땋은 머리
정미진 지음, 배현정 그림 / 엣눈북스(atnoonbooks)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sns에서 표지를 보고서 슬프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앞섰다. 그리고 책을 직접 받아 표지를 봤을때 위안부 할머니들이 생각났다.
그래서 슬퍼보였던걸까.

그러다 제목의 글자들을 보며 이쁘다 생각했다. 땋ㆍ은ㆍ머ㆍ리. 글자가 모여있으니 이쁘다 생각했다.

그림책의 매력은 내용만이 아니라 그림을 본다는 다른 매력이 있다. 그림을 보다.
이 책의 표지는 매우 단순해서 슬퍼보였는데, 안은 어쩜 이리 이쁘나~~ 싶게 진짜 잘 그렸다 싶은 그림들로 꾸며져 있다.

게다가 할머니의 아낌없는 땋아주는 머리들.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다 생각했다.
항상 그자리에 있어서 내 얘길 들어주며 마음을 내어주는 나무같은 할머니.

그런 할머니의 빈자리를 이제 내가 들어서서 내 아이에게 물려준다.


할머니. 오늘은 뭐 하고 놀지?
할머니는 어릴 때 뭐 하고 놀았어?

할매는 온 천지 사방 뛰댕기며 놀았제.
산에고 들에고 냇가고 놀 거이 을매나 많았는데.
할매가 동네서 대장이었다 아이가.
할매가 앞장서믄 아들이 저깍까지 줄줄 따라댕기따.

왜에?

할매가 젤루 씩씩하고 용감했거든.






할머니.
사는 건 왜 이렇게 힘들까. 아무것도 모르던 어릴 때가 좋았어.
할머니도 다 그만두고 싶을 때 있었어?

할매도 다 때려치뿌고 싶을 때 많았제.
시부모 삼시 새끼 뜨신 밥 차려 내고
무릎 나가도록 쪼그리가 일하고
밤에는 우리 어무이 보고 싶어가 많이 울었다.
내가 종년살이하러 이 집 왔나 싶었제.

정말?

그때는 그래 살아야 하는 긴 줄 알았다.


작가님이 대구 출신이라 할머니의 사투리가 대구 사는 나에게 정감이 더 더 흘러넘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