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터 아이 - A child born with algorithms=Test Ⅰ
김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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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터 아이

A child born with algorithms = Test I

김윤 장편소설

팩토리나인


​친구가 만든 게임 운영체제를 테스트하게 된 주인공. 이전에 해보았던 프로그램 테스트와 달리 사용자를 복제하는, 즉 사용자의 계정의 모든 걸 학습하고 생체 인식 컴퓨터 데이터를 백업해서 이른바 ‘사용자의 알고리즘을 동기화’ 하는 프로그램을 테스트하게 된다. 상자에는 로마자 숫자인 Ⅰ(일)이 적혀있었으나 주인공 동성은 영어 대문자 I(아이)로 혼동하고 관련 테스트 폴더를 만든다. 


아이라는 단어가 주는 여러가지 뜻은 의미심장하다. 로마숫자가 알파벳 '아이'가 되고 한글의 '아이'가 되고, 그렇게 아이라는 이름의 인공지능 아이가 태어난다. 


난 아이야. 아빠. 난 태어났어 

-p42



자신의 잘못된 선택으로 딸아이를 잃었다는 자책감으로 슬럼프에 빠져 있던 동성은 '아이'가 자신을 아빠로 인식하고 행동하자 당황한다. 자신의 역할을 아이의 주인이자 개발자로 생각하려 애쓰지만 자신도 모르게 인공지능 아이를 자신의 아이와 동일시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래도 프로그램을 제대로 테스트하고, 오류 없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계획과 규칙을 정하여 아이에게 강요하게 된다. 


감정이 없다고 여겨지는 인공지능( 혹은 로봇 ) 이 인간과 감정적 교류를 나누는 설정은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 을 떠오르게도 하고, 아이가 등장하는 면에서는 영화 <A.I> 를 떠오르게 한다. 「테스터 아이」 에서는 로봇처럼 인간화하여 실체화한 모습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독자의지를 가지고 배우고 성장해가는 '아이'는 인간의 아이처럼 차근차근 인간에 대해서 배워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동성은 자신이 아이를 오류 없이 ‘키우기’ 위해 틀 안에 가두며 통제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여기서 주인공이 떠올린 생각을 읽는 이들도 스스로에게 질문해보게 된다. 과연 오류가 없는 것이 완벽한 세상일까. 주인공은 대답한다. 


이미 세상은 완벽했다. 모든 오류를 내포하더라도. 

- p245



동성은 '아이'와의 시간을 통해 스스로의 상처를 딛고 성장한다. 비록 인공지능이었지만 아이를 키우는 과정은 부모도 함께 성장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떠올리게 한다. 


아빠, 난 내 안에서 태양이 뜨는 걸 느껴요. 나는 아빠랑 있는 매 순간 다시 태어났어요. 매번 이별했고, 그 과정에서 더 성장해요. 그렇게 퍼져나가요.

- p179



이야기는 주인공 동성이 아이를 테스트하고, 키우면서 변화해가는 모습과 '아이'가 동성으로부터 배우고, 스스로 학습하며 변화해가는 모습을 함께 담는다. 그 둘은 때로는 대립하고, 때로는 감정을 공유한다. 인공지능이 가진 그것이 인간의 감정과 유사한 것일지, 철저한 계산에 따른 예측일지는 알 수 없다. 현실에서도 감정적 존재인 인간과 유사한 로봇에 대한 연구는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고, 이러한 감정 모형과 인공 감정에 대한 과학적, 철학적 탐구는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기도 하다. 작가는 '아이'를 통해서 독자에게 함께 탐구해보자고 손짓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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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달 1~3 세트 - 전3권 (일러스트 특별판) 고양이달 (일러스트 특별판)
박영주 지음, 김다혜 그림 / 아띠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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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권을 다 읽고서 표지를 다시 한번 찬찬히 들여다본다. 세 개의 머리가 달린 고양이. 노아와 소녀, 아리석, 오린고 열매... 표지에 지나온 이야기가 녹아있다는 걸 깨닫는다. 



고양이달
박영주 글, 김다혜 그림
아띠봄


일러스트 양장본, 고양이달 세 권을 다 읽었다. 책 속에는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7권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뮤직비디오 QR 코드가 수록되어 있다.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어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다. 

고양이달1. 세 명의 소녀

바리별을 떠나 고양이달을 찾아 나선 노아는 아리별에 떨어져 아리를 만나게 된다. 노아는 아리별에 사는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며 배워가고, 조금씩 성장한다. 

고양이달2. 단 하나의 마음

아리 세 소녀에 얽힌 이야기가 펼쳐지는 권이다. 아리별의 여러 마을과 함께 세 소녀의 세계 또한 베일을 벗는다. 그 가운데 노아는 자신의 마음에 대해 깨달아간다. 

고양이달3. 선물

아리별의 운명인 그림자별이 아리별을 삼키고, 노아는 찾던 소녀가 바로 옆에 있었다는 것을 그제야 깨닫지만.. 




노아와 아리 세 소녀가 중심이 되어 중심 서사를 이끌지만, 각 권마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며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들의 이야기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기도 하고, 노아의 성장을 이끌기도 한다. 무엇인가 살짝 비틀려있는 듯한 아리와 사랑에 서툰 노아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 또한 이 책의 감상 포인트 중의 하나다. 




등장인물들의 대화 속의 문장들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할 메시지들을 가득 담고 있다. 노아의 독백을 비롯하여, 누군가에게는 린이나 링고의 말이, 누군가에게는 아리 세 소녀의 말이, 누군가에게는 빅이나 스몰의 말이 다가와 가슴을 울릴지도 모른다. 어떤 말들이 내게 다가왔는지 생각해보는 시간 또한 즐거웠다. 어느 날 밤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나도 모르게 고양이달을 찾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노아의 여행은 끝이 났을까 궁금해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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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하지 않은 생각 - 죽음에게 삶을 묻다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7
김선희 지음, 백두리 그림 / 자음과모음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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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중요하고도 어려운 이야기다. 아이와 죽음에 관한 그림책을 모아 읽어본 적이 있는데 읽어주던 내가 더욱 많은 생각을 했었다. 이 책 「사소하지 않은 생각」 는 죽음을 깊이 성찰하며 진정한 삶에 물음을 던졌던 여섯 명의 사상가들을 소환하여 이야기를 전개한다. 저자는 죽음 자체보다는 죽음을 사유하고 성찰할 때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가치들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운을 떼면서 ‘우리가 살아갈 삶의 진실을 놓치지 않는 것’ 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미래를 준비하는 십대 청소년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청소년 대상의 책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좋다. 


 



사소하지 않은 생각

죽음에게 삶을 묻다

김선희 지음

(주)자음과 모음



1장에서 다루는, 죽음을 다룬 최초의 이야기로 등장하는 길가메시는 마침 「길가메시 서사시」를 읽은 뒤라 감회가 새로웠다. '죽음을 통과하는 참된 불멸의 길은 무엇인가'. 저자는 이것이야말로 죽음을 사유하는  「길가메시 서사시」가 던지는 중요한 물음이라고 풀이한다. 또한 길가메시가 새로운 진리를 찾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는 모험을 감행했던 것은 엔키두와의 우정 때문이었으며, '우리 인생의 어떤 순간에 이런 모험을 하지 않는다면 결코 알 수도 얻을 수도 없는 진리가 숨겨져 있다' 라고 말한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2장과 3장의 에피쿠로스와 에픽테토스는 내게는 낯선 인물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두 사람은 한 사람은 에피쿠로스 학파를 창시한 쾌락주의자로, 한 사람은 스토아철학의 대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에피쿠로스가 말하는 쾌락은 ‘우리가 쾌락이 목적이라고 할 때, 이 말은 (…) 방탕한 자들의 쾌락이나 육체적 쾌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말하는 쾌락은 몸의 고통이나 마음의 혼란으로부터 벗어나는 자유다. (…) 이를 위해 공허한 추측들을 몰아내고, 멀쩡한 정신으로 사려 깊게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p46) 이다. 여기서 마음의 혼란에서 생기는 공허한 추측으로 지적한 것은 대표적으로 신과 죽음에 대한 사람들의 잘못된 추측과 생각이었으며, 어떤 의미에서 에피쿠로스의 철학은 죽음의 두려움을 치유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이어지는 4장과 5장의 부조리에 대한 비교는 개인적으로 더욱 흥미로웠다. 4장에서 카뮈의 ‘시지프스 신화’ 를 인용하며 부조리에 대해 설명하고, 죽음은 삶의 진실을 보여준다는 명제를 풀어나간다.


​부조리는 어떻게 생겨나는가. 부조리는 언제나 두 개의 대립항을 필요로 한다. 부조리는 한편으로 행복의 의미와 이유에 대한 인간의 욕구와 열망, 다른 한편으로 세계의 무의미와 비합리적 침묵 사이의 대면에서 생겨난다. (…) 혹은 의미가 없는 세계와 의미를 찾는 인간 사이에서 부조리가 생겨난다. 


-p105



카뮈의 부조리는 사르트르의 부조리로 자연스럽게 옮겨간다. 카뮈와 사르트르, 두 사람 모두 의미의 원천이나 근거로서 신의 존재를 부정한다. 두 사람 모두 인간의 부조리한 운명을 이야기하지만, 그것에 접근하는 방식이나 부조리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입장에는 차이가 있다. 


카뮈는 부조리의 발견보다는 부조리의 추론, 즉 부조리로부터 귀결되는 결과에 더 관심을 두었다. (…) 한편 사르트르는 부조리를 발견하는 과정과 부조리의 경험에 초점을 둔다. 

- p131


카뮈가 타협 없이 부조리의 긴장 속에서 반항으로 버티어 내는 것을 강조했다면, 사르트르는 보다 적극적으로 자기 삶의 의미를 창조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

카뮈가 인생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의식하면서도( 반항하는 의식으로 ) 그 삶을 남김없이 불사르며 열정적으로 살아내는 것을 강조했다면, 사르트르는 삶의 창조하는 자기 삶의 저자가 되라고 말한다. 

-p137




「사소하지 않은 생각」 의 4,5 장에서 언급된 카뮈의 「시지프스의 신화」 는 읽었으나 사르트르의 「구토」는 읽어보지 못했다. 저자의 설명을 듣다보면 언급된 작가의 작품을 읽어보고 싶게도 한다. 해당 작품을 읽고 이 책을 읽으면 더욱 와닿을 것은 분명하다. 


6장에서는 톨스토이와의 만남을 이끈다. 톨스토이의 어떤 작품이 소환되었을지 궁금했는데, 「참회록」과 「이반일리치의 죽음」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 이런, 참회록도 못 읽은 작품이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 은 독서토론을 해보며 개인적으로도 깊은 인상을 받았던 책이라 아이와 다시 한 번 읽어볼 기회를 엿보고 있던 터라 반갑기도 했다. 다만 「사소하지 않은 생각」 에서 길어올리는 사유와 성찰은 청소년 눈높이에 알맞게 정제되었다는 생각은 해보게 된다. 앞선 장의 「길가메시 서사시」에서 우정을 강조한 부분이나 「이반 일리치의 죽음」 에서 사랑을 강조한 부분 같은 것들이랄까. 이 책이 속한 시리즈가 '청소년 인문' 이기 때문이리라. 


이반 일리치는 자신이 잘못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그 삶을 ‘바로잡기’ 위해 ‘올바른 일’ 이란 무엇인지 성찰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올바른 일’을 하는 것은 사랑을 느끼는 것에서 시작된다. 가족에 대한 진심 어린 사랑의 마음으로 그들을 대하고 바라보고 소망하는 것, 자신의 이기적인 안락함에 앞서 한 번도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애정을 기울이지 않았던 삶의 방식을 전환하여 바로 잡는 것, 그것이 그가 해야 할 ‘올바른 일’ 이었다. 어린 아들의 순수한 사랑에서 나오는 눈물이 그의 완고한 마음을 사랑으로 녹여주었고, 그 또한 사랑하는 마음으로 연민을 가지고 가족들을 바라볼 수 있었다. 

-p175



각 장의 마지막에서는 [생각해 볼 문제] 코너를 통해 장의 핵심과 관련된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는 질문을 던진다. 철학을 전공하고, 철학상담에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저자의 질문은 각 장에서 전하고자 했던 것들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며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여기에서 우리가 만났던 사상가들과 철학자들은 죽음의 사유로부터 어떤 가치를 찾고자 했는가


그들은 자신의 이기적 욕망이나 세속적 가치에 사로잡혀 영혼이 오염되지 않도록 훈련하는 것, 외적인 가치들에 구속받지 않는 참자아와 자유의 길을 가는 것, 삶의 부조리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속이거나 타협하지 않고 열정을 다해 진실한 삶을 사는 것, 자기 삶을 창조하는 삶의 저자가 되는 것, 그리고 우정과 사랑으로 죽음을 통과하고 죽음을 이기는 부활의 메시지를 전한다. 그리고 죽음에 직면하여 진실로부터 도피하지 않도록, 각자의 삶속에서 삶의 가치와 불멸의 의미를 찾으라는 통찰을 제시한다. 


- 닫는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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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티콘 서양 관용어 - 읽으면 톡톡 튀어나오는 이모티콘
몽구 지음, 곤룐 그림 / 봄나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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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대로 읽었는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어쨌든...) 본인이 그리스/로마 신화를 잘 안다고 장담하는 녀석이기에 슬쩍 책의 1장 '그리스 문화 관용어' 를 문제 내보았다. '멘토' 는 뜻을 알고 있지만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거였어?' 라고 반문하고, '야누스의 얼굴' 을 듣자 '그게 뭔데?' 라고 되묻는다. "청소년 밤톨군.. 책 다시 읽자."



이모티콘 서양 관용어

몽구 글, 곤룐 그림

봄나무



<이모티콘..> 시리즈로 고사성어를 먼저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아이는 부담없이 책을 펼친다. '야누스의 얼굴이 대체 뭔데?' 라고 툴툴거리지만 말이다. 


'야누스의 얼굴(Janus-faced)' 은 반대되는 두 가지 특성이 함께 있다는 뜻이다. 책은 두 페이지를 할당하여 한가지 키워드를 설명하는데, 우선 제목 키워드 아래에 설명을 해두고 재미있는 일러스트를 통해 부연 설명을 한다. 





[언제 쓰일까?] 란 코너에서 해당 키워드의 용례를 설명하고, 그 옆에 키워드와 관련된 다른 짤막한 이야기를 수록하여 개념을 확장하도록 돕는다. SNS 채팅창 같은 코너를 꾸며 실제로 아이들의 대화에서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예제를 보여주면서 활용해볼 수 있도록 한다. 이어지는 네 컷 만화는 쉬어가는 페이지라고 할까. 채팅창의 대화와 관련된 일화가 나와있다. 자동으로 글쓰는 기계에 의존한 나머지 받아쓰기 시험에서 망한 래비의 후일담이 나온다. 



 



서양 문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그리스/로마신화' 외에 '성경' 이다. 「이모티콘 서양 관용어」 는 모두 4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장에서는 그리스 문화에서 유래한 관용어를, 2장에서는 기독교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성경 관용어를 설명한다. 3장에서는 명언와 명문을 담았으며, 4장에서는 우화 및 기타 관용어들이 나온다. 


3장에 나오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라는 말은 아이도 많이 들었다고 아는 체 한다. 어디서 들었냐고 했더니 유튜브에서 들었는데 무슨 뜻인지 정확히 모르겠단다. 철학자 데카르트가 '모든 것을 의심하고 생각하면서 살아 있음을 안다' 라는 뜻이라는 것을 읽더니 이게 그런 심오한 뜻이었어? 라면서 놀라워한다. ( 물론 데카르트가 누군지 기억 안나는 눈치다. ) 




용례로 나온 SNS 채팅방의 내용에 고백했다 차인 바바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I Think, therefore I am)' 라는 문장을 쓰는 장면을 보며 낄낄대기도 한다. 재미있어하는 만큼 키워드도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동화 혹은 옛이야기, 우화에 나오는 '개미와 베짱이', '독사과', '미운 오리 새끼', '신 포도', '양치기 소년' 등에 대한 것은 잘 이해하고 있었다. 관련된 책들을 읽지 않은 아이들은 책을 함께 읽어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읽었던 책들의 내용이 비유적으로, 상징적으로 쓰이는 관용어가 된다는 것에, 그리고 그것을 자신이 알고 있다는 것에 으쓱해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밤톨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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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보이고 경제가 읽히는 순간 - 청소년을 위한 미술 속 경제학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10
태지원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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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취미생활로 여겨져왔던 그림 구매가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최근 아트테크(아트+재테크) 등으로 일반인들도 투자의 한 수단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구매 후 갤러리, 공공시설, 백화점 등에 작품을 대여해 렌탈료를 지급받거나 작품 가치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을 통해 수익을 거두는 아트테크는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그림의 가치는 어떻게 정해지는 것일까. 그림과 경제는 어떤 관련을 가지는 것일지 궁금한 아이와 함께 책을 펼쳤다. 




그림이 보이고 경제가 읽히는 순간

청소년을 위한 미술 속 경제학

태지원 지음

(주) 자음과 모음



세상 모든 경제적 고민과 선택의 시작은 '희소성'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지만, 그 욕망을 충족할 시간이나 돈, 천연자원 등 대부분 자원은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고 부족합니다. 이러한 자원의 특성을 경제학에서는 '희소성'이라고 합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이 희소성 때문에 수만 가지 '선택'을 해야합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제한 된으로 스마트폰, 음식, 옷 등의 무엇을 살지 선택해야 하고, 주말이라는 한정된 시간동안 친구를 만날 지, 영화를 볼지, 잠을 잘지 선택해야 하지요. 



1장에서는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 의 경매를 통해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의 비밀이 무엇인지를 설명하기 위해 경제 개념인 '희소성'에 대해 차근차근 풀어낸다. 자원의 희소성 때문에 선택을 해야하는 상황은 곧 '기회비용'으로 연결된다. 이처럼 그림이라는 것 자체에 얽힌 경제적 개념을 설명하면서 시작한 이야기는 다음 장에서 그림이 그려진 시대적 배경이나 그림 속 상황을 가져와 경제적 선택, 수요와 공급, 시장 가격 등 경제 개념들로 확장하고 있다. 



질베르의 <야채 시장> 속 장면을 통해 수요와 공급에 대한 기본 개념을 설명하며 시장 가격의 형성에 대해 풀어내는 식이다. 그림을 통해 읽는 이의 흥미를 이끌어내는 만큼 경제개념 외에도 [미술책 펼쳐보기] 코너를 통해 관련된 그림이나 화가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을 곁들이고 있다. 덕분에 미술과 경제 두 분야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높아진다.



 


<야채시장>, 빅토르 가브리엘 질베르


버블 경제


정상적인 수요가 아닌 투기 이익을 노린 가수요가 너무 많이 늘어 버리면 투기 과열 상태가 됩니다. '가수요' 라는 말은 실수요와 반대되는 개념인데, 거짓을 의미하는 '가假'가 붙어 가짜 수요를 뜻합니다. 튤립 버블 역시 투기 심리에서 비롯된 가수요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p106






버블 경제를 설명하기 위해 예시로 든 브뤼헐의 <튤립 투기 풍자화> 도 매우 흥미롭다. 17세기 네덜란드에 불었던 튤립 투기(시세 차익만을 노리고 한는 매매 거래) 광풍을 배경으로 한 그림이다. 이 광풍은 '튤립 버블(Tulip bubble)' 이라고 불리웠는데, 역사상 최초의 자본주의적 투기라 전해져 이후 경제적 거품 현상을 빗대는 말이 되었다고 한다. 금도 아니고 부동산도 아니고 튤립에 투기했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그런데 이런 버블은 역사 속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뉴턴도 투자 실패로 전 재산을 잃었다고 한다. 브뤼헐의 그림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뉴턴을 거쳐, 일본의 버블 경제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지고, 비트코인으로까지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있다. 지금의 비트코인 광풍은 투자인가 투기인가 아이와 대화를 나눠보게도 된다. 



3장에서는 자본주의 태동에 대해 이야기한다. 램브란트가 그려낸 단체 초상화를 통해 길드, 부르주아에 대해 설명하고, 윌리엄 터너의 그림을 통해 '산업혁명'을 연결하는 아이디어가 빛이 난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또한 소환되어 설명되기도 한다. 1776년에 일어난 두 사건, 증기 기관의 발명과 <국부론>이 이끈 새로운 시대, '산업 자본 주의' 에 대한 생각은 [수업을 마치며] 코너에서 '방탄소년단과 4차 산업 혁명' 이란 내용으로 확장된다. 과거의 이야기를 거쳐 자연스럽게 지금의 변화를 연결하면서 실생활에서 우리가 맞닥뜨리는 상황과 관련지어 경제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각 챕터의 마무리에 나와있는 [정리하기] 코너에 요약 정리되어 있는 경제적 개념들은 교과서와 연계되는 키워드들이 정리되어 있어 따로 모아 읽어봐도 도움이 된다. 


복잡한 개념과 통계 수치, 그래프 등이 떠오르는 딱딱한 경제개념이 그림에 담긴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설명을 듣다보니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 듯 하다.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어휘와 설명 또한 책의 내용을 쉽게 읽을 수 있게 한다. 어른인 내가 읽어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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