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우드 쉘로우의 가발대회
필립 리브 지음, 사라 매킨타이어 그림, 위문숙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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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중~고학년이 읽기 좋은 이야기책 <할로우드 쉘로우의 가발대회>의 기발한 소재에 깜~짝 놀랐어요. 바다 곳곳에 있는 섬이 그냥 섬이 아니라 몸체가 있고 움직일 수 있는 섬이라는 아이디어로 멋지게 이야기를 만들었거든요.

 

영국 작가의 책인데 특유의 유머코드가 곳곳에 있네요. 솔직히 아이 책을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긴한데 유독 초등생이 읽을만한 수준의 국내 작가가 쓴 어린이책은 외국작가 책에 비하면 내용이 참 (좋은말로 하면) 점잖은 것 같아요. 그래서 해외작가의 책을 보면 우리 사고방식과는 다른 점으로 웃음코드를 유발해서 썰렁한 기분이 들 때도, 반대로 과장된 느낌도 있긴했고요. 물론 이 점은 어른 입장에서 봤을 때랍니다. 아이들은 이런 엉뚱한 유머가 있는 내용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얼마 전에 읽었던 김탁환 소설가의 <읽어가겠다> 책에서도 아이 책에 가출, 모험 같은 주제는 출판 꺼려하더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만큼 경직된 사고에서는 아이들의 모험과 탐험이 몹쓸 짓이 되기 쉬운 주제이긴 하죠.

 

어쨌든 <할로우드 쉘로우의 가발대회>는 뼛속까지 탐험가 기질을 가진 부모가 나옵니다. 더이상 탐험할 곳이 없어 이제 정착해 살겠다고 고향으로 돌아왔는데 그곳에서 지도에도 없는 섬들을 발견하곤 부모는 그 섬으로 가게 됩니다. 그들의 아들 올리버는 집에 남아있었고요. 하지만 방금 전까지 있었던 섬들이 통째로 사라져 버린거예요. 마침 아직 남아 있는 작고 볼품 없는 섬 하나를 발견한 올리버는 그 곳에 가면 엄마 아빠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실마리를 찾을 것 같아서 결국 올리버도 떠나게 됩니다.

 

 

그런데 섬들이 어떻게 움직였을까요. 그리고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요. 

바다 곳곳에 떠 있는 섬이 사실은 아주 커다란 거인들이라는 거예요. 그리고 7년에 한 번씩 떠돌이 섬들이 자기가 가진 보물을 뽐내는 바다 가발의 날을 위해 할로우드 쉘로우 라는 곳에 모인다고 하네요.

 

 

올리버는 움직이는 섬에 머물며 만나게 된 인어와 떠돌이 섬과 우정을 쌓으며 엄마 아빠를 찾는 모험을 합니다. 모험에는 사악한 무리의 등장이 빠질 수 없죠. 남의 보물을 빼앗는 고약하고 사악한 섬, 그리고 그 섬을 조종하는 심술궂고 거만한 악동 스테이시와의 한판 승부도 흥미진진하답니다.


 

  

결말이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나도 떠돌이 섬을 갖고 싶어~~~

정말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기발한 상상에 감탄했네요. <할로우드 쉘로우의 가발대회>는 위기를 탐험가 정신으로 극복한 올리버의 모험담과 친구와의 우정이 돋보이는 이야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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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 관한 7가지 거짓말
존 제이콥스 지음, 김명식 옮김 / 학지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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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왜 나만 바뀌어야 해?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

결혼 전이었다면 당신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 거야.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사람이라면 공감도 200%가 아닐까 할 정도로 결혼에 관한 환상을 하나하나 깨부수고 있는 책입니다. 왜 유독 나만 그런 걸까 하며 자괴감에 빠질 필요없이... 대부분이 쉬쉬하고 있을 뿐 누구나 실망감이 생기는 건 마찬가지랍니다. 다만 그 감정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터득하고 현실적으로 대처해 같이 살아가느냐가 관건이지요.

 

뉴욕에서 30년 이상 부부상담을 해 오고 있는 정신과 의사 존 제이콥스는 신혼부부든 노년 부부든 갈등과 싸움, 불만은 있는데 결혼의 조건, 의사소통, 변화, 원가족의 유산, 남녀평등, 육아, 성에 관련한 거짓말 7가지를 들고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수명도 늘어나 결혼생활이 과거와 비교하면 굉장히 길어졌지요. 옛날에는 수명이 길지 않아 배우자가 싫더라도 오랫동안 함께 살 필요가 없었지만요. 게다가 우리는 결혼이란 것을 하고 나면, 더는 만족스러운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노력을 안 하게 됩니다. 다 잡은 물고기죠.

 

『 배우자에게 게으르거나 지나치게 안주하지 말라. 이것은 결혼을 망치는 죽음의 키스다. 』 - p18

 

 

 

존 제이콥스 저자의 관점은 그저 결혼생활의 문제를 각 개인의 성격으로만 치부하지 않고, 색다른 시각으로 접근합니다. 내적 원인 외에 외적 원인이 오히려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시대이기 때문이라고요. 결혼생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요인들을 이해해야 원만한 결혼생활을 유지하게 됩니다.

 

<결혼에 관한 7가지 거짓말>에서는 결혼 준비, 부부관계의 행복, 이혼 부작용의 최소화를 다룹니다. 오늘날 결혼생활을 변화시키고 취약하게 만든 역사적, 생물학적 영향을 알고, 이런 변화가 어떻게 결혼에 관한 7가지 거짓말에 빠져든 것인지 그리고 결혼의 부정적 영향을 극복하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존 제이콥스가 지적한 결혼에 관한 7가지 거짓말을 살펴볼까요.

1. 사랑은 당신에게 필요한 전부다.

2. 나는 항상 말하지만, 배우자는 들으려 하지 않는다.

3. 사람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4. 결혼은 새로운 가족유산을 창조한다.

5. 평등한 결혼이 전통적인 결혼보다 더 쉽다.

6. 아이는 결혼생활을 보호해 준다.

7. 성 혁명은 부부간 성생활을 과거보다 더 좋게 만들었다.

 

7가지 모두를 공감하는 이도 있을 테고, 한 두 가지만 공감하는 이도 있을 테지만 결국 저자가 말하는 저 7가지 허구와 거짓을 보니 정말 우리는 결혼에 관한 잘못된 신념에 너무 의존해왔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방법을 잘 모르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부부라 해도 서로 다른 의견과 스타일을 가진 타인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 결혼만 하고 나면 '너는 나'가 되어야만 하는 사고방식이 자연스럽게 작용해 결국 문제를 일으키는 것 같아요. 아직도 큰 영향을 주는 낡은 세대의 전통이 결혼생활에 영향을 그렇게 미칠 수 있을까 싶지만 아무리 21세기 새로운 전통과 진정한 평등 결혼, 새로운 결혼모델이 생겼음에도 기대와 현실과의 괴리는 상당합니다. 즉, 결혼관계는 깨지기 쉽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요.

 

 

정작 자신의 결혼생활은 소홀히 대하는 시대. 결혼생활이 지속하길 원한다면 이 결혼생활의 현실에 대해 솔직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앞서 얘기했듯 수명도 늘어나 더욱 길어진 결혼관계 기간을 보내려면 자신의 문제와 외적 영향을 동시에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은 상대 문제라고만 느끼는 것이 보통이지요.

 

 

내적 문제만 생각하다 보면 솔직히 해결이 더 힘들게 됩니다. 남성과 여성 모두의 상황을 반영해 가족체계적 사고로 접근하는 존 제이콥스 저자의 처방은 이 시대의 부부들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결혼관은 외적 요인이 생각외로 많이 작용하더군요. 그렇기에 우리 사회, 문화가 얼마나 깊이 결혼생활에 영향을 끼치는지 이해하는 게 우선이라고 하네요.

 

두 사람이 많은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삶을 공유하고 정서적으로 연결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 부부로서 성숙하는 길은 서로의 차이점을 받아들이는 데 있습니다. 결혼생활의 어려움을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여 너무 늦기 전에 좋은 기회를 가질 가능성을 잡는 것이 결혼관계의 만족도를 높이는 길이겠네요.

 

'그 후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를 위한 방법을 알려주는 <결혼에 관한 7가지 거짓말>은 이 시대에 결혼을 앞둔 이들, 결혼생활을 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처방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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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잠든 엔진을 깨워라! - 대한민국 최초로 자동차 엔진을 개발한 이현순의 도전 이야기 엔지니어 멘토 1
이현순 지음 / 김영사on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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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 멘토 시리즈는 성공한 엔지니어들의 이야기를 통해 올바른 일의 가치와 진로에 대한 희망을 제시하는 롤모델 책입니다. 그 첫 번째로 대한민국 대표 1세대 엔지니어 이현순 의 이야기를 담은 <내 안에 잠든 엔진을 깨워라!>가 나왔네요.

 

 

이현순 님은 자동차 기술의 꽃이자 심장인 엔진을 우리 기술로 개발한 분입니다. 우리 기술의 엔진이 없던 시절에는 한마디로 국산 자동차 마크 찍혀있어도 속은 죄다 수입인 차였답니다. 우리 힘으로 엔진을 개발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조차 없었던 환경이었다고 해요. 회사 내부에서도 경영진 대부분이 두려움과 고정관념의 벽을 부수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으니까요.
 

 

한국 최초 자동차 엔진 개발자라는 타이틀은 그저 얻어진 게 아니었습니다. 학창시절부터 도전 정신이 충만한 기질이 있었더군요. 이 분 역시 어렸을 때 진로가 확고히 정해지진 않았다 합니다. 부모님과 선생님 권유의 힘이 더 크게 작용했지만 여러 가능성 중에서 하나를 선택했을 때 얼마나 최선을 다하느냐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 엔지니어는 기존의 방식을 답습하는 사람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개발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남의 말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기보다는 무엇이든 스스로 생각하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자기만의 해답을 찾아 나갈 때 엔지니어로서 실력을 키울 수 있다. 」 - p25

 

엔지니어로서의 능력을 발휘해보고 싶다는 꿈은 잘 나가던 외국 기업에서의 생활을 뒤로한 채 한국행을 결심하게 되었고, 당시 한국 자동차산업이라는 시대적 흐름과 잘 맞물렸기에 더욱 크게 증폭된 셈입니다.
 

 

 

자동차 엔진을 국내기술로 개발하면서 생긴 에피소드를 읽다 보니 입이 쩍 벌어질 만한 사건도 참 많았더라고요. 특히 보직해임까지 당해 책상이 복도에 있었던 시기에 대처한 방식은... 웬만한 사람 같으면 그렇게 행동 못했을 만한 일을 이분은 하시더라고요. 그 기간에 각종 논문을 읽으며 쉬지 않고 엔진 개발을 위한 준비를 꿋꿋하게 하셨더군요.

 

기술은 끊임없이 시행착오를 거치는 과정에서 경험으로만 얻을 수 있는 '그 무엇'이라고 합니다. 엔지니어는 하는 일 자체가 남들이 안 하는 것, 세상에 없는 것을 새로 만드는 일이기 때문에 실패를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겠지요.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상황에서 오기와 의지만으로 버티는 모습을 보며 많이 감탄했습니다. 심적인 압박감이 얼마나 컸을까요.  

 

한 에피소드에서는 4대강도 망치더니 쓸데없는데 또 투자한 정부의 일화가 나오네요. 저자의 쓴소리가 시원합니다. 제철소나 정유시설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전기자동차보다 수소를 사용하는 전지자동차가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해요. 전기자동차를 운용하려면 세울 곳이라곤 없는 원자력 발전소를 여덟 개나 더 지어야 한답니다.
 

 

 

후발주자에서 기술을 리드하는 선두주자가 되기까지 그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 이 분이야말로 정말 행복한 사람이 아닌가 싶어요. 1세대 엔지니어로서 엔지니어 지망생과 엔지니어들에게 말합니다. 이제는 그저 자기분야에서만 머물면 안 되고 연계된 IT, 통신분야 기술을 융합할 줄 알아야 한다고요. 우리나라 기술의 미래를 위해 멘토링 하는 <내 안에 잠든 엔진을 깨워라!>를 통해 엔지니어의 진면모를 엿볼 수 있습니다. 청소년들도 읽기 좋은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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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5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15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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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키워드 세상인 것 같아요. 인기 실시간 검색어 등 핵심 키워드 세상이랄까요. 하나의 붐이 일어나면 파급력 또한 빠르고요. 가볍고 신속하게 썸타듯 세상을 사는 현대인들의 모습이 <트렌드 코리아 2015>에 담겨 있습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에서 매년 향후 트렌드를 전망하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내놓고 있는데 상품과 직접적인 이해관계에 있는 이들 외에도 블로거 입맛에도 잘 맞는 핵심 '키워드'를 전망해본다는 점에서 유익한 자료인 것 같습니다.

경기침체, 경제위기 속에서 구매 구조조정에 들어간 소비자. 이제는 그 상품이 지닌 '가치'의 만족도가 중요하게 자리 잡았습니다. 그 가치를 이해하는 변화를 잡는 것이 생존의 핵심이 되었고요. <트렌드 코리아 2015>는 경제, 나라 살림, 정책 방향, 기술변화, 사회문화적 동향 등 유동적인 상황과 급변하는 변화에 따른 소비자의 반응을 예측, 대응해본다는 데 의의가 있네요 

<트렌드 코리아 2015>는 크게 두 파트로 나뉩니다. 얼마나 예측 성공했느냐도 솔직히 이 책을 참고하는 이로써 중요한 문제지요. 먼저 2014년 대한민국 트렌드 상품 10가지를 소개하며 <트렌드 코리아 2014>에서 예측한 소비트렌드를 돌이켜보고, 이어 2015년 소비트렌드를 전망합니다.

한 해를 대표하는 상품을 꼽아보는 작업은 그해의 소비자들이 어떤 생활을 했는가 돌아볼 수 있는 지표이자 하나의 물결 흐름을 파악해 보는 것입니다.

 

『 2014년의 트렌드상품은 10개로 한정하기 어려울 만큼 고만고만한 상품들이 넘쳐났다. 이것은 하나의 주요한 경향이라고 보인다. 다시 말해서 소비자의 '작은 니즈'를 니치마켓에서 찾고 재해석하며 컬래버레이션하는 등의 '작은 혁신'으로 해결하는, '작은 성공'이 중요한 '작은 시장'의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 - p29

 

 

<트렌드 코리아 2015>가 예측한 양의 해 2015년 트렌드 키워드는 Count Sheep

매년 그해의 띠 동물에 맞추는 전통에 따라 양과 관련된 단어에서 따왔다고 하네요. 잠이 오지 않을 '양을 세다'라는 의미의 Count Sheep. 마음의 평화를 구하는 이미지를 담고 있습니다. 일상의 작은 꿈을 카운트하는 소망. 거창하지 않은, 평범하고 안온한 소비자의 일상에서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찾아낸다는 것을 Count Sheep이라는 키워드에 담고자 했다 합니다.

 

 

2015년 트렌드 키워드를 보면 생산자 중심의 시장이 소비자 중심으로 재편된 상황을 여실히 나타내고 있네요. 특히 소비자의 선택 장애 '햄릿 증후군'은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크게 와 닿는 부분이거든요. '다른 사람들은 어떤 걸 가장 많이 써요?, 알아서 골라주세요.' 등 선택권을 넘기는 경우가 몇 년 사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이런 햄릿 증후군이라는 트렌드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예상되는 후회를 최소화하기 위한 최적 솔루션을 제공하라고 하네요. 

2015년의 명암을 전망한 <트렌드 코리아 2015>를 보며 내년 활동 목표를 마련하게 됩니다. 가볍게 간 보고 신속하게 치고 빠지는 썸 현상이 만연한 현대에서 미디어, 소비문화, 소비자 심리 등을 통한 트렌드 분석을 한 이 책을 읽으며 상품 콘셉트와 마케팅 방안을 고민해보기도 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의 흐름을 느끼기도 하네요. Count Sheep이란 키워드처럼 2015년, 도약을 카운트하는 마음으로 읽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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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의 조건 - 군림할 것인가 매혹할 것인가
이주희 지음 / Mid(엠아이디)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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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의 조건

군림할 것인가 매혹할 것인가

저자 이주희 | MID | 2014.11.10 | 페이지 420 | ISBN 9791185104133

 

 

EBS 다큐프라임 세계 문명사 대기획 <강대국의 비밀> 방송을 더 세밀하게 도서화한 책 <강자의 조건>.

저는 이 제목을 봤을 때 먼저 든 생각이 '강자의 조건'이란 것이 있다면 강자의 쇠락 원인이 무엇일지 궁금했습니다. <강자의 조건>은 로마, 몽골, 영국, 네덜란드, 미국이라는 5대국의 비밀을 이야기하는데 강자의 조건을 갖춰 강대국이 된 이후 결국 쇠락의 길을 걸은 국가가 있듯 말입니다. 그리고 국가만의 이야기가 아닌 개인에게 적용해 볼 수도 있겠단 생각에 아주 흥미롭게 읽은 책이랍니다.

 

한니발과 로마 사이에 벌어진 칸나이 전투를 통해 다른 나라였다면 멸망에 이를 패배했음에도 망하지 않은 로마, 세계사에 등장한지 불과 50년밖에 되지 않았으면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손에 넣고 유럽을 속수무책으로 만든 몽골, 스페인 무적함대를 물리치고 해전의 역사를 바꾸어버린 영국, 인구수의 한계를 넘어선 경제적 초강대국 네덜란드, 인종차별이 미묘하게 있지만 인재를 빨아들이는 미국. <강자의 조건>에서는 역사 속 사건 중 강대국에 이르게 한 큰 사건을 소개하며 강대국의 비밀을 이야기합니다.

 

인류 역사 속에 존재했던 강대국들을 살펴본 결과 공통점은 바로 '다양성'과 '관용'이었습니다. 이것만 있다고 다는 아니지만, 필요조건은 되는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쉽게 말하면 일본과 나치의 순혈주의와 미국의 다원주의를 상반된 예로 들 수 있습니다.

 

「 우리가 관용에 대해 이야기할 때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 현재의 기준으로 그 시대의 관용 정도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동시대의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 더 관용적이었는가 아닌가를 보아야 한다. 」 - p355
 

로마의 경우를 보면 왜 로마는 제국이 되었고, 아테네는 도시국가로 머물게 되었을까요. 둘 다 같이 도시국가로 시작했는데 말입니다. 로마는 단일국가가 아니었고 노예에게도 시민권이 개방되어 있었습니다. 개방성으로 인해 로마 동맹국들은 단순한 동맹국이 아닌 로마 시민권을 획득한 로마인이었던 것이지요. 이런 로마의 관용이 위기에 처한 로마를 결국 구하게 됩니다.

 

몽골도 이방인들을 거리낌 없이 받아들일 줄 알았던 개방성이 있었고요.

 

 

영국은 워낙 가난한 왕실 재정 때문에 결핍이 낳은 혁신으로 약점을 장점으로 바꾸면서 강대국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요즘 시대에서야 당연한 포격전이라는 혁신을 이뤄 무적함대 스페인을 물리친 영국의 사례에서는 스페인의 몰락 과정이 특히 흥미로웠는데요. 강대국이 되었다고 해도 결국 과거를 잊고 정체하면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는 본보기를 보여 준 셈입니다. 무엇보다 펠리페 2세 시대 스페인의 종교적 불관용은 상인과 기술자 등 인재를 쫓아내 발전을 할 수 없게 만들고 국가적으로 고립된 원인이 되기도 했거든요. 중세시대의 종교적 관용과 경제적 기회의 보장으로 이교도들이 살기 좋은 곳이었던 스페인의 몰락이 자연스레 진행되었습니다.

 

「 역사는 자신이 지금까지 잘해오던 것에 집착해서, 새로운 기술을 거부한 무수한 사례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  - p219

 

스페인의 불관용 덕분에 스페인에서 추방당한 인재가 흘러넘쳐 온 네덜란드는 역동적인 경제, 관용을 통해 경제적 초강대국으로 발돋움하게 됩니다.

 

  

종교적, 민족적 관용이 사회 발전을 이끌어온 역사를 가진 미국의 경우, 여전히 인종차별은 있지만 다종교, 다민족, 다문화 사회라는 정체성이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강자의 조건>이 말하는 이런 관용을 잃는다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게 될 겁니다. 스페인의 역사처럼 관용을 잃은 제국에게 남은 것은 쇠락의 길이지요. 한국인이 외국에서 선전할 때 그 인재가 누구를 위해 일하고 있는가를 생각하라 합니다. 그 인재들을 자기 나라에서 성공하게 한 나라가 대단하다는 것이지요. 남의 나라 사람이 한국에서 성공하는 것을 지켜볼 개방성과 관용이 우리에게 있는가, 한국의 현실을 묻습니다.

 

도덕적인 민족이어서가 아니라 실용적인 입장에서 나와 나의 공동체가 지금보다 더 나아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의 대답이 <강자의 조건>에 들어있네요. 국가뿐 아니라 이는 개인에게도 적용해 볼 수 있겠습니다. 

TV 다큐로 제작된 내용이다 보니 전문가 인터뷰나 역사 속 사건의 인과관계 흐름이 잘 정리되어 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구성이어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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