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안 홀리데이
메이브 하란 지음, 송섬별 옮김 / 한길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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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대 할머니(요즘 60대를 할머니라고 부를 수 있다면야)들이 주인공이라 그런지 책이 별로 인기가 없는 모양이다. 다른 서점은 안봐서 모르겠고 알라딘에 그 흔한 100자평이나 리뷰가 하나도 없네. 몇 년 전에 동생이랑 다녀온 이탈리아가 너무 좋아서인지 제목에 확 끌려 구입해놓고 역시나 2년 모셔놓은 책인가보다. 요즘 일이 빡세서 그런가 홀리데이라는 말이 부럽다. 그냥 며칠동안의 그런 휴가 말고 한 1년 정도 외딴 곳에 가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 전혀 현실적이지 않은 소망이지만 최근 회사에서(우리 회사는 글로벌 회사다) 버틀넥으로 쓰러져나가는 친구들을 여럿 봐서 그런지 남일같지 않다. 회사가 유럽회사이다보니 미국회사보다는 인간적이라 그런 친구들이 회복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준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6개월정도는 회복할 시간을 주는 듯 하다. 그런데 문제는 6개월 뒤에 돌아올 지 못돌아올 지는 모르지만 그 공백을 남은 사람들이 메꾸다 보니 이미 한계에 몰리는 상황인데 더 밀어붙인다는 점.


   암튼 책에 등장하는 60대 할머니들은 상황은 다르지만 다들 그렇게 지쳐있는 상태이다. 한 사람은 자수성가한 사업가인데 사업 좀 확장하려다가 못된 벤처금융회사에게 회사를 뺏기게 생겼다. 또 한 사람은 남편과 같이 일하는데 사업장에서 남편이 버젓이 새파랗게 어린 여자애랑 바람 피우는 걸 목격했다. 또 한 사람은 변변찮은 동네 출장요리사인데 아들과 며느리는 집에서 빌붙어 살면서 집안일을 나몰라라 하고 남편은 백수로 지내면서 사사건건 간섭이다. 그리고 마지막 할머니는 자기가 남편이 죽고 연금 사기를 당해 어쩔 수 없이 엄마 집에 들어와 사는데 자신도 이미 60대인데 90대인 엄마가 자기를 식모처럼 부려먹고 매일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상황이다. 그런 이들에게 이탈리아 남부의 보석같은 란짜렐라에 위치한 빌라 레 시레누세에서 모든 걸 잊고 도피생활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


   막 엄청 재미있거나 잘 짜여진 작품이라거나 이런 건 아닌데, 한계까지 몰릴대로 몰린 이들이 치유되고 변화하는 과정이 위로가 된다. 사실 휴대폰도 안터지는 외딴 곳에서 누가 해주는 맛있는 식사와 와인을 매일매일 먹고 마시면서 멋진 경치와 자연을 옆에 두고 생활하면 누구든 치유가 안될까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살아온 방식, 배경, 성격이 모두 다른 네 명의 여성이 둥글둥글 뭉쳐지는 모습을 보면서 이상하게도 힐링이 된다. 나도 60대가 되면 이런 기회가 있을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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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로드 2000㎞ - 광복 80주년, 일본에서 다시 만난 독립투사들
김종훈 지음 / 필로소픽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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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저 지옥섬 군함도에서 일본인 관광객들을 데리고 온 일본인 가이드가 말도 안되는 소리로 떠드는 걸 보면서 어찌나 화가 나던지..이 책에 나오는 항일장소들을 모두 가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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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특이점이 시작된다 - 인류가 AI와 결합하는 순간
레이 커즈와일 지음, 이충호 옮김, 장대익 감수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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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인공지능. 그래도 요즘은 업무에 많이 사용하고 있어서 없으면 안되는 존재이지만 내가 사용하고 있는 범위는 지극히 제한적이라 인공지능한테 이런 하찮은 것만 시키는게 되려 미안할 정도. AI가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혹은 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건 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디까지 발전할 것이다라는 예측은 사실 나같은 평범인이 할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저자가 주장한 것처럼 인간과 AI가 실제로(클라우드를 통해) 결합하게 되는 순간이 진짜 오게 될까? SF 문학이나 영화를 좋아하는 나로서도 현실에서 그런 일을 내 세대에 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하지만 저자는 그 특이점이 바로 2045년 무렵에 올 것이고 2029년 무렵에는 AI가 튜링테스트를 통과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튜링테스트란 AI가 사람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텍스트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지 알아보는 테스트이다. 무조건 똑똑하다고 튜링 테스트를 통과하는 것은 아니다. 너무 똑똑하면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챌 것이기 때문. 그러니 적당히 똑똑하고 가끔은 어눌한 척도 해야하는데 AI가 이럴 정도면 AI에게 생각이란게 있어야 하지 않을까.


   책은 쉽게 읽히진 않지만 AI와 관련해서 몇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나름 의미있었다. 예를 들어 AI가 사고를 하는 방식인데 AI가 어떤 결론에 도달하기 위한 사고방식은 사람의 사고과정과는 달리 오로지 수학적, 통계적 과정을 통해 응답을 생성한다는 점이다. 답이 '유럽의회'인 질문이 있다고 해보자. AI는 높은 퍼센티지로 '유럽의회'가 가장 유력한 답이라는 것을 유추해 내지만 두번째, 세번째 정답의 후보를 사람이라면 생각도 하지 않을 말도 안되는 단어로 유추한다. 이것을 '우발적 환각현상'이라고 부르는데 '현실과 동떨어진 답을 자신만만하게 내놓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실제 챗GPT나 비슷한 것을 사용하다 보면 진짜 얼토당토하지 않은 답을 너무 진짜인 것처럼 말한 적이 있어 깜놀하기도 했는데 그것을 '우발적 환각현상'이라고 한다니 찰떡 작명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AI가 인간의 직업을 대체할 것인가에 대한 통찰도 흥미로웠다. 산업혁명과 디지털혁명이 '탈숙련화'와 '고숙련화'를 가져왔다면 세번째 웨이브는 바로 '비숙련화'가 될 것이라는 것인데 인공지능이 인간이 수행하던 부분을 완전히 떠맡게 되면서 인간은 그 영역에서 배제가 되고 '비숙련화'가 된다는 점이다.


   가장 쇼킹한 부분은 바로 '특이점'에 대한 것인데,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인공지능인 '카산드라'와 저자가 나눈 대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간의 뇌가 물리적으로 인공지능과 결합하는 것은 기술적인 문제 뿐 아니라 윤리적인 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꽤나 낙관적이다. 음..2045년에는 내가 몇 살이지? 20년 뒤니까 살아있을 수도 있겠다. 적어도 29년 무렵 인공지능이 튜링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저자를 다시 보게 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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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골목 산책 - 트래블러스 노트와 함께하는
Tamy 지음, 남가영 옮김 / 비타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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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그냥 가이드북이었다면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텐데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좋아하는 일러스트로 가득한데다 현지인이 골목골목 다니며 평소 자신이 자주 가는 곳을 소개하고 있어 색다른 여행을 접할 수 있을 듯 하여 골라보았다. 실제 프린팅된 지도나 사진만큼 세세하게 모든 것을 설명해 놓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그려진 각 지역의 지도는 이것만 들고 다녀도 될만큼 직관적이다.


   도쿄의 모든 곳을 다 소개하지는 않았지만 20개의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한만큼 일반 여행객이라면 한 번의 여행에서 모두 섭렵하기는 어려울 정도로 풍성하다. 각 지역에서 어떤 것을 중심으로 탐방해야 할 지에 대한 한 문장으로 된 지역 특징도 눈여겨보면 좋다. 예를 들어 나카메구로는 '유럽 거리에 온 듯 한 착각에 빠져서 일탈을 맛볼 수 있는 어른의 거리'이고 구라마에는 '문구류 마니아부터 잡화 덕후까지 구매욕을 자극하는 곳'이다. 책의 두번째 파트에서는 (아마도 저자가 애정하는) 커피, 와이너리, 브루어리 몇 군데를 소개하고 있어 유용하다.


   이 여행북의 또 한가지 특징은 바로 관광객들보다는 지역 주민들에게 인기있는 곳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개된 베이커리, 카페, 음식점 등을 한국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포털에서 검색해보니 아예 정보가 없는 곳도 있고 아주 드물게 나오는 곳들이 많았다. 그만큼 관광객들보다는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는 뜻이겠지. 물론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는 곳은 그만큼 대중화가 되어있다는 뜻이기도 하겠지만 평소 여행지에서 (스스로도 관광객이지만) 흔하디 흔한 관광명소라고 알려진 곳만 찾아다니는 것에 피로감을 느꼈다면 이 책이 좋은 선택이 될 듯 하다.


   저자가 자주 사용하는 문구류에 대한 정보도 있어 여행지에서 스케치 하는 것을(부럽다)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참고하면 좋겠다. 인기있는 맛집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 쓱쓱(부럽다) 그린 스케치들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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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총사 (특별판)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김석희 옮김 / 시공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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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툼하니 좋네요. 어릴 때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솔솔 떠오릅니다. 지금도 충분히 재미나게 읽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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