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 똑똑 세계사 시리즈
제임스 데이비스 지음, 김완균 옮김 / 책세상어린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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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 신화를 읽으며 그리스란 나라에 대한 호기심을 무럭무럭 키웠던 아이는 똑똑 세계사 시리즈의 「고대 그리스」 도 재미있어한다. 이번에도 표지부터 살핀다. 앞표지에 나오는 미노타우로스, 아테네는 특징으로 곧 알아챌 수 있고, 맨 오른쪽의 인물은 책을 읽고 나니 알렉산드로스 대왕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뒷표지에는 제우스, 트로이 목마와 메두사가 그려진 아이기스 방패, 파르테논 신전 등이 그려져 있다. 표지부터 시작해보는 책읽기 시간이다.



고대 그리스 신화와 신전에서부터 그리스 사람들의 삶과 예술, 철학과 전쟁의 역사까지 다루고 있는 초등세계사 책이다. 지식정보책으로서 초등 중학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설명과 호기심을 자아낼 수 있는 재미있고 익살스러운 일러스트가 함께 한다. 일러스트 속 말풍선은 만화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다가가기도 하는데, 「고대 그리스」 에서는 만화형식으로 프레임이 분리된 페이지도 등장한다.


말풍선 속의 '이집트 유행' 같은 설정에서 웃음이 난다. 같은 시리즈에 포함된 「고대 이집트」 를 자연스럽게 펼쳐보게 된다. 「고대 그리스」 의 테마 중에 알렉산드로스 대왕에 대한 것도 있는데, 「고대 이집트」 에서도 이집트를 정복한 인물로 나온다. 세계사의 경우 이렇게 나라별로 비슷한 시기의 사건들을 비교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연표도 들여다보게 습관화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리스하면 철학자들을 빼놓을 수 없다. 피타고라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가 등장한다. 마침 타 출판사의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시리즈를 아이와 함께 읽고 있었는데, 네 명의 철학자에 대한 이야기도 읽을 책 목록으로 뽑아둔다. 철학은 '지혜를 사랑하는 학문' 이라는 뜻이다. 초등 중학년 즈음에 읽는 책들은 이렇게 관련된 책으로, 영상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무한하다. 아이의 흥미가 어떤 곳으로 향하고 있는지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똑똑 세계사 「고대 그리스」 의 테마들이 앞으로 어떤 부분의 배경지식이 될 지 교과서와도 연계해서 읽어본다. 물론 지식을 쌓는 것보다 아이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유지시켜주는 것이 더 중요한 시기일테지만 말이다.

「고대 그리스」 를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시리즈의 「고대 로마」 편도 궁금해진다. 고대 로마는 어떤 테마를 다루고 있을까.



*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제공도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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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루한이 들려주는 미디어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55
강용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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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르노가 들려주는 예술이야기』에서 시작한 여정은 『발터 벤야민이 들려주는 복제이야기』를 지나 이제, 『맥루한이 들려주는 미디어 이야기』 까지 왔다. 맥락없이 흘렀던 과정이 아니라 예술에 대한 이야기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다음 책을 연결하게 된 것이다. 흥미롭다. 



맥루한이 들려주는 미디어 이야기

강용수 지음

(주)자음과 모음


'금세기 최고의 미디어 이론가'라 불리는 캐나다 출신의 문화 비평가 마셜 맥루한(Herbvert Marshall Mcluhan)은 미디어가 어떻게 생겨났으며 우리의 생활과 감각을 얼마나 바꾸었는지에 대해 설명한 인물이다. 

인류 역사에서 동굴 안에 모여 몸짓 발짓으로 이야기를 나누던 고대의 사람들에게 문자가 발명되고 인쇄술이 발전하여 책이 보급되면서 큰 변화가 생긴다. 혼자 책을 읽는 것이 생활의 중심이 되면서 개인주의가 생겨났다. 그 후 여러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책보다는 텔레비전, 라디오, 컴퓨터, 스마트폰이 생활화되는 시대를 맞이한다. 맥루한은 이 과학기술의 잠재력을 파악하고, 이 기술이 세계를 하나의 '지구촌'으로 만들 것이라고 예언하기도 했다. 

그런데 미디어(media)의 뜻을 무엇일까. 단어의 뜻만 보면 어떤 작용을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디어하면 신문, 텔레비전, 라디오, 영화 등의 대중 매체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맥루한은 미디어란 용어를 광범위하게 사용한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모든 것미디어라고 불렀다. 그렇게 보면 이 세상에 미디어가 아닌 것들이 별로 없게 되는 셈이다. 모든 미디어는 인간의 경험을 새로운 형태로 바꾸려는 경향을 가지게 된다. 

주인공 우현이는 아빠와 목욕을 하면서 자신의 여자 친구 이야기와 자신이 휴대전화중독인 것 같다는 상담을 한다. 엄마에게 들었던 미디어와 맥루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며 '미디어는 몸의 확장이다' 란 말에 대해 방송국에서 일을 하는 아빠에게 묻기도 한다. 아빠는 엉뚱한 사람이이기도 했던 맥루한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해준다. '모든 미디어는 인간의 팔과 다리, 우리의 감각을 연장시킨 것' 이라는 주장에 대해 설명을 해주면서, 우리 몸을 확장해서 만든 미디어가 다시 우리의 몸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나간다. 

생각해보면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할 때마다 우리의 감각 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분도 조금씩 달라진다. 그리고 그 감각을 발전시켜 새로운 미디어를 다시 만들어내게 될 것이다. 주인공은 우리의 몸 자체가 미디어가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어떤 미디어가 세상을 바꾸게 될 것인지는 우리의 상상력에 달려 있다. 

맥루한은 '미디어는 메시지다' 란 말도 남겼다. 맥루한은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내용보다 어떤 미디어를 통해 전달하느냐 하는 형시을 중요시했다. 같은 내용이라도 미디어가 달라지면  사람들은 모두 다른 내용이라고 인식한다는 것. 주인공의 아빠는 " 모든 미디어는 그 메시지와 상관없이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에 영향을 준단다. 다시 말해서 미디어가 전달하는 것은 그 내용과는 전혀 다른 미디어 자체의 특질이라는 거야. 우리는 그 미디어의 특성에 맞게 메시지를 받아들이게 되지'(p91) 라며 형식의 중요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이어간다. 

맥루한은 <미디어의 이해>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지배하는 미디어의 종류에 따라 인류의 역사를 4단계로 구분한다. 특히 네번째 단계에서는 텔레비전이 촉각을 되살리는 매채라는 것에 주목했다. 인쇄술이 발전하던 시대에는 시각과 함께 선형성(책을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 나가는 것)이 요구되었다면, 전자 시대의 매체에서는 촉각성(tactility)이 강조되었다고 주장한다. 또한 시각에서 벗어나 오감을 모두 사용하는 원시 시대로 회귀했다고 말하며 인간이 시간과 공간이 넘어 하나가 되는 세상, 즉 지구촌에 대한 가능성을 열었다.


첫번째 단계 : 말을 통해 의사소통을 하던 원시 부족 시대, 인간은 모든 감각을 사용할 수 있다.

두번째 단계 : 문자가 발명되면서 말보다 글을 읽기 위해 눈을 사용하는 소수의 사람이 생겨나던 시대, 듣는 것에서 보는 것으로 커뮤니케이션의 비중이 바뀐다.

세번째 단계 : 손으로 쓰던 책(필사본)을 인쇄로 찍게 되면서 큰 변화를 맞은 시대, 개인주의와 민족주의가 발전한다.

네번째 단계 : 전기 매체의 시대로, 텔레비전과 라디오, 인터넷의 사용이 중요해진 시대



주인공은 아빠가 빌려준 맥루한의 <맥루한과 미디어> 란 책을 읽으며 '차가운 미디어(쿨 미디어)'와 '뜨거운 미디어(핫 미디어)' 의 개념에 대해서도 배운다. 뜨거운 미디어는 고밀도로 만들어져서 자료가 충분히 충족되어 있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사진과 만화 중에서는 사진이 뜨거운 미디어에 속한다. 사진은 우리에게 많은 시각적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책, 신문등도 뜨거운 미디어에 속한다. 만화도 책으로 되어 있긴 하지만 만화책에 있는 그림은 사진에 비해 정보가 적기 때문에 차가운 미디어에 속한다. 

뜨거운 미디어와 차가운 미디어를 나누는 또 다른 기준은 참여도다. 뜨거운 미디어는 대중의 참여도가 낮고, 차가운 미디어는 대중의 참여도가 높다. 예를 들어 책은 뜨거운 미디어고, 회화는 차가운 미디어다. 책은 그 내용을 읽고 혼자 이해하면 되지만 회화는 작가의 의도와 시대적 배경을 종합하여 작품의 의미를 파악하고 상상해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뜨거운 미디어는 정보에 충실하기 때문에 인간을 수동적으로 만들고, 차가운 미디어는 능동적으로 만든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 구분은 상대적인 것이며 뜨거운 미디어가 차가운 미디어로도 변하거나, 그 반대로 변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이와 직접 미디어를 만든다면 어떤 것을 생각할 있을지도 이야기해보고, 뜨거운 미디어와 차가운 미디어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기에도 좋다. 이미 아이에게 익숙한 '미디어' 것에 대해 새롭게 인식해보면서 미디어가 인간의 사고방식과 사회, 문화에 일으키는 영향들이 어떤 것들이 있을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책의 부록인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 나와있는 논제들을 활용하면 생각을 확장해보기에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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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터 벤야민이 들려주는 복제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72
강용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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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아도르노의 예술 이야기에 관한 책을 먼저 읽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20세기 독일어권 문화비평가인 발터 벤야민을 모른다면, 이 책의 제목에 나온 '복제(複製)' 가 과학에서의 복제, 즉 유전자 조작에 관련된 이야기를 먼저 떠올렸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분야가 다를 뿐이지 '본래의 것과 똑같이 만드는 일. 또는, 그 만든 물건.' 이라는 단어의 뜻은 같다.  「발터 벤야민이 들려주는 복제 이야기」 는 벤야민이 쓴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이라는 저서에서 표현한 내용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키워드 중심으로 풀어 설명한 책이다. 




발터 벤야민이 들려주는 복제 이야기

강용수 지음

(주)자음과 모음



영화감독인 아빠, 추상화 화가인 엄마, 사진가인 삼촌, 연극배우인 이모의 환경 속에서 자라는 주인공은 학교 동아리 중 연극부에 지원하게 된다. 히틀러라고 불리는 6학년이 부장으로 있는 곳이다. 막상 연극부에 들어가고보니 10월의 연극제를 미리 준비하는 과정 보다는 학생회장 선거에 나가는 히틀러를 위한 선거운동연습이 한참이다. 왜 연극부원들이 선거운동을 도와야 하는 것일까. 이야기는 주인공의 학교에서의 사건과 각각의 예술을 펼치는 가족 구성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벤야민이 말한 개념들을 자연스럽게 녹아내고 있다. 



발터 벤야민 철학의 키워드 중 예술에 관련되어 잘 알려진 것은 아우라(Aura) 다. 아우라(Aura)는 그리스 신화에서 산들바람을 뜻한다. 산들바람처럼 너무 빨라서 아무도 뒤쫓아갈 수 없던 여신 이름이기도 했다. 보통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표현할 때 쓰기도 하는 단어다. 우리는 예술 작품에서도 아우라를 느낀다고 표현하기도 한다.(p30)  「발터 벤야민이 들려주는 복제 이야기」 의 이야기 속에서는 주인공의 이모는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복제 방법이 늘어났기에 아우라가 점점 사라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운을 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예술 작품은 인간이 접근할 수 없는 분위기를 풍기거든. 벤야민은 아우라를 '유일하고도 아주 먼 것이 아주 가까운 것으로 나타날 수 있는 일회적인 현상' 이라고 했어. 쉽게 말해서 멀리 있는 것이 내 피부처럼 가깝게 느껴지는 것이지.


- p32



벤야민은 복제 기술로 인한 아우라 파괴를 나쁘게만을 볼 수 없었다. 복제 기술로 인해 예술 작품을 비롯한 모든 상품이 대량으로 생산되기 시작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상 최초로 귀족층이 아닌 대중이 예술을 감상하고 즐기는 주체가 되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복제 기술이 적용된 분야는 영화와 사진이다. 해당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는 주인공의 아빠와 삼촌과의 대화를 통해 복제 예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과거의 예술은 귀족들만 즐길 수 있는 고급 문화였는데, '멀리 있으면서 근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자신에게 가까이 끌어오고 싶어했던 대중은 기술의 발전을 통해 복제된 예술품을 가까이 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예술 작품은 인쇄와 복제를 통해 상품화되면서 그 전에는 접근할 수 없었던 예술품으로서의 권위를 잃었다고 설명한다. 최초의 예술은 종교적인 의식에 사용되었고, 현대에 와서는 작품 자체가 가지는 '종교 의식적인 가치' 보다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전시 가치'의 의미가 더 크다. 그러면서 경매, 재테크, 투자 수단으로까지 확대되었다. 



연극을 하는 이모와 추상화를 그리는 엄마를 통해서는 예술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대화가 진행된다. 세계에 대한 모든 체험은 미디어로 매개된(mediated) 체험이다. 벤야민은 영화와 연극을 구분하며, 영화는 아우라가 없지만 연극에는 아우라가 있다고 주장했다. 


벤야민은 경험(Erfahrung)과 체험(Erlebnis)을 구분해. 경험이 하나로 통일되었다면 체험은 부서진 조각처럼 흩어져 있어. 유식하게 말하자면 파편화되어 있다고 할까? 그런 점에서 전통과 공동체 의미가 없어진 대중예술에는 경험이 아닌 체험만이 있다고 할 수 있어. 뿐만 아니라 인간의 지각 작용은 매번 똑같은 것, 반복하는 것에 민감해지면서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고 했어. 


- p95




연극부를 선거운동에 동원하는 연극부장의 모습에 답답함을 느끼는 주인공은 가족들과의 대화를 통해 정치적 예술에 대해 듣게 되기도 한다. 이어 악용되는 아우라는 어떤 것이 있는지까지 확장해서 생각해보게 이끈다. 


예술의 기능은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니야. 시대와 상황에 따라 종교적 대상이 되기도 하고, 감상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 또 요즘과 같이 정치적 대상이 되기도 하는 거란다. 


-p146




이어지는 [철학 돋보기] 코너에서 TV와 영화 등 대중매체는 우리가 느끼는 방식, 즉 지각 방식을 속도와 폭력에 중독되게 만든다고 설명하는 저자는 벤야민이 살던 시대가 히틀러가 전쟁을 일으킨 때라는 것을 이야기하며 당시 예술이 전쟁을 미화했던 것에 대한 벤야민의 비판을 풀어낸다. 독재자가 아우라를 강화해서 사람들을 선동했던 히틀러의 예를 통해 '정치의 예술화' 를 설명하는 식이다. 히틀러는 자신의 아우라를 강화하기 위하여 영화를 이용했다. 이야기 속 히틀러 연극부장은 회장이 되기 위해 연극부원들을 이용한 것일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가 회장이 되면 연극부가 더 커지고 활성화되는 것이니 오히려 잘된 일일까. 연극부원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며 고민을 계속한다. 책을 읽는 아이들과도 이야기해볼 수 있는 주제다. 



책의 후반부에 수록된 [통합형 논술노트] 코너의 제시문에는 맥루한의 미디어 이야기가 제시되어 있다. 아도르노의 예술이야기로 시작된 독서는 발터 벤야민의 복제 이야기를 지나 이제 다음 책인 맥루한의 미디어 이야기를 고르게 한다. 마침  「발터 벤야민이 들려주는 복제 이야기」 에서는 발터 벤야민이 주장하는 경험과 체험에 대한 설명 중에 체험 속의 '충격' 에 관한 대화가 있었다. 매일 방송을 통해 충격적인 정보를 접하게 돼도 그것이 다음 날이 되면 잊히고 새로운 정보로 채워지는 체험에 대한 것이라던가, 사람 지각과 몸이 다양한 매체 환경에 적응하면서 변해가는 현상(p97)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맥루한은 이런 매체와 관련하여 어떤 주장을 펼쳤을지 궁금해질 수 밖에 없다. 책이 책을 부르는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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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는 어떻게? 손을 깨끗하게 씻어 줄까 - 건강한 생활 습관에 숨은 과학 알이알이 과학그림책 1
마들라인 헤이즈 지음, 스리말리 바사니 그림, 조연재 옮김 / 현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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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과 화학 학위가 있는 자칭 '괴짜 과학자' 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글작가는 몸을 더욱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도울 일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차근차근 풀어내면서,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해 어떻게 우리의 몸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할 지를 알려준다. 알이알이 과학그림책 시리즈의 첫 권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건강에 관심이 더 높아진 요즘 이에 관련된 정보를 담은 책으로 시작한다. 





비누는 어떻게? 손을 깨끗하게 씻어 줄까

How Does Soap Clean Your Hands

건강한 생활 습관에 숨은 과학

알이알이 과학그림책

마들라인 J 헤이즈 글, 스리말리 바사니 그림

현북스



이른바 지금의 '코시국'에 가장 중요한 생활습관은 역시 손씻기다. 외출 후 귀가하면 손부터 씻게 되는 것이 일상이다. 책의 제목에 나온 것처럼 이야기의 시작은 비누가 어떻게 손을 깨끗하게 씻어주는지, 그리고 올바른 손씻기 방법은 어떤 것인지를 먼저 알려준다. 이제는 유치원에서, 초등학교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아이들은 충분히 교육 받고 있을 내용이지만 그 원리와 함께 다시 한번 살펴보면서 깜빡 한 것은 어떤 것들인지,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어떤 것들인지 확인해보기 좋다. 그림책에서는 '생일 축하 노래' 를 두 번 부르는 시간(20~30초) 을 이야기한다. 뉴스나 기사에서 대한민국 어른들에게는 애국가 1절을 부르면 되는 시간이라고 나왔었던 것이 떠오른다. 덕분에 회사 화장실에서는 한참 애국가를 흥얼거리는 사람들이 등장하기도.




본문과 함께 하는 일러스트는 익살스럽다. '콜록콜록' 기침 소리를 배경으로 하면서 아이들 둘이 댑댄스를 추고 있다. 'Dab' 은 북미권 스포츠씬/힙합씬에서 생겨난 일종의 몸동작인데, 한 팔로 얼굴을 가리고 다른 팔은 바깥으로 쭉 뻗어서 고개를 숙이면 된다. 





댑댄스라는 용어가 익숙하지 않지만 동작은 이미 아이들에게 친숙하다. 힙합 관련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했던 포즈이기 때문. 심지어 이전에 19대 대선 개표 방송에서 후보들이 댑댄스 동작을 취하기도 했었다. 



건강에 관한 과학그림책에서 갑자기 왠 댑댄스? 바로 기침할 때 취해야할 자세가 댑댄스의 자세와 유사하기에 서구권에서는 이전부터 기침할 때 이런 자세를 취하라고 교육을 했다고 한다. 그림책에서는 '기침할 때 입을 가리는 게 어떻게 이웃을 도와주는 걸까?' 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기침할 때 팔꿈치 안쪽에 대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는 매너를 위트있게 댑댄스를 추는 모습으로 보여준다. 이런 방법으로 '바이러스가 퍼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는 정보를 슬쩍 덧붙여 전달하면서 말이다. 



이어 바이러스란 무엇인지, 약은 어떻게 작용하여 낫게 해주는 것인지를 차근차근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풀어낸다. 페이지의 첫 문장에는 전하고자 하는 정보에 관한 질문이 먼저 나온다. '건강한 식습관이 어떻게 네 몸을 강하게 해 주는 걸까?' , '운동이 어떻게 몸을 덜 피곤하게 해주는 걸까?' , '잠이 어떻게 너를 더 건강하고 똑똑하게 만드는 걸까?' 라는 질문은 아이의 호기심을 붙잡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건강, 의학에 관련된 단어가 많이 나오다보니 유아들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 「비누는 어떻게? 손을 깨끗하게 씻어 줄까」 는 지식정보그림책의 특징을 살려 책의 후반부에 용어에 대한 정리를 해둔다. 목록에 있는 용어 한 가지로 확장 독서를 해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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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르노가 들려주는 예술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90
조극훈 지음 / 자음과모음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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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비판 이론가인 아도르노의 미학 사상을 풀이한 책이다. 아도르노는 철학과 예술에 관심을 가지면서, 산업사회의 문제를 비판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인물이다. 아이와 책을 읽기 전 미학(美學)이란 것은 무엇인지 살펴보며 시작한다.


미학(美學)은 철학의 하위 분야로서 '아름다움'을 대상으로 삼아 아름다움의 본질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완성도가 높은 아름다움이 무엇인가를 분별하는 일이 주된 관심사가 된다. 전통적으로 미학은 크게 미론(美論: 美(아름다움)란 무엇인가?)과 예술론(藝術論: 예술이란 무엇인가?)의 두 갈래로 나누어 볼 수 있으며, 그 외에도 현대 철학에서의 다양한 논의들과 맞물려 주로 형이상학, 인식론, 윤리학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이 미학에서 논의되고 있다.


출처 : 위키 발췌




아도르노가 들려주는 예술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조극훈 지음

(주)자음과모음



'이성'이라는 것은 인간이 적절한 목적을 설정하고 그것을 실현하는 능력이다. 그런데 현대사회에서 이성은 어떤 목적을 달성하는 데 적절한가, 적절하지 못한가를 판단하는 수단이 되어버리면서 오히려 인간을 지배하는 수단이 되어버렸다. 아도르노는 우리가 도구로 사용하는 이성을 가리켜 '도구적 이성' 이라고 부르고, 도구적 이성에 의해 지배되는 사회를 '관리된 사회' 라고 표현한다.(p105)


도구적 이성에 의해 관리된 세계에서 예술은 개인의 자율성과 사회 통합을 추구하기 보다는 현실의 고통을 은폐하는 수단이 되었다. 현대 산업사회에서 예술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교환가치일 뿐이라는 것. 즉, 상품이 되어버린 것이다. 상품이 되었다는 것은 그것이 본래 가지고 있는 고유한 가치보다 시장에서 얼마에 팔리고 얼마나 잘 팔리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는 걸 뜻한다. 아도르노는 이렇게 현대 산업사회에서 예술이 타락하는 현상을 '문화산업'이라는 말로 설명한다. 아도르노는 왜 이것이 문제가 되었다고 보았을까. 


국악인인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국악인이 꿈이었던 주인공은 친구의 영향을 받아 가수로 꿈이 바뀐다. 학교 수업시간에서는 마더 테레사와 연예인의 사진을 두고 누가 더 아름다운지,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지 토론을 한다. 주인공은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하여 고민을 해보게 된다. 아이의 꿈이 가수로 바뀐 것에 대하여 주인공의 아빠는 문화산업 때문에 아이의 꿈이 바뀌었다고 속상해한다. 등장인물들의 대화 속에서 아도르노의 문화산업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원래 예술은 개인의 자율성을 지키고, 사회를 통합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문화산업은 소비자를 수동적인 존재로 만든다. 오늘 날, 겉모습을 중시하는 외모 지상주의나 명품족 등이 그런 예가 되기도 한다. 또한 관리되는 사회에서 문화산업은 예술을 말초적인 오락물로 만들어버린다고 주장한다. 


주인공은 우연히 참여하게 된 병원 봉사에서 병실마다 조각물을 만들어주는 아저씨를 만나고, 그에게서 또한 다양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아도르노의 「미학 이론」 속의 내용이 슬쩍 언급되는데, 아도르노는 아름다움과 추함은 함께 이해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추한 것이나 아름답지 않은 것을 숨기고 단지 즐거움만 주려고 하는 예술은 비자율적 예술이라고 했다. 그렇기에 예술은 현실의 어둠과 고통을 표현함으로써 자율성을 상실한 사람들을 일깨우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관리된 사회에서 예술은 사람의 비판 의식을 마비시키므로, 예술이 비판의식을 되찾아 사람들의 영혼을 구원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조각가 아저씨는 축구공에 숨겨져 있는 파키스탄 아이들의 고통을 넌지시 이야기한다. 눈에 보이는 것들의 화려함에 열광하면서도 그 이면을 한 번도 생각해보자는 제안은 같은 출판사의 청소년 인문서 「꼰대 아빠와 등골브레이커의 브랜드 썰전」 도 떠오르게 한다. ( 예술에 관한 책은 아니지만 보이는 것에만 치중하는 것에 관한 주제로 생각을 확장시켜 이야기해볼 수 있을 듯 하다. ) 


주인공은 병원에서 자신이 잘하는 국악으로 자원봉사 공연을 한다. 그리고 '마음 깊숙한 곳에서 무언가 뜨거운 것이 움직이는 느낌'(p123)을 받는다. 조각가 아저씨에게 진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자율적 예술과 비자율적 예술에 대해 듣게 된다. 그리고 미메시스에 대한 것도 알아가면서 자신의 진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본다. 



아도르노는 자율적인 예술을 위해 미메시스라는 개념을 가지고 왔다. 미메시스는 본래 '모방' 이라는 뜻이다. 그는 이를 잘못된 퇴행적 미메시스와 반성적 미세시스로 구분한다. 


잘못된 퇴행적 미메시스는 상품화된 현실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입니다. 관리되는 사회에서 이성의 폭력성에 의해 왜곡된 현실을 그대로 모방한다면 창조적인 예술품이 나올 수 없겠지요. 그것은 오히려 현실을 합리화하는 수단이나 다름없게 될 것입니다. 그에 반해 반성적 미메시스는 사회 현실의 어둡고 고통스런 측면을 모방함으로써 현실의 부조리를 드러냅니다. <어린왕자>에서 말하듯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아도르노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반성적 사고를 통해 예술이 이끌어 내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현대 대중문화의 영향에 대해 성찰을 해본 이라면 누구든 아도르노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함께 언급되는 철학자로 벤야민이 있다. 아도르노와 벤야민의 이론은 서로의 대척점에 있다. 아이와 시리즈의 다음 읽을 책으로 「발터 벤야민이 들려주는 복제 이야기」 를 골라둔 이유다. 그들의 이론은 지금도 끊임없이 새롭게 해석되고 있는터라 진지하게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조금씩 낱개의 조각을 흡수해가며, 낱개의 조각으로부터 전체를 볼 줄 아는 눈을 기르고,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가기 위한 출발점에 서는 것 또한 청소년들의 성장과제 중의 하나가 아닐까.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사유하는 인문의 힘을 길러야 한다. 오늘도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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