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쿠티스 Cooties, 2014
감독 : 조나단 밀롯, 캐리 멀니온
출연 : 일라이저 우드, 레인 윌슨, 알리슨 필 등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작성 : 2018.03.04.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즉흥 감상-
작품은 ‘치킨 너겟’을 만드는 공정과정도 잠시, 병든 닭으로 만든 한 조각이 학교 식당으로 유입되고 그것을 누군가 먹는 것으로 시작의 문을 엽니다. 한편, 써지지 않는 소설을 붙잡고 있다가 초등학교의 임시교사로 들어오는 남자에게 이야기의 바통을 넘기는데요. 그곳에서 첫사랑을 만나게 되었다는 건 옆으로 밀어두고, 교사들은 좀비들의 공격을 받게 되는데…….
그럼 교사들이 학생들을 보호하면서 좀비를 때려잡는 이야기냐구요? 음~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실 학생들이 좀비로 변해버렸던지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요. 좀비물이 다 그렇듯, 결국에는 살아남기 위해서 교사들은 무장을 하고 반격을 시작합니다.
이 영화는 좀비물로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었냐구요? 음~ 글쎄요. 뭔가 갈피를 쉽게 잡을 수 없었습니다. 교사들이 그들의 멘탈을 쪽쪽 빨아먹는 악마 같은 아이들과 대적하기? 아니면 가공식품의 위험성? 그것도 아니라면 구원 받을 가치가 없는 현생 인류? 그밖에도 여러 가지를 떠올려 볼 수 있었지만, 그 어느 것도 이 작품의 명확한 주제라고 생각하기 어려웠는데요. 어쩌면 그런 다양한 것을 한 번에 담아내려 한 것이 조금 무리수였지 않나 생각합니다.
‘일라이저 우드’라고 하면 그 ‘프로도’ 아니냐구요? 맞습니다.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절대반지를 들고 마음고생 많았던 연기를 했던 배우인데요. 영화 ‘그랜드 피아노 Grand Piano, 2013’와 ‘오픈 윈도우즈 Open Windows, 2014’를 통해 연기변신을 시도하는 듯 했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 찌질한 연기로 돌아온 거 같아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딱 그 이미지의 역할을 멋지게 소화했다는 점에서는 소리 없는 박수를 보내보는군요.
그건 그렇고 제목은 어떤 뜻이냐구요? Cooties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이(louse), 세균, 순진한 사람’라고 나오는데요. 그렇군요. 제목만큼이나 순진한 사람들이 나와야 했으니, 아이들은 물론 교사들까지 캐릭터가 유치하게 연출된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교사와 학생이라는 설정이면 진지하게 사회문제를 이야기하기를 바랐으나, 전혀 그렇지 못했다는 점에서 실망감을 느꼈던 것이 아닐까 하는군요.
교사와 학생이 나오는 좀비물이 또 있었지 않냐구요? 음~ 글쎄요. 왠지 있었던 것 같은데 당장 떠오르는 영화가 없습니다. 대신 최근에 읽고 있는 단편소설집 ‘THE 좀비스 The Living Dead, 2008’에 수록되어 있는 댄 시먼스의 ‘올해의 학급사진 This Year's Class Picture, 1993’이 이번 작품과 함께 이야기해볼 수 있을 거 같은데요. 개인적으로는 이번 작품보다 단편 소설에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아무튼, 다른 작품을 알고계신 분이 있다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셨으면 하는군요.
미국에서는 아동을 폭행하는 장면이 나오는 영화를 만들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작품은 어땠냐구요? 그런 규칙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러고 보니 다소 폭력적인 장면이 연출되는 작품에서도 아동을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장면은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번 작품은 아이들이 좀비로 변했던지라, 으흠. 비록 대역이나 CG를 사용했겠지만 금기의 영역을 건드린 기분인데요. ‘영화 속에서의 아동 폭행’에 대해 설명해주실 전문가 분 있으시면 손들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또 어떤 작품의 감상문으로 이어볼지 고민의 시간을 가져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그나저나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대회는 어디서 TV중계를 볼 수 있는 건가요?
TEXT No. 2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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