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께서 꿈에 그리던 할머니를 모시고 오셨다.

아침에 눈만 뜨면 할머니 일어나셨을까?하면서 부랴부랴 할머니댁으로 올라간다.

아무래도 동생 뒤치닥거리하는 엄마 관심 밖으로 밀려날 수 밖에 없어서인지

완전히 자기차지인 할머니를 무척 따른다.

할머니가 동생을 조금만 살펴줘도 꼭 따라한다.

쭉쭉 해주면 자기도 해달라고 하고

아기 자동차에 태워 밀어줬더니 자기도 이거 잘 못 탄다면서 올라앉아서 밀어달란다.

평소에는 씽씽 잘도 달리더니 말이다.

할머니 좀 쉬시게 내려가자고 하면 <할머니 쉬셨단말야!>를 외치면서 울상이 된다.

결국 하루종일 놀다가 어두워지면 자러 내려온다. 그 때까지 엄마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어제는 할머니가 깻잎과 상추를 씻고 있으니까

" 할머니, 이거 깻잎이랑  상추예요? 고기에 싸 먹을려구요?" 하더란다.

고기가 지글거리는 불판 주위를 서성이며 온 몸을 꼬면서 하는 말,

" 수민이가 너무너무 먹고 싶어서 입맛을 쩝쩝 다시고 있어요."

" 어디서 누가 입맛을 쩝쩝 다신다는 말을 했는데?"

" 응, 악어가 개구리를 잡아먹고 싶어서 입맛을 쩝쩝 다셨어."

밖에 나가서 이런 소리하기 전에 고기 좀 사다 먹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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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6 20: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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