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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 놀랄 게 없는 나이다. 워낙 험한 세상을 살다보니, 남의 나라에서 몇 만명 죽었다 해도 그저 남의 얘기로 들린다. 그럴만도 하지 않나. 백년동안 전쟁이 없었던 날이 며칠 밖에 안된다는 개판 5분전의 20세기를 40년이나 경험했다. 죽음과 공포, 빈곤, 질병에는 이력이 났다. 지식 빅뱅의 시대를 사는 덕분에 어지간한 정보는 한번씩은 다 들어봤다. 이러니 새삼스러울 것도 없고, 특별히 놀라울 일도 없는 무덤덤 무감각인이 되고 말았다. 하물며 책 따위에 놀랜대서야 체면이 서지 않는다.

 놀라운 게 한두가지가 아닌 책을 봤다. 핸드릭 빌램 반 룬의 <코끼리에 관한 짧은 우화>. 평소 저자에 관심이 없는 나로선 이름조차 생소한 그가 요즘 미국에서 잘나가는 성인동화 작가 정도 되는 줄 알았다. 잘 봐주면 내동갑 쯤 됐겠다. 근데 어쩌면 이렇게 감각이 모던한거야. 그런 분이 알고보니 1882년에 태어나서 1942년에 세상을 떠난, 증조 할아버지 뻘 되는 양반이었던 것이다.

 내가 글을 잘 쓰는지 아닌지는 당장은 모른다. 묵혀놨다가 일년뒤에 꺼내 읽어보면 안다. 쓸 때는 마치 등단이라도 할 것 처럼 자신만만했던 문장이 고작 일년만에 유치찬란한 연애편지 꼴로 변했기 십상이다. 생각이 깊지 않았던 것이 첫째요, 문체가 바로 서질 않아 난삽한 것이 둘째이며, 쓸데없는 치장과 겉멋으로 분냄새만 요란한 것이 마지막 이유일 것이다.

 핸드릭 빌램 반 룬의 백년 가까운 문장과 일러스트에는 단호한 절제가 있다. 사람세상에 대한 통찰력이 있고, 나름의 확고한 문장스타일이 있다. 도입부터 재미있다. <코끼리들이 인간의 방식을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그냥 코끼리로 남아 있을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인간 세상으로 특사 '존 경'을 파견한다. 무수한 직업들이 등장하고 모든 고난극복은 저자의 동화적 상상력으로 훌쩍 뛰어넘는다. 

그다음 놀라운 것은 인간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정신. 다음은 코끼리 특사 존 경이 천신만고 끝에 고향 아프리카로 돌아와서 가족들에게 제출한 보고서의 끝부분이다.

 <인간의 문명은 훌륭하고 장대하며 화려하고 놀랍다. 그것은 정신이 단순한 무생물위에 이른 가장 위대한 승리이다. 현실적인 거의 모든 면에서 측량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  방식보다 우월하다. 그러나 깊이 연구한 끝에 나는 인간의 방식에 무언가가 결핍돼있으며 , 그들의 영광스러운 승리 한복판에 조만간 비참하고 수치스러운 패배를 가져올 재앙의 요소가 있다는 유감스러운 결론에 도달했다. ..... 인간이 오래 전에 잊어버린 무언가를 우리들은 알고 있다. 그건 진실하고 도리에 맞는 삶은 존재의 궁극적 실체(자연의 기본질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을 때만 실현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족의 코멘크가 붙을 대목도, 붙을 이유도 없이 깔끔하다. 자주 동물이나 외계인의 눈으로 인간의 모순을 들여다 보는 베르베르도 이만큼 간단명료하진 못하다. 찬찬히 다음 문장을 읽어보자.

 "우리의 세계는 변치 않을 오래된 가치, 사랑, 관용을 지닌 것들이 이리도 많은데, 왜 결코 풀리지도 않을 그런 문제들에 대해 신경을 쓴다지? 아내에 대한 사랑과 존경, 친구와의 우정, 우리의 아이들이 훌륭한 후계자가 되도록 키우는 즐겁고 감사한 일, 태양이 먼 바다로부터 다시 떠오르는 이른 아침의 아름다움, 보람있게 보낸 하루의 끝에서 어둠이 언덕과 골짜기에 내려앉을 때, 우리의 수많은 실수와 실패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존재의 영원한 실체에 충실했음을 느낄 때, 그때 우리를 찾아오는 만족감. "

 마지막으로 윗 문장이 나오기 직전 나를 매료시켰던 대목이 있다.

 "우리 코끼리들은 살아온 대로 조용하고 행복한 삶을 계속할 것이다. 숲속엔 우리의 필요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먹이가 있다. 혹시 우리에게 패기가 부족한게 아닐까?" "우리도 백인들이 서로를 부추기는 것처럼 <무언가를 해내기 위해 좀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 것 일까물론 그 무언가가 무엇인지 확실히 아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지만.)" 

 아마 노인장은 이 소설을 대공황이나 1차 세계대전같은 사건 전후에 썼을 것으로 짐작된다. 유토피아를 향한 생산력 무한 경쟁, 결국 디스토피아로 치달은 제국주의와 자본주의적 생산관계, 그 첨예한 갈등으로서 전쟁과 공황. 인간들은 무언가를 해내려고 열심히 노력했지만, 그게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당대에 거의 없었다. 그래서 결국에는 서로 죽고 죽이고, 뺏고 빼앗기는, 어리둥절한 광경을 코끼리들에게 보여주고 만 것이다. 그런 맹목과 이기심에서 모든 비극이 싹튼다는 걸 백년이 지난 후에도 감을 못잡고 있으니 용렬한 인류의 후손들은 노인 앞에 고개를 떨굴 뿐이다.

 동화를 별로 안좋아하는 분은 맨 끝의 스무 페이지만 정독을 해도 좋다. 하지만 내내 재미있었고 흥미진진했으며 무엇보다 신이 났다. 코끼리들을 우습게 보면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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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김탁환의 소설을 좋아한다. 2002년에 <나, 황진이>를 처음 만난 후부터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방각본 살인사건><불멸의 이순신>에 이르는 전작 장편들을 나오자 마자 읽어보았다. 그러고 보니 내가 출간을 기다리는 유일한 작가가 바로 김탁환이구나. 

 

단편은 몰라도 장편은 박경리나 황석영같은 강골의 작가가 써야 제맛이다. 라면은 양은냄비가 좋고, 사골국물은 무쇠솥에서 고아야 제격인 것 처럼 말이다. 각자 의견이 다르겠지만 나는 최인호씨의 <상도>와 <해신>을 그다지 감명깊게 읽지 못했다. 어딘지 모르게 어설프다는 느낌이다. 마치 힙합 리듬으로 춘향가를 부르는 듯한 어색함. 물론 그런 인상은 작가가 평생을 소소한 사랑얘기 또는 가족소설 등속으로 입신했다는 이력에서 유추된 것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는 허구적 상황에 몰입하여 리얼리티로 끌어올리는 힘이 딸린다. 장편을 끌고가기엔 역부족이란 뜻이다.

 

이에 비해 김탁환은 마치 소설 속 그 시대에서 튀어나온 이야기꾼인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오랜 학습과 습작을 통해 역사적 상황을 묘사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캐릭터 설정이 부담스럽지 않다. 말 잘하는 재담꾼이 옆 동네 얘기 하는 것 같다. 작가가 나서 비분강개하는 오버액션도 없다. 등장인물들의 동선이 빈틈없기 때문에 작가가 굳이 드러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불멸의 이순신>을 김훈의 <칼의 노래>와 굳이 비교하자면, 전자의 미이라 버전이 후자인 듯 싶다. 김탁환의 살을 떼내고 신경과 골수를 말리면 김훈이 될 것 같다. 그래서 탁환은 감성이 살아있고, 훈은 메시지만 남아있다. 김훈이 <현의 노래>에서 풀썩 주저앉은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칼은 몰라도 음악(현)까지 바짝 말릴 수는 없는 노릇. 그 결과 주인공 우륵보다 칼 든 이사부가 소설의 흐름을 끌고 가는 기현상이 마침내 벌어지게 됐다.   

 

엊그제 산 김탁환의 <부여현감 귀신 체포기>1,2권을 내리 읽으면서 "이 친구가 왜 이런 책을 썼을까?" 궁금했다. 옆길로 빠진 것은 분명한데 하필이면 왜 이쪽일까? 작가 후기를 보니 김탁환은 이런 귀신 얘기를 쓰고 싶어 안달이 났던 게다. 습작시절부터 꿈꿔온 이른바 된장 판타지를 어쩌지 못하고 여태 움켜쥐고 있다가 이제사 풀어놓았다. "노동이 아닌 유희로, 저는 귀신들과 만나 춤추고 노래하며 신나게 뒹굴었습니다."  한술 더 떠 <저는 이 소설이 드라마나 영화 시리즈물로 바뀌기를 희망합니다.>라고 강력한 전파의 의지까지 드러낸다. 그의 말대로 된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조금 덜 억울하지 않겠느냐>고 작가는 반문한다.  

 

딴은 그럴 법도 하다.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와 같은 서양 판타지를 들여다 보면 영 숭해서 못견디겠다. 몇몇 영웅 미색들을 빼놓고는 끔직한 흉물들을 끝도 없이 봐넘겨야 한다. 케이블TV에서 노상 틀어주는 바람에 하릴없이 보게 되면서도 시간 아깝다는 생각 말고는 남는게 도통 없다. 그 이유는 푸는 맛이 없기 때문이다. 도깨비들은 장난을 좋아하고 귀신들이 난리치는 것은 원한 때문이다. 그걸 풀어주면 곱게 큰 절하고 물러나는게 조선 귀신들의 예의법도. 해원을 그 동네 사또가 하든, 전우치가 하든, 지나가는 탁발승이 하든 그건 문제가 안된다. 귀신 때문에 곤욕을 치렀던 백성들도 애틋한 사연 들으면 측은지심이 발동하고 극락왕생하라고 제사까지 치러주지 않나. 이것이 다 풀어줌의 미학이다.

 

우리 때만 해도 할머니들이 일제시대에 나서, 한국전쟁과 격동의 현대사를 맨몸으로 겪어내느라 자기 아들은 물론이고, 손주 새끼들에게 한가롭게 옛날 얘기를 해줄 처지가 못됐다. 결국 우리들은 동화책이나 이야기책을 빌려 대리만족을 해야했는데 마침 그 때 이야기 할머니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낸 것이 바로 KBS 의 <전설의 고향> 이었다.

 

삼천리 방방곡곡 웬만한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은 아니 다룬 것이 없다. 게다가 여름에는 납량특집을 통해 에어컨이 어떻게 생긴 지도 몰랐던 개도국 아이들의 등줄기를 씨언하게 훑어내리는 청량제 구실도 톡톡히 해냈다. 그때 본 <설녀><구미호> 등은 지금도 눈에 선하며, 특히 당대 최고의 미인이었던 한혜숙이 분했던 설녀의 아리따운 자태와 팜므파탈 적 섹스 어필은 한 소년의 가슴을 벌렁거리게 만드는데 충분했다. 68년생인 김탁환은 그 때 형 누나들 가운데 끼어앉아서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TV를 보며 저 멀리 판타지의 세계로 훨훨 날아갔던게 틀림없다.

 

한가지 흠이라면 서두에 불필요한 서양 흡혈귀 얘기를 다소 장황하게 늘어놓았다는 점. 무슨 복선인지는 대충 눈치는 채겠으나 굳이 그럴 필요 없다. 설마 어린 친구들까지 귀하의 이 신토불이 귀신 얘기책을 사보리라 기대하진 않으시겠지.

그나저나 다음에도 이런 쪽으로 나오면 재미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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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5-01-25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좋은 글은 마이 리뷰로 하시지 그러셨습니까. 그럼 이 주의 마이리뷰 당선될 확률이 아주 높은데...당선되면 상금이 5만원이예요. 책값 버는 건데...!

로드무비 2005-01-26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칼은 몰라도 음악(현)까지 바짝 말릴 수는 없는 노릇.^^
 

모처럼 집에 오도카니 앉아 있다. 십수일 동안 아침 일찍 나가서 하루 종일 냉동실같은 건물에서 개떨듯 했더니 몸살이 나려고 한다. 하지만 오늘도 어머니는 슬슬 내 눈치를 보면서 같이 나가자는 신호를 계속 보내신다. <저 안 나가요. 먼저 가세요.> 섭섭한 표정이다. 코칭스타일을 모르시는 어머닌 아마 이해 못하실거다. 규범을 철석같이 지키고 농업적 근면성을 숭상하는 어머니는 S형. 나는 그렇게는 죽어도 못 살 것 같은 정반대 D형.  죄송합니다. 하지만 제 스타일은 존중해주실꺼져.(?!)

(여기서 잠깐. 기록을 남긴다는 차원에서 한줄 적어둔다. 요즘 컬투 정찬우가 <그때그때 달라요><쌩뚱맞져> 등의 유행어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데 그가 흉내내는 사람은 최근 뜨고 있는 영어강사 이모양이라고 한다. 내가 그녀를 만난 게  9년쯤 되나.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사무실로 찾아온 이양은 첫눈에도 범상치 않은 외모와 발음의 소유자였다. 자칭 미녀강사였지만 상당한 각도로 돌출한 앞니와 무녀를 연상케하는 부리부리한  눈, 역대로 내가 목격한 색깔중에 가장 붉게 칠해진 입술. 결례의 표현이지만 울퉁불퉁한 몸매에 분주한 걸음걸이. 그날 그녀는 초면인 나를 구석으로 데려가 사주를 봐주었고, 얼마후엔 내 손을 잡아끌며 와이셔츠 바람으로 삼청동 선생님(?)댁에 데리고 갔다. 진위는 알수 없으나 이모양은 귀신이 보인다고 했다.

이양의 꿈은 방송출연. 하지만 아무도 가능성을 높게 보진 않았다. 그러나 이양은 우여곡절 끝에  굿모닝팝스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맡게 됐는데 그 이후 1~2년동안 그녀가 보여준 입지전적인 노력은 눈물없인 볼 수 없는 인간승리 드라마 그 자체였다. 거칠고 갈라진 성대를 타고났고, 영국에서 유학을 했던 탓인지 발음도 다소 낯설었던게 사실이다. 게다가 해괴한 스캔들로 장기집권에서 낙마한 전임자의 빠다바른 듯한 진행과는 대조적으로 투박하고  거침없어서 청취자들의 반발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영어 동네도 빤해서 모진 험담과  금방 떨려날 거라는 구설이 꼬리를 무는데도 정작 당사자는 쾌활하기 짝이 없었다. 다른 강의는 다 접고 오로지 굿모닝팝스에만 올인했던 그녀는 마침내 자기 스타일을 개발해 오늘날 그 유행어가 전국민에게 알려지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외모면에서도 괄목상대하여 체형이 콜라병모양이 된데다, 얼굴도 작아진 듯 오목조목 예쁜이로 변신했다는 뒷얘기. 나와는 무척 친해서 허물없이 지냈다. 비록 연거푸 몇번 모임 약속을 펑크내는 바람에 그녀의 신뢰도는 땅에 떨어졌지만. )

요즘 정신이 산란해서 그런지 자꾸 얘기가 옆길로 샌다. 본론이랄 것도 없지만 오늘 오랜만에 책한권을 떼었다.< 위대한 여행 - 별을 따라간 네번째 왕의 전설>(에자르트 샤퍼 지음) 1백35쪽의 작은 책이다. 이쯤은 단숨에 읽어치우리라 쉽게 보고 달려들었다. 활자 크기도 동화책 수준이라 한결 만만했는데. 결국 마지막 장을 덮고나니 겨울해가 뚝 떨어졌다. 네시간 동안 집중하고 읽었다. 다른 책의 세곱쯤 시간이 걸린 셈이다.

러시아의 작은 왕은 위대한 왕이 태어난다는 예시를 받고 그를 경배하기 위해 단신 말에 오른다. 그의 손에는 큰 왕에게 바칠 보석과 아마포, 담비가죽, 그리고 꿀통이 들려져 있었다. 밝게 빛나는 별을 따라가는 여행길에서 세명의 왕을 만났다. 너무 고상하고 위엄있는 세 사람에게 열등감을 느낀 작은 왕은 사막에 진주를 뿌리면서 <우리 동네엔 이런거 많다>라고 뽐내지만 곧 후회한다. 그날 밤 혼자 마굿간에서 자던 작은 왕은 거지여인의 출산을 돕게 되고 그녀와 아기에게 선행을 베푼다. 그녀는 작은 왕을 마음속의 왕으로 섬기겠다고 한다. 그후 작은 왕은 여행길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선물로 가져간 물건들을 나눠주고 급기야는 어느 소년 대신 노젓는 노예로 팔려가기에 이른다. 그후로 삼십년이 지나 쓸모가 없어진 작은 왕은 뭍에 떨궈지게 되고, 이젠 거부가 된 예전의 소년과 옛날 은혜를 베풀었던 거지 여인을 다시 만나게 된다.

그러나 위대한 왕을 만나겠다는 평생의 소원을 그는 그 왕이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에 매달리는 순간에 비로소 이루게 된다. 쇠약한 심장이 멈추려는 순간 작은 왕은 부끄럽고 괴로운 마음으로 기도한다.  <저는 아무 것도 가진 게 없습니다. 왕께 바치려 했던 것들은 이제 하나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황금, 보석, 아마포, 모피, 심지어는 어머님이 단지에 가득 담아주신 꿀마저 모두 허비하고 낭비했습니다. 왕이시여, 용서하소서. 그렇지만 러시아는....  하지만 저의 마음, 왕이시여, 저의 마음을.... 그리고 그 여인의 마음을.... 저희들의 마음을 받아주시겠습니까?>

삼십년 전 별을 따라 온 세명의 왕 동방박사 세사람은 위대한 왕의 탄생을 경배했다. 삼십년 후 네번째 왕인 러시아의 작은 왕은 십자가에 매달린 그의 죽음을 경배했다. 앞의 세 왕은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선물로 바쳤지만 작은 왕은 마음 밖에는 드릴 게 없었다. 그 마음은 거지여인과 아기, 문둥이와 강도 만난 이, 노예와 과부, 유복자, 그리고 미물들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 즉 위대한 왕이 살아서 보여주었던 사랑이었다. 작은 왕은 비우고 비우고 또 비워 궁극에는 사랑으로 그 선물주머니를 다 채운 것이다.

반성한다. 비우려 하지 않고 비워지는 것을 두려워만 했다. 마음을 비워 가난해져야 복을 받는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 하나를 버리면 두개를 얼른 채우곤 했다. 앞서 미녀강사 얘기하다 삼청동 선생님이란 분이 잠깐 나왔었다. 쪽진 머리를 곱게 빗은 그분이 호랑이 그림 밑에서 하신 말씀. <갖고 계신 바구니가 아주 좋군요. 그런데 바구니에 담긴 것중에서 좋고 탐스런 것은 다른 사람이 다 가져가거든요. 그래도요 절대로 화내거나 아쉬워하지 마세요. 조금 있으면 그보다 더 좋은 것으로 가득 찰거니까 조바심 내지 말란 뜻입니다. 할 수 있으면 더 퍼주시고 더 나눠주세요. 그럼 더 풍성하고 더 빨리 채워질테니 두개 다 얻는 셈이잖아요.>

비록 무속인일지언정 좋은 말을 해주는 분들이 있다. 삼청동 그분의 말씀도 지금 생각해보면 참 듣기 좋은 말이었다. 그땐 나이가 어리고 욕심이 다락같이 높아서 무슨 뜻인지 몰랐다. 지금 <위대한 여행>을 읽으면서 다시 생각한다. 그 말씀이 어디 나한테만 해당하는 말이랴. 신앙과 선행에만 한정된 얘기일까. 지혜를 담고자 하면 이미 갖고 있는 지식과 개념덩어리들을 비워야 마땅하다. 서푼도 안되는 지식과 편협한 고정관념들을 신장대처럼 붙들고 떠는 박수무당 꼴이 되선 안되겠다. 

위대한 왕의 삶을 살고 간 작은 왕은, 신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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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5-01-11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로군요. 한번 읽어봐야겠는데요.

그 삼청동 선생님 범상치 않으신 분 같군요. 그래서 제가 효자님을 뵙게된 줄도 모르겠습니다.

그 선생님 저를 보면 뭐라고 하실까요? 그런데 저는 교회를 다니니 평생 그분을 뵐것 같지는 않고, 단지 효자님 글 읽으면서 나의 기도를 더듬어 봤고(내가 뭘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을까하는...) 저의 결핍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ㅜ.ㅜ

 

효자님 이런 거 해 보신 적 있으세요? 81111 서재 지인들끼리 서로 이런 거 많이하는데...1일 쪼르라니 4개가 서있어서 잡아 봤습니다.^^

 

   


2005-01-15 1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신의 타고난 스타일을 신속하게 확인하는 평가도구로 PCSI(Personal Coaching Style Inventory)라는 게 있다. 심리분석을 위한 도구도 아니고 연구용 툴도 아니다. 코치들이 자신과 상대의 스타일을 파악하기 위해서 수많은 임상경험을 토대로 만든 것이다. 코칭도 대화법이기 때문에 김흥국이 말대로 무작정 들이대면 낭패보니까 이런 도구를 써서 사전 탐색을 한다.  실제로 코칭을 해보면 사람마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게 확연히 드러난다. 누울 자리 보고 발을 뻗으면 코칭도 편안하단 뜻이다.  

PCSI는 사람을 D(지시형), P(사교형), M(우호형), S(전략형)으로 구분한다. 물론 두세가지 영역이 엇비슷하게 걸쳐있는 사람도 있고, 절묘하게 네가지 유형을 다 만족시키는 수퍼맨들도 있다. 나는 그중에서 D형이다. 이왕 내친 김에 PCSI의 모든 설문을 영역 불문하고 내 스타일에 맞는 것부터 쪼론히 늘어 놓아볼 생각이다. 그 이유? 난 다른 사람이 짜놓은 규범을 원체 싫어하거든. PCSI가 규정한 네가지 영역에 나를 얽어매기 싫어서.

2시간 동안 꼼꼼하게 생각해보았다. 비슷비슷한 문항에 대해서도 차이점을 따져가면서 답을 적었다. 결과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나는 전형적인 프리랜서 기질의 제너럴리스트이며, 전략 기획등 고난도 프로젝트를 정해진 기간에 추진력있게 밀어 부치는 TFT리더가 맞다.  반면 규칙을 준수하고 조직에 충성하며 여러 사람을 보살피는 꼼꼼한 관리직이나, 원칙과 논리적 일관성을 따르는 교수같은 보수적 전문직은 적합하지 않다. 코칭영역으로는 회사나 조직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CEO나 전략 담당임원, 커리어 전환을 원하는 사람, 정치인 등이 적합할 것 같다. 디테일한 감정과 다양한 요소가 혼재돼있는 교육, 가정 등은 적성에 맞는 코칭대상이 아니다.

PCSI의 장점은 이 대목에서  장점을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자는 교과서적 메시지를 남기지 않는 것이다. 그저 자신의 스타일을 정확히 알고 코칭하라는 것으로 끝이다. 물론 훌륭한 코치가 되려면 내가 갖지 못한 덕목을 노력과 학습에 의해 보충해야 함은 당연한 얘기다. 그중에서도 <신뢰를 쌓는다,>< 꼼꼼하고 정확하지 못하다.>< 참을성이 없다> 이 세가지는 코칭에서 매우 중요한 기본자세에 속한다.  상대방이 좀 빙빙 돌아도 인내할 수 있어야 하고, 코칭 포인트를 정확하게 짚어가며 흐름을 잡아줘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신뢰가 자연스럽게 조성되고 상대방이 속깊은 얘기를 끄집어냄으로써 코칭이 성공할 수 있다.

지난 며칠간 코칭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느낌 때문에 마음이 무거웠다.  공부하면 할수록 나와는 잘 안맞는게 아닐까 불안해졌다. 구절마다 <왜 꼭 이래야 하지?> 라는 시건방진 의문이 꼬리를 문다. 급기야 <나만의 코칭 스타일을 만들어볼까> 하는 턱없는 욕심을 부려보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내가 잘하는게 무엇인지, 그동안 사람들하고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해왔는지 뒤돌아보기로 했다.  순전히 코칭을 잘하기 위한 발견적 차원의 회고다.

나는 사건기자라기 보다 인터뷰 기자였다. 작은 신문사 기자의 애환과 설움도 맛보았고 큰 신문사에 다녀본 덕으로 제 아무리 높은 사람과도 겁없이 얘기할 수 있다. 인터뷰를 잘 하려면 몇가지 비결이 있다. 첫째, 상대방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한다. 둘째, 상대방과 빨리 친해져야 한다. 셋째, 새로운 것을 어떻게든 찾아내야 한다.  네째, 기사 쓸 때 상대방을 가능한 존중해야 한다.  다섯번째, 상대방으로부터 존중받아야 한다. (얼마전에 읽은 오효진씨의 책에선 인터뷰를 잘하면 입사도 잘되고, 정치도 잘 할 수 있다던데 딴은 옳은 얘기다.)

상대를 많이 알려면 평소에 공부를 해야한다. 인터뷰 직전에 기사 조각 몇 개 들여다 봐야 뻔한 질문밖에 나올게 없다. 당장 어떤 사람을 만나서도 사회 전반에 대한 수준있는 정보와 견해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예컨데 날씨 얘기나 유행하는 만화, 정치경제 관련 사건사고, 사회적 이슈, 자녀교육 등에 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꺼내서 상대방의 수준도 가늠하는 한편 상대방의 인터뷰 자세도 교정해준다. <기자가 어려보인다고 어영부영하면 안되겠는데><섣불리 대충 대답했다간 망신당하겠는 걸> 뭐 이런 인식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다.  인트로를 잘하면 서로의 수를 읽게 되므로 상대방과 빨리 친해질 수 있다.

인터뷰의 성공 여부는 새로운 것의 발견에 달려있다. 남들과 똑같은 얘기만 쓰면 굳이 인터뷰를 할 필요가 없다. 다른 기자들이 발견하지 못한 상대방의 정보나 입장, 고민, 계획 등을 어떤 방법으로든 끄집어내야 한다. 실마리를 잡았는데 상대가 더이상 말하지 않으려 한다면 그건 기자의 테크닉 부족이다. 한번 주면 두번 주게되고 나중엔 에라 모르겠다 다 털어놓은 다음에 제발 이것만 내지말아달라>고 부탁하거나 <이제 난 어쩌면 좋으냐>고 아예 상담을 요청하는게 보통이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려면 상대의 말을 잘 듣고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된다. 바보같은 질문도 상관없다. 오히려 뜻밖의 질문이 월척을 낚는 미끼가 된다. 상대가 갖고 있는 인터뷰의 틀을 깨버리기 때문이다. 좀 안답시고 잘난척 어려운 질문만 하면 예상답변만 줄줄 나올 뿐이다.

기자의 인터뷰는 기사로 마무리된다. 아무리 대화를 잘해도 기사를 띨띨하게 쓰면 상대방의 실소만 자아내게 된다. 절대 추측하면 안된다. 잘 모르겠으면 전화로 물어 확인해야 한다. 인터뷰해놓고 추측기사를 쓰면 백퍼센트 실수하게 된다. 그리고 아무리 나쁜 놈이라도 인터뷰 기사로 두들겨 패선 안된다. 그러면 기자도 같은 부류로 독자들에게 인식된다. 그렇다고 굳이 미화할 건 없다. 최대한 정중하게 본인이 말한 그대로를 옮겨서 독자가 자연스럽게 그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인터뷰 기사에 기자의 의견과 감상을 함부로 쓰는 것도 피해야 하는 것중의 하나다. 

인터뷰 상대에게 존중받아야 하는 이유는 두가지다. 우선은 인터뷰를 성과있게 하기 위함이요, 다른 하나는 후일을 기약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는 바닥이 좁아서 다신 안 볼 것 같아도 금방 또 만나게 된다. 그리고 기자가 정말 알고싶은 정보를 그 사람이 알고 있을 확률도 대단히 높다. 잘써주는 기자가 아니라 훌륭한 기자, 존경할 만한 기자, 얘기하고 싶은 기자, 생각나는 기자가 되는게 중요하다.

존중을 받으려면 대원칙이 있다.  <내가 먼저 존중해야 한다.> 인정과 축하, 또는 공감으로 적대감을 없애고, 수준높은 식견과 교양으로 프로페셔널과 대화하는 보람과 가치를 느끼게 해주며,  경청과 관심있는 질문에 감사하게 만드는 것이다.    

가만있어 보자. 이렇게 써내려가다 보니 취재 인터뷰가 코칭과 매우 유사하다는 걸 발견하게 됐다. 코칭 역시 신뢰관계, 상호존중이 필요하고 경청과 질문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발견해가지 않는가. 섣부른 충고나 해석, 일방적 판단을 하지않는 것도 비슷하다. 물론 인터뷰는 새로운 사실을 독자에게 알리는 목적이고, 코칭은 그 독자가 바로 상대방이라는 점에서 다르지만, 어쨌든 기자중심이 아니라 상대방과 독자를 위한다는 것은 크게 보면 같은 맥락이다.  

코칭 단계와 인터뷰의 진행단계는 어떤가. 처음에 초점 맞추기와 가능성 발견. 계획 세우기,  걸림돌 제거, 마무리. 인터뷰도 야마 즉 주제를 포착하면 목표 대비 현재 상황과 조건을 따진다. 거기서 핵심전략의 컨셉을 찾아내고 구체적인 추진계획 또는 향후 전망을 묻는다. 성공의 핵심요소들을 챙겨보고 미비할 경우 복안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마무리는 이상의 전체 흐름을 정리한 후에가까운 시일내의 액션 플랜을 들어본다.

괜찮네. 과히 문제될 것 없겠군.  인터뷰로 잔뼈가 굵었으니 그 경험을 최대한 살려봐야 겠다. 그래도 십년구력에 해마다 백명씩은 인터뷰했으니 까짓것 주눅들지 말고 편안하게 옛 감각을 되살려 보자. 게다가 코칭은 기사부담도 없지 않은가. 코칭은 결국 코칭 받는 사람이 그 성과를 돌려받기 때문에  굳이  딴 사람들 생각하느라 머리 굴릴 필요가 없다. 현직 코치들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해보자. 인터뷰하듯이 코칭을 한번 보는 거다. 그 평가를 들어보면 무엇을 고치고 보완해야하는지 방법이 나오겠지.

일요일 밤에 이 문제를 일단락 지으니 앓던 이가 빠진 듯 무척 기분이 좋다.  나가서 이순신 봐야겠다.  

아래는 PSCI 설문지를 보고 내 나름대로 설문을 재분류한 후에 그 이유를 메모한 것이다.  이렇게 해놓으니까 내가 뭘해야 잘할 것 같고 뭘하면 못할 것 같은지 한눈에 보인다. 나중에 강의할 때도 단순하게 무슨무슨 형이라고 나눌게 아니라 이런 방식으로 재해석하면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발견할 수도 있겠다.

(이 글을 올리던 와중에 갑자기 텍스트가 몽땅 사라져서 혼비백산했다. 사전에 Ctl+C로 카피해놓는게 뭐 그리 힘들다고 아무 생각없이 후닥닥 눌러대는지 원.  하느님이 보우하사 간신히 살려냈다. 후천적 노력만 갖고 안되는 것이 이를테면 이런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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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점대

속도가 빠르다. - 적응하는 것이나, 상황을 이해하는 것, 일을 진행하는 것, 판단하는 것.

창조적이다 - 기술을 제외한 거의 모든 유형의 기획 . 새로운 컨텐츠,  특히 이미지에 강하다.

자기 주장이 강하다 - 경청과 양보는 내 주장을 완벽하게 만들고 그것을 관철시키기 위한 수단이었다.

쉽게 싫증을 낸다. - 아무리 큰 프로젝트도 1주일만 손 놓으면 금시초문이 된다. 싫은 건 뒤도 안돌아본다.

다양성을 선호한다. - 한가지 일만 하면 지루해한다. 적어도 너댓가지는 늘어놓고 일한다.

큰 그림을 중시한다 - 큰 것을 좋아하는 게 본능이고, 작은 것을 잘 챙기는 건 훈련에 의해서였다.

혁신적이다. - 대단히 그렇다. 틀에 맞추는 걸 대부분 싫어한다.

옳은 말을 잘 한다 - 가장 큰 약점. 상대와 자리를 봐가며 말을 가릴 줄 모른다. 말수를 줄여야 한다.

리더이다 - 타인의 통제를 받는 것을 싫어한다. 거느리는 자리에 늘 있었고 또 좋아하지만, 매우 조심스럽다.

높은 수준을 추구한다 - 상대방에게 요구하고, 스스로에게도 그렇다. 자존심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무리한다.

정리정돈된 것을 좋아한다 -  안돼있으면 화가 난다. 천성은 정리가 잘 안되는 스타일. 후천적 요인이 강하다.

 

80점대

결과지향적이다 -왜 이걸 해야하며, 했을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올지 먼저 생각한다.

경쟁적이다 - 그냥 뛰는 것보다 경쟁자를 옆에 둘 때 더 빨리 뛰었다.

거침없이 말한다 - 둘이 있을 땐 조심한다.  대중앞에선 가리거나 돌리는게 별로 없다. 직선적이고 단호하다.

추진력이 강하다 - 단 오래가지 않는다. 한두달안에 끝나는 일에서 추진력은 스스로도 인정한다.

가능성을 창출한다. - 어떤 경우에도 대안을 만들려고 한다. 그리고 대부분 그럴 듯한 돌파구가 만들어진다.

의지가 강하다 - 담배 끊고 살 뺄 때 보니까 의지가 강하다. 꼭 해야 한다면, 그리고 가능하다 판단하면 한다.

에너지가 넘친다 - 탄력받으면 에너지가 충만하지만,  보통때 활달한 건 아니다.

유머감각이 있다. - 웃기는 생각을 많이 하고 애드립에 강하다. 유행어와 세상 돌아가는 것에 관심많다.

호기심이 많다 - 어제까지 관심밖의 일도 오늘 나의 화두가 될 수 있다. 꺼지지 않는 호기심의 불꽃

 

70점대

야심적이다.- 젊었을 땐 야심 그 자체였지만, 철이 든 후로는 많이 줄었다. 그래도 가끔 비집고 나온다.

책임감이 강하다 - 마지막 책임은 내가 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이 힘들었다. 책임없을 때 더 잘한다.

설득력이 있다. - 현란한 사례와 직선적인 말투,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서 설득해버린다

자발적이다. - 주로 내가 결정하기 때문에 늘 자발적이다.

자신에 차있다 - 40이전까지는 자신감 그 자체였지만, 이제는 자신 그 자체가 무상하다. 

갈등을 싫어한다.- 좋아하는 사람이 어딨겠나. 기분나쁘고 찜찜하다. 하지만 불가피하다면 감수하는 편.

모든 가능성을 고려한다 - 다양한 측면을 보려고 노력한다. 기획자의 기본자세. 나쁜 건 안보려는 나쁜 습성.

 

60점대

용기가 있다 - 두려움이 별로 없다. 눈이 작아서 그렇단다. 특히 자신있을 땐 물불을 안가린다.

독립적이다 - 혼자 있는 걸 좋아하지만, 일할 땐 옆에 아무라도 있기를 바란다.

매력적이다 -사람을 사로잡는 능력이야 하늘이 주시는 거지만 노력으로 가능하다면 얼마든지.

잘 웃는다 - 웃는 것도 좋아하고 웃기는 것도 좋다. 무겁고 점잖은 것보다 유쾌한게 훨씬 좋다.

 

50점대

파티같이 재미있는 삶을 원한다. - 친한 사람들과는 그렇지만 모르는 이들과 만나는 것 별로 재미없다.

감정이입을 잘한다. - 감성적으로는 익숙하지만, 결코 함몰되지 않는다. 그래서 냉정하다고 한다.

주의깊다 - 후천적으로 필요에 의해 가끔 그렇다. 천성적으로 사려깊은 성격이 못된다. 쉽게 생각한다.

지식이 많다 - 넓고 얇게 아는 수준.  독서량에 비해 담겨있는 게 적다.  이해력 높고 기억력 아주 낮다.

 

40점대

충동적이다 - 순간의 감정에 예민하다. 하지만 충동으로 사고를 치는 일은 거의 없다.

친절하다 - 무뚝뚝하고 시큰둥하진 않지만 살갑게 친절하진 않다. 친절할 때는 이유가 있다. 

유쾌하다 -  유쾌하고 싶지만 그럴 일이 많지 않다. 매사에 유쾌하려고 노력하는 낙천주의자는 아니다.

다른 사람의 욕구를 잘 파악한다 - 항상 염두에 두지만 정확히는 모른다. 빗맞을 때가 많다.

긍정적이다 - 부정적이진 않다. 사안에 따라 매우 긍정적일 때가 많지만, 요즘들어 섣부른 긍정은 삼가한다.

협력적이다 - 내가 한발 빼면 협력적으로 된다. 앞장서면 거의 독주한다. 권한위임도 잘하고 뺏기도 잘한다.

 

30점대

의사소통을 잘한다 - 내 생각이 앞서고 주의주장이 강하기 때문에 좋은 의사소통을 못한다.

사람을 좋아한다 - 두루 편하게 대하지만 친한 사람은 몇 명 없다.

중재자이다 - 중재라기 보다 판결하는 편이다. 싸우지 말고 내뜻에 따르라는 주의.

멘토역할을 잘한다 - 멘토보다 직접 지시 하는 걸 편하게 생각한다. 받는 사람도 그렇다고 한다.

객관적이다 - 내 이해와 무관할 경우 매우 객관적. 보통은 자기 중심적. 나이들면서 객관에 가까와지고 있다.

지적이다 - 반대가 감성적인 거라면 나는 감성주의자. 지적 권위를 인정치 않는 편. 논리 따지는 걸 싫어 한다

행동을 주저한다 -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별로 망서리지 않는다. 뭉개는 스타일을 아주 싫어한다.

완벽주의이다 - 후천적으로 그렇게 됐다. 하기 싫은데 일 욕심때문에, 결과위주 사고때문에 그리 된다.

 

20점대

신뢰를 쌓는다 - 한때는 가장 큰 미덕이라 생각했다가 큰 코 다쳤다. 신뢰는 함부로 얘기할 덕목이 아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한다 - 노력과 필요에 의해 하는 편이다. 솔직히 어떻게 하는 건지 잘 모른다.

까다롭지 않다 -난 아닌데 딴 사람은 99% 그렇다 한다. 먹고 자는 것, 규칙적 소음, 청소상태에 유난스럽다.

보수적이다 - 대개의 경우 진보적이다. 요즘 노통때문에 보수가 되고 있는 걸 보면 대단한 진보는 아닌 듯.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 곧바로 표정에 나타난다. 별로 숨기지 않는다. 사람들이 매우 불편해한다.

협상을 잘한다 - 그냥 후하게 주거나 확실하게 요구하는 편. 밀고 당기기 보다 화끈하게 정리하는게 편하다.

체계적이다 - 일은 그렇게 하는데, 천성적으로 서투르고 골치아파 한다. 내키지 않고 복잡하면 먼산을 본다.

꼼꼼하고 정확하다 - 아무도 없으면 그렇게 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그 역할을 맡기려고 한다.

일관성이 있다 - 지키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사고가 경박하고 변덕이 심해서 자주 놓치곤 한다.

생각이나 행동이 잘 정리되어 있다 - 그러고 싶다. 노력하면 가능하지만 천성은 아니다.

 

10점대

규율을 중히 여긴다. - 전혀 규범적이지 않다. 속박이라고 느끼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다.

잘 참는다 - 못 참는다. 아니꼬운 경우, 아무 생각없는 사람,  나를 통제하는 사람을 특히 못 견뎌 한다.

소극적이다 - 어떤 일이든 닥치면 적극적으로 처리한다. 우물쭈물 뒤로 빼지 않는다. 사양지심 없다.

규칙을 잘 따른다 - 어쩔 수 없을 경우만 지키는 편. 그 대신 내가 세운 규칙은 잘 지킨다. 법 없이도 산다.

충성심이 강하다 - 조직에 대해선 그렇지만, 개인은 아니다. 성심껏 한다고 해도 윗사람들과 잘 안맞는다. 

세부지향적이다  - 각론에 약하고 총론에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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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0 23: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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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내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다만 <내가 알고 있는 것으로 무엇을 하느냐>만이 중요할 뿐이다. <선택- 앤디 앤드루스>에서.

올해 나는 <지혜로운 자가 되기 위해>노력할 것이다. 내 선택을 위해 세가지의 실천을 하기로 정했다. 첫째, Good Looking,  둘째, Good Manner, 셋째, Good Discipline.  앞의 두가지는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고 마지막은 안에서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Good Looking.  <남들 보기가 좋아야 한다>는 것을 첫째로 삼은 이유가 있다. 비싼 입성을 걸치고 겉치레를 하자는게 아니다. 맑은 안색과 품위를 갖기 위함이다. 좋은 술을 찌그러진 양재기에 담을 수 없듯이 지혜를 갖기위해 건강한 몸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올해 체중을 많이 줄였지만 아직 갈길이 멀었다. 내일부터 몸단련에 나서야겠다. 반성해보자. 그나마 감량에 성공한 까닭은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도 당장 일이 바쁘다 싶으면 운동부터 미루지 않았던가. 우선 순위가 맨위로 올라와야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하루에 정해진 시간만큼은 운동하기로 정해놓는다. 

앞으로 석달 후 70킬로에 맞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자면 주 3일, 매1.5시간으로는 빠듯하다. 주4일 매 2시간으로 조정하자. 요즘 아버지의 농장이 동계 휴면기에 들어가 채소섭취가 불가능해졌다. 못먹으니까 그 중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오늘 저녁식사 자리에서 말씀드렸다. <아버지의 채소가 없어서 건강에 상당한 지장을 받고 있습니다. 뭔가 대책이 마련돼야할 것 같습니다.> 잠자코 들으시던 아버지의 말씀. <나보고 이 엄동설한에 어디 가서 얻어오란 말이냐. 이마트 가면 많다. 돈주고 사먹어라.> <아. 예> 첫 소출이 나는 4월말까지 잠자코 기다려야겠다. 아버지. 건강하십시요.

살이 빠지니까 다 좋은데 잔주름이 는다. 얼굴이 꺼칠해지고 볼이 오목하게 들어가려고 한다. 피하지방때문에 팽팽했던 피부의 탄력(그게 좋은 건 아니지만)도 급격히 떨어진다. 작년에 어쩔수없이 비싼 화장품을 사서 기초적인 피부관리를 했다. 다행히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부수적인 효과로 모친까지 피부가 한결 좋아지셨으니 올해에도 계속하는게 좋겠다. 운동은 여차하면 빼먹는데 화장 안하는 날은 없으니 무슨 조화속인지 모르겠다.

솔직히 옷차림은 많이 잡아야 한다. 정장차림이 과히 나쁘지 않다고들 하는데 왜그렇게 유니폼이 싫은지 모르겠다. 신문사 다닐 때도 다들 정장인데 나만 티셔츠 차림으로 돌아다니다 많이 깨졌다. 몸이 부대하니까 조이는 정장이 싫었던게다. 넥타이를 매면 삐딱하니 풀리고, 와이셔츠는 절반도 더 삐져나오니 그거 수습하느라 짜증이 나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안풀리는 매듭 넥타이를 권했다. 귓속말로 와이셔츠는 (어처구니없게도)팬티안으로 집어넣으면 된다고 가르쳐주었다. 허허 별꼴이로세. 내 벗고 다닐 망정 그런 야만의 복식은 따르지 않으려네. 

구랍에 양복입을 일이 몇번 있어서 수선집에 맡기려고 갔다. 웬만하면 새로 살까 했는데 워낙 안입었던 거라 아까왔다. 그 집 아저씨 커텐을 획 둘러치더니 갈아 입어보란다. 거기서 어기적거리며 가져간 양복을 꿰고 나왔더니 <조금 더 살빼서 한벌로 두벌 만들지 그러냐>고 농을 친다. 줄여놓은 양복은 예전보다 훨씬 잘 어울리는 것 같고 무엇보다 굉장히 편했다. 같은 옷을 다르게 입으려면 몸부터 다듬는게 상책이다. 이젠 아무거나 편한대로 걸치지 말고 정갈하게 그리고 깔끔하게 입는 버릇을 들여야 겠다.

둘째, Good Manner에 관해서는 코칭의 규범을 그대로 따르려고 한다. 내게 가장 시급한 매너는 <경청>이다. 상대방이 끝까지 하고 싶은 말을 다하도록 듣는 것이다. 그러자면 말수부터 줄여야 한다. 말을 줄이면 많이 듣게 된다. 필요없는 말을 해서 화를 자초하는 일이 가끔 있다. 속생각을 다듬어 밖으로 나가는 말이 품위있고 정갈하게 만들어야 겠다. 집에서 어머니와 아버지의 말씀을 많이 듣도록 하자. 밖에서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말씀을 잘 듣는 것이 좋다. 말을 줄여보자. 긴말을 조리있게 다듬고, 깊이있는 단어들을 쓰면 물리적 길이는 줄어들 것 같다.  이게 다 코칭의 기본자세이거늘.

나를 앞세우지 않는다. 혹 앞서게 되면 주위를 살펴 나로 인해 행여 마음 쓰는 사람이 없는지 챙겨보아야 겠다. 내겐 매우 중요한 매너이며 번번히 놓치곤 하는 덕목이다. 나서야 한다면 뒤로 빼는 성격이 아니라 잘못하면 오해받기 십상이다. 내가 언제 나서야할 지 다른 사람들이 정하게 하자. 주머니속의 바늘처럼 내가 필요한 일이면 언젠가는 나서게 돼있는 일인데 내가 먼저 서두르는 바람에 눈총을 받아선 안된다.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알량한 입담과 강압적인 어조로 상대를 압박하는 좋지못한 매너를 버려야겠다. 당장은 후련하고 얘기 잘했다 싶지만 몇시간후에 돌이켜보면 후회가 막급이다. 그나마 좋게 들어주는 사람들이 있어 대놓고 욕을 안먹을 뿐,  듣는 이의 심정을 상하게 하는 일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정답게 말하자. 듣는이에게 꼭 필요한 얘기라면, 상대방의 스타일을 살펴 매끄럽게 전달하는 것이 훨씬 좋다. 특히 M형이나 S형에겐 종전의 단정적 대화법은 거의 낙제일 것이고, 같은 D형이라도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알았으면 조심해야지.

사람 챙기는 걸 잊지 말자. 이번 연말에도 어김없이 알게 됐다. 후배나 친구들에게서 적잖이 걸려오는 인사전화를 받으면서도  선배나 친구에게 먼저 전화 걸 생각은 좀처럼 안한다. 특히 어른들에게는 전화로라도 안부를 챙기는 법이 없다. 막연한 겸연쩍음때문인가. 그러면 내게 전화하는 후배들은 뭔가? 어렵기로 따지면 내가 어른들보다 훨씬 더 힘들텐데,  그리고 감사하기로 따져도 응당 어른들이 훨씬 주신게 많은데 말이다. 걸어다니는 배은망덕이 아닐 수 없다. 맨날 생각만 하고 끝이니 어쩌랴. 구정을 겨냥해 외람되지만 리스트를 만들어야 겠다. 말로 못하겠으면 몇 자라도 적어 보내드려야 겠다. 나의 이런 가늠키 어려운 소심함을 아는 이 몇이나 될까?

세째, Good Discipline, 즉 좋은 수련과 연마가 필요하다. 지혜의 소관부처는 Spirit 즉 영혼이다. 영혼이 맑지 않으면 지혜의 거울은 아무 것도 비추지 못한다. 지혜로운 자는 어진 사람(賢者)이다. 세상사에 모질지 않고 두루 공경하는 마음을 어질다고 하겠다. 사악한 마음을 품지 않고, 사랑하고 존경하되 집착하지 않는 마음이다.

마음수련의 핵심은 잊어버리는 것이다. 잊고 또 버리는 것. 명상을 통해 과거의 희노애락을 지워버림으로써 애욕과 집착을 끊는다. 최근에 명상수련을 하고 산에서 내려온 친구를 만나 그 방법을 물었다. 편한 마음으로 앉아 내가 가장 행복했던 때, 가장 고통스러웠던 기억들을 하나씩 떠올린다. 그에 관한 모든 기억들을 남김없이 떠올려 더이상 잔상조차 없도록 쥐어짠다. 그리고 나서 하나씩 그림들을 지우자고 한다. 그냥 잊겠노라 한다. 다 지우고 나면 그것으로 더이상 마음이 흔들리진 않는다.

좋지 않은 기억들과 말들은 그대로 지워버리려 한다. 좋은 것만 기억하려고 하지만 사실 그것도 잊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하루를 어질게 살고 그 다음날도 그리 살면 될 일. 새삼 좋은 일만 기억하겠다는 것도 욕심이고 무상한 얘기다. 

그에게 말하기를 나는 글로 속의 것을 낱낱이 다 털어낸다 했다. 좋고 나쁜 얘기들을 자잘하게 꼬치꼬치 들춰내고 기록해서 몇번 곱씹고 나면 속이 다 후련하고, 나중에 다시 봐도 쓸 때처럼 화가 나지않으며 그저 그런 일이 있었나보군 남의 얘기 처럼 보게 된다. 넌 지워서 없애는 모양인데 나는 게워서 없앤다. 좀 추하고 냄새는 나지만 속 비우기는 마찬가지 아니냐. 그랬더니 껄껄 웃으며 네가 직접 개발했더냐 한다. 자긴 돈내고 배웠는데 스스로 깨치다니 장하다고 했다.

비우는 글도 쓰지만 채우는 글에 힘쓰겠다. 전주에 있을 땐 신문의 기명칼럼 덕으로 글쓰기를 놓지 않았고 작년에는 알라딘 덕을 많이 보았다. 써놓은 글을 보니 차갑다. 울화가 느껴진다. 사물을 따뜻하게 보는 마음의 눈이 열려야 한다. 다른 이의 판단에 기울지 말고 스스로 이치를 따져 논하되 냉정 대신 온정을 갖도록 하자. 세상이 어지러우면 차가운 글은 넘쳐도 따뜻한 기운은 크게 쇠하는 법이다. 너나없이 답답한 건 마찬가지. 이럴 때 누군가 따뜻한 말을 먼저 건네준다면 그 이에게 닫힌 마음을 열 것만 같다. 

지혜를 채우기 위해 좋은 책을 정독하는 버릇을 들여야겠다. 난독하는 스타일이다. 책을 다락같이 쌓아놓고 어지럽게 읽어치우는 형이다. 그러다보니 고전읽기에 소홀했다. 동양고전과 성경, 불경을 정독하고 싶다. 색인카드를 만들어 고전적 키워드, 예를 들면 욕망(慾), 무위, 생각, 죽음, 사랑, 공경.. 등을 정리하려고 한다. 갈수록 기억이 혼미해지니 그 방법이라도 써봐야겠다.

클래식과 더불어 세상 돌아가는 구체적인 정보를 갈무리하는 데도 신경쓴다. 지금 사람들이 겪고있는 문제가 무엇이며 그 원인과 전망이 어떠한지 꼼꼼하게 챙겨본다. 숫자를 보는 안목을 키워 정성적 접근보다 정량적 접근을 통한 객관성에 주목할 필요가 높다. 숫자와 지표를 읽으면서 사람들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내가 보고자 하는 것은 손가락 끝이 아니라 저 달이기 때문이다. 진정 지혜로운 자는 생활하는 사람들, 즉 살아서 움직이는 사람들 속에 있기 마련이다.

훌륭한 코치가 되기 위해서도 대화 모델 개발과 코칭스킬에 대한 훈련을 지속적으로 해야겠다. 간혹 느끼지만, 내 나름의 대화 모델을 만들어보고 싶다. 기존 모델을 완전히 잊고 새롭게 코칭대화를 정의하는 작업을 해볼 작정이다. 그러고 나서 다시 돌아와 확인해보면 무엇이 다르고 더 좋은지 분명해지겠지. 모델도 그렇고 스킬도 그렇고 훈련을 많이 해야겠다.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코칭을 제안했는데 반응이 어떨지 모르겠다. 그럴 양이었으면 좀 더 유순하고 겸손했어야 하는데 후회가 된다. 다음부턴 조심해야겠다.

대화모델과 관련해서 몇년동안 손대지 않았던 경영, 리더십 관련 책들을 챙겨봐야겠다. 일단 실행에 집중하라와 현실을 직시하라 두권을 탐독할 생각이다. 그동안은 넌더리가 나더니 며칠 전에 떨리는 마음으로 읽어보니 거부감이 많이 없어졌다. 가닥을 명확히 잡는데 주력하겠다. 견강부회로 적당히 때려맞추며 읽지 않고 섞일 수 없는 것들을 확실하게 분리해서, fact를 정확히 파악하고 유의미한 결론을 내리도록 한다.  

새해 첫날. 느낌이 좋다. 충분히 휴식하고 있다. 머리도 맑고 자세도 편하다.

나는 선택의 힘을 갖고 있다. 자유 의지 바로 그것이다. 스스로 무언가를 선택하기 위해 얼마나 노심초사했던가. 내게는 행동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이 주어졌지만,  선택은 오롯이 나만의 몫이다. 그리고 바로 이 순간부터 내가 시작한다면, 나의 선택은 현명할 것이다.

자, 가자. 이제 다시는 무력감에 젖어들지 말자. 내 선택은 하찮은 것이 아니다. 나의 우주가 선택을 중심으로 돌 것인 즉,  양처럼 방황하지도 말고, 길을 잃지도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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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5-01-02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효자님 카테고리에, <문자향에 취하고 서권기에 놀라다 >란 카테고리가 있어군요. 멋있는데요. 근데 '서권기'가 무슨 뜻이죠?

새해 계획이 멋있습니다. 저는 계획을 잘 안 세우는 편이라 세워도 두리뭉실 단순하죠. 효자님 새해 계획 컨닝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ㅋㅋ.

전 효자님 글 그렇게 차다고 느끼지 않는데요. 치우침이 없는 중용과 통찰이 느껴지는데...절대 아부하는 거 아닙니다.

새해에 세운 계획 멋지게 이루려서 올해 마지막 날 또 멋진 송년사 쓰십시오.^^

2005-01-02 1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1-03 2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1-04 09: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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