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성별 위주로 개발된의약품이 다른 쪽 성별에게 더 위험하다는 사실은성차가 실재한다는 것을 입증한다. 성차에 따른 의약품 효과는 생식 기관이나 기능에 한정되지 않고몸 전체에서 나타난다. - P37

출간을 앞두고 이 책의 핵심내용을 발표하는자리에서 입덧의 생물학적 기제를 설명하자 한 청중이 질문했다. "남편도 입덧한다고 하는데, 이 경우에 입덧의 원인은 사랑인가요?" 대답은 "그것은입덧이 아닙니다."였다. - P72

모든 남성 과학자가 노벨상을 타는 것은 아니듯 여성과학자라고 해서 모두 노벨상을 타야 하는것은 아니다. 2007년 미국 국가 과학상을 수상한핵물리학자 페이 에이젠버그셀러브는 이렇게 말했다. "하버드든 다른 어느 대학이든 이류밖에 안 되는 남자 교수가 많다. 나는 이류밖에 안 되는 여성연구자가 대학 정년직을 받는 것을 봐야만 성차별이 없어졌다고 믿겠다." - P19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할아버지든, 위우원삼촌이든, 레이웨이든, 사람이 죽을 때마다 그 사람이 있던 세계가 사라진다. 나는 그들 없이 살아야만 한다. 원래 세계와는 완전히 다른, 더 애매하고, 차갑고, 무관심을 숨기려 하지 않는 새로운 세계에 내 다리는 얼어붙는다. 따뜻한 외투가 하나씩 벗겨져 알몸이 드러나는 것만 같다.
내 마음은 온기를 원하는데, 그러나 내 영혼은 그렇지 않다. 세월이 흐르면서 내 영혼은 그들과 있음을 느낀다. 그들의 눈으로 매사를 보고, 그들의 귀로 소리를 듣고, 그들의 태도로 영원한 동경을 품는다. 절대 돌아올 수 없는 오랜 세계로 잠겨간다.
내 마음은 그렇게 위로받는다. - P474


댓글(1)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따라쟁이 2022-10-26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분명 이 책을 읽었습니다만, 왜 이 글귀는 생각나지 않을까요? 그것도 최근에 읽었는데 말입니다.
다락방님이 옮겨 놓으니 좋군요. 좋은데.. 왜 기억이 안나지?
 

"오래된 것과 역사적 가치를 동일시할 수는 없습니다. 그둘이 같다면 저나 댁이나 지금 가치 있는 사람이 되어 있어야겠지요." - P22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웰 역시 행동으로 그점을 증명해 보였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이 출간될 무렵 그는 이미 스페인 내전을 취재하기 위해 떠난 상태였다. 기록을 위해 전쟁터로 떠나는 일이야말로, 약한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오웰은자신의 과거와 화해하려 했다. 중산층이었고, 명문 학교를 나왔고, 관리자로서 식민지에서 일했던 과거가 있다. 특히 마지막 일은 현재의 자신으로서 부정해야만 하는 과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없었던 것으로 치부할 수 없는 그 과거를, 그렇다면 그는 미래를 위한 자산으로 삼기로 한다. 엠마뉘엘 카레르는 초기 기독교의 역사를 다룬 픽션 왕국」에서 종교학자에르네스트 르낭을 인용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어떤 종교의 역사를 쓰려고 할 때, 그 최적의 조건은 그것을 믿었다가더 이상 안 믿게 되는 것"이라고 제국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해 오웰은 "믿었다가 더 이상 안 믿게 되는 어떤 상태에 있었고, 바로 그렇게, 한때 몸담았다 빠져나온 사람으로서 자신이 - P25

표현할 언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에 관련된 이해도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장애와 관련한 경험들은 단어에 굶주려 있다.(앤드루 솔로몬, 고기탁 옮김, 부모와 다른 아이들 IⅡ(열린책들, 2015), 26쪽) - P29

앤드루 솔로몬의 책에 나오는, 그리고 내가 제작하고 있던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경험이 대표적이다. 그들의 경험이 단어에 굶주려 있다는 것은 사회적인 의미에서그들의 경험이 온전히 대접받지 못하고 차별받고 있다는 뜻이며, 개인 대 개인의 관계에서는 내가 아직 상대의 언어를익히지 못했다는 뜻이다. 외부인의 세계에서도 편견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정확한 언어가 찾아지지 않은 경험을 전하는 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어눌하게, 조심스럽게 풀어 갈 수밖에 없다. 우리 사이에 공통의 언어가 아직 없기 때문에 그의이야기는 듣는 내게 낯설다. 내가 익히지 못한 단어들, 혹은내가 알고 있는 뜻과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는 단어들이 모여 이야기가 될 때, 그 이야기가 내 안에 혼돈을 만들어 내는것이 당연하다. 그 혼돈을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일 때, 그리하여 내 안의 단어들의 지평이 넓어질 때, 나는 성장할 것이다. 조는 간호사가 되어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그를 만난 이틀 동안 그가 나에게 준 ‘도움‘은 간호사가 환자들을 도와주는 것과는 다른 성격의 도움이었다. - P45

쉽게 함부로 쓰이는 단어들이 있다. ‘이해‘도 그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타인에 대한 이해는 "자기 자리에 앉아 결정할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님에도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자리에 꼼짝도 않고 앉아서는 누군가를 이해했다고 말한다. 그런 건 이해가 아니라 자신의 맥락 안에 타인의 이야기를 맞추어 넣는 것일 뿐이다. 그때 만남은 바뀌지 않는 나의 맥락에 하나의 ‘장면‘을 추가하는 것일 뿐이다. 그런 마주침 후에나의 이야기 분량이 늘어날 수는 있겠지만 이야기 자체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달라지지 않는다는 건 성장하지도 않는다는 뜻이다. - P13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든 위대한 남성 뒤에는 그 위대함을 위해 헌신한 여자가 있는 반면, 모든 위대한 여성 뒤에는 그를 끌어내리는 데 혈안이 된 남자가 있다는 앤절라 카터의 주장도 그렇고. - P80

정말 우울해요. 안뜰에 앉은 남자가 말을 이었다. 나이 많은어르신들은 이미 안 좋은 일을 많이 겪으셨잖아요. 우리가 사는이 사회엔 독기가 가득해요. 나쁜 놈들 몇몇의 문제가 아니에요. 힘없는 사람들을 등쳐먹으려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은 것 같다고요. 이해를 못 하겠어요. 그런 사기꾼들은 어떤 불쌍한 사람의 인생을 망쳐놓고 기분이 어떨까요? 그 피해자의 돈을떻게 신나게 쓸 수 있을까요? 다른 사람의 불행으로 잔치를 벌이는 거잖아요. 도대체 거울은 어떻게 보죠? 스스로에게 무슨말을 할까요? - P109

할머니가 그보다 더 놀란 것이 딱 하나 더 있었는데, 그것은 내가 결혼을 한 번도 하지 않았고 자식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것이 - P102

무슨 비운이 아니라 내 선택이었음을 그는 절대 받아들이지 못했다.
할머니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는데, 올버니에 사는 그 아들은한 달에 한두 번, 대개 일요일에 모친을 보러 왔고 항상 혼자 온그는 부인과 이혼했다. 그에게는 자식들도 있고 손주들도있지만 누구도 할머니를 보러 오지 않았고, 할머니는 멀리 가지않으려 했기 때문에 손주들을 한 번도 보지 못한다. 그래서 할머니가 볼 수 있는 사람은, 올버니에서 한 달에 한두 번 일요일에 찾아오는, 한 법률회사에서 회계사로 일하는 아들뿐이다. - P103

너 기분 나쁘라고 하는 말은 아닌데 난 저 사람 예전부터 늘밥맛이었어. 친구가 덧붙였다.
공격적이고, 오만하고, 자기 잘난 맛에 사는 남성 언론인, 친구는 그를 그렇게 부르며 그 유형에 속하는 다른 이름도 줄줄이 댔다.
그렇지만 내가 의지한 사람이 바로 그였다. 모든 것을 다 털어놓은 상대가 그 사람이었다. 이 시련이 다 끝난 후에 내가 찾을 사람이었다. 하지만 친구에게 이런 말은 하지 않았다. - P157

다들 어떻게 해나가는 걸까. 수년 동안 한집에서 살고, 같은침대에서 자고, 같은 (혹은 감히 같다고 믿는) 미래의 계획을세우며 삶을 함께한다. 수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상대의 의사를 묻지 않고는 어떤 일도 시작하지 않고, 두 사람의 경계가어디인지도 알 수 없는 그런 지점에 이르고ㅡ
"사진 있어?"
- 그리고 믿을 수 없지만 바로 그 생애에 (결국 얼마나 짧은지) 상대방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조차 전혀 모르게 되는 날이 온다.
"물론이지. 하지만 정말로 보고 싶은 거 아니잖아. 예의상 하는 말이지." - P17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