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매이션 <귀를 기울이면> 오프닝음악이

Almost heaven west Virginia Blue Ridge Mountains, Shenandoah river로 시작되는

존 덴버의 <take me home, country road>인데 영화를 수십번 보더니 나름대로 따라부른다.

첫 부분 Almost heaven이 골목대장으로 들린다며 골목대장~으로 시작하는 날도 있다.

그런데 좀 덤벙거리는 엄마가 어딘가에 부딪쳐서 아파 어쩔 줄 모르면 이 노래를 불러주는 것이다.

처음에는 멍든 엄마에게 불러주는 것인지 모르고 아픈 엄마 앞에서 노래나 하고 누구 약올리나 했었는데

어느 날인가 "엄마, 이제 됐지. 이제 빨리 낫겠지?"그러는 것이다.

이게 무슨 소린가 잠시 어안이 벙벙했었는데

지난 번 이모 댁에 가서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이모가 편찮으시다고 일종의 병문안 겸 방문하여 더 번거롭게 해드리고 왔는데

노래 한 곡 불러보라고 했더니 쑥스럽고 부끄러운지 한사코 싫다고 했다.

그러다가 이리저리 달래서야 겨우 한 곡 부르더니 "이제 됐지?"했던 것이다.

그 때는 몰랐는데 수민이가 노래를 불러드려야 이모가 빨리 낫는다는 말이

아이를 설득하는데 결정적인 열쇠가 되었나보다.

그래서 누군가 아프면 빨리 나으라고 그 노래를 불러주는 것이다!!!

수민이의 노래 덕분인지, 우리집 만병통치약 안티푸라민 덕분인지

무척 모질게 들었던 멍이 다음 날 아침에는 많이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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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6 20: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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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ony 2006-07-26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골목대장 모니카라는 만화영화를 봐서 그럴지도...

2006-07-27 12: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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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7 12: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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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설 2006-07-28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골목대장...ㅋㅋㅋ 수민이가 걸 따라부르다니....

miony 2006-07-28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국어는 안 그런 것 같은데 원어그림책도 영어로 읽어주면 너무 싫어한답니다. 엄마 발음이 엉망이라 그런가?! 중국어는 엄마가 못 읽어주니까 괜찮고.흑흑

>>sunny 2006-08-01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존 덴버의 라는 노래 부를줄 아는데
희정이모네서 영화보고 4학년때 엄마께 졸라서 이 노래 가사 따라 음에 맞춰 불렀는데,,,ㅋㅋㅋ 수민이가 벌써부터 불르다뉘,,,할말이 없군,,,ㅋㅋㅋ

hsh2886 2006-08-02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몬하는데...............................

miony 2006-08-07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셩, sunshine 그대들도 수민이만큼 여러 번-수십 번,수백 번- 되풀이해서 한다면 노래아니라 무엇이든 못할 것이 없으리라 생각되오!!!
 

할아버지께서 꿈에 그리던 할머니를 모시고 오셨다.

아침에 눈만 뜨면 할머니 일어나셨을까?하면서 부랴부랴 할머니댁으로 올라간다.

아무래도 동생 뒤치닥거리하는 엄마 관심 밖으로 밀려날 수 밖에 없어서인지

완전히 자기차지인 할머니를 무척 따른다.

할머니가 동생을 조금만 살펴줘도 꼭 따라한다.

쭉쭉 해주면 자기도 해달라고 하고

아기 자동차에 태워 밀어줬더니 자기도 이거 잘 못 탄다면서 올라앉아서 밀어달란다.

평소에는 씽씽 잘도 달리더니 말이다.

할머니 좀 쉬시게 내려가자고 하면 <할머니 쉬셨단말야!>를 외치면서 울상이 된다.

결국 하루종일 놀다가 어두워지면 자러 내려온다. 그 때까지 엄마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어제는 할머니가 깻잎과 상추를 씻고 있으니까

" 할머니, 이거 깻잎이랑  상추예요? 고기에 싸 먹을려구요?" 하더란다.

고기가 지글거리는 불판 주위를 서성이며 온 몸을 꼬면서 하는 말,

" 수민이가 너무너무 먹고 싶어서 입맛을 쩝쩝 다시고 있어요."

" 어디서 누가 입맛을 쩝쩝 다신다는 말을 했는데?"

" 응, 악어가 개구리를 잡아먹고 싶어서 입맛을 쩝쩝 다셨어."

밖에 나가서 이런 소리하기 전에 고기 좀 사다 먹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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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6 20: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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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수민아, 유치원 가고 싶나?

수민: 아니오. 내년에 다섯살 되면 갈거예요.

 

며칠 후

할아버지: 수민이 유치원보내야 할텐데 차가 여기까지 오겠냐?

엄마: 여기는 안 와요. 쌍계사 앞에는 오려나 몰라도.

수민: 엄마, 나 유치원 가야되는데 버스가 안온다네.

 

몇 시간 후

엄마, 고등학생이 누구야?

아라언니가 고등학생이잖아. 시영이 언니는 초등학생이고.

나도 학교가고 싶다. 큰이모는 무슨 학교 다녀?

이모는 졸업했어. 학교 다 다녀서 이제 안 다녀.

나도 학교 실~컷 다니고 싶다. 수민이가 일곱살 되믄 학교 다닐래.

양치질 시작한 엄마 속으로 생각한다.

(음, 요즘 다들 여덟살에 보낸다는데. 일곱살엔 좀 ...)

여덟살 되믄...

(어? 뭘 좀 알고 하는 소린가?)

여덟살 되믄 유치원에 가고.

(ㅋㅋ 그럼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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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6 20: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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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6 20: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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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ony 2006-07-26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민아빠도 화개, 쌍계, 왕성 중에 어디가 명문이냐고 그리로 보내자네요.화개면에 초등학교가 3개 있거든요^^..

2006-07-27 12: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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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ony 2006-07-28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름이 월평초등이면 신정동 언저리인 것 같은데 그렇게 규모가 작은 학교도 있나보네요? 아뭏든 아이가 좋아하면 제일 좋은 거겠죠.

2006-07-28 13: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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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 2006-08-01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민이 유치원에 않보내면 큰일내겠네???
 

요 며칠 유령놀이에 심취한 수민이가 큰이모가 만들어주신 퀼트이불을 찾아내왔다.

깔고 누워도 되고 덮어도 된다고 했더니 뒤집어쓰고는 유령놀이하면 되겠다면서

수민이에게 꼭 맞는다고 감탄을 연발하다가

- 이건 무슨 무늬야?

- 체크라고 하는거야. 체크. 큰이모가 만들어주신 거 알지? 

- 큰이모, 하아(감탄사),고맙습니다!

이모한테 전화걸어주겠다고 했더니 벌써 인사했다고 싫단다.

 

책상 위에 있던 메모지에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는데 또 엄마더러 그리란다.

동그라미,세모,네모 이것저것 그려보다가 1은 그리기 쉬울 것 같아서

- 1 쓰는 것 가르쳐줄까? 이렇게 죽 그으면 되는거야. 한 번 해봐.

- 싫어.(말은 싫다고 하면서 구불거리는 긴 세로선을 긋는다.)

- 우와, 수민이 1 잘 쓰네!

- 아니야. 이건 뱀이란 말야. 뱀

- 우아왁! 뱀이 수민이한테로 기어간다.

- 아니야, 괜찮아. 그림 속에 있는 건데 뭘.

세로선을 나란히 또 하나 그리길래

- 그것도 뱀이니?

- 이건 1이야.  옆에 있는 게 뱀이고.

태민이 기저귀를 갈고 있으려니까 선으로 채워진 추상적인 면덩어리 3개 쯤을 그려가지고 와서

- 엄마, 이것 봐. 수민이 정~말 잘 그렸지? 이건 어디 붙여야겠다.

- 정말, 잘 그렸네. 상 위에 있는 프린터에 기대 세워놓자.

- 아냐, 어디 붙여놔야 돼. 어디 붙여놓을까?

(잘 그린 그림 액자에 넣어 붙여놓는 것은 어디서 배웠는지...^^;;)

- 그런데 그건 뭘 그린거야?

- 사람.  수민이하고 이모 사람.

큰이모의 퀼트이불이 아무래도 가슴에 새겨진건가 싶어서 다시 물었다.

- 어떤 이모?  큰이모, 작은이모?

- 큰이모랑 작은이모랑

- 이모들이랑 뭐하고 있는 그림인데?

- 응, 사진찍고 있는거야. 벽돌에서.(?)

 

할아버지 자동차 시동거는 소리가 들려 내다보니 차창 밖으로 말씀하시길

- 아버지, 창원간다.

- 할머니 모시러 창원가시는거야?  할머니 모시고 오믄 좋겠다.

 

- 엄마, 팔이 근지러워.

- (표준어 권장용 유도심문) 우리 수민이 팔이 가렵구나?

- 아니, 근지러워.

- (2차 시도) 팔이 간지럽다고?

- (신경질적인 목소리) 아니, 근지러워. 근지럽다고 했지!!!

- (3차 시도) 수민아, 가렵다고 하든지 간지럽다고 하는거야.

- (절규) 아니야, 근지러워. 근지러운거야!!!

엄마, 아빠부터 순도100% 경상도 태생이니 이쯤에서 포기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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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6 20: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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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ony 2006-07-26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머니께서 가렵다고 하는 거라시니까 당장 고쳤어요. 엄마 말은 귓등으로도 안들으려 하더니 할머니 파워가 세네요.

>>sunny 2006-08-22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할머니 말씀을 잘 듣는구나.. 이모 글 너무 재미있게 쓰시는것 같아요..
제재가 재미있어서 그런가?ㅋㅋㅋ -아라-
 

산 속에서 무지무지 심심한 산골소녀, 하루에 한 번은 물감놀이를 한다.

스케치북이나 공책에 아직은 아무런 형상이나 선도 없는

면으로만 이루어진 황칠 수준의 추상화(!?)를 그린다.

그래도 무얼 그린건지 설명은 장황한데 당장 기억나는 것이 없다.

자기는 뭐든지 못 그린다고 늘 엄마가 수민이를 그려달라고 하길래

동그라미를 그리고

그 안에다 점 두 개 찍으면 눈,  가운데 작대기 그으면 코, 씩 웃는 입을 그리면 얼굴이 된다고 가르쳤다.

그랬더니 나름대로 동그라미라고 주장하는데 역시나 면추상화를 그리면서 부르는 노래가 걸작이다.

" 동그란 얼굴의 엄마는 날마다 수민이를 야단치고~"

 

오늘은 12가지 색 물감을 다 써서 마지막으로 조금 남은 것만 안간힘을 써서 짜내어야 했다.

제일 많이 남은 색부터 순서대로 흰색, 황토, 노랑,주황,빨강이었다.

아이들이 따뜻하고 밝은 색을 좋아한다는 것은 나의 편견인가?

초등학교 아이들 크레용 중에서 노랑색이 가장 먼저 닳는 것이 밑그림을 노랑으로 그리기 때문인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래도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행복한 아이들은

밝고 따뜻한 계열의 색을 좋아한다는 것 같던데 싶어서 은근히 걱정을 해보았다.

물감놀이 할 때 수민이가 가장 먼저 집어드는 색은 남색이다.

그 다음이 검정, 하늘색, 갈색, 초록, 연두.

그런 색은 물감튜브 속으로 붓을 집어넣어 바닥까지 훑어내어 다 쓴지 오래인 것이다.

동그란 얼굴의 엄마가 수민이를 너무 많이 야단치는 것일까?

 

물감놀이를 마치고 나면 발부터 허벅지까지 군데군데 골고루 물감을 묻힌 것으로는 모자라는지

마루에 있는 김치냉장고 옆면이나 유리창 구석 같은데서 심심치 않게 붓터치를 찾아볼 수 있다.

겨우 물감만 뚜껑닫아 치워놓고 물통이랑 팔레트,스케치북은 엄마한테 미루고는 손을 씻는다.

오늘은 수건걸이에 수건이 없었는데 아무 말 없이 욕실 문을 열고 나오면서 양손으로 손사래를 친다.

"손 닦아야지. 여기 수건있다. 이리 와!"

"괜찮아. 안닦아도 돼. 이렇게 하면 되는거야. 언니가 그랬어!"

놀러온 언니 중에 누군가가 수건없이 말리는 법을 가르쳤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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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6 20: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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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ony 2006-07-26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표절들이 많이 있죠. 저는 문자에 신경쓰니까 내용에 오히려 소홀해지는 것 같고 아이들은 귀기울여 듣고 외우니까 그런 것 같아요. 신기하고 대견해하다가 어느 날 어느 그림책이나 만화에서 수민이가 사용하던 표현들을 발견하고 그럼 그렇지 하거든요.^^

hsh2886 2006-08-22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흠..(찔린다..)

>>sunny 2006-08-22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는 뭐든지 못그린다고 하는 수민이에게 '수민이 정말 잘그린다~"
는 칭찬이 최고일거에요.. 이모가 그리지 않을수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