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 - 2014 앙굴렘 국제만화제 대상후보작
톰 골드 지음, 김경주 옮김 / 이봄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제목 : 골리앗 Goliath, 2012

지음 : 톰 골드

옮김 : 김경주

펴냄 : 이봄

작성 : 2015.03.01.

  

“그곳에 외로운 이 하나가 골짜기를 지키고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즉흥 감상-

  

  골리앗의 관점으로 그려진 그림책이 있다는 소문을 들렀습니다. 그 순간 ‘그럼 다윗 시점은 무시되는 거야?’라는 물음표를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을 지인분에게 말하자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는 다윗의 시점이에요’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호기심에 이기지 못해 만나보았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전신 무장을 하고 맥없이 바위 위에 앉아있는 사람의 표지로 인사를 건넵니다. 그리고 보름달이 아름다운 밤에 글을 쓰다가 물을 한잔 마시는 청년에게 이야기를 바통을 주는데요. 그런 그에게 안부를 묻는 이가 등장하니, 주인공이 확실히 거인이군요. 아무튼, 거구임에도 불구하고 싸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행정병으로 전시상황에 임하던 청년이, 상부의 명령에 의해 최전선에 서게 되지만…….

  

  왜 간추림의 결말이 ‘되지만…….’인지 궁금하다구요? 음~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를 각색한 작품이다 보니 결말의 사건이 고정되어있습니다. 즉, 양치기 소년인 다윗이 백전노장 거인인 골리앗을 쓰러트리는 것으로 마침표가 찍혀있었는데요. 혹시 다른 결말을 원하셨던 분들께는 죄송합니다만, 이번 작품은 성경으로 따지만 외경에 해당하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만나시길 바랍니다.

  

  그럼, 어떤 마음으로 이번 작품을 만나면 좋을지 알려달라구요?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다윗과 골리앗’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거인 괴물을 무찌르는 작은 소년의 이야기? 아니면 ‘믿음의 시련’을 통한 진정한 승리? 그것도 아니라면 돌팔매질의 위험성? 어릴 때 들었던 이야기라 잘 기억이 나지 않아 내용을 한번 찾아보았습니다. 그러자 골리앗은 나쁜 괴물로, 다윗은 정의로운 인물로 묘사되어있었는데요. 역사든 신화든 결국 승리자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결말보다 과정으로 이번 작품을 마주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속삭여봅니다.

  

  글쎄요. 이번 작품을 통해서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이라. 개인적으로는 ‘선입견이 불러일으킨 참극’이라고 받아들였습니다. 조용히 살고 있던 사람에게 자네의 무용담을 들었다며 비밀임무를 부여하질 않나. 곰과 싸워보라고 하질 않나. 심지어 외모만 보고 상대를 도발해야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데요. 흐음. 뭐랄까. 문득 하고 싶지 않았지만 ‘너라면 할 수 있을 거다!’라며 등 떠밀렸던 기억이 떠오르는 것이 마음이 불편해졌습니다. 그러던 중 도서 ‘다윗과 골리앗-강자를 이기는 약자의 기술 David and Goliath: Underdogs, Misfits, and the Art of Battling Giants, 2013’과 같은 책을 발견하면서는 ‘왜 우리는 약자의 관점만을 고수하는가?’라는 물음표까지 떠올려볼 수 있었는데요. 으흠. 이거 한 번만 읽고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몇 번을 읽으면서 이야기의 시간을 가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 독서모임용으로 책을 찾으시는 분들께 살짝 추천서를 내밀어보는군요.

  

  네? 그럼 이거 ‘역사 왜곡물’아니냐구요? 하긴 성경의 내용을 신화가 아닌 역사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셨지요. 하지만 이 자리에서 성경의 사실성에 대해 이야기하기에는 지면이 모자라니,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전문가 분들과 상의해주시구요.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흥부와 놀부에 대한 현대적 재해석’과 비슷하게 마주하시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 듯 하다고만 적어보는군요.

  

  그럼, 모처럼 많은 생각의 시간을 선물해준 책을 만나볼 수 있었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이거 새로운 이어달리기기 시작되는 것은 아닐지 행복한 걱정이 되는군요! 크핫핫핫핫핫핫!


TEXT No.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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