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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한입
마스다 미리 지음, 이연희 옮김 / 라미엔느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제목 : 최초의 한입 最初の、ひとくち, 2010
지음 : 마스다 미리
옮김 : 이연희
펴냄 : 라미엔느
작성 : 2016.10.23.
“나에게 최초의 한 입에 대한 기억은 과연 무엇일까?”
-즉흥 감상-
마치 만화경을 떠올리게 하는 알록달록한 표지를 살짝 넘겨봅니다. 그러자 새로운 먹거리가 등장해도 여간해서 놀라지 않게 된, 성인이 되어버린 자신을 돌아보며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작가의 [시작하며]가 시작의 장을 엽니다. 그리고 [과자・과자・과자], [음료의 이것저것], [단품요리의 존재감], [약간의 사치], [그때 그곳의 맛]이라는 작은 제목과 함께, 작가는 추억의 상자를 조금씩 열어 보여주고 있었는데…….
다른 건 일단 그렇다 치고 이 책을 읽으면서 ‘다가시카시 だがしかし’라는 작품이 자꾸 떠올랐는데, 저는 어땠냐구요? 음~ 개인적으로는 ‘맛있게 먹고 있었던 다양한 간식들이 사실은 일본에서 넘어온 것이 많구나~’ 싶었습니다. 돈가리콘, 아몬드 초콜릿, 기노코노야마 등이 익숙했기 때문인데요. 조금 엉뚱하다는 기분이 들지만, 작가분과 추억을 공유(?)할 수 있었다는 점에 재미있었습니다.
최초의 한 입이라고 하면 당연히 어머니의 모유지, 무슨 과자 타령을 하고 있냐구요? 음~ 그것도 그렇군요. 아무튼, 이번 작품은 그런 당연한 것이 아닌, ‘기억하고 있는, 아마도 최초의 맛의 충격’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받아들였습니다. 네? ‘아마도’는 왜 붙였냐구요? 으흠. 사람의 기억이란 그렇게 완벽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어머 이건 추억으로 간직해야 할 맛이야!’라고 생각했을지라도, 사실은 이미 이전에 맛보았을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입니다. 개인 적으로는 영화를 보다가 ‘어? 저 사람, 전에 봤던 드라마에 나오던 사람이네?’라고 해서 필모그라피를 봤다가, 훨씬 전에 봤던 다른 영화의 주연으로 출연했던 사실을 알게 된 경우를 예로 들어보고 싶군요.
제게 있어서의 ‘최초의 한 입’이 궁금하시다구요? 으흠. 글쎄요. 당장 떠오르는 것이 없습니다. 어느 날 최고의 맛(?)을 느껴버린 나머지 비슷한 다른 음식들에 대해 미각을 잃어버렸다든지, 입맛이 변해버린 탓에 평소에 꺼리던 음식들이 어느 날 갑자기 맛있게 느껴졌다든지, 평소에 즐겨먹던 식당 음식이 갑자기 맛이 변해 더 이상 찾아가지 않게 되었다는 등의 기억은 있지만, 작가가 이야기하는 ‘최초의 한 입’과 관련해서는 떠오르는 것이 없는데요. 음~ 아무래도 작가 분은 어린 시절부터 같은 것을 보더라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익숙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책의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알려달라구요? 음~ 음식의 맛을 보는 것 보다는 [수제 핫케이크]에 나오는 ‘어린이용 쿠킹 장난감’에 시선이 갔습니다. 전자레인지를 구입하려고 제품을 찾던 중, 요리도 안 되는 장난감 전자레인지가 가전제품보다 비쌌다는 점에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기 때문인데요. 책에서는 나오는 ‘마마렌지’는 요리까지 되는 장난감이라고 하니, 궁금해졌습니다. 문득 ‘원자력 실험 장난감’이 같이 떠올랐다는 건 잠시 옆으로 밀어두고 말이지요! 크핫핫핫핫핫핫!!
이번 책도 작가 특유의 그림과 함께 하는 수필집인지 궁금하시다구요? 짧은 줄글 이야기가 끝나면 네 컷 분량의 만화가 이어지며, 중간 중간에도 [추억의 과자]와 함께 작가의 캐릭터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그림에 대한 부분은 직접 책을 만나시어 감상과 생각의 시간을 가져주셨으면 하는데요. 마스다 미리 님의 책은 역시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음미하는 것이 제 맛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작가의 다른 책인 수필 ‘마음이 풀리는 작은 여행 心がほどける小さな旅, 2012’의 소개로 이어보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읽으면 읽을수록 새로운 맛이 나는 이번 책, 조심스레 추천장을 내밀어 봅니다.
TEXT No. 2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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