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립백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아리차 #4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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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알라딘 드립백은 만족도가 높습니다. 이번 예가체프도 묵직한 것이 딱 제 취향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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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
앨마 카츠 지음, 이은선 옮김 / 현대문학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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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태닉'은 영화가 너무 유명해서 그런지 영화 속 내용 말고는 기억이 없다. 아마도 타이태닉 사고와 관련된 수많은 자료나 책들이 있었겠지만 접해 본 적이 없는 듯 하다. 이 책으로 알게 된 사실인데, '브리태닉'호라는 타이태닉호의 자매호가 있었다는 것! 그리고 브리태닉호도 타이태닉과 같은 운명을 맞았다는 소름 확 돋는 진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브리태닉호는 부자들의 유람선이 아닌 1차 세계대전 때 부상병들을 운반하고 치료하기 위한 병원선으로 개조되었는데, 타이태닉을 교훈 삼아 구조변경도 하고 구명정도 많이 준비한 덕분에 사망자가 타이태닉만큼 많지 않았다는 것이고 (이 책에 따르면) 배의 결함이 아니라 독일군이 설치한 어뢰로 인한 폭발이 사고 원인이었다는 점이 타이태닉과 다르다.


운명의 장난인지 그 두 배에 모두 타고 있었고 끔찍한 사고에서 생존했던 실존 인물이 있었다고 한다. 저자는 이 사건에서 모티프를 얻어 <심연>을 탄생시켰는데 두 배의 사고라는 팩트에 '더바사'(인어 혹은 사이렌과 비슷한 전설 속 존재)라는 신화적 존재 그리고 유령을 접목하여 두 배의 사고에 어두운 비밀을 덧입혀 비밀스런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들을 혹하게 만들었다.


타이태닉 사고는 1912년, 브리태닉 사고는 1916년으로 4년 간격을 두고 있는데, 이야기는 12년과 16년을 오가며 진행된다. 타이태닉호의 경우 일등석 승객들과 그들을 맡은 승무원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추리소설까지는 아니지만 일등석 승객들이 가지고 있는 비밀스럽고 어두운 구석들에 대한 힌트들이 하나씩 까발려지면서 긴장감이 더해진다.


이야기가 타이태닉호에서 시작되어 브리태닉호로 마무리 되는 것 같지만 사실 진짜 이야기는 그보다 오래전에 그 두 배와 상관없이 시작되었다. 아무 상관 없을 것 같은 두 여성을 더바사라는 전설 속 존재를 등장시켜 연결시키고 거대한 호화선의 침몰이라는 팩트 속에 숨겨놓은 저자의 스토리텔링이 매력적이다. 다만 인간의 사랑이라는 것이 (이성간의 사랑 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사랑) 초자연적 존재를 거스르고 거대한 힘에 저항하면서 소중한 존재를 지켜낼만한 능력을 지녔는지는 의문이지만, 이 엄청난 비극이 작품을 다 읽고 나면 비극처럼 생각되지 않는 것 또한 의문이니 이야기가 지닌 힘이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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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골목길 드로잉 산책 - 퇴근 후 피렌체를 걷다
박진호 지음 / 미디어샘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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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가 '퇴근 후 피렌체를 걷다'라서 피렌체에 사는 작가님인 줄 알고 엄청 부러워했다. 나도 퇴근 후 매일매일 피렌체를 걸을 수 있다면 좋겠다라면서. 그런데 그건 아니고 이탈리아에 본사를 둔 외국계 회사에 다니면서 자주 이탈리아로 출장을 다니시는 분이었다. 그러니까 여행 경험 + 직접 그린 드로잉 + 약간의 상상이 더해진 에세이 정도라고 보면 될 듯 하다. 깊은 인문학적 내용을 다루거나 하는 건 아니라서 이탈리아를 다녀온 독자라면 그 시간을 추억하면서, 이탈리아를 가보지 못한 독자라면 언젠가 갈 날을 꿈꾸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다.


   특히 작가가 직접 그린 드로잉이 매력적인데 마치 현지 기념품 가게에서 파는 엽서 같은 느낌이다. 한 장 사서 몇 자 적어 누군가에게 보내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드는 그런 엽서. 정말 이탈리아는 고대로부터 부침이 많았던 곳이라 그런지 역사에 많이 등장하는 주인공다운 품격이 풀풀 풍기는 곳이라 한 일년쯤 살면서 곳곳을 다녀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든다. 정말이지 도둑과 소매치기, 사기꾼만 없다면 훨씬 좋은 나라가 될텐데.


   나도 직장 때문에 프랑스 니스 쪽으로 출장을 많이 다녀봐서 그런지 이렇게 일 덕분에 평소 가보고 싶은 곳을 자주 다니게 되는 건 복인 것 같다. 물론 여행과 출장이 같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일을 마치고 소소한 여행자가 되는 즐거움을 누릴 기회는 있으니까. 그리고 그런 즐거움을 누리는 모든 이들이 저자처럼 그 순간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하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러니 그런 결심을 하고 실천에 옮기는 것만으로도 이미 저자는 다른 이들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뭔가를 하는 사람인거다.


   책의 내용만 보자면 나에게는 조금 아쉽기는 했다. 잘 알려진 그런 이야기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 좀 심심했다고나 할까. 그리고 쓸데없는 간섭이지만 적어도 책을 쓰는 분들은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를 <천지창조>라고 안했으면 하는 소망이. 작가님의 첫 번째 책이니 앞으로 두 번째 세 번째 책이 나온다면 좀 더 나만이 바라볼 수 있는 이탈리아에 대한 이야기가 포함된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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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를 위한 영화 속 지리 인문학 여행 - 영화 속 생생한 장면으로 살펴보는 지리와 세상, 삶의 이야기 십 대를 위한 인문학
성정원 외 지음 / 팜파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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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이 왜 십 대를 위한 것인가라는 의문이 아주 잠깐 들기도 했으나 십 대 정도면 이 정도는 알아야 한다는 뜻으로 결론 지었다. 그러니 이런 내용도 모르고 영화를 보는 어른들 반성하라는 뜻. 특이하지만 당연하게도 공저자 네 분은 모두 현직 지리교사다. 팜파스에서 나온 영화 시리즈가 검색해보니 주제에 따라 아주 다양하다. 영화 속 과학도 있고 로봇도 있고 수학도 있고 빅데이터도 있다. 이 시리즈만 통독해도 영화가 훨씬 더 재미있어질 기세다.


   <지리인문학>은 제목 그대로 영화의 배경이 되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다. 단순한 장소이야기가 아니라 결국 역사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예로부터 땅은 인간의 욕망과 탐욕의 대상이 되어왔다. 그러니 땅의 역사, 지리의 역사는 곧 인류의 역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덩케르크'와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처럼 특정 장소가 역사적으로 중요한 곳이자 영화의 주 무대가 되는 경우도 있고 '라라랜드'와 '인 더 하이츠'처럼 장소와 그 곳에 사는 사람들과의 연결성에 포인트가 맞추어진 영화도 있으며 '그린북'이나 '토끼 울타리'처럼 부끄러워해야 마땅할 일들이 일어났던 장소가 왜 그곳이어야만 했는지를 이민자 역사를 통해 설명하기도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백두산', '딥워터 호라이즌', '투모로우' 같은 재난 영화들을 통해 지리와 환경의 변화가 어떻게 지구의 미래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담았다.


   영화가 13편밖에 되지 않아 아주아주 아쉬울 정도로 스토리텔링을 잘하는 선생님들이다. 이런 선생님들한테 지리를 배운다면 너무 재미있을 듯. 13편의 영화 중 대부분은 본 영화들이고 역사 역시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었지만 거기에 지리가 가세하니 뭔가 고급정보가 더해진 느낌이다. 지리가 중요하다는 걸 이렇게 설명해줬더라면 지리를 좀 더 좋아했을텐데.. 내가 지리를 좋아하지 못했던 핑계를 하나 더 찾았다! 십 대 버전말고 좀 더 많은 영화들과 고급 지식 가득한 지리 이야기가 담긴 어른 버전이 나오면 무조건 읽을테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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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박물관 I LOVE 그림책
린 레이 퍼킨스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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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그림책들도 워낙 철학적이라 쉽게 볼 것이 아니다. 출판사 보물창고에서 나오는 그림책들이 꽤 괜찮은 것들이 많아 자주 보는 편인데, 생각했던 것보다 심오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가끔은 당황스럽기도 하다. 이번 <모든 것의 박물관>도 그 중 하나. 철학적인 것 보다는 좀 더 시적이라고 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겠다. 복잡한 세상에서 마음 속에 자신만의 '상상의 박물관'을 두고 마음이 어지러울 때 상상의 박물관으로 들어가 꽁꽁 숨는 것(숨는다기 보다는 마음의 여유를 위한 도피 정도가 좋겠다).


   제목의 '모든 것의 박물관'이 의미하는 건, 내가 무얼 상상하든 박물관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인 듯 하다. 아무리 사소한 것들일지라도,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일지라도, 그 모든 것이 내 마음 속에서는 나만의 박물관이 되는 것이다. 기발해도 좋고 엉뚱해도 좋고 터무니 없어도 좋다. 그 어떤 것이라도 내   가 상상하고 꿈꾸는 것이라면 뭐든 괜찮다. 나도 꽤나 상상력 풍부한 어린아이였는데 마음 속 상상의 박물관 같은 건 없었던 것 같다. 대신 현실에서 잡동사니를 엄청 모았던 듯 ㅎㅎ


   그림책이란 자고로 그림이 아름다워야지. 표지만 봐도 색감이 시원시원하다. 클레이 조각 같은 느낌이 나기도 하고 종이접기를 활용한 듯한 입체감 있는 장면도 있고 선으로만 표현한 일러스트도 있어서 다양한 그림 기법을 볼 수 있다. 글은 시적이지만 그림은 영락없이 동화다. 요즘 아이들의 그림책 클라스를 확인할 수 있었던 작품. 하지만 '바쁘고 거대하고 시끄러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마음 속에 이런 상상의 박물관을 두어야 하는 현실이 쪼큼은 슬프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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