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목돈만들기 -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순간부터 직장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시리즈 2
김창수 지음 / 새로운제안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친하게 지내는 교회 후배가 있다. 교회 담임목사님의 장남 녀석인데 나이는 같지만 생일이 빠른 내가 형으로 불리우고 있는 그런 사이다. 동년배들보다 결혼을 일찍 해서 벌써 돌이 지난 아들 하나를 갖고 있는 녀석이기도 하다. 항상 그 녀석을 보면서 많은 부분에서 경외심을 갖고 있는데, 가장 높게 평가하는 부분이 바로 재테크 분야이다. 대학 때부터 과외를 여러개 뛰면서 악착같이 돈을 벌기 시작했던 녀석의 재테크 신화는 서른 이전에 결혼해서 아이 낳고 집까지 장만한, 이미 기술을 넘어 예술의 경지에 올라 있다. 돈을 버는 것은 기술이지만 돈을 쓰는 것은 예술이다, 라는 말이 결코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녀석을 보면서 많이 느끼고 있다. 

  자본주의는 많은 발전을 진행해왔다. 이미 고전자본주의와 수정자본주의를 지나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는 미국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 체제로 개편되면서 작금에까지 이르고 있다. 철저한 시장중심과 경쟁논리로 자본주의의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경제'라는 단어는 비단 국가와 기업만이 아닌 가정과 개인에게도 매우 중요한 아이콘이 되어 있다. 모든 것이 경제논리로 대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성인 한 사람 한 사람은 모두 독립체로서의 경제 주체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돈은 어떻게 벌어야 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써야 하는가? 다시 말해서 어떻게 해야 돈을 잘 벌 수 있고, 어떻게 해야 돈을 잘 모을 수 있단 말인가? 전자의 경우 창의적인 직장생활과 꾸준한 자기계발을 통하여 실현할 수 있는 것이라면, 후자는 철저한 재무 설계와 실행, 그리고 절제를 통하여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하나은행의 재테크팀장인 김창수 씨의 『직장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목돈만들기』는 번 돈을 관리하는 후자의 경제학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다. 신간이기에 최근의 경제상황을 잘 반영하여 최대한 실재적이고 현실적인 노하우를 다루고 있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자 강점이다. 

  사실 CMA, MMF, 파생상품, 청약저축, 리벨런싱, 인덱스펀드, 크레디트 뷰로 등은 용어만 들어도 고개가 설레설레 흔들어지는 쉽지 않은 단어들이다. 하지만 저자는 사회 초년생들의 수준에서 쉽고 평이하게 재테크에 접근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더욱이 책의 구조가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되어 있어 수입과 지출, 저축과 투자에 대한 경험적이고 공감적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승승장구했던 코스피 지수가 잠시 주춤한 것은 사실이나 역시나 펀드 열풍은 가시지 않고 있다. 더욱이 차이나펀드를 위시하여 해외펀드는 꾸준히 큰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저자 또한 이를 놓치지 않고 매우 많은 부분을 펀드상품에 할애하고 있다. 자신의 능력과 특성에 맞는 펀드상품을 선택하는 것에서부터 각 상품별 특징과 주의점에 이르기까지 매우 구체적이며 평이하게 설명하면서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통장 관리와 관련된 한 가지 실용적인 제안이 눈에 띄었는데 '저수지 통장'의 활용이 바로 그것이다. 저수지 통장이란 비상 예비자금을 예치해두기에 편리한 통장을 말한다. 내 경우에 상여금을 비롯하여 월급여 외의 수입이 생기는 달이 적지 않다. 그런 경우 그 돈은 고스란히 계획하지 않은 지출로 이어지게 되는데, 만약 저수지 통장을 활용한다면 긴급한 자금이 필요할 때나 소액 고금리 저축에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존의 월급통장 하나만을 운영할 것이 아니라 증권사의 MMF나 CMA 등을 이용한 저수지 통장의 활용이 나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바야흐로 투자의 시대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제 주식과 펀드는 재테크에 있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환경에 어떻게 적용하는가다. 나의 경우 심장이 콩알만해서 펀드상품의 금액이 월급여의 20%가 채 되지 않는다. 금년 2월이면 정기적금 만료일이기에 3월부터는 새로운 계획이 절실하다. 정기적금과 적립식 펀드의 비율 설정에 있어 이 책이 효율적인 참고를 제시해주고 있어서 참 좋다. 

  월급통장의 관리에서부터 구체적인 투자 포트폴리오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을 다루고 있지만 서평의 한계로 인해 좋은 내용을 전부 소개하지 못한다는 것이 아쉽다. 저자가 논하는 재테크의 고수와 하수의 차이점이 참으로 흥미롭고 공감된다. 실행을 하느냐, 못하느냐가 고수와 하수를 가르는 동기라고 말한다. 재테크 특정 전문분야에 대해 전문가 이상의 지식으로 무장하고 있다 할지라도, 투자에 대한 빠른 프로세스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과감하게 실행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얘기다. 응당 맞는 얘기가 아닐 수 없다. 

  다시 한 번 인정하게 된다. 버는 것은 기술, 쓰는 것은 예술, 이라는 돈의 공식을 말이다. 자신의 재정 수준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하여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자산 관리자가 되고 싶은가. 재테크의 아티스트로서 단기 미래와 장기 미래를 모두 아우르는 행복한 경제상을 건설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 한권의 책은 그것을 이룩하기 위한 기본 참고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단, 사변에 머물지 않고 실천하고 행동한다는 전제 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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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386 - 진짜가 온다 2035세대!
커밍아웃 2035 편집부 엮음 / 메카북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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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는 '월드컵 세대'이다. 2002년도 한일월드컵의 열광적이고 감동적인 역사가 대학 시절로 대변되는 이십 대의 나이를 관통했기 때문에 그리 불리우고 있다. 2002년 월드컵을 이십 대에 누린 자들을 '월드컵 세대'라고 한다면, 1988년 서울올림픽을 이십 대에 누린 자들을 '올림픽 세대'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대략 15년의 나이차가 존재하지만 두 세대를 보다 깊게 천착하면 숫자의 차이 못지 않은 중요한 한국 현대사의 특질과 모순을 목도하게 된다. 

  1987년 6월 항쟁은 4·19와 함께 대한민국 현대사의 찬란했던 시민의 힘으로 기록되고 있다. 4·19 혁명이 이승만 독재 부패 정권에 항거하여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라는 것을 확인시킨 쾌거였다면, 87 민중항쟁은 전두환 군사 독재 정권에 맞서 6·29 선언을 이끌어 낸, 요컨대 형식적 절차적 민주주의를 국민의 힘으로 되찾은 역사라 할 수 있다. 식민 지배와 전쟁으로 폐허가 된 조그만 반도국가가 불과 50년 만에 남부럽지 않은 자유민주주의의 만개를 이룰 수 있었던 연원이 4·19와 6월 항쟁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어 보인다. 

  서두에서 언급한 '올림픽 세대'는 87년 6월 민중항쟁으로 대통령 직선제를 얻어낸 주인공들, 소위 '386세대'들이다. '386'이라 하면 90년대 중반을 기준으로 30대의 나이, 80년대 학번, 60년대에 태어난 자들의 숫자 아이콘으로 해석한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정부로의 정권교체 이후 386세대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는 더욱 증폭되어 왔다. 더욱이 2002년 대선에서 승리한 노무현 정부는 386인사들을 청와대와 내각에 대거 입성시킴으로써 오랜 비주류의 정체성을 벗어 던지고 국가를 운영하는 주류적 권력자들로 대이동하게 된다. 

  『포스트 386 진짜가 온다 2035세대!』는 87년 체제의 중심에 서있던 386세대가 지난 5년 동안 국가 운영자로서 보여줬던 수많은 과오들을 언급하며 그들의 한계와 모순에 대해 역설한다. 더불어 386의 후배 세대라 할 수 있는, 현재 나이 20세에서 35세까지의 '포스트 386세대'와의 대조 분석을 시도한다. 

  시도에 있어 꽤 흥미로운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으면서 적지 않은 비공감과 거부감이 발산된다. 책의 초반부에는 87년 체제가 갖는 역사적 의미와 모순적 특질에 대해 흥미있게 분석한다. 386 민주화 세대의 염원이었던 군사 독재 정권의 몰락과 국민주권적 민주주의의 건설은 1987년을 기준으로 최소한의 절차와 형식에서 달성된다. 직선제 개헌 후 민주화 세력으로서의 존재 목적은 희미해졌고, 이후 정계에 진출하여 드러난 그들의 현실감각은 철저히 과거의 트라우마에 갇혀 있다고 지적한 대목은 일견 타당하다. 21C에 이른 작금의 현실에서도 '민주'와 '평화'를 외치는 386국회의원들의 저항성과 선동성의 경향을 보면 현재성에 맞지 않은 과거로의 회귀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기에 공감된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구조와 언어관을 정신분석학과 인지심리학적 측면에서 분석하며 전체 분량의 3할을 할애하여 386세대의 모순성의 논거로 제시하는 것은 다소 어안이 벙벙한 측면이 없지 않다. 

  국가 지도자의 언어는 응당 중요하다. 대통령의 언어를 심층 분석하여 문제점과 개선책을 찾는 것을 나쁜 것이라 할 수는 없을 게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논지와의 연결성이다. 대통령의 말할 때의 용어 선택과 화법이 87년 체제의 전후 세대를 비교 천착하는 것과 무슨 연관성이 있단 말인가? 더욱이 말은 글과는 상이한 메커니즘이다. 말은 지극히 직관적이다. 말의 실수가 글의 실수보다 빈번하게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직관이라는 성질에 기인한다. 국가 지도자의 부적절한 언어 사용의 개선에 대해 논하는 것 자체를 반문할 수 없으나, 한 사람의 언어적 개성과 구어적 특질을 지엽적인 샘플링으로 소재삼아 논지 삼는 것은 논리 이전에 비겁함이기에 심히 거북하다. 

  비공감적 논지의 전개는 끊임이 없다. 예컨대 시종일관 386세대의 모순과 허구를 지적하고 있는데, 지면의 절반 이상을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정책 과오를 설명하고 분석하는 것에 할애하고 있다. 즉 저자는 386세대를 대표하는 샘플로 노대통령과 현 정부를 선정한 것이다. 역대 어느 정부보다 참여정부에 386인사가 많이 포진한 것은 사실이지만, 현 정부의 실정이 386의 모순과 한계에서 기인하는 것이라 단정짓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다. 본질은 국정에 대한 무능과 아마추어리즘의 문제이지 '세대'라는 비본질적 요소가 아니다. 대통령의 언어 스타일과 부동산 정책의 실패 사유에서 특정 세대의 한계성을 찾고자 하는 논설구조는 아무리 곱씹고 곱씹어도 동의되지 않기에 거북하기만 하다. 

  저자는 계속해서 주장한다. 386세대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분법적 사고라고 역설한다. 더욱이 현 정권의 이분법 사고는 매우 심각하여 나 아니면 너, 보수 아니면 진보, 가진 자 아니면 못 가진 자, 주류 아니면 비주류, 사업가 아니면 노동가, 수도권 아니면 비수도권 등으로 국민을 갈라놓았고, 이로 인해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지역적 양극화가 더욱 심하게 전개되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저자의 주장 또한 심한 이분법적 사고에 구속되어 있다는 점이다. 책의 중반 이후부터 386세대와 포스트 386세대를 여러가지 각도에서 심각한 이분법으로 갈라놓고 있다. 집단주의와 개인주의, 이성과 감성, 주체와 비주체, 반국가적과 친국가적, 저항(revel)과 운영(management), 관념과 실체, 투사와 인간, 정치와 경제라는 이분법적 흑백논리로 두 세대를 가르고 있다. 이미 다문화와 다개성이 지역과 세대를 초월하여 엄존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저자의 주장은 그 내용과 방법이 모두 틀렸다고 할 수밖에 없다. 

  나는 선배 세대인 386세대를 존경한다. 서슬 파란 군부정권 하에서 대학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은 지성인으로서의 양심과 용기로 부정의에 항거했다. 비겁하지 않았고, 용기가 있었으며, 정직하게 살았고, 공동체를 위한 희생이 있던 세대였다. 누가 감히 이들에게 돌을 던진단 말인가? 어설픈 논리와 조악한 지성으로 세대 간의 비교 우월성을 논하고 세대 단절을 부추기는 것에 대해 심한 구역질을 느낀다. 

  미래 지향적인 측면에서 포스트 386세대의 긍정적인 역할과 기능을 강조하거나 과거 세대에 대한 건전한 비판을 통한 온고지신의 혜안을 유도했다면 보다 힘있는 책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밀려온다. 책 말미의 불과 몇몇 지면만이 미래에 대한 비전과 해법을 제시했을 뿐이다. 그것조차도 '선순환론'의 반복된 거론뿐이며, 그간의 정책 담론을 정리한 일반론적이고 사변론적에 불과하기에 가볍기만 하다. 책 전반에 걸쳐 두드러지게 논하고 있는 한 세대에 대한 집착성 핍박, 그리고 임기가 만료되는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편협한 조소는 '2035가 꿈꾸는 드림소사이어티를 말한다!'라는 표지의 매력적인 문구를 뒷받침하지 못하기에 가엾고 초라하기만 하다.  

  이미 제작해 놓은 액자에 그림을 맞추려다 보면 무리가 따르게 마련이다. 논설에는 논리와 예의가 전제되어야 한다. 논지를 펼 때에는 내용에 있어 논리가, 방법에 있어 예의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논점에서 한참 벗어난 논거의 짜집기식 배열과 양비론兩非論 사고, 그리고 지극히 독선적이고 편향된 문제 의식에 적잖은 인내심 없이는 책의 막장을 확인하기 힘들도록 요구한다. 하지만 이러한 불편하고 암담한 독서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두 가지 교훈이 있다. 독서에서도 '예고편에 혹하여 영화를 보지 말아야 한다'는 동일한 의미의 교훈이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견강부회會'라는 한자성어의 의미를 곱씹게 한 점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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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가족, 큰 가치
롤로프 가족.트레이시 섬너 지음, 이윤숙 옮김 / 미지의코드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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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이야기를 만났다. 매우 훈훈하고 너무 아름답다. 비록 장애의 삶을 살아가지만 가족에게 반드시 필요한 몇 가지 큰 가치들을 통하여 아이들을 양육하고 보듬는 롤로프 가족의 이야기는 추운 날씨에 오돌오돌 떨고 있는 내게 포근하고 훈훈함을 안겨 주었다. 미국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감동의 휴먼드라마 《리틀 피플, 빅 월드 Little People, Big World》의 주인공 롤로프 가족은 『작은 가족, 큰 가치』라는 책을 통하여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저신장인이라는 선천적 장애를 지닌 매트와 에이미는 네 명의 자녀들과 함께 세상에서 정말 흔치 않는 특별한 가족이면서, 절대 행복으로 무장되어 있는 또다른 의미의 특별한 가족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들려주고 있다. 

  아버지 매트와 어머니 에이미는 네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제레미와 자카리는 쌍둥이 형과 동생으로서, 형 제레미는 비장애인으로 태어났고 동생 자카리는 부모의 저신장 장애를 그대로 품고 태어났다. 이후 태어난 몰리와 제이콥은 전부 비장애인의 건강한 아이로 태어났다. 즉 롤로프 가족 여섯 명 중에서 세 명은 선천적으로 키가 작게 태어난 저신장인이고, 나머지 세 명은 비장애인인 것이다. 장애와 비장애가 가족 안에서 절반씩 공존하고 있는 특이한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롤로프 가족은 세상 어느 가족보다 사랑이 풍성한 행복한 가정임을 열한 가지의 소중한 가치들을 제시하며 얘기하고 있다. 

  가족 안에서 가장 소중하게 장려되어야 할 가치는 무엇이 있을까? 롤로프 가족이 전하는 열한 가지의 가치들은 매우 공감적이고 도전을 주기에, 무엇보다 인간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가치들이기에 웅숭깊다. 한 번 생각해보라. <사랑>하면서, <책임감>을 갖고, <끈기>있게, 남을 <존중>하며, <자부심>을 가진, <좋은 부모>로서, <긍정적인> 삶을 가지며, <믿음> 안에서, <근면>하고, <정직>하게, <꿈>을 갖고 살아가는 가족을 말이다. 메트와 에이미는 비록 남들과 다른 환경과 여건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이러한 열한 가지 소중한 가치들을 마음에 품고 살아갈 때에 행복은 완성된다고 조언한다.  

  가족 구성원의 절반이 장애의 삶을 살아가면서도, 평범한 여느 가정보다 긍정적이고 역동적인 마인드로 꿈을 갖고 살아가는 그들의 <가치> 이야기는 그 어떤 자기계발서보다 강렬한 포스를 내뿜는다. 사람이든 물질이든 간에 내면적인 본질이 외면적인 것을 압도하는 법이다. 저신장인이라는 외적인 장애는 롤로프 가족의 행복을 침략하지 못한다. 그저 남들보다 불편하게 시작하는 것 뿐이다. 서로 사랑하고, 책임감을 가지며, 자부심으로, 꿈을 갖고, 긍정적으로 살아갈 때에 장애라는 외연적 일면은 파괴되고 행복이라는 내면적 본질이 샘솟았던 것이다.  

  책 내용 중에 매우 귀감이 될 만한 격언이 소개된다. "너를 죽이지 않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너를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다." 이 얼마나 멋진 명문장인가? 아버지 매트는 바로 이것이 지금 자신이 살고 있는 이유라고 얘기한다. 어린 아이였을 때부터 많은 수술을 받았고 오랜 시간 회복과정을 견뎌내야 했던, 무엇보다 세상의 이목과 선입견을 견뎌야 했던 매트와 그의 가족의 십자가는 작지만 강한 가족이 될 수 밖에 없는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또 한 가지 솔깃했던 것은 롤로프 가족이 독실한 기독교 가정이라는 점이다. 사실 롤로프 가족이 제시한 열한 가지의 큰 가치들은 모두 성경 안에서 오롯하게 통합되는 것들이다. 열한 가지 가치들 중에서 여섯 명 모두가 100% 동의하는 한 가지 가치가 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다. 약속을 지키는 하나님을 <믿는> 것, 오류를 범하지 않는 하나님을 <믿는> 것, 그리고 가장 좋을 때나 가장 어려울 때를 가리지 않고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며 모든 것을 완벽하게 주재하시는 하나님을 <믿는> 것을 믿음의 세 가지 뿌리라고 매트는 얘기한다. 롤로프 가족이 전하는 열한 가지의 소중한 가치들은 그들의 신앙고백의 연장이자, 확신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그들의 가족 수기로부터 잔잔한 공감적 감동을 깊게 얻은 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라는 동일신을 섬기는 동질감에서 기초하고 있음을 느끼는 순간, 흐뭇한 미소가 발산된다. 

  인간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본질적 가치들에 대해 잔잔한 고백담으로 조언하는 『작은 가족, 큰 가치』는 여느 자기계발도서보다 더욱 농밀한 전달력을 제공한다. 사랑과 희망의 메세지를 통하여 가족의 소중함과 도전되는 글귀들을 들려준 롤로프 가족에게 깊은 공감과 감사를 전하며, 동시에 그들이 계속해서 에덴의 가정이 되어 작은 천국으로 서 나가길 신의 이름으로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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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 - 삼성을 매혹시킨 젊은 인재 7인이 전하는
강효석 외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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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애사심(愛社心)'이란 단어를 참 좋아한다. 애사심이란, 말 그대로 회사(社)를 사랑(愛)하는 마음(心)이다. 일상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자, 생계를 위해 급여를 주는 공동체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응당 아름다운 것이리라. 국가를 사랑하는 마음인 애국심이 장려되어야 하는 이유와 마찬가지로 애사심 또한 적극 장려되어야 할 좋은 정신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겠다. 

  이제 직장생활 5년차에 접어 들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보다 넓은 사회에 진입한지 어느덧 4년의 시간이 지났다. 나는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를 사랑한다. 컴퓨터 전산용품을 제조, 판매하는 우리 회사는 세 가지의 자랑스런 사훈을 갖고 있다. 스피드(speed), 아이디어(idea), 열정(passion)이 그것이다. 작금의 시대가 느린 것보다 빠른 것이 이기는 시대이고, 강한 것보다 부드러운 것이 이기는 시대이며, 만드는 능력보다 생각하는 능력이 각광받는 시대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보다 빠르고 보다 창의적이고 보다 열정적인 인재상을 지향하는 우리 회사의 사훈은 시대 정신과 합리적 사고가 잘 어우러진 멋진 단어들이 아닐 수 없다.  

  빠르고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직원을 지향하는 것은 비단 우리 회사만은 아닌 것 같다. 170조원의 매출과 150조원의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어마어마한 기업, 더욱이 삼성전자 계열사만으로도 10조원의 순이익을 남기는 세계 초일류 기업 삼성 또한 동일한 인재상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에 입사하여 누구보다 빠르고 창의적이고 열정적으로 일하여 좋은 성과를 이뤄낸 7인의 이야기를 묶은 책 『배움』은 직장인의 성공에너지가 무엇인지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빛의 속도로 변화하는 21C에는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며, 그것은 바로 '배움을 통한 변화'여야 한다고 이 책은 역설한다.  

  '호모 이코노미쿠스(경제적 인간) '와 '호모 아카데미쿠스(학구적 인간)'라는 인간상에 대해 제법 활발한 연구와 관심이 끊이질 않는 상황에서 배우는 것은 매우 중요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직장생활에서 우수한 인재와 평범한 인재를 가르는 동기가 되기도 한다. 배움의 바다에 침투하여 끊임없이 자신을 계발시키는 사람과 현실에 안주하며 발전없는 생활을 하는 사람은 당연한 인과적 결과물로 분리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상사로부터, 선임으로부터, 동료로부터, 또는 신입사원으로부터도 끊임없이 배우고 도전받아야 한다는 저자들의 경험적 주장에 응당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직장생활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다양한 네러티브를 들려준다. 도전 정신과 시간 사용, 상사를 위시한 직장 내 대인관계, 프리젠테이션 기술과 애사심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한 직장생활 노하우를 삼성이라는 글로벌 기업에서의 경험과 성공의 예에서 말하고 있다. 더욱이 가정을 리드하는 방법과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요령에 이르기까지 직장생활에 대한 보다 확장된 접근을 하고 있어 흥미롭기도 하다. 

  도전되는 이야기들 속에서도 한가지 아쉬운 것은 너무 '삼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읽는 이의 마음가짐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지만, 오직 <삼성적> 직장생활의 방법과 경험을 일반화하여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점에 대해선 거북한 감이 없지 않다. 삼성이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서 국가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어마어마한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지나친 경쟁주의와 인재지상주의, 그리고 무노조 경영에 이르기까지 문제점 또한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삼성과는 철저하게 배치된 기업문화를 가지면서, 격동하는 세계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는 초일류 글로벌 기업 도요타의 존재감을 생각한다면 삼성적인 방법에 무조건 고개를 주억거릴 필요는 없다고 하겠다. 

  삼성이 대단하긴 대단한 것 같다. 최근 출간된 자기계발서와 경제경영서에 '삼성 출신', '삼성 임원 추천' 등의 홍보문구가 적지않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한국 국민들이 지나치게 삼성에 경도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삼성 마케팅>도 효율적인 판매 전략의 일환으로 활기치고 있는 것일 게다. 하지만 삼성이 천문학적인 매출과 이익으로 국가적 이익과 국민적 자긍심을 길러준 밝은 면이 있는가 하면, 자본 독점과 인재 독점의 어두운 면 또한 엄존한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한 후에 삼성을 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지나친 독점은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동체를 불행한 결과로 귀결시킨다는 것은 이미 지난 역사를 통해 수없이 목도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독점>은 '모럴 해저드(moral hazard)'에 버금가는 죄악이다. 

  잘 나가는 회사와 거기서 일하는 미래가 촉망되는 인재들의 성공 네러티브에 딴지를 걸 생각은 전혀 없다. 그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고, 독창적으로 사고했으며, 특별하게 행동했기에 지금의 현주소를 가진 것일 게다. 더욱이 저자들과 같은 훌륭한 인재들로 하여금 초일류 공동체가 만들어지고 지탱되는 것이며, 국가적 에너지는 한껏 발휘되는 것이리라. 

  7인의 저자가 말하는 이 책의 본질적 논지만을 생각하며 서평을 정리하고자 한다. 현재에 만족하며 안주하는 직장인이 아닌, 끊임없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배우고 도전하고 행동하는 사람, 바로 그런 사람이 성공을 거머쥘 수 있다는 그들의 경험적 논리에 대해서 만큼은 나는 오롯이 동의한다. 거기에 <배움>이라는 고차원적 행동이 전제된다는 것 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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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Da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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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스트
김순덕 지음 / 민음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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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들 중에서 <조중동>이라는 아이콘을 낯설게 여기는 이는 드물 것이다. 조중동은 참여정부 지난 5년동안 각종 미디어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문구 중에 하나다. 조중동으로 대변되는 대한민국 3대 메이저 신문은 여러가지 면에서 정부와 충돌하고 대립각을 세워왔다. 정책과 이념은 물론이요, 국가 지도자의 말과 행동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문제들에 있어 정부와 조중동은 5년 내내 전쟁을 불사를 정도의 싸움을 진행했다. 굳이 구별하자면 지난 10년의 정권은 좌파 정권이요, 조중동은 우파 언론이다. 정책과 노선에서 오는 논쟁은 불보듯 뻔한 일이요, 인신공격성 기사와 자존심을 건드리는 일도 서슴치 않았던 언론과 정부와의 싸움은 수년 내내 활력을 잃은 경제에 힘들어 하는 국민들에게 주름살 몇 개를 더 만들어 놓았을 뿐이다. 

  조중동, 즉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대한민국의 여론을 주도하는 3대 메이저 신문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주지의 사실이다. 3개 신문사가 전체 신문시장의 80%를 차지하면서 일반 국민들의 눈과 귀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3사 모두 강한 우파적 논조를 띠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중앙일보는 그나마 그 기조가 옅은 편에 속한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기사의 논조와 기질에 있어서 거의 엇비슷한 성향을 보여준다. 지난 5년간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 가장 강력하게 비판하고 지나치게 괴롭혔던 언론계의 양대산맥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두 신문의 기질을 보다 심층적으로 천착하면 희미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조선일보는 다소 비겁한 면이 있는 데 비해 동아일보는 그나마 기백이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보자.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독극물이고, 중앙일보는 불량식품이다."라고 말해 당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던 유시민 의원의 발언을 놓고 두 신문사의 비판방식은 상이했다. 동아일보는 유시민 의원에 대해 직격탄을 날리며 거칠게 비판했던 데 비해, 조선일보는 <동아일보가 강렬히 비판한 것>을 인용 보도했다. 오십보 백보 차이지만서도,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미세한 차이를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실례가 된다. 

  대한민국 신문 시장을 삼등분하고 있는 동아일보사의 현 편집부국장 김순덕 씨가 세계화와 관련된 책을 출간했다고 하여 솔깃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제목 <글로벌리스트>에서부터 대략 내용이 예상되지만, 신문이 아닌 별도의 도서로 정리된 의견을 만나는 것은 나름 의미있는 일이리라. 예상했던 대로 저자는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리제이션(Globalization)에 대해 철저한 보수 우파적 입장을 대변하며 세계화의 도도한 흐름에 침투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저자는 맹렬한 글로벌리제이션의 흐름 속에서 세가지 절대조건을 언급한다. 먼저 유연성(Flexbility)이며, 다음은 적응력(Adaptability)이고, 그래서 경쟁력(Competitiveness)이라는 것이다. 이름하여 F.A.C.로 정리할 수 있는 글로벌리스트의 세가지 전략을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의 이러한 주장에 동조하는 것은 결코 무리한 일이 아닐 것이다. 작금의 21C가 점점 국경의 의미가 희미해지는 글로벌 경쟁시대라는 점을 인정한다면, 보다 유연하게 적응하면서 경쟁해야 살아남을 수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 당연하고 명확한 통찰이라 할 것이다. 

  저자는 글로벌리제이션의 산물인 메리토크라시(meritocracy) 사회에서는 경쟁만이 살 길임을 거듭 강조한다.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문화 등 모든 영역에 걸쳐서 활발한 경쟁이 이뤄져야 하고, 그 경쟁을 통하여 최고의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더욱이 각 개인들에게도 철저한 경쟁을 통하여 최고의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오직 '경쟁'만을 외치는 저자의 주장에 나는 선뜻 동의하기가 힘들다. 현재 번영을 누리고 있는 최고의 선진국들과 선진기업들은 결코 경쟁의 논리로만 선진화를 이룩한 것이 아니다. 경쟁을 초월한 협력과 공생의 문화가 있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유일무이한 세계 초강대국 미국의 안녕과 헤게모니는 3억의 공동체가 서로 협력하고 상생하며 공존하는 바탕 위에서 이뤄진 것이며,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초일류 글로벌 기업 도요타는 50년 간의 노사 무분규를 이끌며 상생하며 공존하는 기업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동일한 목적과 비전을 갖고 있는 공동체간에는 건전한 경쟁과 더불어 반드시 협력하고 공존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나는 그것이 GDP 3만불을 넘기 위한 전제조건임을 단언한다. 

  저자는 또한 저명한 비주류 경제학자 장하준 교수의 존재감을 건드리고 있다. 올 한 해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킨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내용을 부분적으로 인용하며 장교수의 주장은 유통기한이 지난 경제학이라며 공격한다. 우파 경제학과 좌파 경제학, 주류 경제학과 비주류 경제학이라는 점에서 철저히 배치되는 저자와 장교수의 경제관점은 현재와 과거, 예방과 진단이라는 측면에서 그 상이함의 폭이 더욱 배가된다. 저자는 현재의 경제 지형이 글로벌리제이션으로 점점 귀결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경쟁을 통하여 신자유주의의 흐름에 침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 장하준 교수는 현재 선진국들의 과거 경제 선진화의 역사는 그들이 현재 주장하는 신자유주의 시장논리와 어긋났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반시장적인 요소가 상당했음을 언급했다. 더불어 이는 이미 선진화를 누린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이익과 계산이 깔려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장교수가 자신의 논지를 객관적인 사실과 정확한 데이터를 통하여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는 데 비해, 저자는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먹히지 않는다는 얘기만을 반복할 뿐이어서 경제 부분에 대한 둘 사이의 수준 차이를 목도한다. 장하준 교수가 몇 수 위라는 얘기다. 

  저자의 주장 중에 흥미로운 내용을 한가지 소개한다. 글로벌리제이션에서 여성의 역할과 관련된 저자의 주장이 사뭇 흥미롭다. 지난 프랑스 대선에서 여성후보 세골렌 루아얄이 패배한 것은 여자였기 때문이 아니라 능력을 보여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는 저자는 아직도 여성들은 미모, 부드러움, 모성 등의 여성적 아이콘에 갖혀 있다고 주장한다. 이젠 더이상 여성성에 구속된 여성지도자는 국가에 필요치도 않으며, 국민이 원하지도 않는다고 거침없이 설파한다. 공감가는 논설이 아닐 수 없다. 사실이 그렇다. 여성들은 흔히 남성우월적인 편견과 제도로 인하여 여성들의 사회적 참여 기회가 상대적으로 빈곤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관대한 여성우대제도를 갖고 있는 나라들에서도 '성공한 여성'이 적다는 사실은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현재 97개국에서 정부 직책에 여성 쿼터제를 두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따지면 여성 각료는 14퍼센트에 불과하고 여성 의원도 17퍼센트 정도다. 이는 제도와 편견의 문제라기보다는 철저하게 여성성 안에 구속되어 능력의 한계를 드러내는 여성 자체의 문제라고 보는 것이 옳다. 오른손엔 남성성을, 왼손엔 여성성을 쥔 능력 있는 여성만이 글로벌 시대의 전사(戰士)가 될 수 있다는 저자의 주장에 나는 오롯이 동의한다. 

  동아일보 출신답게 거칠고 과감한 문체로 글로벌리제이션을 논하는 저자 김순덕 씨는 다양한 사회적 담론들을 관통한다. 2001년에 발생한 9·11 테러와 12·11 중국의 WTO 가입, 이 두가지 사건이 21C 세계화의 문법을 바꿔 놓은 것에서부터 세계화 시대를 위한 자신의 딸에게 전하는 조언에 이르기까지 거칠면서 유쾌한 활자로 논지를 피력한다. 마치 조중동의 평소 기조를 옮겨 놓은 듯하면서, 한나라당의 정책집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신자유주의 노선의 예찬이자, 보수 담론의 연장이라 할 만하다.  

  2008년 2월 25일이면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한다. 실용주의를 내세운 이명박 정부는 철저한 시장주의 노선을 천명한 바 있다. 시장과 기업의 역할을 강조하며 각종 규제의 철폐와 공기업 민영화를 통해 작은 정부를 구축할 것이 예상된다. 이러한 시장 친화적인 노선은 비단 경제뿐만 아니라 교육과 문화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에 걸쳐서 진행될 듯 싶다. 하루가 다르게 세계화의 문법이 바뀌는 글로벌 경쟁시대에 맞서 과연 어떤 철학과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 것인가? 더욱이 우리 세대보다 더 나은 대한민국을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어떤 글로벌리스트가 되어야 하는가를 생각한다. 이러한 사유는 비단 내년에 취임할 대통령만이 아니라 국민 개개인 각자가 모두 가져야 할 과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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