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알라딘 박스에서 아직 책들을 꺼내지 않아서(응?) 그 박스 안에 무슨 책이 있는지 나도 잘 모른다. 머그컵만 쏠랑 빼서는 여동생 주었다. 그러니까 내게는 뜨거운 신간이 몇 권 배달되었을 터다. 그런데!! 이 책이 나왔다. ㅠㅠ
















힝 ㅠㅠ 그러면 나는 어쩔 줄을 몰라 ㅠㅠ 이 한 권만 또 급하게 사고싶어지는 그런 마음.. ㅠㅠ 저기 구석에 처박힌 박스는 어쩌고? ㅠㅠㅠ 힝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뭔가 신간 나오는 날을 정해놨으면 좋겠다. 매달 1일 이런 식으로. 그러면 그 날 기다렸다가 사게. 이게 뭐야 ㅠㅠ 가진 적립금과 중고 판 예치금 다 탈탈 털어서 장바구니 비워냈더니 이렇게 금세 읽고 싶은 책이 생기면 ㅠㅠ 인생..................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러니까 내가 일도 많은데 페이퍼나 쓰고있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엇, 이 책 2월달에 친구가 준다고 했다. 구하라, 그러면 얻을 것이요. 꺅 >.< 씐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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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페미니즘은 어떤 의미일까? 이 질문에 답하는 책이 출간되었다. 소설가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는 페미니즘에 대한 온갖 오해를 단호하고도 위트 있게 반박하며 여성과 남성 모두를 페미니즘의 세계로 초대한다. 전통적인 성역할에 고착된 사고방식이 남성과 여성 모두를 짓누르고 있으며, 페미니즘을 통해 우리 모두가 더욱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역설한다. '모두를 위한 21세기 페미니스트 선언'이라 부를 만하다.

유튜브에서 250만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한 2012년의 TED×Euston 강연을 바탕으로, 2014년 미국에서 책으로 출간되었다. 스웨덴에서는 이 책을 전국의 모든 16세 고등학생에게 배부하여 성평등 교육의 교재로 삼기로 했고, 팝스타 비욘세는 강연의 일부를 자신의 노래에 샘플링했다. 저자는 남성과 여성 모두가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명료하게 보여준다. 한국어판에는 강연 전문과 더불어 에세이 <여성스러운 실수>와 여성학자 자넬 홉슨이 진행한 작가 인터뷰를 함께 실어 읽을거리를 풍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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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저 책을 살지 말지는 조금 더 참아보고(!!)

혼불 10권으로 넘어가보자.
















아직 다 읽지 못한 혼불10권이지만, 이 10권은 작가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최대한 쏟아내고 있는 마지막 권이 아닌가 싶다. 우선적으로 지금 국정교과서가 똭- 생각나는 문장들이 나온다. 



"그래, 보통학교에서는 아예 조선의 역사와 지리는 가르치지 못하게 과목 자체를 없애 버렸고, 고등보통학교에서도 일본사와 일본 지리는 가르쳤지만, 조선의 역사와 지리는 아예 가르칠 수 없도록 교과 과정을 편성했잖아?"

그뿐 아니라, 보통학교 수신(修身) 교과서에는

"금상 천황폐하께서 내지의 인민도, 조선·대만의 인민도, 모두 친자식같이 여기시고 똑같이 사랑해 주시는 것, 참말로 감사합니다." 

라고 써서, 일본 천황과 일장기에 대하여 감사하고 복종하게 했다.

특히 이들은 대한제국 교과서 종류로서

"민족정신에 자극을 준다."

하여 '초등본 국역사지지(初等本 國歷史地誌)'와 '중등본 국역사지지' 그리고 '동국사략(東國史略)'이며 '여자 국문독본' '대한지지(大韓地誌)' '대한역사' 등을 비롯해서, 일반 교양도서인 '유년필독(幼年必讀)' '국민수지(國民須知)', 또한 신채호의 '을지문덕전' '이순신전'에 '면암집(勉庵集)'이나 번역서인 '월남 망국사' '파란(波蘭) 망국사' '미국 독립사' '애급 건국사' '의태리 삼걸전' '화성돈전(華盛頓傳)' 등, 한 나라의 독립과 건국의 역사나 이를 위해 활동한 위인들의 전기를 담은 책 삼십여 종, 수십만 권을, 서울로부터 각 지방에 이르는 책방과 개인 집안까지 모조리 뒤져 샅샅이 압수하고 불태웠으며, 이러한 책은 읽지도 간직하지도 못하게 판매금지 조치를 하였다. (p.23-24)



아....한문 까지 옮겨 적다가 페이퍼 쓰기를 포기할 뻔했어...하아...... 굳건한 의지로 이어나갔다.




읽어야 할 것, 읽지 말아야 할 것을 정해주고 그에 해당하는 것만 알아야 한다고 강제하는 것은 일제시대에만 있는 일이 아니었다. 지금도 이 나라가 그걸 하겠다고 하지 않는가. 그것을 잘했다고 생각해서 밀어부친다는 게 나로서는 놀랍기만 하다. 그들은 아직 혼불을 안읽어서 그런가?

그러나 혼불을 읽었다해도 마찬가지일테다.

읽고나서 생각하고 느끼는 것은 저마다 다르고 또 다 자기식대로 해석하기 나름이니까.

얼마전에 페이퍼에서 언급했던 성인만화 [나쁜 상사]에서도 집착-그러나 본인은 사랑이라 생각하는-했던 여자에게 폭력까지 휘두른 남자가, 자신의 여자에게 치근덕대는 남자를 형편없는 남자라고 생각하는 걸 보면서, 다른 사람의 모습에서 자신의 나쁜 모습을 봤다고 해서 다 깨닫고 뉘우치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 오히려 '난 달라' 라고 생각해 버리더라. 상대의 나쁜 짓은 용납할 수 없는 짓이 되고, 같은 짓을 자기가 하면 '내가 하는 건 달라'가 되어버리는 거다.

그러니 지금 국정교과서 지지를 하는 사람들은 같은 책을 읽었다해도 '일제가 한 짓은 나빠' 라고 말할지언정 '그렇지만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달라' 라고 말하겠지.


그러나,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고 자신의 반대를 드러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누르면 솟구치고, 썩히면 발효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p.24)




10권의 아주 조금을 읽었을 뿐인데 여전히 강모는 재수없다. 나는 강모가 앞으로 무슨 짓을 하고 무슨 말을 해도 강모를 용서할 수 없을 것 같다. 강간을 하고 도망을 쳐서 만주에서 잘 지낼 수 있는 것은 그가 그토록 힘겨워하던 위치인 종갓집 종손이기 때문이다. 양반으로서 그리고 집에 돈이 많음으로써 그는 그 위치를 이용해 그 큰 잘못을 저지르고도 자신이 가고 싶은 데로 가서 자신이 지내고싶은 대로 지낼 수가 있다. 강모는 간혹 나는 대체 뭐한건가, 하고 스스로를 자책하지만, 그 자책으로 그의 죄가 용서되지는 않는다. 그가 앞으로 평생을 자책하며 산다한들, 그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것도 하지 않았으니까. 사과를 하지도 않았고 용서를 빌지도 않았다. 그가 받은 벌의 전부는, 그저 그의 자책일 뿐이었다. 그는 도망갔다. 그는 숨었다. 그는 그가 강간한 사촌누이 그리고 자신의 아이와 자신의 아내를 두고 만주에서 다른 여자와 살고 있다. 그는 지극히 나약한 인간이고, 그 나약함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의 몸과 마음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혔다. 나약함은 면죄부가 될 수 없다. 강모는 자신의 나약함,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면서 큰 죄를 저질렀다. 그는 자신의 나약함만 들여다볼줄 알았지, 다른 사람에 대한 예의가 없었다. 그가 예의가 있는 사람이었다면 강실이를 강간하지 않았을 것이고, 자신의 아내를 그렇게 강간하듯 안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가 간혹 나는 대체 뭐하는 인간인가, 하고 자책하는데도 꼴도 보기가 싫어지는 것이다. 그러면 가서 용서를 구하고 벌을 받아, 병신아. 도망가서 혼자 살지 말고. 아무것도 행하지 않으면서 그저 자책하는 것만으로도 그는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걸까. 여튼 내가 가장 싫어하는 인간 유형인 것이다. 



강모도 내가 느끼는 바를 철저하게 깨닫는다.



인간이 자기를 사랑하는 존재한테 베풀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은, 살아 있는 것, 이라는 것을 강모는 처절하게 느낀다. (p.95)



이런 걸 깨달았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다. 할머니의 죽음 앞에 이런 위대한 진리를 깨달았지만, 그러나 그는 이미 몇 사람을 거의 죽인 것이나 다름 없다. 살아 있는 것이 사랑하는 존재한테 해줄 수 있는 최선은 맞다. 그러나 강모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거의 죽여놓았다.




그러나 강태와 강호는 이 세상의 부조리함을 먼저 느낀다.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슬프다는 강모앞에, 강태는, 할머니의 은총을 입었다는 노비에게 '그것은 애초에 은총이 아니지 않았을까? 라고 의문을 제기한다.



"그 광 속에 곡식 가마가 많습디까?"

"암먼이요, 그득그득 했지라우."

"곡식만 있었소?"

"어디가요, 어두워서 잘은 보들 못했는디요잉, 빨강고추도 있고, 죄기도 있고, 괴기 말린 포도 있고. 마늘도 있고, 고구마, 머 다 어뜨케 욍기겄는교. 몰라서도 못 욍기제."

"그런데 부서방은 집에 가면 무엇이 있었소? 걸쳐입을 의복이건 먹을 식량이건 반찬이건 불 땔 나무건 간에."

"앙끗도 없지요 머. 이런 놈이 머시 있겄는이교. 아 그러고 허다못해 지푸래기 한 끄터리라도 있으먼, 아무리, 인두껍을 쓰고서 다른 디도 아니고 원에 도독질을 허로 가겄능기요잉?"

"그럼, 왜 원의 광에는 그렇게 많은 곡식과 일용 생활품들이 쓰고넘칠 만치 가득 차 있고, 부서방의 집에는 보리쌀 한 톨이 없습니까?"

"아이고, 그거야 어따 대고 비교를 허끼요오? 하늘과 땅인디. 언감생심 생각도 해 본 일이 없그만요. 낭구 꼭대기에 가서 생선을 구허제. 저는 쌍놈이요, 가진 것도 없고 조상도 없는디, 원의 마님은 신분이 다르시고 궁량이 다르시고, 시상이 다르시지라우잉."

"부서방이 못나서 그렇다는 말이요?"

"암먼이요오, 암먼이고말고요. 비교를 헐 디다 해야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못난 생각입니다."

"예?"

"세상이 정직하지 못하고 공평치 못해서 그런 차등이 생긴 것이지, 부서방이 못나서 그런 게 아니란 말이지요. 원의 마님과 부서방이 왜 서로 똑같이 갖지 못하고, 마님은 많이 가졌는데 부서방은 하나도 못가진 것일까. 똑같이 가질 수는 없을까. 그것을 생각해 보시요. 곰곰."

부서방은 당최 알아들을 수 없는 강태의 말에 의아한 낯빛을 짓고, 강모는 불쾌한 기색이 역력한 눈살을 찌푸린다.

"혹시 부서방이 가져야 할 곡식을 우리 할머니, 원의 마님께서 빼앗아 간 것은 아닌가, 부서방은 자기 몫을 자기도 모르게 빼앗긴 것은 아니었던가, 생각해 보라는 것이에요. 당신이 못 사는 것이, 꼭 당신 탓이었을까요?" (p.108-109)




당신이 못 사는 것이, 꼭 당신 탓이었을까요?




가슴을 찌르는 한마디다.




시사인을 2016년에 정기구독 신청하고서는 열심히 보질 않는다. 작년에는 칠봉이가 선물해줘서 감사한 마음으로 꼬박꼬박 잘 읽었는데 내가 구독하고나니 덜 읽게되네.. 흐음.. 내년에는 칠봉이한테 다시 선물해달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시사인도 읽어야하고 혼불도 읽어야하고 책장에 쌓인 많은 책도 읽어야하고, 그리고 저 위에, 저 페미니스트 책도 사고싶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아, 왜 책살때마다 갈등해야할까? 그냥 사고싶다, 라고 생각되는 순간 확 사버리면 안되나? 왜 안되지? 왜 안될까? 왜지?



왤까.




영문을 알 수 없는채로 이렇게 시간은 흘러간다. 






예(禮)도 상대방을 생각하는 지극한 정에서 먼저 우러나왔다고 하데.
자칫, 예를 갖추면 정이 멀어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연원은 그렇지가 않아.
뜻도 정이 있어야 이루어.
그래서 `뜻 정` 아닌가.
큰일 하는 사람은 냉정한 것 같아도, 사실은 어마어마하게 뜨거운 열정이 없으면 제 한 몸을 다 태워 바치지 못해. 더욱이 남이 나를 믿고 나한테 그 인생을 바치게 하지 못하는 법일세. 수하에 사람을 두는 자는 그의 훈김이 곧 사람 머물게 하는 럽이라고 생각하면 틀림없어. 사람이 죽어 몸이 식으면, 그 몸 뜯어먹어야 사는 이 한 마리도 붙어 있지 않고, 다 밖으로 기어나가 버리잖는가.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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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 2016-01-21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불관심이 없었는데 리뷰읽으니 읽고 싶어지네요 . 알라딘박스는 언제 개봉하세요 ㅎㅎ

다락방 2016-01-21 11:04   좋아요 0 | URL
저 미라님 댓글 읽고 지금 박스 뒤적뒤적했더니 [남편의 아름다움]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씐나요! (꺼내지는 않았지만요 ㅋ)

2016-01-21 1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01-21 11:05   좋아요 0 | URL
꺅 >.<
기다릴게요! 기다리겠습니다! 기다릴 수 있어요. 꺅꺅 >.<

2016-01-21 1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01-21 11:06   좋아요 0 | URL
님은 정말로 진실한 친구님이십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6-01-21 1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01-21 11:08   좋아요 0 | URL
앞으로도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뽈따구 2016-01-21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태 화이팅!!

다락방 2016-01-21 11:08   좋아요 0 | URL
강태 화이팅!!

기억의집 2016-01-21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비욘세까지... 멋진 책일 것 같은데요. 다락방님은 혼불이시군요. 저는 요즘 반지의 제왕 읽고 있어요~ 그 책 읽으면서 이상하게 해리포터 읽는 기시감이....

다락방 2016-01-21 17:37   좋아요 0 | URL
그치요, 기억의집님? 멋지고 재미있는 책일 것 같아요. 읽으면서 고개 끄덕이거나 생각할 거리도 많이 줄 것 같고요. 으흐흐..

혼불 이제 끝나요! 빨리 끝내고 다른 소설책들 읽고 싶어요! >.<

blanca 2016-01-21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작년 책 참 많이도 참았습니다. 하지만... 올해들어서... 어차피 짧다면 짧은 인생 나쁜 짓 하는 것도 아닌데 사고 싶은 책까지 참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기억의집 2016-01-21 15:02   좋아요 0 | URL
ㅎㅎㅎ

moonnight 2016-01-21 16:50   좋아요 0 | URL
어맛 저도요! 저도 블랑카님과 같은 생각을. 호호^^;

다락방 2016-01-21 17:38   좋아요 0 | URL
아! 현명하십니다, 블랑카님. 그렇다면 저도 그런 생각에 동의하는 바, 앞으로 고민 없이 지르는 걸로...

라기엔 경제적 압박이.. ㅎㅎㅎㅎㅎ 일단 저는 사둔 책 좀 어느정도라도 처리 좀 하고나서 질러야겠어요. 어휴..안읽은 책이 너무 많아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