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청년경찰 Midnight Runners, 2017
감독 : 김주환
출연 : 박서준, 강하늘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18.02.25.
“설마 시청자로 하여금
‘희열’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보여주고자 했다는 건 아니겠지?”
-즉흥 감상-
작품은 경찰대학 입소식에 이어, 경찰관이 되기 위한 그들만의 군생활(?)로 시작의 문이 열리는데요. 4년 중 2년이 흐른 어느 날. 청춘사업을 위해 휴가로 나온 두 청년에게 이야기의 바통을 줍니다. 하지만 둘의 예상과는 달리 여자 친구 만들기에 실패하고, 딱 한번만 더 시도해보기로 하는데요. 누가 먼저 대쉬할지 결정하기 위해 가위 바위 보를 하던 중 앞서 걷고 있던 여자가 납치되는 현장을 목격하게 되는데…….
재미있기만 하던데, 왜 이 작품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구요? 음~ 장난과 농담이라는 건 말입니다, 해도 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뉩니다. 함께 재미있다면 다행이지만, 어느 한쪽이 불편함을 느낀다면 그건 폭력이 되는데요. 이 작품의 두 주인공의 일상이 어떻게 보였는지가 평가의 갈림길이었지 않나 생각합니다.
제가 보기에 이번 작품은 어땠냐구요? 음~ 불편한 쪽이었습니다. 결과만 보면 나름 괜찮았을지 몰라도, 과정에 있어서는 어이가 비명을 지르고 있었는데요. 상상해봅시다. 술 취한 두 남자가 인기척이 없는 밤길에 여자 한 명을 쫒아갑니다. 남자인 제가 으슥한 밤길을 혼자 걸어가도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리면 무서운데, 여자의 관점에서는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거기에 발정난 동물마냥 ‘여자!’를 외치며 돌아다니는 두 주인공과 뜬금없이 악역으로 등장한 조선족의 모습은, 으흠. 한국형 히어로를 만들고 싶었다는 건 알겠는데, 그 과정만큼은 전혀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한국형 히어로’는 무슨말이냐구요? 두 주인공은 그들이 목격하고 경험한 것을 증거로 경찰서에 신고를 하지만, 모든 일에는 절차가 있다며 거절을 당합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사실에 절망하며 학교로 돌아오는데요. 어떻게든 상황을 해결해야한다는 일념으로 무장과 체력을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결전의 날을 맞이하여 호랑이 굴로 다시 들어가는데요. 그 모습에서 문득 영화 ‘다크 나이트 시리즈’와 ‘킥 애스 시리즈’가 떠올랐다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크핫핫핫핫핫!! 그런데 말입니다. 그들로 인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소녀가 둘을 찾아왔을 때의 장면에서 다시 기분이 나빠졌다는 건, 저 혼자만의 생각이었을까요?
피해자가 영웅을 찾아와 안아줄 수도 있는 거지, 뭘 그렇게 진지하게 생각하냐구요? 생각해봅시다. 자신을 납치 감금하여 못된 짓을 한 것은 남자입니다. 그것도 그냥 못된 짓이 아니라 같은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될 아주 심각한 짓을 했습니다. 그러면 ‘남자’라는 존재에 대해 혐오와 공포의 감정을 가졌을 것인데요. 비록 그들을 구출한 자들이라도 남자인데, 과연 쉽게 안아줄 수 있을까요? 단체로 찾아와서 고맙다고만 해도 될 것을, 왜 혼자 온 걸까요? 아니, 경찰대에 그런 식으로 방문이 가능하긴 한가요? 하아. 마지막으로 두 청년이 한 여자를 두고 서로 안으려고 하는 장면 또한, 그리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았다고만 적어봅니다.
나이 먹은 티 내지 말고 라이트하게 영화를 감상할 줄도 알라구요? 호오. 그렇군요. 하지만 말입니다. 가벼운 것도 정도가 있는 법입니다. 여자를 대상으로 하는 불법의료행위에 여자 보조가 있었다는 점, 인맥을 동원한다는 것이 2년간 아무런 연락을 취하고 있지 않은 전직 교관이었다는 것 등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설정 또한 등장 했는데요. 다른 건 그대로 두고 주인공을 남성이 아닌 여성으로 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아무튼,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말이 험해질 것 같아,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이것 또한 한국형 히어로를 만들기 위한 발판으로 생각하고, 더 멋진 작품이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TEXT No. 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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