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핫하고 힙한 영국 - 아주 오래 산 사람에게만 보이는 영국의 매력, 한국출판학회 선정 2022 올해의 책
권석하 지음 / 유아이북스 / 2022년 10월
평점 :
여행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더 특별한 장소가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가고 싶은 곳, 살아보고 싶은 곳, 좀 더 알고 싶은 곳 등. 나에겐 유럽이 그런 곳인데, 특히 영국은 좀 더 그렇다. 이유는 아마도 내가 해외여행으로는 처음으로 발을 들여놓은 곳이기도 하고 이모부가 영국 사람이라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았을 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40년 이상을 영국에서 거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영국에 대한 '예술문화역사 해설사' 공인자격증을 지닌 분이 쓴 영국에 관한 이야기라 영국과 영국 사람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내용들이 있을까 해서 읽어보았다.
영국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왕실이다. 그래서인지 저자 역시 왕실이야기로 시작한다. 영국의 결혼이나 장례문화, 부동산 제도 같은 사회 부문과 정치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영국인들이 바라보는 한국문화에 대한 부분도 놓치지 않는다. 토트넘의 손흥민이나 BTS 사랑, 영화 <기생충> 이야기, 영국인들이 보는 한식도 다루고 유럽 최대의 한인타운이 맞고 있는 위기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아무래도 40년 이상을 영국에서 살고 있는 저자의 입담이다 보니 술술 잘 읽힌다.
그런데 내가 기대한 내용과는 많이 달랐다. '예술문화역사 해설사'의 틀에 좀 갇힌 기분이랄까. 특히 영국 사회 내부의 다양한 시각이 다루어지지 않아 아쉬웠다. 영국인들의 왕실 사랑이나 잘 짜여진 듯한 사회보장제도 등은 익히 알려진 내용이다. 그런데 영국인들 중에는 왕실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많고 켄 로치의 영화에서 볼 수 있듯이 사회보장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도 많다. 같이 일하고 있는 영국 친구들과 이야기를 해 봐도 다양한 관점이 있는 걸 알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이 빠져있다. 두번째는 문화 중에서도 문학과 관련된 내용이 많지 않는 것도 서운했다. 영문학에서 빠지지 않는 영국의 낭만파 시인인 워즈워스나 찰스 디킨즈에 대한 내용이 있기는 하지만 제인 오스틴이나 브론테 자매가 없는 것도 아쉽고 셜록 홈즈나 해리포터가 대표하는 영국의 대중문화가 다루어지지 않아 섭섭하다. 정치나 역사 같은 쉽게 다루기 어려운 부분은 차치하고서라도 말이다.
그렇더라도 영국이 생소한 사람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듯 하다. 특히 왕실에 대해 지면을 많이 할애하고 있어 우리나라에는 없는 독특한 왕실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