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을 길들이다 과학과 사회 10
베르나르 칼비노 지음, 이효숙 옮김 / 알마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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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통증'을 아십니까? - [통증을 길들이다]
 "너는 그렇게 말할 권리가 없어! 이 사람이 아프다고 말하면, 너는 믿어야만 해! 의사가 뭐라 해도 통증이 옳아. 네가 그의 말을 믿지 못한다면, 너는 직업을 바꿔야 할 것 같다." (78)
 아프다는 것, '통증은' 지극히 '주관적이고 복합적인 신경심리학적 현상이다.' (45) 이때껏 아파해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 10편의 짧은 논문? 들을 모아 펴낸 이 얇고 작은 책(158쪽)은 오로지 '통증'이란 무엇인지, '통증'은 어떻게 돌보아야 하는지에 집중한다. 알마 출판사의 "과학과 사회"시리즈의 책들이 그러하듯 역시 밑줄 그어가며 읽고 되새김해야 할 구절들이 많다. 
 아프다는 것은 오롯이 혼자만의 몫이지만 밖으로 나타나는 통증은 최대한의 성심으로 다스려 통증을 줄여야 한다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집안에 매우 아픈 사람이 있는 혹은 있어 본 사람들은 격하게 공감하리라.
 심지어는 꾀병 환자도 고통스러워한다. 고통스럽지 않다면 그가 의사의 관심을 끌고 싶겠는가? (82)
 2010년 여름, 아버지께서 병상에 누우시고 반년 넘어 사경을 헤매시다 겨우 일어나시는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며 통증이란 게 병 자체에 따라오는 것이면서도 더 나아가 그 통증만으로도 충분히 고통스러움을 절실히 깨달았다.
 게다가 2013년 겨울, 속초에서 발을 헛디뎌 난생처음 극한?! 의 고통을 오른쪽 팔꿈치에 겪을 때에도 머릿속에는 아프지만 않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순간이 있었음에랴.
 아직도 아버지는 새벽녘이면 잠자리에서 뒤척이시며 가끔 않는 소리를 내신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주무시는 동안만이라도 아프시지 않기를, 일상의 불편함이, 그 통증이 잦아들기만을 바라며 이부자리를 돌봐드리는 것뿐이다. 
 통증 환자와 함께 지내면서 치료하려면 환자의 얘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하며 부드럽게 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두 다 시간이 드는 일들이다. (129)
 결국 통증 치료는 지속적이고 깊은 관심, 인간적인 유대감의 공유가 밑바탕이 되어야 마땅하다는, '통증이란 극복할 수 없는 인간의 숙명이 아니라는 생각'(101)으로 환자를 대하고 돌봐야 한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주어진 명확한 과제인 셈이다.
 비록 의학의 발달이 많은 환자의 통증을 줄이고 없애고 있지만 우리는 '인내심을 가지고'(133) 주변의 환자와 고통을 나누고 줄여나가야 한다. 자기 주변에 아픈 분 한두 분은 계실 터이니…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나는 이 책을 2010년 여름 아버지 쓰러지시던 그 순간에 읽고 있었다. 그리고 쓰러지신 아버지를 핑계로 나의 많은 여가생활은 멈춰버렸다. 언젠가는 이 책으로 이야기를 나누리라 생각하며 보낸 시간이 벌써 4년 반…2013년 5월의 마지막 글을 끝으로도 20개월, 이제 다시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통증은 영원한 것이 아님을, 언젠가는 끝날 것임을 알기에.
 내가 의사가 되어 통증에 대해 듣고 통증을 덜어주는 법을 배웠을 때, 나는 아버지와 그의 병원 침대 위에서 통증으로 몸을 꼬던 남자를 추모했다. 두 사람 다, 통증에 대한 우리의 첫 번째 무기는 존중이라는 것을 내게 가르쳐 주었으니까. (83)
2015. 1. 21. 새벽, 다시 시작합니다. 꾸벅 ^^;
들풀처럼
*2015-001-01-01
통증 - "세포조직의 실제적 또는 잠재적 상해와 관련된 또는 그러한 통증의 표현들로 묘사된 불쾌한 감각적 감정적 경험" (23) 
통증은 주관적이고 복합적인 신경심리학적 현상이다. ~ 통증의 느낌은 감각인 동시에 감정이다. 즉 다른 요소들의 상호작용에서 비롯된 지각 知覺이라는 말이다. (45)
상황을 재규정 해보면 환자로 하여금 자신의 통증에 더 적절한 태도를 갖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52)
 그러므로 통증 환자의 치료는 통증의 모든 구성요소들을 아우르는 인격체에 대한 전반적 평가에 속하는 일이다. 이것은 상호적 신뢰, 주의 깊게 듣기, 처방약 복용 규칙 준수를 바탕으로 하고, 환자가 밀접히 개입하는 의사-환자의 긴밀한 관계가 꼭 필요한 협동 작업이다. (54) 
 고통스럽다는 것은 고독한 감각이다. 내가 고통스러운 지의 여부나 고통스럽다는 사실은 나만 알 수 있다. 내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도 나만 안다. 그리고 고통은 종종 다른 사람들로부터 나를 고립시킨다. 그들은 고통스러워하지 않으며 내 고통은 그들을 불안하고 두렵게 만들어서 나를 멀리하게 만든다. (71)
치료진의 역할, 존재 이유는 우선 통증을 덜어주거나 사라지게 하는 것이다. (71) 
너는 그렇게 말할 권리가 없어! 이 사람이 아프다고 말하면, 너는 믿어야만 해! 의사가 뭐라 해도 통증이 옳아. 네가 그의 말을 믿지 못한다면, 너는 직업을 바꿔야할 것 같다. (78)
치료란 아무 조건 없이 행해져야 한다. 심지어는 꾀병 환자도 고통스러워한다. 고통스럽지 않다면 그가 의사의 관심을 끌고 싶겠는가? (82)
 내가 의사가 되어 통증에 대해 듣고 통증을 덜어주는 법을 배웠을 때, 나는 아버지와 그의 병원 침대위에서 통증으로 몸을 꼬던 남자를 추모했다. 두 사람 다, 통증에 대한 우리의 첫 번째 무기는 존중이라는 것을 내게 가르쳐주었으니까. (83)
인간들의 경우 이웃의 통증과 비교하는 일은 그들의 기쁨을 드높이는 반면, 자신의 통증은 다른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유사한 고통이나 그보다 훨씬 큰 고통에 맞닥뜨릴 경우 줄어든다. (95)
통증이 아주 잘 '길들여지면' 통증을 겪는 바로 그 사람은 자기와 가까워진 사람에게 자신의 문제들을 끝까지 설명할 것이다. (113)
통증이 진행되면 신체와 정신 전체를 점령하고, 그 밖의 것은 모두 제거되어 버린다. 그렇게 해서 통증은 서서히 세계와 언어를 침범하고, 애초에는 하찮은 성격의 것이었지만 그것이 지나가는 자리의 모든 것을 삼켜버린다. (123) 
통증 환자와 함께 지내면서 치료하려면 환자의 얘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하며 부드럽게 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두 다 시간이 드는 일들이다. (129) 
 통증이란 자연이 우리에게 지우는 가장 무거운 짐이라는 점을 생각하시오.... 당신들 눈에 보이는 것으로 통증을 평가해서는 절대로 안 되오. 환자가 고통스러워하는 바로 그것을 통해 평가해야 하오. 고통스러워하는 자에게는 사소한 통증이란 없는 법이오. 그들 각자는 다 불쌍히 여겨지기를 바라고 있소. (140)

 

"너는 그렇게 말할 권리가 없어! 이 사람이 아프다고 말하면, 너는 믿어야만 해! 의사가 뭐라 해도 통증이 옳아. 네가 그의 말을 믿지 못한다면, 너는 직업을 바꿔야 할 것 같다." (78)

심지어는 꾀병 환자도 고통스러워한다. 고통스럽지 않다면 그가 의사의 관심을 끌고 싶겠는가?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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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인문학 - 50가지 질문으로 알아보는 나와 세계에 대한 짧은 교양
이준형.지일주 지음, 인문학 유치원 해설 / 나무의철학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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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이라도, 글을 읽고 생각이라는 걸 좀 하기 위해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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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파선언 - 다른 백년 다시 개벽
조성환.이병한 지음 / 모시는사람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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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제 지나가다 본 TV 프로그램에서 '녹두꽃', '파랑새'를 힌트로 누군가를 묻는다. 당연히 알만한 사람을 알 꺼라고 생각했던 출연자가 엉뚱한 이름을 말한다. 아니, 녹두장군 전봉준을 모른단 말인가?

오늘 저녁에 이 이야기를 꺼내니, 아내가 어떻게 모를 수가 있냐고 이야기하는데 랑딸은 그럴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말한다. 그래, 그럴 수도...


2.
1894년 동학농민혁명
1919년 3.1 독립운동
1960년 4.19 혁명
1980년 5.18 민주화 운동
1987년 6월 민주 항쟁
그리고 얼마전?의 촛불항쟁으로 이뤄낸 평화적 퇴진까지,

100년 전쟁동안 이뤄낸 적지 않은, 그러나 아직도 촛불처럼 흔들리는
'개벽' 또는 '혁명'의 완성으로 가는 길에 우리는 있다.


3.
앎의 전환에 그치는 탁상공론이 아니라 삶의 전환을 수반하는 수련과 수행을 수반합시다. 그래야 민심의 강화를 이루고 천심의 감동을 일으켜 포교와 포덕 또한 가능해질 것입니다. (042)


4.
기실, 얕은 앎으로 이 책, [개벽파 선언]에 오가는 엄청난 이야기를 다 쉽게 이해할 수는 없었다. 다만, 두 학자가 주고 받는 글의 방향성이 세대와 좌,우 이념을 넘고 과거와 현재를 뛰어넘어 '세대화, 세계화, 세력화'로 "개벽하러 가는 길"에 돌아보고 되새김질 해야 할 사항들에 꼼곰히 톱아보고 있어, 그 길을 가려는 이들에게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5.
2020년, 세상은 코로나19로 멈추었고, 신음하며 비틀대고 있다. 그 와중에 년초 아카데미 영화상 수상에서 방탄소년단의 선풍적인 인기까지 따라오며, 지금은 K-방역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위상이 조금 '국뽕'스러울 정도로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

언젠가 한 집안에 기독교 불교 천주교 뮤교를 믿는 가족들이 함께 살아도 행복한 어우러짐이 가능한 우리 겨레를 두고 새세상의 기준을 세울 것이라 말한 이도 있었는데 정말 그리될 수도 있을 것만 같다.


6.
'개벽은 깨어 있는 자세'입니다. '중도는 배제를 거부하는 포함의 태도'입니다. '보듬는 태도'로써 '편도에서 중도로'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구구절절 열 번이고 백번이고 공감하는 말씀입니다. (193)


7.
그러하다, '열 번이고 백번이고' 그러하다. '깨어있는' 마음으로 돌아보며 돌이켜보며 '편도에서 중도로' 나아가기만 한다면 이 길의 끝에 새로운 '개벽'과 찬란한 '혁명'의 완성이 있으리라. 믿고 나아간다, '다른 백년'으로,

뚜벅뚜벅.

( 201123 들풀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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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나 늑대였다
애비 웜백 지음, 이민경 옮김 / 다산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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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딸, 아빠는 늘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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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말리다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239
박승민 지음 / 실천문학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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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은 슬픔이 어디 말려지겠냐마는.. 오늘도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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