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쫓는 아이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극장보다는 TV에서 하는 명절특선영화(?)로 보기를 권합니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루쉰P 2011-09-01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자하(紫霞) 2011-09-02 01:16   좋아요 0 | URL
웃을 일이 아닙니다~

블루데이지 2011-09-01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 좋은 영화평은 없을듯해요~~^^ 저도 공감하니까요~

자하(紫霞) 2011-09-02 00:38   좋아요 0 | URL
제가 영화가 끝나고 의자에서 일어나면서 "으~"라고 한숨을 쉬며 팝콘을 있는 힘껏 씹었다죠.^^;

차좋아 2011-09-02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절특선영화.. 맞아요 그런게 있었죠 ㅎㅎ 하야오 영화 원래 안 좋아하는데ㅋ 티비에서 하면 보고 싶을 거 같아용~

자하(紫霞) 2011-09-02 18:19   좋아요 0 | URL
하야오 영화를 안 좋아하시는군요?
무슨 이유인지 궁금한걸요?

차좋아 2011-09-02 18:46   좋아요 0 | URL
몽환적인 느낌이 싫어요. ㅎㅎ 뭔가 취하는 기분도 싫고요. ㅎㅎㅎ 아마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와 제가 싫어하는 이유가 같을 거 같은데 혹시 베리베리님이 하야오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 아닌가요? ㅋ

차좋아 2011-09-02 18:47   좋아요 0 | URL
근데 그림은 되게 좋아해요. 토토로 사진도 이쁘고 ㅎㅎㅎ 영화만 싫어요. 캐릭터는 이쁘고 매력있어요. ㅎ

자하(紫霞) 2011-09-02 21:54   좋아요 0 | URL
그렇네요~
말하자면 판타지니까요.ㅋ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김라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는 나와 동갑에 일 년을 재수해서 대학에 들어갔다.  

그와 나의 거리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거리였다. 

그는 장발에 오토바이를 타고 치대에 들어가는 남자가 자신이라고 말했다. 

'꽤나 특이한 아이로구나'하고 생각했다.  

추웠던 그날 밤, 그에게 메일을 보냈다. 

'앞으로 메일 보내도 될까?' 

그가 바로 답메일을 보냈다. '그래' 

며칠 후, 나는 비행기를 타고 중국에 가서 북경의 학교 기숙사에 짐을 풀었다.  

나무에서 쭈뼛쭈뼛 연두빛이 나오기를 주저하고 있을 때, 그에게 오랜만에 메일을 보냈다. 

'북경에 왔어. 일 년 후에 돌아갈꺼야.' 

그가 며칠 후에 답메일을 보냈다. 

'방학 때도 안 나와?" 

Re: '응. 그 동안 네가 여자친구가 생기면 나를 오해하는 일이 생길까?  

     우린 그냥 친구니까 괜찮겠지?' 

Aw: '너는 그냥 친구니까 괜찮을거야.' 

그렇게 우리는 가끔 메일을 주고 받았다. 

그는 나의 가짜 남자친구였고, 종종 안부를 전하는 사이가 되었다.  

여행을 무척 좋아해서 돌아온 후에 메일을 보내면 그는 무척이나 부러워했다. 

그러면서 자기는 재시에 걸렸다느니...시험에 치어 사는 삶을 푸념하곤 했다.   

황사가 너무 심해 스카프로 얼굴을 싸매고 다니던 날들이 지나고......

여름 방학에 정신없이 중국을 돌아다니다, 장춘의 어느 피씨방에서 그에게 여행에 대한  

이메일을  보냈다. 

'백두산에 다녀왔어. 그 곳에서 한 사람을 만났지. 엄마는 조선족인데, 아빠는 중국인이래. 그래서 한국말을 알아듣기는 하지만 말은 하지 못해. 그가 아침까지 기차 안에서 우리를 보호해줬어. '

나무들이 커피색으로 변하던 가을에는 그가 이런 글을 보내기도 했다.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었어. 전에 만났던 아이인데 헤어졌다가 이번에 다시 만나게 되었어. 

이제 그 아이를 사랑하려고 노력해보기로 했어.'

Re:'나는 네가 말한 사랑하기 위해 노력해보겠다는 말이 이해가 안 된다.' 

Aw:' 그 아이에게 너무 큰 상처를 줘서 이번에는 잘해주고 싶어.' 

나는 그에 대해서 잘 모르고, 여자 친구와의 사이에서의 일도 모르고, 모르는 것 투성이었으니 

잘 생각해보고 알아서 잘 하리라고 믿는다 라고 보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는 한동안 소식이 없었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나고 나는 다시 돌아왔다.  

우리는 '한 번 만나자' 라는 말을 습관처럼 했지만 정작 기회가 닿지 않았다. 

그에게는 여행 중에 찍은 한 무리의 사람 속에 섞여 있는 나의 사진이 있었고. 

나에게는 학교 단체 사진 속에 있는 그의 사진이 있었다. 

이메일을 주고 받다가 나와 그는 같은 거리를 지나가고, 같은 가게를 가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서로 먼저 알아본 사람이 밥을 사기로 약속을 했다.  

그리고 4월의 어느 화창한 오후에 그를 만나게 되었다. 

나는 거리를 지나가고 있었고, 그는 친구들과 가게에 들어가고 있었다.  

그가 문을 열다 멈춰서 나를 쳐다보았다.  

나도 길을 걷다 멈춰서 그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우리는 잠시 멈춰서서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제 갈 길을 갔다. 

그가 예상외로 별로였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대답하겠다. 

그는 180에 가까운 키에 호리호리한 몸매, 지적인 외모를 가졌다.  

게다가 그 때는 단정하게 자른 짙은 밤색의 머리카락이 귀 밑으로 내려와 있었다.  

그 뒤로도 그와는 가끔 문자메세지를 주고 받고, 계속 이메일을 주고 받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우리는 그 날의 만남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 친구는 나중에 개업하면 한 번 꼭 오라고 했는데......   

아마 지금은 결혼해서 잘 살고 있겠지......하는 생각이 든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레이야 2011-08-21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리님의 독특한 리뷰 ^^
이메일 사랑(그 비슷한 감정이라도), 일종의 페이퍼로즈라는 거죠?
2부라 할 수 있는 '일곱번째 사랑'은 또 반전이 있어요. ^^

자하(紫霞) 2011-08-21 21:39   좋아요 0 | URL
'일곱번째 사랑'은 책인가요?
찾아봐도 안 나오는데요.

프레이야 2011-08-21 23:17   좋아요 0 | URL
앗, '일곱번째 파도'에요.
아마 그것도 베리님 마음에 안 드실 거 같아요.

자하(紫霞) 2011-08-22 12:00   좋아요 0 | URL
결혼하고 신혼이 지난 다음에 권태기가 시작되려고 할 때쯤 다시 읽어볼까 생각중입니다~~^^

stella.K 2011-08-21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친구 멋진데요?ㅋ
리뷰를 이렇게도 쓸 수 있군요.
저도 이 책 별로였는데 이와 비슷한 상황은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나중에 하게됐어요.
그때 읽고 막 씩씩거렸거든요. 하도 마음에 안 들어서...ㅋ

자하(紫霞) 2011-08-21 21:44   좋아요 0 | URL
아~저도 상당히 열을 받아가며 읽었습니다.
그 주인공 여자...저는 그런 타입을 정말 싫어합니다.

다락방 2011-08-22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더라구요. 저는 에미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 하나도 없었는데요. 심지어 미아를 소개시켜주는 장면까지. 아우. 가슴아퍼.. ㅠㅠ
저는 에미를 좋아해요. 물론, 레오를 더 좋아합니다만. 훗
:)

전 이 책의 결말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결말이라고 생각했어요.

자하(紫霞) 2011-08-22 11:57   좋아요 0 | URL
읽으면서 결혼 생활을 좀 하면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보통 여자분들보다 정신이 미성숙한 것 같아서 아마 10년 뒤에는 절절하게 이해할지도 모르겠어요.^^;
 
세 얼간이 - 3 Idiot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 영화 정말 웃기고 감동적이다앙~

댓글(6)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레이야 2011-08-13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서 해요? 봐야겠어요.ㅎㅎ

자하(紫霞) 2011-08-14 21:39   좋아요 0 | URL
CGV에서 할 것 같던데요~~

블루데이지 2011-08-14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세사람 표정이 맘에 안들었는데...그냥 웃긴게 아니라 감동적이라니...
급 변심을 하게되는데요?ㅎㅎ

자하(紫霞) 2011-08-14 21:44   좋아요 0 | URL
사실 전 인도영화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 영화는 정말 괜찮았어요~

머큐리 2011-08-14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봉 예정작으로 알고 있는데...벌써 보셨나요? 찜해 놓은 영환데..웃기고 감동적이라니 기대 만발입니다..^^

자하(紫霞) 2011-08-14 21:44   좋아요 0 | URL
보셔도 후회 안하십니다~^^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8
라우라 에스키벨 지음, 권미선 옮김 / 민음사 / 200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래는 다른 책을 빌리려고 도서관에 갔는데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을 구경하다가 ' 다시 읽으면 어떤 느낌일까? '하는 생각에 무의식적으로 집어든 책이다.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을 생각하면 언제나 이 장면이 머릿 속에 제일 먼저 떠오른다. 

 

티타가 페드로에게 선물받은 장미 꽃다발로 만든 '장미 꽃잎을 곁들인 메추리 요리'    

그녀의 피로 붉게 물든 장미 꽃잎이 들어간 요리를 먹은 사람들은 이상한 반응을 나타내고...

이 요리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맺어지고 있다. 

   
  이 요리를 먹은 헤르트루디스가 오늘 집에서 도망쳤다.......  
   

 그리고 나면 언제나처럼 처음으로 돌아온다.   

   
  양파를 아주 곱게 다진다. 양파를 다지면서 눈물을 흘리고 싶지 않다면 자그마한 양파 조각을 머리 위에 얹는다. 양파를 다질 때 눈물이 나오면 우는 것 자체가 아니라, 그게 그러니까, 한번 눈물이 나왔다 하면 양파를 다지는 동안 내내 울음을 멈출 수 없다는 게 영 안 좋다. 여러분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정말 만날 그랬다. 수도 없이 울었다. 엄마는 내가 양파에 민감한 건 티타 이모할머니를 닮은 거라고 했다.  
   

막내딸, 티타는 집안의 전통에 따라 결혼을 하지 못하고 죽을 때까지 어머니를 모셔야 한다. 

그러나 페드로와 티타는 크리스마스의 첫 만남으로 운명적인 사랑을 하게 되는데...

   
 

 티타는 두 눈을 감을 때마다 일 년 전 크리스마스 날 저녁의 광경이 생생하게 떠올라 가슴이 더 아프게 시려왔다. 그날 밤 페드로와 그의 가족은 저녁 식사 초대를 받아 처음으로 티타네 집에 왔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티타는 모두 생생하게 기억했다. 웅성거리는 소리, 음식 냄새, 새로 왁스를 칠한 마룻바닥 위를 사각거리며 스치던 자신의 새 드레스, 어깨 위로 느껴지던 페드로의 눈빛......그 눈빛! 살갗을 파고드는 듯한 뜨겁고 강렬한 시선이 느껴졌을 때 티타는 달걀노른자로 만든 젤리를 쟁반에 담아 식탁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고개를 돌리자 페드로와 눈길이 마주쳤다. 그 순간 티타는 팔팔 끓는 기름에 도넛 반죽을 집어넣었을 때의 느낌이 이런 거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얼굴과 배, 심장, 젖가슴, 온몸이 도넛처럼 기포가 몽글몽글 맺힐듯이 후끈 달아올랐다. 티타는 그 느낌이 너무 생생해서 페드로의 눈길을 더는 견딜 수 없었다. -24p-

 

페드로는 단둘이 있을 수 있는 기회에 티타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티타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하지만 페드로는 이렇게 말한다. 

   
  아니요. 그럴 수 없습니다. 지금 당장 당신의 대답이 절실해요. 사랑은 생각하는 게 아니에요. 느낌으로 오는거지요. 나는 말이 없는 편이지만 내가 한 말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입니다. 영원히 당신만을 사랑하겠다고 맹세합니다. 당신은, 당신도 나를 사랑하나요?
 

오~이런!! 낭만의, 낭만에 의한, 낭만을 위한 말 같다~ 

그러자 티타가 대답한다. 

   
 

"네! "

 네! 네! 수천 번도 더 넘게 '네'라고 대답할 수 있었다! 

티타는 그날 밤 이후 페드로를 영원히 사랑하게 되었다.

 
 그러나 마마 엘레나가 곁에 있는 한, 결혼할 수 없는 티타! 
페드로는 티타의 언니, 로사우라에게 청혼을 하고 둘은 결혼을 한다.
티타가 자신의 언니, 로사우라와 결혼하는 페드로에게 축하인사를 하자, 페드로는 그녀를 꽉 껴안으면서 단 한 번 밖에 없는 그 기회를 이용하여 티타의 귀에 속삭인다.   
   
  반드시 행복할 거라 확신합니다. 이 결혼을 통해 내가 그토록 바라던 걸 비로소 이룰 수 있었으니까요. 내가 정말로 사랑하는 당신 곁에 있는 것 말입니다......  
   
 모든 사람의 인생이 그러하듯이, 티타 또한 친한이를 떠나보내고 다른 사람을 만나고 
또 다른 약속을 하고... 그리고 항상 그러하듯이 집으로 다시 돌아온다. 
 
 페드로와의 만남에 걸림돌이었던 마마 엘레나는 티타의 음식을 믿지 못해 토근시럽을 몰래 복용하면서 격렬한 경련과 발작을 동반한 극심한 통증과 함께 세상을 떠나게 된다.  
로사우라는 급성 위경련이라는데 정말 이상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하여 그들은 멀고 먼 길을 돌아왔지만 결국에는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긴 기다림이 아쉬울 정도로 짧은 자유를 누렸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기는 법이다. 
Omnia vincit amor!

댓글(4)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11-08-13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콤쌉싸름한 초콜릿맛은 어떨지 궁금한데 리뷰를 보니 알것도 같아요.^^

자하(紫霞) 2011-08-14 21:48   좋아요 0 | URL
<백년동안의 고독>도 이 소설이랑 비슷하게
좀 몽환적인데가 있는 것 같아요.
중남미소설은 이런가?하는 생각이...

블루데이지 2011-08-14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식의 의미를 마구마구 이야기는 책이죠?
갑자기 이책에 나오는 스프...소꼬리 스프가 먹고 싶어져요~~ㅋㅋ
페드로를 생각하면 별로 유쾌하지는 않구요..ㅋㅋ

자하(紫霞) 2011-08-14 21:49   좋아요 0 | URL
저도 참 페드로 맘에 안 들더라구요.
용감은 어렸을 때 따먹고 버렸는지...거참...^^;
 
평생독서계획
클리프턴 패디먼.존 S. 메이저 지음, 이종인 옮김 / 연암서가 / 201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다분히 미국인의 시각으로 쓰여진 책이고, 지극히 작가의 주관적, 개인적 시각으로 쓰여진 책이다. 

초반에는 지루함으로 눈꺼풀이 무거워지면서 책이 손에서 빠져나가기도 하지만, 오른쪽 책장이 얇아질수록 저자의 글에 익숙해지면서 재미가 새록새록 솟아난다.   

5부로 나누어진 133명의 작가에 대해서는 그의 생애와 사회상, 대표작 그리고 작품 세계에 대해서 주관적 감정을 가득 실어서 이야기한다. 참고로 좋은 말보다는 나쁜 말이 더 많았던 것 같다. 

기억 속에 '따분한, 짜증난, 별 볼일 없는...'등의 말이 남아 있는 걸 보면 말이다. 

그런데 남들이 "고전이야. 좋은 책이지. 무조건 읽어야 해!" 라며 섣불리 비평하지 못하는 책에 누군가 나서서 신랄하게 이런 말을 해준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너무 재미있다.

<월든>, <시민 불복종>의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한다.

   
  소로의 작품은 논평할 것이 별로 없다. 그는 자기 자신을 잘 설명하는 대가이다. 하지만 이것 한 가지는 분명하게 말해두어야 한다. 그는 위험한 인물이다. 그는 혁명가는 아니지만 아주 파괴적인 사람이다. 예수 못지않게 과격한 인물이다. -271p-  
   

이런 생각이 들었다. '클리프턴 패디먼은 보수적이고 부유한 공화당 지지자였을거야.'   

  그리고 <죽은 혼>의 러시아 작가,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한다.

   
 

고골이라는 작가도 그리 매력적인 인물은 아니다. 그는 집안으로부터 유산을 별로 물려받지 못했고 불안정한 청년 시절을 보냈다. 법률 공부를 하다가 그만두었고 공무원, 배우, 교사 등의 직업을 전전했으나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짧은 생애가 끝날 때까지 여자 경험이 없는 숫총각으로 남았고 만년에는 종교적 열광에 사로잡혀 정신이 흐려졌다...  

-250p-

 
   

대놓고 매력적이지 않다니...고골은 꽤 좋아하는 작가인데 좀 섭섭하다. 

  읽었던 중 최고는 이것이다.  

우리 나라에는 번역도 되지 않은 책, <헨리 애덤스의 교육>의 헨리 애덤스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헨리 애덤스는 성격적으로 불행한 사람이었다. 사랑하는 아내가 1885년에 자살하자 그는 더욱더 비관론 쪽으로 기울어졌다. 그는 속물근성이 있었고, 지적으로 허세가 심했으며, 천박할 정도로 인종차별주의자였으며, 자기비하는 때때로 가식적인 것이었다.-311p-  
   

'속물, 허세, 천박, 인종차별, 자기비하, 가식'이라니...세상에 나쁜 말은 다 써놓은 것 같다. 

  창작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하면서 작가들의 평균 수명이 일반인에 비해 짧다고 했던 것을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는데, 책을 읽어보면 정말 성한 작가가 별로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명한 작가가 2명-존 밀턴,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우울증, 노이로제에 걸린 작가가 아마도 3명-조나단 스위프트, 프란츠 카프카, 가와바타 야스나리 

정신 이상, 정신병, 광기에 시달린 작가는 너무 많아서 기억하기가 힘들 정도이다.  

  간혹, 도움이 되는 글도 있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를 읽을 때 염두해두면 좋을 것 같다. 

   
 

 1. 1940년 6월 16일 낮과 밤 동안에, 다수의 더블린 사람들이 한 생각과 행동을 가능한 한 많이 기억하라. 

2.그 중에서도 다음 두 명의 언행을 완벽하게 숙지하라. 이제 현대 지식인의 전형이 된 스티븐 디덜러스와, 디덜러스의 정신적 아버지이며 보통 사람인 레오폴드 블룸. 

3. .....-365p-

 
   

 대부분이 서양의 작품들이고 중국과 일본, 인도, 중동의 책, 작가들이 실려있다. 

133명이 끝이 아니다. 그 뒤에는 더 읽어야 할 작가들로 100명의 작가들이 짧게 소개되어 있다. 

비교적 현대에 가까운 작가들이다. <그리스인, 조르바>의 니코스 카잔차키스,  <대지>의 펄벅, <침묵의 봄> 레이첼 칼슨, <일반 상대성 이론>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등이 여기에 수록되어 있다.  

우리나라 작가는 아쉽게도 한 명도 없다. 심지어 100명의 작가에 인도네시아,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작가도 있는데...

*책을 읽다가 발견한 사실- 

마쓰오 바쇼에 대한 글 중에 이런 글이 있다. 

그는 먼저 도쿄(당시에는 에도)에서 북쪽으로 갔고 이어 험준한 산맥을 넘어 서쪽으로 가서 일본해에 이르렀다. 이어 다시 산을 넘어 남서쪽으로 가서 오가키(현대의 나고야 근처)에 이르러 여행을 마쳤다. -182p7줄- 

그러니까 북쪽으로 갔다가 서쪽으로 가면... 동해인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출판된 책이니까 동해라고 해야 하지 않나? 

소설 속에 재현되는 세계 주로 다음 세 가지이다.-387p3줄- 

과학자가 일반인과 다른 점이 있다면, 사물과 세계에 대하여 보다 정교하 기술적인....-421p5줄- 

이 그룹에는 버지니아 울프, 아서 웨일리, E.M.포스터, 존 메이너드 케인스, 기타 저명한 작가 지식인들이 참가했다.-463p8줄-


댓글(4)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루쉰P 2011-08-08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아무리 봐도 조금은 읽기가 힘든 책일 것 같아요. ^^ 저도 고골과 소로를 무척이나 좋아하거든요. 고골의 '광인일기'가 루쉰 선생의 '광인일기'에 영향을 준 것도 있고 해서 그를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다만 말년에 정신분열증과 같은 현상으로 죽은 것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말이에요. 러시아의 SF 문학의 지평을 연 사람이 고골이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거든요. ㅋ

작가를 볼 때 결국 독자는 그를 통해 어떤 시야를 열 것인가 그것이 전 고전을 읽는 이유가 되는 것 같아요. ^^ 고전을 둘러싸고 그 작가들에 대해 무비판적인 칭송이 있는가 하면 그 작가들에 대한 단점만을 적은 서적도 있고 말이죠. 그 속에서 균형을 잡고 읽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지 않을까 싶어요.ㅋ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퇴근하기 전에 잠깐 들렸어요. 헤헤

자하(紫霞) 2011-08-08 16:26   좋아요 0 | URL
고골이 러시아 SF문학의 지평을 열었다...흠~그럴 수도 있겠군요^^
맞아요! 균형을 잡고 읽어야죠...

루쉰P님도 좋은 오후 보내세요~~

마녀고양이 2011-08-08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와, 나 이 책 사놓은지 정말 오래됐는데, 아직도 손도 못 댔거든요,
그런데 베리님의 리뷰를 보니, 진짜 읽고 싶어졌어요... 아하하.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책이니, '동해'라고 해야한다는 것에 절대 동감입니다!

자하(紫霞) 2011-08-08 16:29   좋아요 0 | URL
제 생각에 저는 책을 좀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책 읽으면서 정신이상에 걸린 작가를 세고 있는게...좀...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