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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미술관 - 그림, 한눈에 역사를 통찰하다
이주헌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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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눈으로 보느냐에 따라 대상은 달리 보일 수 있다.

그것은 결국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보느냐, 있는 그대로를 보느냐의 차이다’

(206)

 

 

이미 <지식의 미술관>을 통해 작가 ‘이주헌’을 만난 적이 있다. 그림을 보는 시선을 조금을 달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기억이 여전히 살아있어, <역사의 미술관>을 눈독 들리고 있었는데, 정말 좋은 기회를 만났고, 무척이나 만족스럽고 풍성한 시간이었다.

 

 

줄곧 여러 그림 관련 책들은 그림에 주목하다보니, 각각의 그림 속 에피소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그 속의 역사의 하나의 재미있는 이야깃거리에 불과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만난 <역사의 미술관>을 역사를 주인공으로 그림들을 풀어놓고 있어, 시각이 달리한 ‘역사 그리고 그림’ 이야기였다는 점이 무척 흥미로웠다. 그림 속 역사의 한 단편적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역사 속 사건들과 진실들을 명작들로 풀어낸 말 그대로 ‘역사 그림책’이었다.

 

 

흔히들 ‘인생을 짧고 예술을 길다’고 한다. 하지만 ‘미술은 시대의 자식이다’(188쪽)이란 문구가 깊이 뇌리에 박혔다. 예술이 시대를 초월한 이상을 품을지언정, 작품 속 작가의 사고와 의식 그리고 시대정신의 한계를 결코 극복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바로본 그림은 남다르게 다가왔다. 그러잖아도 최근에 읽은 <아트파탈>에서 지적했던 서구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에 대한 일침이 가슴 깊이 파고들어있는 와중에 ‘오리엔탈리즘, 여성에 대한 오해와 편견’ 등은 같은 맥락에서 우리의 태도를 지적하고 있어 인상적이었다. ‘보는 이의 시각이 어떤 선입견이나 편견에 기초해 있을 때 형태는 사질적으로 묘사할지 몰라도 내용적으로는 몰역사적이고 몰가치한 그림이 되기 싶다’(206)는 지적은 그림이 담아낸 역사에 관심을 갖게 하면서, 그림이 품고 있는 정신에 비판적 시각을 갖게 한다. 그저 미적 탐닉에 그치지 않고, 그 그림 속 진솔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하는 듯하다. 영웅적으로 묘사된 나폴레옹도, 아름다음을 한껏 뽐낸 퐁파두르 부인도 그저 그 그림 속 아름다움에 매료되기보다는 그 역사의 흐름에 주목하게 함으로써 좀 더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지혜를 갖게 한다.

 

 

지금껏 여러 그림책을 통해 익숙했던 그림들이 이번에야 말론 풍성한 이야기로 다가왔다. 책 속에서 그림이 주인공자리에서 살짝 비켜서서 준조연이 됨으로써, 역사가 되살아났고, 그림은 더욱더 환한 빛을 발하며 뇌리에 깊숙이 박혔다.

 세계사의 굵직했던 사건사고, 인물들을 그림 속에서 더욱 생생해졌다. 역사를 공부해야하는 많은 아이들이 교과서보다 먼저 읽어두면, ‘역사를 배우는 시간, 그림이 생생하게 떠올라 두 눈이 초롱초롱 빛나지 않을까?’하는 생각마저 스쳤다.

물론, 그림 속 역사의 단편이 아닌 역사의 한 궤를 꿰뚫을 수 있는 통찰력, 그 속에서 오늘을 하는 지혜를 담고 있어, 우리 역시 ‘역사와 인문, 예술을 아우르는 이야기’에 흠뻑 취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