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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시미즈 레이나 지음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13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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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서점으로는 휴 그랜트와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영화 노팅힐의 배경이 된 런던의 서점과 영화 비포 선셋에서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가 9년만에 재회한 세익스피어 앤 컴퍼니가 생각난다. 특히 세익스피어 앤 컴퍼니는 센 강을 사이에 끼고 노트르담 대 성당이 보이는 곳에 위치에 있으며 앙드레 지드, 스콧 피츠제럴드, 폴 발레리, 헤밍웨이 같은 대문호가 드나들던 공간이다. 기회가 된다면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서점에는 작가 지망생에게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읽는 조건으로 공짜로 그곳에 머물게 해주는 전통이 있다. 그리고 그들에게 작은 사진과 이름, 주소, 자기소개 글을 적은 종이를 받아서 그것을 차곡차곡 앨범에 간직한다. 조지는 그렇게 서점을 통해 많은 남녀가 만나고 연인으로 맺어지는 것 또한 즐거워했다고 한다.

                                                                                    p.160    Shakespeare and company

 

 

 

이 책에는 그리스, 영국, 이탈리아, 브라질, 멕시코, 벨기에, 네덜란드, 미국, 포르투갈, 중국, 타이완, 프랑스, 아르헨티나, 일본의 아름다운 서점을 소개하고 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서점은 한곳도 소개되지 않았다. 청주에서는 어린이전문 서점 서당이 그중 떠오른다. 햇살 가득한 환한 풍경,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낮은 책꽂이와 중간 중간 놓여있는 앙증맞은 파스텔톤 의자, 눈에 익은 스테디셀러 그림책, 초록의 크고 작은 식물들. 그리고 주인이 직접 내려주는 핸드드립 커피 한 잔은 여유를 갖게 한다. 그러나 어린이 책 위주의 한정된 책 비치는 아쉬움이 남는다. 청주의 랜드 마크로 기억될 멋진 서점이 생겼으면 좋겠다.

 

책에 나오는 서점들은 마치 잘 꾸며진 도서관처럼 아름답다. 런던의 돈트 북스는 책을 좋아하는 런던 사람들에게 가장 이상적으로 꼽히는 책방으로 나라별로 정리된 책장이 인상적이다. 그 나라의 소설, 전기, 안내서, 사진집, 요리책까지 그 나라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책이 모두 구비되어 있다. 오크 나무 소재의 고급스러운 원목 책상과 책장이 아름답다. 식사와 독서를 함께 할 수 있는 브뤼셀의 '쿡 앤 북'은 부부변호사였던 이곳의 대표가 '언젠가 작은 레스토랑과 서점이 함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꿈을 이야기했는데 그 꿈이 이루어진것이다. 다섯개의 레스토랑과 아홉개의 서적 판매 코너가 혼재하는 공간이라니 상상만으로도 흐뭇해진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엘 아테네오 그랜드 스플렌디드 서점은 특이하게도 극장을 개조한 서점이다. 의자가 놓여있던 양 옆의 공간은 빼곡히 채워진 책장으로 멋지게 탈바꿈했다. 35만권이나 되는 책을 보유한 이곳은 영화에 나오는 멋진 풍경이다.

 

 

 

 

 

몇년전 유럽 출장길에 들른 아름다운 도서관 풍경이 오버랩된다. 햇살 가득한 창가에서 햄버거 입에 가득 물고 콜라 마시면서 책을 넘기던 그 손가락 긴 청년은 아직도 도서관에 다닐까? 
얼마전 후배와 커피를 마시며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나의 꿈은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볼 수 있는 도서관 카페를 운영하는 것! 만여권의 책을 서가에 비치해놓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읽다가 가져 가고 싶은 책은 중고로 살 수 있고,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를 먹을 수 있는 곳. 햇살 가득한 통유리에 오크로 만든 책장과 책상, 어깨까지 기댈 수 있는 편안한 의자가 있는 곳. 청주의 랜드 마크가 되어 여행자들이 찾고 싶은 공간으로 만드는 것. 단지 꿈에 불과할까?
로또를 사야겠다.   

 

내 눈으로 돌아볼 수 있고 내 몸으로 파악할 수 있는 만큼만 꽂혀 있던 그 작은 서점의 책들이 나의 세계관을 만드는데 중요한 존재가 되었던 것 같다.

 

서점이 가진 가장 중요한 역할은, 상투적인 말일지는 모르겠지만 무슨 책이든 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보다는 책과 조우하거나 혹은 자신의 세계관에 접근할 수 있는 공간 기능을 조성하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p.41

 

아름다운 서점이란 독자가 그 책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고 싶을 만큼 엄선한 책을 진열해야 해요. 열정과 지식을 겸비한 안내원들이 자신을 찾아주기를 기다리는 책과 독자와의 만남을 돕는, 생동감 넘치는 곳이 바로 아름다운 서점이죠.

                                                                                      p.108

 

꽃의 생명은 짧다. 만약에 꽃의 수명이 사람의 수명보다 길다면 어떻게 됐을까. 꽃가게는 돈벌이가 어렵겠지만 꽃을 대하는 태도는 역시 달라졌겠지.

서점이란, 수명이 긴 꽃을 취급하는 꽃집이다.

 

여행길에서 걷다가 지쳤을 때 문득 찾아 들어가는 곳이 서점이기도 하다. 추운 겨울날, 낯선 외국의 어느 거리에서 갑작스레 소나기를 만나 뛰어 들어갔던 서점의 온기는 잊기 어려울 것이다. 종이와 잉크의 축축한 냄새를 맡으면 마음이 누그러지면서 죄다 읽지도 못하는 글로 쓰여진 책인데도 책장을 펼쳐 들고 보게 된다. 책은 성급하게 읽기보다는 일단은 바라보며 즐기는 것도 좋다.

                                                                                      p.155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지 않아도 된다. 단 한사람이면 충분하다. 그 한 사람이 날마다 오고 싶어하는 그런 서점을 이 다이칸야마에 만들겠다고.라고. 하지만 그런 불안은 기우였다. 이곳은 주말이면 2만 명이나 되는 인파가 모이는 도쿄의 새로운 명소가 되었다. 이곳 책의 숲으로 매일 많은 사람들이 마치 빨려들 듯 몰려드는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책은 인류의 보물이다. 책을 대하는 그러한 존경 어린 시선이 서점을 아름답게 만든다. 라는 말이 다시금 생각난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경의가 담뿍 담긴 그 말이 이곳을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게 하는지도 모른다.

                                                                                      p.192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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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3-12-22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멋진 책을 그새 페이퍼 올리시는군요.
책이 무척 탐스럽더라구요. 신간평가단은 할만하다도다!! 세실님, 팥죽 드셨나요?^^*

세실 2013-12-23 09:45   좋아요 0 | URL
영혼의 미술관과 더불어 애장 도서로 간직하려고 합니다.
어쩜 서점이 도서관보다 더 멋있어요~~~
호호호 에세이 평가단은 부담도 없고 괜찮아요. 계속할까 생각중! (뽑아줄까요?)
어제 점심, 저녁을 팥죽으로 해결했답니다^^ 팥죽 좋아해요~~~

꼬마요정 2013-12-22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요? ㅎㅎ

로또를 사야겠다...에 확 눈길이 꽂힙니다. 만여 권의 책이 있고 커피가 있고 맘에 드는 책을 살 수 있는 곳이라니.. 정말 지상 낙원이겠는데요.. 그러기 위해서 일단 로또를...^^;;

세실 2013-12-23 09:51   좋아요 0 | URL
꼬마요정님 반갑습니다~~

이 책 읽으면서 든 생각! 전문 건축가의 도움을 받아 건물도 지어야하고, 책도 구입해야하고, 커피 머신도 구입하고 하면....음 최소 10억?은 있어야 겠더라구요. 최선은 로또예요!!!! ㅜㅜㅜ

순오기 2014-01-06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도서관장님이 쓴 가장 아름다운 서점 리뷰!!
눈내리는 그날 보여주었던 책이죠?
하나 사두고 싶은 책으로 찜!!

이런 멋진 책을 서평도서로 받으면 정말 대박!!@@

세실 2014-01-09 00:05   좋아요 0 | URL
호호호 맞습니다. 그날 보여드렸던 책!
신간평가단의 큰 수확이었습니다.
두고 두고 보면 좋을듯요^^
오늘 즐겁고 행복했답니다.
순오기 언니 굿 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