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대부분 업무 감각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지만 정면에서 논하려 들지 않는다. ‘감각이 있네, 감각이 없네‘라고 말하는 순간 더 이상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고 허무하게 결말이 나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렇기에 일 잘하는 사람은 언제나 드물다.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 P15

다시 강조하지만 일하는 감각을 직접적으로 키우는 교본은 있을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감각이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재능이라는 말은 결코 아니다. 감각은, 키울 수는 없지만 ‘자라난다‘. 감각은 타동사가 아니라 자동사이며, 누가 단련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단련되는 것이다. - P16

야마구치 슈 선생은 논리와 과학적 규칙을 앞세워 일하는 사람보다 감각을 토대로 예술적이고 창의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더 큰 성과를 낸다는 것을 오랫동안 주장해온 세계적인 비즈니스 컨설턴트다. - P16

나는 지금도 "일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100퍼센트 확실한 답변을 제시할 수 없다. 하지만 각자 자신이 일하는 감각을 돌이켜보고 시간을 들여 감각이 자라나고 단련되도록 한다면, 예술의 경지를 구사하며 최고의 성과를 내는 사람에 더더욱 가까워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 P17

구스노키 기술적으로 일을 잘할 수 있는 열쇠는 옳은 방법의 선택과 노력, 그리고 지속적인 시간 투자입니다. 이런 요건들만 잘 지키면 틀림없이 예전보다 ‘잘할‘ 수 있게 되죠. 토익 공부를 열심히 할수록 토익 점수가 올라갑니다. 성과가 눈에 보이면 더욱더 동기 부여가 되어 의욕을 자극합니다. 반면에 감각은 습득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노력과 성과의 인과관계가 불명확하다는 점이 기술과 다르죠. - P3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프라인에서 일을 잘하지 못하던 사람이 온라인으로 옮겨가자 갑자기 일을 잘하게 될 리는 없다. 반대로 오프라인에서 유능한 사람이 온라인으로 환경이 바뀌는 순간 무능해지는 일 또한 없다. - P10

우선 ‘일‘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 ‘일‘은 취미가 아니다. 취미는 자신을 상대로 자신을 위해 하는 행위다. 자신이 즐거우면 그걸로 충분하다. 이에 반해 일이란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 하는 행위다.

낚시를 예로 들어보자. 같은 시간 동안 같은 고기를 잡는다 해도어부가 하면 일이지만 낚시꾼이 하면 취미다. 어부는 내다팔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고기를 잡지만, 낚시꾼은 오직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고기를 낚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고객에게 도움이 되어야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고객은 반드시 조직 외부의 사람들로만 한정되지 않는다. 조직 내에도 그 사람의 업무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상사나 부하 또는 함께 일하는 동료들 모두가 고객이며, 그들에게 가치를 인정받아야 비로소 그것을 ‘일‘
이라고 할 수 있다. - P13

구스노키 (•••)
앞서 소개했던 슈퍼커브를 만든 혼다 소이치로와 그의 오른팔이었던 후지사와 다케오는 서로를 존중하면서도 방치하면서 일하는 그런 관계였습니다. 혼다가 대기업으로 성장하고부터는 두 사람은 거의 대화를 하지 않았다고 해요. 회사를 창업할 당시에 이미 평생 나눌 대화를 다 나눴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사실 감각이 전혀 달라서 서로 맞지 않았던 것이죠. 그럼에도 이들은 최강의 콤비였습니다.

야마구치 오히려 그래서 파트너로서 훌륭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겁니다.

구스노키 맞습니다. 두 사람이 동시 퇴임한 후에도 재미있는 일화가 있는데요. 일에서 물러난 혼다 회장은 원래의 성향대로 각계 사람들과 교류했고 그의 집은 늘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후지사와는 혼다 회장이 개최하는 사교모임에는 절대로 가지 않았다고 해요. 이를 의아하게 여긴 사람이 "후지사와 씨, 두 사람이 무척 오랜 세월을 함께해왔는데, 왜 혼다 씨가 개최하는 모임에 가지 않는 거죠?"라고 묻자 후지사와 씨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제 취향이 아니에요."
저는 이 이야기가 아주 마음에 듭니다. 평생 비즈니스의 동반자로 살아왔지만 ‘취향이 아니다‘라는 한마디 말로 이들 관계에서 충분히 엿보이는 존중과 배려 말이죠. 감각을 존중했을 때에는 이처럼 평화로워집니다. 전쟁은 대개 ‘옳고 그름을 따지는 사람‘이 시작하거든요.

야마구치 매사를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려는 사람은 배타적이고 독점적이면서 양립할 수 없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구스노키 좋은 것부터 나쁜 것까지 전부 하나의 차원에서 늘어놓으며 우열을 가리면 경쟁적이 되고 타인에게 배타적이 되고 맙니다. - P56

첫째, 성공한 외교관은 피부색이 다르거나 문화나 종교가 다른 사람이라 해도 상대가 지금 무얼 걱정하고 있는지, 왜 화가 난 건지 등 감정을 감지하는 대인 감수성이 매우 뛰어난 유형입니다.
둘째, 매우 수평적이고 건설적인 인간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진 사고 유형입니다. 그들은 ‘저 녀석은 어차피 바보니까‘라든가 ‘이상한 종교를 믿고 있는 열등한 인종이니까‘와 같은 생각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충돌이나 대립 상황이 있더라도 결국에는 신뢰관계를 맺을 수 있죠. 근원적으로 인간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습니다.
셋째, 정치적인 역학에 대한 날카로운 안목을 지닌 유형입니다.
기업이든 행정 조직이든 마찬가지인데, 조직 내 상부에 있는 사람이 반드시 실제의 권력자거나 의사결정의 핵심 인물인 것은 아닙니다. 조정자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죠. 안건마다 중심인물이 항상 있게 마련인데 성공한 외교관에게는 그런 구도를 꿰뚫어 보는 안목이 있음을 맥클리랜드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 P66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면 게임이나 운동 경기에서 팀을 나눌 때 ‘이 친구가 우리 팀이니 걱정 없어‘라든지 ‘저 아이와 같은 팀에 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런 마음이 들게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바로 일을 잘하는 사람입니다. - P7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는 대학 공부도 농장 일을 도울 때처럼 즐거움도 괴로움도 없이 철저하게, 양심적으로 했다. - P16

토양화학 강의는 일반적인 의미에서 그의 관심을 끌었다. 지금까지 많이 다뤄본 갈색 흙덩어리에 외양 이상의 뭔가가 숨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흙에 대한 지식이 쌓이면 나중에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갔을 때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필수과목인 영문학 개론은 그에게 생전 처음 느끼는 고민과 고뇌를 안겨주었다. - P17

양분이 되었던 것과 함께 소진되어
반드시 목숨을 다해야 할 죽음의 침상처럼
젊음이 타고 남은 재 위에 놓인 불꽃
그대 이것을 알아차리면 그대의 사랑이 더욱 강해져
머지않아 떠나야 하는 것을 잘 사랑하리. - P21

그해 2학기에 윌리엄 스토너는 기초교양 강의들을 빼버리고, 농과대 커리큘럼을 따르지 않았다. 대신 철학과 고대역사의 기초강의 한 개씩과 영문학 강의 두 개를 들었다. 여름에 그는 다시 부모의 집으로 돌아가 아버지를 도와 농사일을 했지만 대학에서 어떤 공부를 하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 P24

그에게는 장래 계획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자신의 불안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 P2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사회에서 인문학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 연구자들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기 있는 대중 강연은 심층 연구가 토대가 되어야 가능하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그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 인문학 관련 전공 서적의 출판은 제안하기도 어려운 처지이다. (•••) 다른 한편, 인문학을 삶의 방편으로 삼기 점점 더 어렵게 되어 각 대학의 인문대학원은 거의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 - P6

유학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과거 전통사회에서 그 영향력이 지대했던 철학사상이다. 그 영향력 안에는 인간에 대한 이해도 당연히 포함된다. 유학적 전통 안에서, 인간은 도덕적 의미, 즉 도덕 실천을 통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실현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공간에 얽매이지 않는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이른바 성인이 바로 그런 존재이다. 이런 가치관과 인간관은 과거처럼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없겠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하나의 선택지로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인간은 유한하지만, 자신을 창조해가는 존재라고 우리가 믿는다면 말이다. - P16

맹자가 주장하는 "성선"은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공자의 인학을 보다 체계적으로 설명해낸 것일 뿐이다. 흔히 맹자의 성선을 인간의 본성이 선한 것으로 이해하거나 설명한다. 결코, 그렇지 않다. 본성이 선하다는 말은 본성이라는 존재가 있고 그 속성으로서 선함이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성선은 인간의 본질이 선이라는 선언이다. "사람의 실질에 따른다면 선을 실현할 수 있는데, 이것이 이른바 (성)선이다." 이것이 성선에 대해 맹자가 유일하게 직접 설명한 내용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실질이란 곧 본성을 가리킨다. 다만, 그 본성이란 잠재되어 있는 것으로 외부의 여러 조건에 따라 실현될 수도 혹은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도토리는 잘 자라서 참나무가 될 수도 있지만, 훨씬 많은 경우 참나무가 되지 못한다. 사람들이 주워서 묵을 만든다거나 다람쥐의 먹이가 된다거나 등등. 그러나 도토리가 자라나면 반드시 참나무가 되지 다른 어떤 나무가 될 수 없는 것처럼, 인간의 본질이 온전히 표현되면 그것은 선일 뿐이지 그 밖의 다은 어떤 것일 수 없다. 그래서 《맹자》에는 단 한 번도 ‘악‘이라는 글자가 등장하지 않는다. 세상에 악은 없다. 단지, 아직 선이 실현되지 않은 모습이 나타날 뿐이다. 이처럼 맹자의 "성선"은 공자의 인학을 보다 명확하게 설명하여, 사람의 내재 도덕성을 강조한 주장이다. - P20

최종적인 목표가 "안인"인데, 그것이 가능한 근거는 "수기와 마찬가지이다. 바로 도덕심이다. 그래서 공자는 "인정"을 주장했고 맹자는 "왕도정치", 순자는 "예"를 강조했다. 이는 모두 도덕에 근거한 정치, "덕치"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안인"에 관한 이론은 "수기"만큼 충분하지 못했다. "수"하면 따라오는 것이 "안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다. 도덕과 정치에는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도덕적으로 훌륭하다고 해서 반드시 정치적 업적을 성취하는 것은 아니다. 정치하는 사람의 도덕적 품격이 중요하지만, 그것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 안타깝지만, 이후의 어떤 유학자도 이런 문제를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송대 신유가철학자들도 이런 문제를 전혀 감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다. - P23

즉, 천이 명령한다는 것은 어떤 인격신이 있어서 그가 의지를 갖고 주재한다는 뜻이 아니라, 우리가 원하지 않아도 자신의 원리에 따라 객관적으로 운행하는 법칙과 같은 것이 있음을 전제할 뿐이다. 그래서 천을 반드시 인격신과 같은 존재로 이해할 필요는 없다. 우리의 주관과 상관없이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어떤 것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 P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줍음을 잘 타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무능력하고 실망스럽게 느껴졌던 경험이 있다. 혹자는 수줍음을 ‘고통스러울 정도로 부끄럽게 느껴지는 감정‘으로 표현한다. 수줍음을 느끼면 얼굴이 붉어지고 어색한 감정이 들면서그 자리에 얼어버린 듯한 기분이 든다. 불안감이 엄습하면서 속이 불편하고, 심장이 빠르게 뛴다. 마치 자기 안에 자기를 가둬버린 느낌이다. 대개 수줍음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하는 걱정에서 생긴다. - P92

미국심리학회 웹사이트에 있는 심리학 사전에서는 수줍음을 이렇게 정의한다. "수줍음이란 사람들을 만나는 상황에서, 특히 낯선 사람과 만나는 자리에서 어색해하거나 걱정스러워하거나 긴장하는 경향이다." 수줍음으로 인해 잠깐 괴로워하고 마는 사람도 있지만 심신이 피폐해지는 사람도 있다. 이런 경우 인간관계와 조직 내에서 문제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 P92

"어릴 때는 말하는 것조차 무서웠어요. 언어치료를 받을 정도로 말이 어눌했고, 모든 걸 마음속으로 삭이다 보니 말수도 적었죠. 저를 나약하게 본 친구들이 괴롭히곤 했어요. 수줍음은 장애였어요. 저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늘 고개를 숙이고 숨어 다녔어요. 부끄러운 과거입니다." - P94

"수줍음은 나약함도 부끄러운 비밀도 아닙니다. 수줍음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수줍음을 타는 사람들은 나름의 장점과 기술을 갖고 있어요. 그러니 우리 사회가 수줍음의 긍정적인 면을 받아들이고 그 잠재력을 펼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 P95

"수줍음은 참 묘한 면이 있어요. 내성적인 성격은 약간 멋지면서도 어느 정도 드러내도 좋은 자랑이 됐어요. 하지만 많은 사람이 수줍음을 타면서도 그것을 감추려는 행동은 수줍음을 극복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말하면 도움이 될 텐데, 본인 스스로 부끄러워한다는 것이 아이러니입니다." - P9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