱걸이로 나와의 약속을 지킨 셈이다.
 
 누가 보는 것도 아니고 누가 나무라는 것도 아니기에 하루하루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은 책을 읽고 서평을 작성하는 일보다 훨씬 어렵고 힘든 일이다. 다행히 올 한 해의 첫달을 이만큼이나마 움직이게 된데는 이 조그만 책의 도움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비록 사무실에 놓아두고 하루에 5분내지 10분 정도 간단한 형태의 몸풀기,스트레칭을 하는데 도움을 주는  정도이지만 그 마음이 이어져 집에가서 저녁먹고 쉬었다가 작게는 30분 많게는 1시간 가까이나 걷게 되는 것이다.
 

 나는 나만의 운동법을 찾아 많은 시간을 헤매었다. 그리고 그 방법을 드디어 찾아내었는데 바로 낮에는 사무실에서 틈틈이 스트레칭을 하고 밤에는 집에서 걷는 것이다. 또한 책을 읽는 시간과 걷는 시간을 따로 마련하기에는 하루가 짧아서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두가지를 동시에 하고 있다.

 

 



 
 
 처음 시도한 지난해 봄부터 가을까지는 몸도 마음도 어색하였지만 이제는 익숙해져 확실하게 걷는 운동도 하면서 책도 적잖이 볼 수 있다. 물론 책의 종류- 글자 크기 등 - 에 따라 한정지어지는 단점도 있지만 그냥 걷는 것보다는 훨씬 효율적이다. 게다가 조용한 연주곡들을 귓전에 흩뿌리며 걷는 길은 마치 산속을 산책하는 듯한 기분마저 나게 한다. 스스로 운동을 통하여 몸짱이 되겠다거나 하는 욕심이 없기에 그냥 차분하게 걸으며 내 몸의 생태계를 숨쉬게 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이 책은 그런 마인드 콘트롤까지 염두에 두고 씌어진 책이다. 의학전문의인 지은이가 요구하는 하루의 운동량은 결코 어렵거나 많은 것이 아니고 토요일이면 한 주의 운동을 복습하고 일요일은 운동과 관련한 짧은 이야기들을 들려주어 한걸음 더 운동에 가까이 다가가게 하고 있다. 달마다 주제를 설정하여 그 주제에 맞는 운동을 날마다 하도록 한 것도 이 책만의 특징이다. 1월의 주제는 "한 해의 시작, 운동과 친해지기"였는데 어느정도 성공한 것 같아 기쁜다. 다가오는 2월의 주제는 "가볍게 스트레칭을 배워봅시다"이니 찬찬히 따라가며 강도를 높여가야겠다.
 
 2월 목표점수는'100점/120점' 이상이다. 평균 83점 정도에 해당하니 한눈 팔지 않고 꾸준히 따라가야만 달성하리라. 오늘도 낮에는 '몸풀기', 밤에는 '걷기'로 달라지는 나를 만나리라 다짐해본다. 출판사의 이름 '어프레시(afresh)', '다시 새롭게'라는 뜻처럼 나의 몸과 마음 역시 하루하루 착실한 운동으로 '다시 새롭게' 만들어보리라.
 
 
2009.1.31. 낮, '숨쉬기'부터 다시 시작이다, 나의 운동, 나의 삶
 
들풀처럼
*2009-028-01-2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로운 부의 탄생 - 미래 시장의 재편과 권력의 이동
모하메드 엘-에리언 지음, 손민중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0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쉬움이 넘쳐나는 책이라고 이야기하면 나의 무지를 드러내는걸까? 만만치 않은 두께에, 만만치 않은 내용에, 수월치 않은 번역에, 더하여 부족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는 편집까지…  책을 덮고나니 떠오르는 생각은 '왜 이리 허겁지겁 책을 출간하였을까?'라는 물음이었다. 
 
 많은 고민 끝에 나는 절충적인 방법을 택하기로 결정하였다. 다시 말해 투자자와 정책입안자들, 연구자들 모두를 대상으로 글을 전개하였다. ( "독자들에게"에서 ) (10)
 
  시작부터가 잘 못 꿴 단추처럼 되어버린건 아닌지, 이해당사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법이 불가능하듯 시장에서 혼돈을 겪고 있는 투자자와 관련 부서의 정책입안자들, 그리고 연구자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이는 경우는 문제발생의 원인분석에 동의할 때에나 가능한 일이리라. 나머지는 결국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이 아니던가? 그나마 현재 세계 경제가 총체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들에 대하여 참으로 세세하고 꼼꼼하게 짚어주고 있음은 다행이라 할 수 있을 것이지만….
 
 하지만 그 때문에 이 책이, 세계 경제의 혼돈이 더 심화되거나 폭발하기전에 부랴부랴 번역되어 우리곁에 와야만 하였던 까닭인지도 모른다. 한 쪽 한 쪽 넘길 때마다 나타나 나의 모자람을 폭로하던 경영/경제의 전문용어들, 하지만 나중에라도 그 말들을 찾아보기 - 추가적인 설명은 기대도 하지 않고 - 위한 '색인'이나 '찾아보기'조차 없다. 어떤 분은 별도로 첨부되어 있는 폼나는 "2009 경영상식사전"CD를 이야기하며 그만하면 충분한 것 아니냐고 반박하시리라. 
 
 첨부된 CD에는 이름 그대로 "경영상식"에 해당하는 낱말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자세한 설명이PDF화일로 잘 들어 있다. 다만 그나마도 '가나다' 또는 'abc' 순서도 아니고, 물론 책의 내용과도 거의 관련이 없고, 도대체 어떤 뜻으로 단어들을 이렇게 흩뿌려 놓았는지 아득하다. 더하여 이 책의 내용에 등장하는 단어들은 PDF 파일을 띄워놓고 탭 위의 검색란에 입력하여 스무개 가량을 시험삼아 찾아 보았지만 하나도 없다. 결국 이 책에 등장하는 낱말들은 '상식' 수준 이상의 낱말이라는 것?... 허~ 참.
 
 한가지만 덧붙이자면 끝부분에 13쪽이나 첨부되어 있는 "참고문헌"은 원본을 그대로 옮겨온 것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출간된 책이 하나도 없는 것인지 모두가 영어 제목 그대로다. 게다가 어느쪽에 어떤 부분의 참고문헌인지도 당연히 없다. 아쉽고 또 아쉽다. 책을 읽으며 느꼈던 당혹감은 나 스스로, 그래도 경영학과 출신이고 경영경제 서적을 전혀 만나보지 않은 것도 아니었기에 더욱 크게 다가왔으리라. 하여 지금 내가 쏟아내는 불평들의 대부분은 아마도 나의 무지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음을 미리 밝혀둔다. 이 역시 착잡한 현실이다.
 
 투자자들은 투자기관의 주기적인 평가에 착수할 때 피터의 통찰력을 따라야 할 것이다. 위험이 도사린 여정에서 투자 관리자가 오만을 부리면 지나친 자만으로 앞에 놓이 난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게 되어, 결국 그로 인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위험 관리 능력의 향상" 에서) (343)
 
 위에 옮겨놓은 이야기 정도가 평범한 투자자일 수도 있는 내가 이해한 투자의 요령? 혹은 방법의 상세내역이다. 이 책의 주제에 해당할 '경제 체제의 변화에 대한 동력 파악과 원인규명, 그리고 그 극복'에 대한 완벽한 해법을 찾기는 정말 쉽지 않은 이야기리라. 그래서 지은이는 "1장~5장" (~232)까지 이어지는 연구결과를 아래와 같이 - 모처럼! - 간결하게 표현하면서도 "6장~9장"(~358)으로 이어지는 '투자자/정책결정자와 국제기구/시장참여자'의 역할들을 아우르는 얘기를 선명하게 보여주지는 못하는 것이다.
 
  ~ 세계 경제는 낡은 하부구조를 가진 상태로 이미 대규모의 세계적인 변혁의 길에 들어섰음을 알 수 있다. ( "과도기 국면의 이해와 전망"에서 ) (231)
 
 결국 우리는 지은이가 "9장"에 와서야 슬며시 꺼내놓는 '긴급성-중요도'메트릭스를 만나게 되는데 이는 '○○○○ 플래너'와 [소중한 것을 먼저하라]라는 책을 통하여 이미 널리 알려진 그래프이기도 하다. "중요하고 긴급한 일" 다음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이 아니라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일"임은 이제는 많이들 알고 계시리라. 지은이는 현재에는 '긴급하지 않은 것'으로 무시되는 사안들이 나중에 '중요한 일'이 되어 우리 '자신을 어떻게 유리한 위치에 놓이게 하는가를 좌우하는 기준이 된다'(353)라고 이야기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어떻게 지금의 소소한 일들,일어나고 있는 수만가지의 경제 현상들중에서 앞으로 '중요한 일'이 되는지를 알아내는 방법에 대한 '정답'은 없다. 이해당사자들 각각의 '통찰력'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이다.
 
 많은 아쉬움이 넘쳐나는 책이지만 실물 투자를 하시는 분들이나 제대로 투자라는 개념과 관련한 공부를 하시는 분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내게는, 내가 모자란다는 느낌을 많이 남겨주어서 아쉽다고 할 뿐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라, 기존의 아이디어로부터 탈출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자라온 환경이 평범한 사람들에게 있어 기존의 관념은 머릿속 구석구석까지 뿌리 박혀 있다." ( '존 메이너드 케인즈' ) (90)
 
 
2009.1.2. 밤, "'케인즈' 선생님, 더 배우겠습니다…쩝…."
 
들풀처럼
*2009-026-01-2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