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사람이 둘러앉아 포도를 먹느라 커다랗고 하얀 일회용 접시를 포도껍질 담을 그릇으로 내놓았다.

산골소녀 야무지게 한 몫하는데 껍질을 둥근 접시 가장자리를 따라 일렬로 늘어놓는다.

- 수민이 뭐하니? 접시 장식하니?

- 응, 케익장식!!

 

교육방송 캠페인에 등장한 촛불(희고 굵은 정전대비용 초)을 보고 무척이나 반기며 하는 말

- 케익 불이다!!!

 

시영이 생일에 선물한 바 있는 인형놀이 책을 샅샅이 훓어보며

(마트, 정원, 주방, 침실, 욕실, 아기방 여섯페이지가 있지만 마트만 본다.)

- 엄마는 뭐가 제일 좋아? 나는 케익이 제일 좋은데. 이건 무슨 색깔 케익이야?

 태민아, 너도 빵을 좋아하나 보구나. 이 빵이 제일 좋니? 엄마, 어떤 사람은 레몬을 좋아하지?

한참을 더 들여다 보며 이러쿵저러쿵하다가 결국 하는 말,

- 엄마, 이 책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

  그럼, 우리 모두 마술을 부리면 되는 거지!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sunny 2006-08-22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생을 챙겨주는 수민!!!

>>sunny 2006-08-22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몬 내가 좋아한다고 했는데,,,
설마 어떤 사람이 나????ㅋㅋㅋ

miony 2006-08-30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다. 어디선가 들은 말들을 하는 것일테니..
 

2006년 8월 6일, 34개월 9일째 되는 날

아빠, 엄마, 태민이 얼굴을 알아볼 수 있게 그렸다. 처음으로..

물론 크레용으로 그렸다.

동그라미를 그리다 이지러진 타원형이 된 것은 실패해서 콩이 되었다며 옆에 그냥 두고

그런대로 동그라미다 싶은 것에 조그만 동그라미로 눈,코를 그리고 입은 가로 선을 그려넣었다.

옆에 있던 아빠가 귀는 어디있느냐고 하니까 귀도 동그라미로 그려넣었다.

그런데 조카들이 어릴 때 그랬던 것처럼

자기가 정남쪽에서 북쪽을 바라보고 앉아 그린다 치면

얼굴의 이마는 북서쪽쯤을 향하게 비스듬하게 그리고 있다.

아직 동작이 완전하지 못해서 그런가보다.

 

우리 가족 다음에 그린 인물은 시영이 언니다.

시영이 언니는 동그란 얼굴에 제일 먼저 8자를 옆으로 그려넣으며

리본도 달았다고 한다.

시영이 언니 귀는 동그랗게 그리려다 손동작을 잘못해서 이지러졌는데

전화기같이 되었다고 얘기했다.

스케치북 3장을  찢어내어 벽에 걸었다.

 

그런데 엄마 얼굴을 제일 크게 그렸다.ㅎㅎ

다른 얼굴은 단색으로 그린데 비해 여러가지 색깔을 사용하기도 했다.

아직은 엄마의 존재감을 가장 크게 느낄 때인가 보다.

그러고보니 자기 얼굴은 안 그렸다. 수민이 얼굴은 엄마가 그리란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지금여기 2006-08-08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나중엔 또 뭘 그릴지 기대대는군요.

2006-08-11 2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ony 2006-08-09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방법이네요. 게으름쟁이 엄마가 실천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시도해보아야겠어요.^^

>>sunny 2006-08-11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봤는데,,,넘 잘그렸더군요,,,ㅎㅎㅎ 정말 이모얼굴을 더 잘그렸어용!!!

2006-08-12 2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크리스마스 전날 산타할아버지가 썰매를 타고 굴뚝으로 들어와 선물을 주신다

는 사실을 그림책과 만화, 노래 등을 통해서 파악한 요즘,

태민이가 울면,

태~민아, 너 그러면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안 주신다.

하면서 훈계를 한다.

그리고 바이얼린이 무언지나 알고 그러는건지 모르고 그러는건지

산타할아버지가 수민이에게 바이얼린을 선물해주시면 좋겠다고 한다.

며칠 전에는 너 어젯 밤에 자다가 많이 울고 보채더라고 했더니

아직 제대로 뜨지 못한 눈을 비비며

그래도 설마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안주시지는 않겠지?

산타 할아버지 선물을 굉장히 받고 싶은 모양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지금여기 2006-08-08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한여름에 산타할아버지는 무슨. ㅋㅋ

2006-08-09 2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갈치 세 토막을 구워놓고 사이좋게 점심을 먹던 아빠와 수민,

한 토막씩 먹은 후 남은 한 토막을 젓가락으로 집어 제 앞으로 가져가자

(가시를 발라줄 요량으로) 수민아, 이건 아빠거야.

(되집어와서 가시를 발라내는 사이 수민 눈가가 벌개지며 촉촉히 젖는다)

(한 조각 숟가락 위에 올려놓아도 아랑곳 않고) 이층에 올라가서 이불 덮을거야, 으흐흑~.

(다다다다 달려올라와 개어놓은 이불 위에 몸을 던진다.) 으흑, 으흑...

(자는 동생 주위를 어정거리는 파리 잡던 엄마) 우리 수민이 무슨 일이야. 이리 와 봐.

(엄마 품에 안겨 흐느낀다. 곧이어 아빠 등장) 아빠가 장난친거잖아.( 다독이며 안고 내려간다.)

일 분 후 파리소탕작전을 끝내고 1층에 내려간 엄마는

더 없이 즐거운 표정으로 해해거리며 밥을 먹는 딸과

갈치살 발라내느라 접시에 코를 박고

아빠가 장난친거잖아를 되풀이 외치고 있는 부녀를 볼 수 있었다.

 

백숙 - 통째로 큰 접시에 담아오라는 분부에 따라 가져가면

할아버지가 그러시더라는 설명과 함께 닭다리 하나 두 손으로 꼭 잡고

관절부위 연골까지  (살은 대충 미리 발라낸다.) 뜯어먹고 쪽쪽 핥아 먹는다.

그래도 아쉬워서 날개 뼈 한 쪽을 더 핥는다.

그러면서 개들이 좋아하는 그 뼈다귀라는 설명을 곁들인다.

 

수박 - 아랫마을에서 먹던 모양으로 잘라오라고 한다.

줄줄 흘리지 말라고 작은 정육면체 모양으로 잘라 접시에 담아내면

포크는 싫고  이우시개(이쑤시개)로 찍어 먹겠다던 시절은 지났다.

수박 물이 온 입가, 턱, 가슴께까지 흘러내려도 오른 손에 먹던 수박 조각을 들고

마지막 한 쪽 남은 수박은 왼손으로 사수한다.

 

포도 - 수박은 씨도 먹고 포도는 껍질째 먹는다.

몇 알갱이만 남게 되면 다른 사람 못 먹게 가지째로 들고 가서 입으로 떼내어 먹는다.

 

배나 사과 - 일단 조각내고 남은 기둥(씨앗이 들어있는) 부분을 먼저 뼈다귀 핥듯 먹고나서

다른 조각들을 먹는다.  할아버지 방에서 마주 앉아 먹다가 얼마남지 않았다고 생각되면

접시를 들고 거실로 나온다.

 

회 - 마지막 한 점은 수민이를 위해서 양보하는 것이 함께 식사하는 사람들이 지켜야 할 예의다.

 

상처나서 아프거나 마음 상한 일이 있거나 졸라대는 일이 있을 때도

먹을 것으로 환기시키면 대충 그냥 넘어가는 수민,

위장에 쌓인 열이 팔꿈치 안쪽과 오금, 손등에 열꽃을 피우고

밤에는 코피로 터져나올 때가 있어서 걱정이다.

누군가 함께 놀아주는 사람이 있을 때는 관식(간식)타령이 많이 줄어드는데...

 

아이에게는 이런 것이 산골살이의 외로움과 애환이라고 해야 할까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지금여기 2006-08-08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못말리는 산골소녀군요.사진에서는 그렇게 보이지 않던데.

미설 2006-08-09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들때는 다들 그러지 않나?(라고 위로해봄^^ 좀 더 크니까 많이 달라지더라..)

지금여기 2006-08-10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 거나, 특히 과일 잘 먹는 수민이 진짜 이쁘네요. 먹는 것에 욕심도 좀 있고, 좋은 현상입니다.(아일랜드맘)

hsh2886 2006-08-12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피.....
저번에 놀러갔을때 고기 많이먹고
한번 터져서 옷에 얼룩이 생겼었죠?ㅋㅋㅋ
 

태풍 에위니아의 비바람을 뚫고 원준이네가 다녀간 이후로

(빗 속에서라도 고기를 구워먹겠다며 아이스박스에 재워왔었지요.)

수민아빠와 함께 일하다 하동에서 공보의로 근무하고 있는 종석오빠의 과학고 동기들이 우르르,

(시영이와 물감놀이를 하며 놀아주다 가서 매우 흐뭇해 하였습니다.)

시영언니네,

(수민이는 커서 시영이 언니가 되는 것이 장래희망 중 하나랍니다.

올 상반기에 두 번 다녀간 후 가끔 작은이모에게 전화를 걸어달라고 하게 되었습니다.

본인의 말로는 헤엄도 치고 고기도 잡았다는 물놀이에서

이모부가 꼭 붙들어주셨지만 튜브타고 사색이 되어 이제 우리집에 가고 싶다던 수민,

엄마 아빠가 먼저 떠난 후에도 끝까지 남아서 자신의 여름 잠바를 시냇물에 흔들어 빨았다고 합니다.)

막내이모,

(스티커 북 2권과 읽고 싶던 빨간부채 파란부채를 사오셨다. 표지를 기억하고 있던터라

이건 빨간부채 파란부채네!!라고 했더니 막내이모는 글을 읽을 수 있는 줄 알고 깜짝 놀랐다.ㅎㅎ

수민이와 놀아주느라 지친 상태로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대구를 향해 떠났다. 부디 무사하길...)

규태오빠네,

(찬주와 찬영, 향지와 다희라는 사촌 넷을 동반하여 수민이는 또 하루를 물가에서 보냈습니다.

이제 튜브에 팔 다리 걸치고 누워서 더 밀어달라고 할 정도로 물놀이 진도가 빠릅니다.)

그 사이 양재삼촌네는 방이 없어서 근처 민박집에 머물다 가셨습니다.

서연언니네,

(한옥을 지으시는 아빠와 교통방송 구성작가 엄마를 둔 외동딸이랍니다.

거창에서 잣술 두 동이를 해치우고(!) 도착하셔서 그야말로 쉬다가 가셨습니다.)

혜련이모네, 

(삼천포에서 싱싱한 전어회와 갈치를 사오셨습니다.

두 돌 생일날 뭐 사줄까 물었던 아빠에게 회 사달라고 해서 횟집에 갔던 수민이는

무척 기뻐하며 오랜만에 회도 먹고 갈치도 구워먹었습니다.)

오늘은 할아버지도 창원에 내려가시고 수민이네만 산 집을 지킵니다.

하지만 금요일엔 만 3년 6개월만에 엄마와 상봉하는 엄마친구 미정이모네가 올 것이고

일요일엔 아빠친구 두 가족이 오기로 했습니다.

어쩌면 해빛나언니네가 올지도 모르죠.

이제 하루만 손님이 없어도 수민이는 이렇게 말합니다.

언니가 올 시간이 되었는데 왜 안와?

 예정된 가족들이 모두 다녀가고 아빠친구 형렬아저씨네 채윤이와 재혁이 오빠도 잠시 들렀답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지금여기 2006-08-07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골 수민이네는 여름이면 가장 호황을 누리는 군요. 사람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 산골 수민이네, 지금은 전혀 외롭지 않아 수민이가 신바람 났겠네요. 근데 산골소녀가 어찌 회맛을 다 안다지요??^^

miony 2006-08-07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빠가 바닷가 사람이라 그렇답니다.
그리고 송어와 향어라는 민물고기들도 있거든요.^^

지금여기 2006-08-10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맞아요. 나도 시골학교에서 회식할 때 무지개 송어와 향어 많이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아일랜드맘)

hsh2886 2006-08-12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헷♡
수민이 장래희망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