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의 박물관 I LOVE 그림책
린 레이 퍼킨스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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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그림책들도 워낙 철학적이라 쉽게 볼 것이 아니다. 출판사 보물창고에서 나오는 그림책들이 꽤 괜찮은 것들이 많아 자주 보는 편인데, 생각했던 것보다 심오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가끔은 당황스럽기도 하다. 이번 <모든 것의 박물관>도 그 중 하나. 철학적인 것 보다는 좀 더 시적이라고 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겠다. 복잡한 세상에서 마음 속에 자신만의 '상상의 박물관'을 두고 마음이 어지러울 때 상상의 박물관으로 들어가 꽁꽁 숨는 것(숨는다기 보다는 마음의 여유를 위한 도피 정도가 좋겠다).


   제목의 '모든 것의 박물관'이 의미하는 건, 내가 무얼 상상하든 박물관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인 듯 하다. 아무리 사소한 것들일지라도,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일지라도, 그 모든 것이 내 마음 속에서는 나만의 박물관이 되는 것이다. 기발해도 좋고 엉뚱해도 좋고 터무니 없어도 좋다. 그 어떤 것이라도 내   가 상상하고 꿈꾸는 것이라면 뭐든 괜찮다. 나도 꽤나 상상력 풍부한 어린아이였는데 마음 속 상상의 박물관 같은 건 없었던 것 같다. 대신 현실에서 잡동사니를 엄청 모았던 듯 ㅎㅎ


   그림책이란 자고로 그림이 아름다워야지. 표지만 봐도 색감이 시원시원하다. 클레이 조각 같은 느낌이 나기도 하고 종이접기를 활용한 듯한 입체감 있는 장면도 있고 선으로만 표현한 일러스트도 있어서 다양한 그림 기법을 볼 수 있다. 글은 시적이지만 그림은 영락없이 동화다. 요즘 아이들의 그림책 클라스를 확인할 수 있었던 작품. 하지만 '바쁘고 거대하고 시끄러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마음 속에 이런 상상의 박물관을 두어야 하는 현실이 쪼큼은 슬프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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