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절망이 희망의 또다른 이름이라는 말 따위는 믿지 않겠다.

절망은 그냥 그 자리에 푹, 쓰러지고 꼼짝도 하지 못하는 현상 그 자체다.

그럼 그것으로 끝이다.

삶이란 절망으로 질질 끌려다니다가 결국은 아무것도 남지 않은 순간이

마지막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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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흐린 여름, 끝물

무엇을 기다리고 있었다

무엇을.

여전히 매미는 강력한 적이다.

가끔씩 내 방에 붙어서 떠들어대는...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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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는 정상을 향하고 있지만,

발은 이미 지쳐서 제멋대로다

헉헉거리고

하산하는 낯선 이들의 응원 속에서

안개 자욱한

정상을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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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내 걷다.

바람이 불었고, 좌측 발바닥이 통증이 왔다.

땀이 났고, 자전거나 인라인족들이 신경질적으로 휙휙 스쳐지나갔다.

여름이 지나가고 있는걸까...라고 말을 했다.

구름이 머리 위에서 머물렀다.

구름을 피해서 달아났다.

시간이 무리없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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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랫만에 세상에 나왔다.

인터넷을 하지 않아도 누구도 만나지 않아도 세상은 멀쩡하다.

모든 것들이 움직이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꼼짝도 하지 않을 수 있는 공간,

그곳에도 사람은 있고 시간은 있는데

단순하게 살았던 지난 주, 살이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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