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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 제인 오스틴 전집 세트 - 전7권 시공 제인 오스틴 전집
제인 오스틴 지음, 최인자 외 옮김 / 시공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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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대박 전집이네요..
눈 돌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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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뉴욕
E. B. 화이트 지음, 권상미 옮김 / 숲속여우비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본문이 50페이지 정도밖에 되지 않은 이 에세이의 정체는? 꽤나 유명한, 소녀와 거미와 돼지의 아름다운 우정에 관한 이야기인 <샬롯의 거미줄>의 저자가 1948년의 뉴욕을 담아낸 단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1999년에 저자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의붓아들인 로저 에인절이 본인의 서문을 실어 재출간한 것인데, 한국어판이 나온 계기가 또 재미있다. 파리의 고서점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에서 편집부가 우연히 발견했다고 하니, 왠지 출판사에 확 믿음이 간다고나 할까.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에서 책을 찾는 편집부라니.. 완전 좋아해야겠다는 사적인 감정이 팍팍..


   1948년의 뉴욕은 지금의 뉴욕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단순했을 거라고 생각되지만 저자가 그 당시에도 뉴욕의 복잡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걸 보면, 뉴욕이라는 도시는 예나 지금이나 '핫'한 도시임에 틀림없나보다. 저자의 뉴욕에 관한 최대 칭찬은 아마도 뉴욕이 "원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고독이라는 선물과 사생활이라는 선물"(p21)을 선사한다는 문장일 것 같다. 저자는 이를 18인치라는 숫자로 설명하고 있는데, 지금의 뉴욕을 생각하면 상상되지 않는 묘사이다. 현재의 뉴욕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지구 반대편에 있는 소식까지 시시각각 접하게 되는 정보의 홍수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나와 상관없는 사건들에서 나를 분리시킬 수 있다는 것만으로 저자가 살던 시대의 뉴욕에 매력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창의력은 너무 많은 정보 속에서 생겨나는게 아니라 "크고 작은 한눈팔 일"에서 적당히 거리를 두고 있을 때 가장 활발하다는 저자의 생각에 격하게 공감하게 된다. 별다른 노력이 없이도 터치와 클릭 몇번 만으로도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데에는 물론 장점도 있겠지만, 모든 사람이 옳고 그름이 검증되지 않은 똑같은 수준의 정보에 노출된다는 것은 개성과 창의력이 점점 사라져간다는 뜻일 것이다.


"작은 마을에 하얀 교회의 첨탑이 있듯, 미국이라는 나라에는 맨해튼이 있다" (p33)


   이 한마디로 뉴욕이라는 도시가 미국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가 모두 설명되는 것 같다. 뜨내기 관광객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뉴요커들만의 '고유하고 비교 불가능한 것에 대한 소속감'과 우월감이 뉴욕의 공기속에 배어있다. 뉴욕이 다른 도시들과 비교되는 또 다른 특징은 바로 '관대함'이다. 아직은 인종적 편견이 당연시 되던 시대부터 시작된 관대함이라는 유전자를 지금의 뉴욕이 고스란히 물려 받은 것이리라. 물론 여기서 포용과 관대함이란 무조건적이라거나 아가페적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살아가기에 딱 적당한 정도의 관대함이랄까.


"뉴욕 시민들은 기질적으로뿐만 아니라 필요 때문이라도 관대하다. 이 도시는 관대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증오와 적의와 편견이라는 방사능 구름으로 폭발할 수도 있다. 사람들이 국제적인 소통의 평화에서 잠시라도 벗어날라치면 이 도시는 당장에 폭발해 버릴 것이다. 뉴욕에서는 모든 인종 문제가 안에서 곪고 있지만, 주목할만한 점은 그 문제가 곪아 터지지 않고 신성불가침의 휴전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p51)


   1940년대를 살아보지 않은 나로서는 저자가 느끼는 향수를 그대로 이입할 수는 없어도, 응답하라 시리즈가 가져다 준 옛 기억에 충분히 감성적이 되었던 사람 중의 한명이라 저자의 이 짧은 글이 꽤나 인상적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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