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d : 고양이와 함께한 날의 기적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55
샘 어셔 지음, 이상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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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D, 고양이와 함께한 날의 기적 

샘 어셔 글, 그림 

주니어 RHK 



타잔 마냥 신나게 나무사이를 날고 있는 표지의 아이를 바라보며 책을 펼친다. 책 속 아이의 방은 우리집 아이의 방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이것저것 붙어있고, 이것저것 바닥에 널려있는 것 말이다. 


찬찬히 들여다보면 최근 아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가 무엇인지 보인다. ‘고양이란’, ‘고양이의 모든 것’ 등의 책이나 메모등이 보이고, 들여다보고 있는 책도 고양이과의 호랑이에 관한 책이다. 




그렇다. 곧 아이와 할아버지가 사는 집으로 ‘고양이’ 가 온다. 녀석은 고양이를 돌보기 위해 여러가지를 꼼꼼하게 공부하고 준비한 모양이다. 


그러나 고양이와 친해지기는 쉽지 않다.아이는 고양이와 친해지기 위해 여러가지를 시도한다. 그 시도에는 할아버지의 따뜻한 조언이 함께 한다. 안타깝게도 그런 시도들은 모두 ‘아니에요!’ 로 끝난다. 모두 ‘고양이는 ㅇㅇ 할까요?’ 에 대한 결론이다. 



 


아이에게 안겨있는 고양이의 표정도 압권이다. 세심한 펜 터치의 일러스트 속에 숨겨진 것들이 많다. 샘 어셔의 일러스트는 찬찬히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다.   




전작 FREE 와 함께 모아 찍어보는 WILD. 날씨 시리즈(혹은 기적 시리즈라고도 불린다.) 도 함께 공유해본다. 사랑스러운 아이와 현명한 할아버지 콤비의 이야기들을 모아 읽어도 더욱 재미있다.





결국 고양이는 집을 탈출한다. 고양이를 찾아 그 뒤를 따라갔던 아이와 할아버지는 야생 정글로 들어선다. 정글의 모습에 갑자기 시야가 넓게 트이는 느낌이다. 정글 속에 있는 고양이는 더욱 자유롭고 행복해보인다. 그리고 나를 따라오라고 손짓하는 듯 하다. 저 외나무 다리를 건너면 어떤 풍경이, 어떤 모습이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





아이와 할아버지는 타잔처럼 넝쿨을 타고서 폭포를 가로지르고, 생경한 야생 식물들이 우거진 수풀 사이를 헤집으며, 허물어진 고대 유적에까지 조심스레 발을 디딘다. 이들의 모험을 함께 하다보면 저절로 다시 첫 장면을 들춰보게 된다. 아이가 보던 것들, 메모했던 것들, 그렸던 것들이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이런 것들을 찾아보는 것이 이 ‘기적’ 시리즈의 또 다른 재미다. 아이가 경험하고 느꼈던 것들이 모험으로, 이야기로, 일러스트 속 디테일한 소재들로 등장한다는 것. 전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주인공 아이의 상상은 그대로 책을 읽는 우리들에게로 옮겨온다. 


상상이 현실로 펼쳐지다니, 그것이 정말 기적과 같은 하루가 아닌가. 진짜 현실이 아니어도 이미 아이들은 책 속에서, 일상 놀이에서 이미 생생하게 체험하고 있다. 그들의 일상이야말로 기적과 같은 하루들이 아닐까 싶다. 마음껏 상상하고 마음껏 모험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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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밭 이야기 - 이해인 수필그림책 알이알이 창작그림책 51
이해인 지음, 임희정 그림 / 현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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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년, 아니 이십여년 전이려나. 이해인 수녀의 수필집을 처음 읽었던 때가 말이다. 그 때 샀던 수필집 중에 ‘꽃삽’ 이라는 수필집이 있었다. ( 결혼하면서 남겨두고 왔던 책 중에 아직 남아있을 텐데 말이다. )


​ 나는 왼쪽 표지의 책으로 읽었었다.


‘꽃삽, 바다가 보이는 수녀원에서’ 는 이해인 수녀의 두번째 산문집으로 1994년 10월 초판이 발행되었던 책이다. 그리고 이 책 속에 ‘밭 가까이 살며’ 라는 수필이 있다. 수필로 읽었던 이야기를 이제 그림책으로 만나 아이와 함께 읽는다.



나의 밭 이야기

이해인 수필그림책

임희정 그림

현북스




​바다가 바라보이는 방에 사는 수녀님들은 해 뜨는 바다, 해 지는 바다, 달빛이 넘실대는 바다의 아름다움을 이해인 수녀에게 보여주고 싶어했다고 한다. 그러나 밭 가까이에 살면서 멀리 있는 바다보다 가까이에 있는 밭의 아름다움을 깨달았노라는 이해인 수녀.


​정원에 핀 장미, 수국, 달리아, 글라디올러스아 같은 화려한 꽃들만 바라보았던 때가 살짝 후회되었습니다.


노란 쑥갓꽃과 흰빛, 보랏빛의 감자꽃들,

채소들이 피운 꽃들은 소박한 아름다움을 풍겨 주었습니다.






꽃술이 강조된 그림작가의 일러스트는 이해인 수녀의 ‘꽃술’ 에 관한 다른 수필의 내용도 떠오른다. 나도 감자꽃과 쑥갓꽃은 처음 본다. 소박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일러스트다.



'꽃구름밭' 이라는 이름을 가진 작가의 작업실 앞 밭에는 주로 꽃을 심어 손님이 오면 한번씩 그 꽃밭 앞에서 시를 읊기도 하고 가끔은 사진도 찍었다고 한다. 우울한 일이 생기면 밭에 나가 흙냄새를 맡으라고 일러주신 법정 스님의 말씀도 기억하면서 이해인 수녀 또한 힘든 일이 생겨 마음이 안 좋을 때는 일부러 밭에 나가 생명의 향기 가득한 흙의 향기를 맡는 다고 했다.


내가 밭 가까이 살지 않았다면 쑥갓꽃과 감자꽃의 아름다움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니 내 방이 밭 옆에 있는 것이 새삼 감사하였습니다. 


그러고 보면 사람의 마음도 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땅을 잘 가꾸어야 좋은 밭이 되듯이 사람도 마음을 잘 가꾸어야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매일 이라는 새로운 땅에 씨를 뿌리고 하나의 열매가 익을 때까지 정성껏 돌보고 가꾸어야 하는, 그래서 기다림과 인내를 배워야 하는 일상의 삶을 노래하는 글 작가의 글은 매우 아름답다.



고 박완서 소설가는 이해인 수녀에 대해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수녀님은 평범한 자연 속에 숨어 있는 작은 아름다움을 발견해내는 데 천부적인 감수성을 지니고 있었다. 나 혼자 거닐 때 평범한 동산이던 게 수녀님하고 같이 보면 놀랍도록 새롭게 보였다. 자연 속에 미운 거나 불필요한 건 하나도 없고, 어제와 같은 것 또한 없다는 것을 수녀님은 혼자만 느끼기 아까운 듯 힘 안 들이고 옆의 사람에게 옮아 붙게 만들었다. "

- 박완서 (소설가)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운 점은 이 그림책 시리즈의 기획의도가 이해인 ‘수필’ 그림책이라면 좀 더 텍스트의 내용을 그림작가의 시선으로 해석해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은 부분이다. 이해인 수녀의 일상을 사진처럼 찍어내는 느낌이 아니라.. 얼핏 ‘이해인’ 수필 그림책, 즉 인물 그림책으로 다가오게 되기도 한다.


물론 지금의 일러스트도 잔잔하고 아름답다. 이해인 수녀의 글을 애독하는 독자이자 그림책이라는 장르를 사랑하는 독자의 욕심일테다. 다양한 장르로 좋은 글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부모가 읽던 책을 다시, 아이와 함께 읽을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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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공화국 화학법정 5 - 화학과 생활, 과학공화국 법정 시리즈 22
정완상 지음 / 자음과모음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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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법정이라니. 이 어울리지 않아보이는 두 단어. 그러나 책을 읽다보면 일상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재미있는 사건들을 법정으로 불러와서, 과학적인 원리를 이용해 사건들을 차근차근 해결해나가는 구성에 의외로 두 단어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 「화학과 생활」 편에서는 '요리와 음식에 관한 사건', '가전제품에 관한 사건', '옷과 세면에 관한 사건', '기타 생활에 관한 사건', '고분자에 관한 사건', 이렇게 크게 5가지의 장으로 나뉘어 각 장별로 5~6가지의 사건을 다루고 있다. 



과학공화국 화학법정, 5. 화학과 생활

과학공화국 법정 시리즈

생활 속에서 배우는 기상천외한 과학 수업

(주)자음과 모음



각 사건은 먼저 사건의 개요를 이야기 형식으로 들려준다. 이야기의 제목 위에는 전하고자 하는 화학 지식에 대한 키워드가 표시되어 있다. 예를 들어 '10원짜리 동전과 알루미늄 포일' 사건에 관한 이야기는 '이온화 경향' 이란 지식을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셈이다. 




이야기의 무대는 [여기는 화학법정] 으로 옮겨진다. 원고와 피고가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치열한 공방을 걸쳐 판결이 나온다. 


전기 화학의 원리입니다. 서로 다른 금속 사이에 소금물처럼 전기를 통하게 하는 물질을 넣으면 두 금속 사이의 전자가 이동합니다. 이것은 두 금속이 이온이 되려는 성질이 달라서인데 이것을 이온화 경향이라고 부르지요. 이온화 경향이란 이온화되려는 세기를 말하는 것인데 강할 수록 이온화 되기가 쉽지요. 다음과 같은 순서입니다. 


칼륨-칼슘-나트륨-마그네슘-알루미늄-아연-철-니켈-주석-납-구리-수은-은-백금-금


- 과학공화국 화학법정5, 2장 가전제품에 관한 사건, p114




책을 읽던 아이는 뿌듯해한다. 이제는 이온이 무엇인지 안다며. 


여름방학 전 아이는 중학교 첫 기말고사를 보았다. 코로나로 인하여 2학년은 중간고사가 없었던 터라 시험범위는 넓었고, 초등학교 때와는 달리 '시험'이라는 것을 본격적으로 인식하게 된 터라 별다는 요령이 없던 녀석은 끙끙거리며 시험을 준비했다. 스스로 준비해보겠다는 아이를 믿고 지켜보던 나 또한 첫 시험을 치루는 긴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녀석이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기를 바라며, 퇴근 후 녀석이 질문해달라고 가져오는 문제들을 함께 정리했다. 그리고 이번 과학 기말고사 시험 범위에 이온에 대한 것이 있었던 것. 이온식을 외우고 이온 앙금 반응을 해석해야했던 아이인지라 자신이 배웠던 이온이 생활 속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 것인지를 이해하고 더욱 뿌듯해한 것이다. 




중 2 과학 교과서, '전하를 띠는 이온' 단원


법정 편을 지나면 [과학성적 끌어올리기] 편에서 좀 더 상세한 지식을 전달한다. 과학에 대한 흥미가 없고, 화학에 대한 배경 지식이 전혀 없다면 책을 처음 읽을 때는 다소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더운 여름날 콜라가 폭발한 사건이라든지, 쭈글쭈글해진 만화책을 쉽게 펼 수 있는 방법 등 아이들이 흥미로워할 소재들을 다루고 있는 지라 궁금해서라도 책을 읽게 하기도 한다. 


 



녀석의 과학 교과서 단원을 슬쩍 살피며 관련된 도서를 슬쩍 앞쪽으로 뽑아둔다. 교과서 속 공식에서 벗어나, 자신이 배운 것들이 우리 주변, 생활 속에 존재하는 지식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좀 더 즐거워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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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버리지가 들려주는 재정 정책 이야기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경제이야기 11
강유덕 지음, 황기홍 그림 / 자음과모음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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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런닝맨」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본방을 사수하지는 않아도 유튜브로 편집된 영상을 자주 돌려본다. 그리고 가끔 프로그램 속 퀴즈를 통해 엉뚱한 상식들을 의도치 않게 쌓곤한다. '베버리지 보고서' 란 키워드 또한 그 중의 하나다. 



런닝맨 프로그램 중에서



윌리엄 헨리 베버리지(William Henry Beveridge, 1879~1963) 는 완전 고용 제도를 제창한 영국의 경제학자이다. 그는 베버리지 법안을 통해서 '요람에서 무덤까지(From The Cradle To the Grave)' 라는 영국의 사회 보장 체계를 이룩한 인물이기도 하다. 



제 2차 세계대전 무렵 영국 정부는 전쟁이 끝난 후 영국 사회를 재건하기 위하여 사회보장에 관한 실태를 조사할 필요가 있었다. 영국의 지도자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은 복지 국가를 계획하며 노동당 소속의 경제학자 윌리엄 베버리지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베버리지는 기존의 사회제도 전반에 걸쳐 불합리한 점을 조사·분석하여 그 결과의 보고와 개선책을 건의한다. 그가 발표한 「베버리지 보고서」 는 국민 모두에게 사회보장에 대한 확신을 주기 위한 내용을 담았는데, 결핍, 질병, 불결함, 무지와 게으름을 5대 악으로 규정하면서 복지제도를 전면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윌리엄 헨리 베버리지(Willian Henry Beveridge, 1879~1963)




베버리지가 들려주는 재정정책 이야기

강유덕 지음, 황기홍 그림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경제이야기-11

고전 속 경제, 교과서와 만나다

(주)자음과 모음



'요람에서 무덤까지' 란 사람이 태어나서 나이가 들어 사망할 때까지 정부가 사회 복지 제도를 통해서 돌봐준다는 데에서 나온 말이다. 첫번째 수업에서는 '복지'란 무엇인지를 먼저 설명한다. 복지정책이란 정부가 국민 모두에게 교육, 의료 보험의 혜택을 제공하고, 실업자나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서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책이다. (p21) 



이러한 일을 하는 정부는 어떤 일을 하는지 차근차근 이야기해나가면서, 정부가 이러한 일을 하는 데에는 국민의 세금이 필요하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세금은 어떤 것인지, 어떤 종류가 있는지 이야기해간다. 또한 여러가지 관련된 어휘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여러가지 예를 들어가며 설명한다. 


앞에서 우리는 정부가 세금을 걷어서 여러 가지 공공 서비스를 우리에게 제공해 준다고 배웠습니다. 이렇게 정부가 돈을 거두어들이고 지출하는 것을 재정이라고 말합니다. 이때 정부의 수입을 세입이라고 하고 지출을 세출이라고 하지요. <중략>


재정 수지는 정부가 세금이나 수익 사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과 국가의 유지와 사회복지를 위해 지출하는 액수의 합계를 뜻합니다. 


-p31, 첫번째 수업, 정부는 어떻게 운영이 되나요.



두번째 수업에서는 정부의 재정정책에 대해 다루는데, 경기부양책이나 긴축 재정 등을 여러 나라의 사례와 함께 이야기해나간다. 우리나라의 외환위기, 즉 IMF 에 대한 이야기나, 대한 제국의 국채 보상 운동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등장하며 아이들의 흥미를 확장시킨다. 




책에서 제시하는 교과 연계를 살펴보면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에서 국가의 재정 운용이나 경제성장, 안정화 등에 관련된 단원과 연계되는 것을 살펴볼 수 있으며 수록된 수능 기출문제를 통해 책 속의 내용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기도 하다. 




정부가 어떻게 재정을 활용하는 지에 대한 세번째 장의 수업에서는 베버리지 보고서가 왜, 어떻게 등장하게 되었는지, 당시 영국의 상황은 어떠했는지를 들려준다. 그리고 우리 나라에 필요한 재정 정책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마지막 장, 네번째 수업에서 함께 생각해보게 이끈다. 


현재의 COVID 19 팬데믹은 국가의 역할과 개념, 사회 정책에 대해 여러가지 화두를 던지고 있지 않은가. 대한민국 헌법 34조에서 " ①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 ②국가는 사회보장, 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진다."고 명시하고 있다는 것을 떠올려보게도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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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가 속삭인 말 - 이해인 수필그림책 알이알이 창작그림책 50
이해인 지음, 김정하 그림 / 현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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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내가 사는 수녀원 성당 앞에는 30년 된 느티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이 나무를 통해서 사계절의 변화를 제일 먼저 실감하곤 합니다. 느티나무를 보면 고향에 온 것 처럼 행복합니다. 마음이 순해지고 밝아지고 넉넉해집니다. 이 따뜻한 느낌 그대로 세상 사람 모두를 친구나 가족으로 받아안을 수 있을 것 같은 넓은 사랑을 꿈꾸게 됩니다. 느티나무처럼!  "


- 이해인, 작가의 말 중에서



느티나무가 속삭인 말

이해인 글, 김정하 그림

현북스



이해인 수녀가 적어내려간 글을 그림책 속 소녀의 목소리로 다시 들려주는 듯 하다.  봄의 흐드러진 꽃들이 지고 나면 여름의 잎들이 그 자태를 뽐낸다. 딱 지금의 시간이다. 




연녹색의 여린 잎들은 꽃보다 더 아름답다며 이는 여름이 주는 선물이라고 전하는 글과 어우러진 서정적인 수채화 그림은 “밝고도 뜨거운 햇볕, 자주 내리는 비, 크고 오래된 나무들의 그늘, 시원한 바람 “ 이라는 여름의 선물을 오롯이 전한다. 




자연의 모습은 그 모습만으로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전하기도 한다. 봄의 꽃이 진 자리에서 잎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듯, 차이를 인정하지 못해 다투고 멀어진 나와 친구의 다른 점을 발견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생각해보게 한다. 




이해인 수녀는 느티나무 아래에 있다가 느티나무가 전하는 이야기를 옮겨 적어두었다고 아이들에게 이야기한다. 느티나무가 이해인 수녀에게 전한 것처럼, 다른 자연들이 아이들에게 속삭이는 말이 있으니 귀 기울여 들어보자는 것 같기도 하다.  


오늘 나는 홀로 그 그늘 아래 서 있다가

느티나무가 나에게 속삭이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말을 여기에 그대로 옮겨 적어 둡니다.

그리고 날마다 실천하고자 합니다.





마음을 맑게 더 맑게, 샘물처럼!

웃음을 밝게 더 밝게, 해님처럼!

눈길을 순한게 더 순하게, 호수처럼!




시리즈로 나오고 있는 ‘이해인 수필 그림책’ 시리즈의 책들은 본문의 글을 소리내어 읽어보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느낌을 받는다.본문의 글의 분위기와 어우러지는 서정적인 그림들은 또한, 저마다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기도 한다. 이 계절과 어우러지는 ‘느티나무가 속삭인 말’ 을 읽다보니 문득 밖으로 나가고 싶어진다. 자연이 나와 우리 아이에게 건네는 말을 천천히, 조용히 들어보고 싶어지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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