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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화가들의 반란, 민화 정병모 교수의 민화읽기 1
정병모 지음 / 다할미디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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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라고 딱히 부를 수 없지만, 벽에 걸린 수를 놓은 액자 속 숨은 의미들을 찬찬히 바라보게 되었다. 그리고 어린 시절 곳곳에 자리하고 있던 여러 문양과 수놓은 그림들이 스치듯 지나갔다. 조금은 촌스럽다고 느꼈던 그림들은 아무래도 ‘민화’라 칭해진 여러 그림 속 풍경과 닮아있었다. 그런데 <무명화가들의 반란>을 통해 ‘민화’를 새롭게 재인식하게 된 시간이었다. 주제별로 민화를 탐하고, 그 속에 담긴 정신, 그 진정성과 마주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유익하고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가장 마음을 흔들었던 것은 바로 ‘상상의 정원을 자유롭게 걸어본다’는 부제 그 자체였다. 민화 속에 펼쳐진 자유로운 발상의 전환,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함, 그 무한의 상상력이 주는 유쾌함에 크게 매료되었다. 또한 그동안 저평가되었던 민화에 대해 기존의 선입견을 깰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왜 가까운 곳에 머물며 우리와 삶을 부대끼며 함께 숨 쉬고 삶의 위안이 되었던 많은 것들의 소중함, 그 가치를 뒤늦게 깨닫게 되는 것일까? 우리는 왜 그리도 타박하고 홀대하면서 숱한 시간을 흘러 보낼까? 제대로 알지도, 이해하지도 않는 것일까? ‘민화’를 통해 삶의 단순한 진리를 다시금 가슴에 되새겨본다. 또한 자유를 꿈꾼다면서 언제나 틀에 박힌 고정관념, 편견의 벽을 넘지 못할까? 주변의 사소함의 진정한 가치는 뒷전인 채 무엇을 찾아 헤매고 있는 것일까? 그림 속에 펼쳐지는 풍경, 그 의미와 구도 등의 미술적 용어를 잠시 잊더라고, ‘민화’가 던지는 여러 의문들이 고개를 들었다. 
 


최근 tv 드라마 속 가구를 통해 등장하는 ‘책거리’가 각인되어 있던 와중에 ‘책거리’와 정조에 관한 일화는 역사적 흥미로움을 불러일으키며, 민화 속 조선의 다양한 모습, 그 약동하는 변화의 움직임도 읽을 수 있었다. 특히 ‘민화’속 상상의 세계를 탐하다보니, 더 이상 달에 사는 토끼와 계수나무를 상상할 수조차 없는 오늘이, 현실적 이익만을 쫓아 헐떡이면서 밤하늘의 별조차 눈에 담을 수 없는 오늘, 이 가을이 왠지 모르게 쓸쓸하게 다가왔다.
그럼에도 민화 속 유쾌한 반전은 끊임없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그 민화 속, 옛사람들의 간절한 염원과 희망의 메시지는 웅크렸던 마음의 주름을 활짝 펴주었다. 팔딱거리는 날 것 그대로의 삶, 그 생명력이 온몸으로 파고들었다. 

 

‘민화는 자유’라고 목소리 높여 외친다. 그 진정한 자유로움, 그 상상의 세계를 끊임없이 탐하고 싶다. 상상의 정원, 찬란한 꽃들이 활짝 펴 우리의 눈과 귀, 온몸의 감각을 깨우며 마음을 풍성하게 한다. 사슴이 일러주는 작은 오솔길을 거닐고, 호랑이의 재롱에 한바탕 웃음꽃을 피우고, 책거리엔 읽고 싶은 책들을 가득 채우는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즐겁고 한결 풍요로워진다. 이것이야말로  ‘민화’의 진정한 가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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