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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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점에 가까운 3.5점쯤

이 책의 마지막 작가의 말 부분이 이 책을 총정리 하는 느낌이다.

재미있는데, 한 번 손 놓으면 거기서 멈춰도 뒤가 막 궁금하지 않은 책이다.

하지만 건축을 다양한 시선에서 얘기해줬다는 점에서 이 책은 재미있고 독특했다. 작가가 건축은 때로는 과학이고 예술이며 경제이고 경영, 정치 사회학이라고 했는데, 그 시선에서 얘기해주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되새기는 마음은 좀 ‘천천히 발전하고, 불편하더라도 자연적으로 만들어지게 살아도 괜찮아‘ 다.
그것이 건축이든 내 삶이든.

인문학은 인간이 그리는 무늬라고 했다. 하루 하루가 무늬고 인문학이 된다는 뜻이다. 자연도 사람도 그러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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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 제155회 나오키상 수상작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김난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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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어라. 이랬나. 문장이 너무 유치하다. 훨씬 더 달콤한 말이었다고 기억하고 있는데. 쇼코가 자신의 감상적인 기분에 맞춰 멋대로 의역하고 보충하면서 읽었던 걸까. 그 무렵에 읽었던 것은 어쩌면 자신이 자신에게 보낸 편지였는지도 모르겠다.
<멀리서 온 편지 중>

나에게도 중ㆍ고등학교 시절, 연애시절, 주고받은 편지며 일기가 있다. 대학생때까지 아니 결혼 전까지만 해도 읽으면서 웃기도 하고 진지해지기도 했다.

그런데 아이낳고 어느 날, 연애의 종지부를 찍고, 결혼생활이 어느정도 익숙해진 지금 다시 그 편지를 읽으면서 낯설었다. 이런 글에 달콤하다고 생각했던가. 아니 낯부끄러웠다. 그래서 과감히 다 버렸다.

추억도 없어지는 것 같아 힘들어서 버리지 못한때도 있었지만, 이젠 읽어도 기억이 나지 않는 일들에 추억이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을까 싶었다.
그저 수업시간에 몰래 쪽지 주고받으며 즐거웠던 느낌, 연애할때 편지 주고 받으며 행복했던 느낌이면 충분하다 싶다.

더 이상 오글거림을 감당하기엔 쑥쓰러운 나이가 된듯하다.

ㆍ<멀리서 온 편지>의 여자 주인공도 결국 쓰레기통에 버렸다.


이 책은 소설집입니다.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도 여기 나오는 소설 중에 하난데, 제목이 이뻐서 책제목으로 선정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이 책은 제목과 표지가 판매수를 책임지지 않았을까 생각되는데요.

주위에 저.. 책을 통 안 읽는데 혹시 읽을만한 좋은 책 없어요? 하며 책읽기 어려워 하는 이들에게 권해주기 좋을 가벼운 책인듯 합니다.
매우 무겁거나 심오한 단편들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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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 뜨거운 기억, 6월민주항쟁
최규석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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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ㆍ91-92쪽

영호학생. 그렇게 슬퍼만 하는 것도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슬퍼하는게 아니라 두려워하는 겁니다.

뭐가 두렵단 건가?

끝이 없을 거 같아서요.
처음 그 사람들 만났을 때는 그 열정에 반해서, 그런 사람들이라면..
정말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조직이 깨지고 사람들이 잡혀가고 나아가는 과정이라 여겼습니다.
그런데....
이젠 모르겠어요.
정말 이길 수 있는 건지...
끝이 있긴 있는 건지.

물은 100도씨가 되면 끓는다네.
그래서 온도계를 넣어보면 언제쯤 끓을지 알 수가 있지.
하지만 사람의 온도는 잴 수가 없어.
지금 몇도인지, 얼마나 더 불을 때야 하는지.
그래서 불을 때다가 지레 겁을 먹기도 원래 안 끓는 거야 하며 포기를 하지.
하지만 사람도 100도씨가 되면 분명히 끓어.
그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네.

그렇다 해도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남지 않습니까?
선생님은 어떻게 수십년을 버텨내셨습니까?

나라고 왜 흔들리지 않았겠나.
다만 그럴 때마다 지금이 99도다..
그렇게 믿어야지.


뒤에 부록이 살짝 재미없어서 아~~ 했다가 아!!!하게 만들어주는 책.
민주주의가 뭔지 정리 잘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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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진 지음, 오선혜 사진 / 엣눈북스(atnoonbooks)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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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쪽
어릴 적 나는 세상에 존재하는 시간이 수십 수백가지일 것이라 생각했다. 우리 시계방에서 팔고 있는 시계의 개수만큼이나, 시간의 개수도 그만큼 많을 거라 짐작한 것이다. 게다가 자명종 시계, 탁상시계, 뻐꾸기시계, 손목시계처럼 개개인의 시간도 다양한 모양과 형태라 믿었다.


✋여기서 잠깐!!!
보통 자기계발서들은 말한다. 이쯤에서 시간도 다양한 모양과 형태다.
그러므로 나만의 시간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ㅎㅎㅎ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자기계발서처럼 그러므로 나만의 시간을 잘 관리해야한다가 아니라,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모두 다른 생각으로 살기 때문에 각자의 시계로 살아가노라고.


또 사람이 죽는다는 건, 시계의 약을 갈아주지 못해 멈춰 버린 것과 같다고 추측했다. 게을러서, 귀찮아서, 혹은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 시계의 약을 갈아주지 못하면 그 사람의 시간은 멈추고 그 사람도 함께 죽는다. 반면 사고나 질병과 같은 갑작스런 죽음은, 시계가 어딘가에 부딪혀 깨어지거나 부서지는 일이라 믿었다.

📌정말 동화같은 문장들이다. 마치 #모모.가 생각나고, #애드워드툴레인의신기한여행 책 분위기가 난다.


257쪽
이 세상에 존재하는 시간은 모두 하나라는 사실을.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같은 시간에 쫓기고 같은 시간에 굴복해 가며 살아간다는 우주의 원리를 깨닫게 되었다.

ㆍ현실적인 어른이 되어 안타깝다. 시간에 찌들려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모습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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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7-12-28 1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은 인체 해부학 도서 같은데 .. 아녔나봐요!^^ 잘 읽고 가요!^^

jjinyyeop_n 2017-12-28 12:18   좋아요 1 | URL
아니예요^^ 뼈는 여자주인공이 조소공예관데 그 분의 재료예요. 다 사라져도 영원한게 뼈라서 사용한다던데요.

[그장소] 2017-12-28 12:26   좋아요 1 | URL
조소과~ 어쩐지 뼈가루의 질감은 석고질 같은 면도 있는것 같지 않나요? ㅎㅎㅎ 이 책 호기심으로 쟁여 둡니다.!!^^ 담에 읽어봐야지!!
 
땋은 머리
정미진 지음, 배현정 그림 / 엣눈북스(atnoonbooks)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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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표지를 보고서 슬프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앞섰다. 그리고 책을 직접 받아 표지를 봤을때 위안부 할머니들이 생각났다.
그래서 슬퍼보였던걸까.

그러다 제목의 글자들을 보며 이쁘다 생각했다. 땋ㆍ은ㆍ머ㆍ리. 글자가 모여있으니 이쁘다 생각했다.

그림책의 매력은 내용만이 아니라 그림을 본다는 다른 매력이 있다. 그림을 보다.
이 책의 표지는 매우 단순해서 슬퍼보였는데, 안은 어쩜 이리 이쁘나~~ 싶게 진짜 잘 그렸다 싶은 그림들로 꾸며져 있다.

게다가 할머니의 아낌없는 땋아주는 머리들.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다 생각했다.
항상 그자리에 있어서 내 얘길 들어주며 마음을 내어주는 나무같은 할머니.

그런 할머니의 빈자리를 이제 내가 들어서서 내 아이에게 물려준다.


할머니. 오늘은 뭐 하고 놀지?
할머니는 어릴 때 뭐 하고 놀았어?

할매는 온 천지 사방 뛰댕기며 놀았제.
산에고 들에고 냇가고 놀 거이 을매나 많았는데.
할매가 동네서 대장이었다 아이가.
할매가 앞장서믄 아들이 저깍까지 줄줄 따라댕기따.

왜에?

할매가 젤루 씩씩하고 용감했거든.






할머니.
사는 건 왜 이렇게 힘들까. 아무것도 모르던 어릴 때가 좋았어.
할머니도 다 그만두고 싶을 때 있었어?

할매도 다 때려치뿌고 싶을 때 많았제.
시부모 삼시 새끼 뜨신 밥 차려 내고
무릎 나가도록 쪼그리가 일하고
밤에는 우리 어무이 보고 싶어가 많이 울었다.
내가 종년살이하러 이 집 왔나 싶었제.

정말?

그때는 그래 살아야 하는 긴 줄 알았다.


작가님이 대구 출신이라 할머니의 사투리가 대구 사는 나에게 정감이 더 더 흘러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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