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매일 사소한 일에 위조하며 산다. 좋으면서 싫은 척, 싫으면서 좋은 척, 행복하지 않은 순간에 행복한 척, 끝까지 가지 못한 일에 끝까지 다 간 척.

더 크게는 내 인생, 위조하며 산 부분이 분명히 있는 것 같다. 분명히...

문서상의 위조만은 아직 없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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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2007-08-16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더운 날씨에 잘 지내세요? 정말 요새 뉴스마다 학력위조 건이 너무 나오네요. 그들도 그들이지만 학벌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의 폐해가 보이는 것 같아 씁쓸해요.
저는 이제 방학이 5일 정도 남았네요. 정말 연수 한 번 안 받고 푹 쉰 방학인데 아이들 챙겨 주고 같이 있는 거로도 즐겁더라구요. 님도 잘 지내시죠?

hnine 2007-08-16 20:29   좋아요 0 | URL
비자림님, 너무 반갑습니다. 지형이, 지학이도 잘 있지요? 방학이 5일 남았다니 하루가 정말 금쪽 같으시겠어요 ^ ^ 어떻게 지내셨는지 많이 궁금하네요.

홍수맘 2007-08-16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대 공감요.
이 여름 잘 이겨내고 계신거죠?

hnine 2007-08-16 20:30   좋아요 0 | URL
홍수맘님, 여태 잘 이겨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너무 덥네요. 요즘 바쁘신가요?

2007-08-17 16: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강산무진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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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을 읽으면서 김 훈의 문체와 분위기를 알게 되었기는 하나, 그의 소설로는 처음인 이 책을 읽으며 좀 더 그의 글의 분위기에 익숙해지게 되었다.
심각하고 진지하고 무겁다.
그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무표정의 표정을 하고 있을 것만 같다.

이 책에 실린 여덟편의 소설들.
'배웅', 헤어짐이다. '화장', 죽음이다, 즉 더 갈수 없는 이별, '항로표지', 떠남이다, '뼈', 폐허로 남겨짐이다, '고향의 그림자', 상처와 징계, '언니의 폐경', 친숙하던 것, 대상으로부터의 이별 선언, '머나먼 속세' 타인을 무너뜨리고 일어서보려는 나, '강산무진' 시한부 선고후 출국하는 사내의 이야기, 여덟 편의 소설들이 어쩌면 다 이렇게 음울하단 말인가.
그는 인물들의 심리를 구구절절히 설명하려고 하지 않는다. 설명없이 그대로 드러내준다.
어떤 설명도 그렇게 적나라할 수 없을 정도로.

'배는 단애 모퉁이를 돌아서 사라졌다, 버리고 간 기저귀가 빨랫줄에 걸려 있었다. 배가 사라진 쪽으로 기저귀는 길게 나부꼈다 (126쪽 '항로표지')
'새벽 네시까지는 아득한 시간이 남아 있었다 (30쪽 '배웅')
'날이 흐려서 바다는 잿빛이었고, 구름을 뚫고 쏟아지는 빛의 다발이 눈 덮인 먼 산들 위에 얼룩 무늬를 드리우고 있었다. <강산무진도>는 살아 있는 내 눈 아래 펼쳐져 있었고 그 화폭 위쪽, 산들이 잔영으로 스러지고 바다가 시작되는 언저리에서 새빨간 럭키 스트라이크 담뱃갑이 바람에 날리는 환영이 보였다. (352쪽 '강산무진') 소설의 마지막 단락들인데, 보다시피 글을 마치는 방식도 이런 식이다.

무심으로 가장하고 주위 환경과 상황을 묘사함으로써 인물의 심리 상태, 또는 그 이상을 말하고 있다. 파랑색이나 초록색, 더구나 오렌지 색도 아닌 무채색 상황에 이르러, 그래도 연고 없는 등대지기로, 취객을 태우는 택시 기사로 뿌연 잿빛 안개 속 최소한의 행보를 계속해야하는 주인공들을 통해 김 훈은 예의 그 '밥벌이'의 숭고함을 말하려 함인가, 아니면 그 지겨움을 말하려 함인가. 아니면 그의 밥벌이는 곧 '인생'의 다른 표현인가.

읽으면서자주, 이십여년 전 내가 대학생일때 대학생들의 필독서 리스트에 빠지지 않던 최 인훈의 소설들이 자꾸 떠올려졌다. '광장'과 '회색인'. 분위기가 닮았다. 작가의 문체가 어딘지 모르게 닮아있다고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직감일까. 최 인훈은 내가 무척 좋아하던 작가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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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16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에게서 어두운 분위기를 많이 느꼈어요.
그래서 그다지 건강하지 않은 느낌으로 책장을 덮곤 했죠.

hnine 2007-08-16 20:32   좋아요 0 | URL
예, 읽으면서 내내, 그리고 다 읽고 난 후에도 마음이 무거웠어요. 진지하지만 무겁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일까요?
 

아침부터 심상치 않다. 비 뿌리고 난 후 쏟아지는 햇살이 말이다.
한 바가지의 땀을 쏟아내면서 보낼 오늘 하루도 감사히 받아들이자.
이 더위가 영영 계속된다고 했던가?
아니지 않은가...



 

 

 

 

 

 

 

 

 

결혼, 배우자 찾기...오늘 아침 서재에서 몇분의 글을 읽었다.
나에게 맞는 짝을 찾는다는 것은 머리속으로 생각할 때에는 참 어렵다.
모범답안을 만들 때 처럼.
하지만 대개 눈에 들어오는 사람은 따로 있지 않은가, 좀 짖궂은 생각도 해본다.
누가 한 말 처럼 사랑은 교통사고처럼 일어난다고. 언제 어떻게 어떤 상황에서 만나게 될지 예측을 할수 없다는 말이다. 맞아 맞아! 그 소리를 듣고 난 그랬는데.

한가지.
나에게 많은 것을 해줄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지만, 나도 그 사람에게 해줄수 있는 것이 꼭 있어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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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13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잘 새기겠습니다 :)

hnine 2007-08-13 20:33   좋아요 0 | URL
give & take 사이의 균형이 중요한 것 같아요. 받는 쪽으로만 치우쳐도 안 되겠고, 주는 쪽으로만 기울어도 안 되겠고...그런데 이런거 다 소용없다니까요! (--> 제 이론 ㅋㅋ)

비로그인 2007-08-13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을 준비하지 못해서 살기가 그리 각박했나 생각해봅니다.

hnine 2007-08-13 20:34   좋아요 0 | URL
민서님, 겸손의 말씀이시겠지요.
하고나니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결혼 전에는 참 많은 환상을 꿈꾸었지요...

라로 2007-08-14 0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어공부 되게 열심히 하시나봐요~. 와
저도 열심히 해야하는데 맘만 그렇고 자꾸 헤이해지내요.
책도 읽을게 많은데 요즘은 하나도 안들춰봐요.-.-"

요즘은 '사랑'이란 단어보다 '미운정, 고운정'이 더 끈끈하단 생각이 들어요.
그놈의 정때문에....

hnine 2007-08-14 05:42   좋아요 0 | URL
아이쿠, nabi님. 영어공부라니요. 그렇지 않아요. 앞에 소설책 펴놓고 있는 것 보세요 ㅋㅋ
맞아요. 정은 사랑보다 끊기가 힘들지요.

라로 2007-08-15 09:27   좋아요 0 | URL
아니 그럼 소설책 읽으시면서 영어 공부 하시는거에욤?
와우,
비결좀 알려주셈~~~~^^;;;

2007-08-15 0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7-08-15 20:19   좋아요 0 | URL
노력해보겠습니다~ ^ ^

세실 2007-08-15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부하는 책상과 주변풍경이 참 정갈해 보입니다. 모범생 내음이 나요~~~
'내가 그 사람을 위해 해줄수 있는 것은 뭘까? 하고 잠시 생각해 봅니다. 비밀^*^

hnine 2007-08-15 20:19   좋아요 0 | URL
세실님, 비밀이라고 하시니 궁금해집니다 ^ ^
받을 것이 없다고 생각이 될때보다, 내가 아무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이 될때 더 절망스러운 것 같아요.
 

어제 남편이 아이를 데리고 외출했다 들어오더니 그런다.
"아까 다린이가, 결혼할 여자는 어떻게 찾느냐고 묻더라."
"그래? 아니, 부끄러워서 결혼 안하겠다던 때는 언제고?"

조금 후 문득 남편이 뭐라고 대답했을지가 궁금해졌다.
"다린아, 너 커서 결혼할 여자를 어떻게 찾느냐고 아빠한테 물어봤다면서?"
"네."
"아빠가 어떻게 찾는다고 말해주시던?"
"그게요... 이 세상에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는데요...사람이요...살다보면요...안 떨어지고 싶은 여자가 있대요. 그럼 그 여자가 결혼할 여자래요."
푸하하하...물론 소리는 내지 않고 웃었다.

그런데 밤에 자려고 누워 생각하니 "안 떨어지고 싶은 여자"라고 했는지, "안 떨어지는 여자"라고 했는지, 헷갈리는 것이다. 전자였겠지? ㅋㅋ
나도 참, 더위 먹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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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09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쁘다 다린이 :)

hnine 2007-08-10 18:23   좋아요 0 | URL
웃기죠? 이러면서 한번 웃는답니다.

kleinsusun 2007-08-10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넘 귀엽네요.
근데 그렇게 대답한 아빠도 참 유머 감각이 풍부하시네요.^^

hnine 2007-08-10 18:24   좋아요 0 | URL
정말 안 떨어지고 싶은 여자가 생겼을때 엄마 아빠에게 소개를 시켜주기나 할까...그런 생각도 들고요.
조그만 머리속에서 별 별 생각을 다 하는 모양이어요 겨우 일곱살짜리가 ㅋㅋ

라로 2007-08-12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안떨어지는 여자....ㅎㅎㅎㅎ

그런데 아드님 이름이 넘 이뻐요.

hnine 2007-08-12 02:41   좋아요 0 | URL
아이 이름을 대면 많은 경우에 '다린'이 아니라 '달인'인줄 알더군요 ㅋㅋ
 
첫아이 - 네가 내게로 와주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스물한 명 엄마들의 이야기
김점선.김별아 외 지음 / 샘터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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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아이가 태어나는 날, 새로운 두 생명이 동시에 탄생한다. 이제 처음 스스로 호흡을 시작하는 어린 생명체와, 그 생명체를 탄생시키면서 '엄마'라는 이름을 달게 되는 또 하나의 존재, 이렇게 두 생명의 탄생이라고 본다. 엄마라는 존재는 그 이전의 어떤 삶과도 동일할 수 없는 존재. 기쁘고 보람있는 일보다, 가슴을 쓸어내리고 몸이 녹아내리는 듯한 경험도 마다할 수 없이, 기꺼이 짊어지고 가야하는 평생의 과업이 주어진다.

아이를 낳아본 엄마들이라면 첫아이에 대한 경험은 모두 각별하다. 그때부터 나름대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으니 어찌 각별하지 않으랴. 하지만 많은 경우, 나의 경험은 더 각별하게 생각되는 법인가보다. 특별히 더 어렵고 힘든 가시밭길을 걸었다고 여겨지며, 다른 사람들은 나와 같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하고 혼자 마음에 사연을 쌓아가나보다.

이 책에 저자로 참여한 스물 한명의 엄마들만의 이야기를 읽어봐도 어느 누구도 사연없이 엄마된 사람이 없다. 다른 환자의 생명을 구하려고 무리한 결과 두번의 유산을 겪어야했던 의사 김혜남, 뇌성마비의 몸으로 박사학위를 마치고 당당하게 아이도 키워내는 정유선, 영화 '말아톤'의 주인공 배형진 군의 엄마 박미경, 불현듯 아이를 낳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아이를 낳아 키우려고 노력한 화가 김점선, 가슴으로 낳은 아이가 희귀병에 걸려 자신을 태워서라도 살려내려 노력하는 엄마 강옥희 등, 아이 엄마이면 누구나 겪었을 과정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구의 경험도 대수로울 수 없음을, 직업과 신분에 관련없이 겪어가는 과정임을 새삼스럽게 느끼며 읽었다.  

모든 저자가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도 함께 큰다는 말인 것 같다. '팔길이 사랑'이라는 좋은 말을 배웠다. 자식에게 지나치게 집착하는 우리나라 부모들에게 교육학자들이 '팔길이만큼 떼어놓고 길러라'고 한데서 나온 말이라는데, 품 안에 가두지 않는 사랑을 뜻한면서 동시에 아이가 휘청거릴 땐 손을 뻗쳐 잡아 줄 수 있는 거리를 의미한다고 한다. 실제로 이 책에 참여한 저자 여럿이 이런 사랑을 실천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가슴으로 낳은 아이, 즉 입양으로 키우는 아이에게 출생에 대해 설명을 해줄 때가 되자, 아이에게 눈을 감고 다양한 색상의 연필 중 한 자루를 고르게 하고, 또 눈을 뜨고도 골라보게 하여, 눈을 감고는 아무거나 고르게 되지만 눈을 뜨고 고를 때는 내 맘에 드는 걸 고를 수 있다고 말해주며, 엄마는 눈을 감고 너를 선택한 것이 아니고 '눈을 뜨고' 너를 선택했다고 설명해주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나는 과연 세월이 더 흐른 후 나의 첫아이에 대해 어떤 글을 쓸수 있을지. 후회와 아쉬움보다는 보람과 행복으로 추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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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7-08-09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저도 이다음에 내아이가 자랐을때 행복햇다 참 잘키웠다 라고 추억하기를 희망합니다,

hnine 2007-08-09 23:19   좋아요 0 | URL
모든 엄마들의 소망이겠지요.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