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침묵 세계 거장들의 그림책 4
주제 사라마구 글, 마누엘 에스트라다 그림, 남진희 옮김 / 살림어린이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제목 : 물의 침묵 El Silencio Del Agua, 2006, 2007, 2011

지음 : 주제 사라마구

그림 : 마누엘 에스트라다

옮김 : 남진희

펴냄 : 살림어린이

작성 : 2016.01.11.

  

“물 또한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었으니.”

-즉흥 감상-

  

  “아. 글쎄 그 얘기 들었어?”

  “무얼?”

  “그 왜 뜨개질 좋아하는 할망구 손자가 낚시 갔던 거 말일세.”

  “몰라. 말해보게.”

  “아 글쎄. ‘강의 입’에 낚싯줄을 놓았는데, 큰놈이 걸렸다니 뭔가.”

  “그래서?”

  “그놈이 낚싯대 빼고 다 물어갔다고 하더라구.”

  “그렇구만.”

  “그런데 복수를 하겠다고 중무장을 하고 다시 갔다지?”

  “눈에 물고기가 박혔구만?”

  “그런데 결국 허탕치고 말았다고 하더라구.”

  “바보구만.”

  “그러면서 한다는 말이 물고기가 괴물 같은 몸집을 가졌을 거라면서, 누가 잡든, 아가미에 구부러진 낚싯바늘이 매단 물고기가 있다면 자기 물고기일거라더군.”

  “말이야 누가 못하겠나.”

  “하지만 생각해보게. 아무리 상황을 합리화하는 것 같아도, 크게 될 놈이야. 실패를 긍정적으로 딛고 일어서지 않았나. 또 그걸 잊지 않겠다고 시까지 적었다더군. 뭐라더라? 물의 침묵?”

  “그러고 보니 그렇구만. 그 놈 참 고집 센 놈일세. 요즘 애들은 그냥 포기해버리고 잊어버리는데 말이야. 그나저나 제목이 왜 ‘물의 침묵’인가?”

  “그러게 말일세. 아무래도 물고기 놈이 다시 나타나기를 기다리다보니, 다른 소리가 안 들렸던 건 아닐까?”

  “그것보다는, 다시 강에 갔을 때는 이미 어두워졌을 게 아닌가. 자네는 파란색을 잃은 강을 본적이 있나? 비록 별과 달이 빛을 내고 있어도, 강은 검은 색이라네. 아무것도 비치지 않아. 마치 심연의 거울을 보듯. 생각할 시간을 줬을 거네. 그녀석도 분명 그곳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얻은 게야.”

  “하지만 녀석은 아직 어려.”

  “그렇지, 하지만 깨달음을 위한 한 발자국은 제대로 밟은 듯 하네.”

  

  네? 어울리지도 않는 노인 흉내 내지 말고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오라구요? 그리고 책에 집중하라구요? 으흠. 알겠습니다. 아무튼, 이번 책은 그림책입니다. 그것도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 Ensaio sobre a Cegueira, 1995’로 각인된 주제 사라마구 님이 글을 쓰셨고, 그림은, 음~ 처음 들어보는 분이 그리셨는데요. 아무튼, 읽으면 읽을수록 맛이 달라지는 그림책이었습니다.

  

  그냥 읽어서는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던데, 어떻게 읽으면 좋을지 알려달라구요? 음~ 이 부분은 그림책을 중심으로 감상문을 쓰시는 분께 도움을 받아보고 싶은데요. 개인적으로는 글을 한 번 읽고, 그림을 따로 본 다음, 시간을 두고 글과 그림을 함께 맛봅니다. 이번 책의 경우 ‘콜라주 기법’으로 한 장 한 장 이야기를 그리고 있었는데요. 자세히 보면 여기저기에서 글씨의 파편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온몸이 검은 물고기 또한 ‘철자와 비슷한 형태’를 띠는데요. 그것을 발견하는 순간, 낚시를 하는 과정을 통해 소년은 인생에 대해 생각의 시간을 가졌다고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개인적인 의견이니, 다르게 받아들이신 분 있으면 살짝 속삭여 주셨으면 하는군요. 아! 물론 [옮긴이의 말]에 보면 멋진 해석이 실려 있으니, 그것을 참고하셔도 좋을 듯합니다.

  

  아무튼, 만만하게 집어 들었다가 감상과 생각의 시간에 무게를 느꼈던 만남이었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으흠. 문득 침낭 펴고 누워 밤하늘을 음미하며 잠들었던 옛 생각이 났다는 건 비밀입니다.

  

  덤. 오늘 이사 후보지 한 곳에 가보았습니다. 내일 등기부등본을 뽑아봐야 정확하겠지만, 아직까지는 가성비가 마음에 들더군요!


TEXT No. 2540(조정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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