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 있는 나날 민음사 모던 클래식 34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송은경 옮김 / 민음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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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앞부분은 여행의 낯설음이나, 커튼 사이의 햇살, 혹은 연못에 앉아 있으면서 불쑥 떠오른 예전 일에서 마무리 짓지 못한 결론에 다다름에서 여행이 주는 의미를 따라가고 있었다.

하지만 맨끄트머리에서 ‘품위‘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그 ‘품위‘라는 단어가 떠나지 않았는데, 사건과 연관지어 생각할때 갑갑증 유발하는 책으로 결론 내렸다.

주인공은 자신을 헌신하여 평생을 바쳐 일한 품위있는 집사라고 자부한다. 자신이 헌신해도 될만큼 존경하는 주인을 만났다고 생각하고 한시의 허트림도 없이 행동한다. 하지만 그 주인은 독일에게 이용당해 나치를 지지하게 돼 국민들에게 모욕을 당하고 마는데, 그 길이 잘못된 길이라는 것을 알고도 집사는 주인에게 의견을 내세우는것은 집사의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묵인했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주인을 두고 거기에 자신은 일말의 책임은 없다고 얘기한다. 주인의 몫이지 집사의 몫은 아니라고.

그래서 갑갑증을 유발한다.
품위를 그만큼 내세우는 집사지만 시대가 바껴 사람들이 그 전 주인에 대해 물을때 모른다고 일관하는 모습에서 의아했지만, 결국 자신의 품위는 떨어뜨리기 싫다는데 있지않나 싶다.

정말 품위가 무엇인지, 겉으로 보이는 품위만을 중시하는 집사로 남게 된 것이다.
악을 방관하는 악에 대해 악이 아니라 할것인지 악이라고 비난할 수 있을지는 언제나 고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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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동아리에서 고대영작가님과 함께 이야기한 작가님과 책들

전에는 전집을 만드는 출판사에서 일을 하시다가 글ㆍ그림 모두 작업하는 작가로 전향하고 만난 분이 길벗어린이의 고대영편집자님 이시란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마음을 잘 모르고 어른들도 아이들의 생활을 잘 모르고 사랑한다는 표현도 잘 안하는 어른을 위해 만든 가족 그림책들.

‘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 해?‘는 작가님의 누나와 조카 이야기고, ‘아빠는 회사에서 내 생각 해?‘는 작가와 아들(그린)의 이야기를 소재로 쓰셨단다.
직접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을 배경으로 등원부터 하원까지 하루 참여하여 작업한 그림을 아빠의 일과와 아이의 일과를 한 장에 같이 배열하면서 아이와 어른이 동시에 서로의 감정을 들여다보게 했다.

‘피아노 치는 곰‘은 지친 엄마의 심정을 담아냈다.

<지원이와 병관이 시리즈>가 남매의 시선이라면, <김영진 그림책 시리즈>는 부모의 마음이 더 중심인거 같다. 아이의 시선도 있지만, 아이가 엄마ㆍ아빠의 마음도 아이들과 똑같이 사랑한다는 걸 알려주게 만들어준 책인듯 하다.

이 책들을 읽고 있으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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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6살부터 쭈욱~ 좋아하던 그림책.
이번 그림책동아리 모임에서 이 책들을 가지고 고대영ㆍ김영진 작가님 발표를 했다.

고대영작가는 길벗어린이 편집장으로 자신의 아이들 이야기를 책으로 내야겠다 생각하고 찾은 그림작가님이 김영진 작가님이다.

첫 번째 책으로 출간된 ‘지하철을 타고서‘ 이야기를 듣고 김영진 작가는 자신의 어릴적 사진이 떠올라 집에서 찾은 사진으로 표지그림을 만들었단다.

세번째 책이 나올때 김영진 작가도 아빠가 되었고, 그때부터 더 아빠의 감정을 책에 잘 녹였다고 말했다.

그리고 ‘먹는 이야기‘에 등장하는 소재가 소세지지만, 고대영 작가의 실제 이야기에서는 햄이었단다.
시각적 효과를 주기 위해 소세지로 바꿨단다.

남매 이야기가 우리 가족의 흔한 이야기와 비슷하고, 배경이 동네어귀랑도 매우 닮아서 아이들이 더욱 좋아하는게 아닌가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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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내지 마 민음사 모던 클래식 3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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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드뎌 완독했다.
같은 작가 책 두 권을 같은 달에 동시에 번갈아가며 읽다니.. 우선 ‘나를보내지마‘ 책을 먼저 읽은건 행운이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임에서 ‘남아 있는 나날‘ 내용 살짝 듣고 작가님 책은 모두 비슷한 분위기 일거라 생각했다.

글의 전반적인 전개방식이나 작가님은 부정하지만? 일본 작가님 분위기가 나는 부분은 두 책이 비슷할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은 덮고나서 자꾸 자꾸 생각난다.

클론으로 태어나 기증자로 삶이 정해져 있지만 거부하지 않은 사람들의 시선과 그들을 두려워 하는 일반인의 시선을 보며 나는 어떤 환멸을 가지며 인생을 살아가고 있나 물어보게된다.
내 삶을 대체로 만족하며 살아가는지, 나는 다른 이들과 뭐하나 다르지 않게 살아가는지 돌이켜본다.

복제와 클론은 비슷한 개념이지만 우리가 흔히 복제인간이라고 하면 부모들의 좋은 유전자들을 모아 자식을 선택적으로 만드는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는 sf 이야기가 흔하다면,

이 책은 그 이전의 발전?이라고 해야하나? 사실 이 부분이 아직도 의문이긴 한데... ‘줄기세포‘도 있는데..
아무튼 암이나, 불치병, 근골격계 치료를 위한 사육을 위한 복제인간 이야기다. 그래도 1900년 중ㆍ후반부터 사육을 위한 복제인간을 만들었다는 발상은 참신했다.

그들의 유년이야기를 적었고, 기증하며 삶을 마감하는 입장에선 누구나 죽지만 죽음을 맞이하는 담담함을 읽었으며, 우리가 흔히 느끼는 감정을 가진 기증자들의 모습을 읽었다.


내가 이 책을 먼저 읽은 것이 행운이라고 얘기하는건 단순히 책 내용 때문이다.

그래도 나치보다 좀 더 열린 결말 같고, 덜 답답할거 같아서. ‘남아 있는 나날‘ 먼저 읽고 화나서 다음 책 들기 싫을까봐서.

뭐, 별 이유는 없다.


그리고 책 읽으며 궁금한 점들은 400쪽이 끝인데 350쪽쯤부터 나오고, 김남주님의 옮긴이의 글에서 속 시원히 다 얘기해주고, 내 생각과 아주 많이(100퍼같은 느낌) 비슷해서 그 부분을 참조하라고 말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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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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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개정판 1쇄를 읽은거 같다.
여튼 10년쯤 읽었다.
그땐 이 책이 재밌지 않았다.
도무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던거 같았다.
그럼에도 기억에 남는건 주인공 남녀가 한 비행기를 탈 확률과 둘이 친해질 확률을 얘기해 놓은 정말 정말 앞부분은 잊혀지지 않았다.

30대 후반의 나이에서 다시 책을 읽었다. 가지고 있던 책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아무리 찾아도 없어 다시 사면서까지 다시 읽었다. 알라딘에도 안올라왔단 말이지...쩝ㅡㅡ
그런데 이게 이제야 정말 정말 재미있다.

내용은 사실 별거없다. 흔하디 흔한 연애 이야기.
비행기 안에서 처음 만나 반하고 연애하고 친한? 동료와 여자친구가 바람 나서 떠나고 그녀에게 죄책감 주고싶어 비타민 그득한 약을 감기약인줄 알고 먹으며 세상 떠나려 했다가, 죽으면 떠난 여자친구가 죄책감 느끼는지 알 수 없다는 생각이 퍼뜩 들어 약 다 뱉어내고, 금욕주의로 살아야지 했다가 딴 여자보고 다시 반해 다시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

그러나 그 흔한 장면 장면에 우리가 속으로 생각하는 부분들을 글로 풀어놓으니 아~~ 이게 철학이 되는 것 같단 말이지.

여러군데 재미있게 읽었지만, 작가가 이 책을 25살에 쓴 책이라는 것을 책날개에서 읽고 1인칭 나를 작가와 연결시켜서 읽었더니 나는 연애를 끝내고 뒤의 모습이 왜이리 웃끼던지.
정말 딱 20대구나 싶다.
감기약인줄 알고 먹은 비타민도 그렇고, 금욕주의자로 살겠다는 것도 그렇고.


270쪽
대책이 서지 않는 사랑의 고통 때문에 비관적이 된 나는 사랑으로부터 완전히 떠나기로 결심했다. 낭만적 실증주의자가 도움이 될 수 없다면, 유일하게 유효한 지혜는 다시는 사랑에 빠지지 말라는 금욕주의적 충고였다. 나는 이제 상징적인 수도원으로 물러나, 간소한 서재에 쳐박혀서 아무도 만나지 않고 소박하게 살 생각이었다. 나는 세속적인 오락을 피하고, 금욕의 맹세를 하고, 수도원이나 수녀원에서 평생을 보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감탄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디너 파티에서 레이철이라는 여자를 만났다. 그녀는 나에게 사무실 생활을 이야기해주었는데, 나는 그녀의 눈에 푹 빠져들고 말았다. 순간 나는 금욕주의적 철학을 내팽개치고 클로이에게 저질렀던 실수를 모조리 되풀이하는 일이 얼마나 쉬운지를 깨닫고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저녁 식사 하자고 제안을 했지.
마지막이 젤 큰 반전이야.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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