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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 프랑스 - 당신을 위한 특별한 초대 ㅣ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이창용 지음 / 더블북 / 2022년 10월
평점 :
제목이 맘에 든다. 집으로 미술관 빌려오기 ㅎㅎ 진짜 그럴 수 있다면 좋겠다. 미술관에 가서 미술교과서에서만 보던 그림들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유럽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있다. 예술에 대해 별 관심이 없던 시절에 떠난 배낭여행에서도 미술관에서 접했던 작품들을 보고 느꼈던 감동을 아직도 기억한다. 그 이후로는 오로지 지베르니를 가기 위해 프랑스행 비행기를 타기도 하고 출장 중 하루의 여유 시간이 주어졌을 때 하루를 온전히 프라도 미술관에서 보내기도 했다. 특히 유럽은 유명한 미술관 뿐만 아니라 작은 미술관들도 많아서 예술에 관심이 있다면 행복한 고민을 하게 만든다.
바로 이럴 때 저자는 그 미술관이 가지고 있는 '독창적이고 특별한 주제'를 찾아 그 부분에 집중해서 관람해 볼 것을 권한다. 이 책은 그런 독자들을 위한 가이드북을 자청하고 발행된 시리즈 중 첫번째 프랑스편이다. 앞으로 스페인, 네덜란드,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그리고 한국의 미술관까지 나온다고 하니 시리즈에 마음약해지는 나로서는 기대만빵이다.
프랑스편인만큼 파리에서 가장 대표적인 루브르와 오르세 그리고 모네의 수련연작으로 유명한 오랑주리, 마지막으로 로댕 미술관을 소개하고 있는데 루브르와 오르세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규모가 방대한 곳이다보니 유명작품 위주로 실려있다. 그래서인지 책에 실린 그림들은 모두 이미 알고 있는 작품들이라 (물론 그림이란게 싫증나지는 않지만) 나에게는 조금 심심하기는 했다. 작품과 얽혀있는 에피소드 같은 것들도 워낙 유명한 작품들이니 이미 알려진 것인지라 새롭지는 않았지만 여행 중 없는 시간을 쪼개 미술관에 가게 된다면 다시 보고 싶은 그림들에 대한 친절한 가이드북의 역할에 충실한 듯 하다. 아, 한가지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은, 스머프들이 쓰고 있는 모자가 바로 자유를 상징하는 '프리기아' 모자였다는 사실!
미술 교양서답게 미술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그림을 재미있게 읽어낼 수 있도록 시대적 배경과 역사적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함께 해주고 있어 미술에 관심은 있으나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맞춤형 지식과 재미를 선사한다. 방대한 미술관에서 무엇을 먼저 봐야할 지 헤매는 사람들에게도 좋겠다.
* 로댕의 철학이 담긴 조각을 설명하기 위해 굳이 미켈란젤로나 베르니니를 '뻔하고 정형화된 아름다움'이라고 폄하할 것까지야. 특히 미켈란젤로에게 '뻔하고 정형화' 되었다고 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