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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파탈 - 치명적 매혹과 논란의 미술사
이연식 지음 / 휴먼아트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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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 책의 이유를 명백히 밝히며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음란함에 대한 독자들의 인식에 균열을 내기를 희망’한다는 그의 소망, 책의 기획 의도는 탁월했다. 지금껏 나의 머릿속에 각인되었던, 세뇌되었던 인식, 그 인식의 균열은 거대한 쓰나미가 되어 밀려들었다. 여러 명화 속에 숨어있던 ‘음란함’, 그 매개와 경계에 대한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허를 찌른다.

 

그저 호기심으로 재미삼아 가벼운 마음으로 읽다가, 화들짝 놀라기 일쑤였다. 분명 처음 듣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다만, 지금껏 흘려듣기만 하며 문제 자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명화 속 ‘여성’에 대한 인식은 오늘날의 다양한 성적 매개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 그럼에도 오랜 세월 그 실체를 감추고 화려하게 포장하기 급급했던 진실과 대면하였다. 그러한 끊임없는 문제 제기는 그에 대한 다시 한 번 고찰하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 미술 관련 책들을 읽으면서 몇 가지 문제 인식, 아쉬움에도 여전히 많은 시간을 서양의 명화들을 찾아보는데 치중하고 있었다. 동서양이라는 이분법적 접근, 그 속에 서구적 시선에 함몰되어, 상대적으로 서양의 회화에 노출 기회가 훨씬 더 많았는데 저자는 이를 콕 집어냈다. 특히, 앵그르의 <그랑드 오달리스크>를 통해 전혀 생각하지 못한, 말 그대로 ‘입장 바꿔’ 생각해 보라는 저자의 이야기는 신선한 충격으로 뇌리에 깊숙이 박혔다. ‘동양의 예술과 문화에 대한 식견이 짧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그동안 서구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데 익숙해졌기 때문(157쪽)’이라는 그의 일침이 가슴 속으로 파고들며 나의 의식을 뒤흔들었다.

 

미술 속에 숨겨져 있던, 아니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던 것을 미처 읽지도, 보지도 못했던 지난 시간들을 상기하며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이는 내가 감추고 싶은, 또는 누군가에게 들킬까 불안했던 갖가지 감정들과 뒤엉켰다. 많은 관계 속에서 마음 속 엉큼했던, 까만 속내들이 이야기 속에 투영되었다.

 

확연한 주제를 바탕으로 문제를 재인식하며, 전혀 다른 각도에서 그림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이야기, 논리 정연하게 풀어낸 미술 속 음란함의 실체, 그에 관한 허심탄회한 이야기는 분명 또 다른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될 것이다.

빙긋 웃음-독자의 빙긋 웃음은 책 속 저자의 또 다른 소망이기도 하다-을 전하는 이야깃거리들로 가득한 <아트파탈>, 그 보따리를 풀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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