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을 하고 있어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제목 : 나는 사랑을 하고 있어 わたし戀をしている, 2008

지음 : 마스다 미리

옮김 : 박정임

펴냄 : 이봄

작성 : 2015.01.01

  

“나는 사랑을 하고 있을까?”

-즉흥 감상-

  

  얼굴을 보여주고 있지 않지만, 검은색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목에 빨간색 리본으로 멋을 낸, 단발머리 여인이 그려진 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사랑하기 때문에 불안하다고 적혀있는 흰색 글씨가 검붉은 책 띠에 감정을 속삭이고 있었다. 들고 다니며 읽기 불편하니 표지를 벗겨본다. 세상에, 심장의 근육을 그린 듯한 핑크빛 하트가 시선을 어지럽힌다. 그리고 한 장 한 장 넘겨보는 이야기는, 얼어붙은 줄만 알았던 나의 영혼마저 두근거리게 할 줄은 몰랐다.

  

  나는 남자다. 그렇기에 여자들의 마음은 죽었다 깨어나도 알 수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고정관념을 흔들어준 작가가 있었으니, ‘남녀공감단 프로젝트’를 통해 알게 된 ‘마스다 미리’이다. 분명 ‘여자만화 시리즈’로 책을 소개 받아왔음에도, 만화나 수필을 통해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남자와 여자도 결국 개인의 우주를 가진 한 사람’임을 속삭이고 있었다. 그리고 ‘본격 여자이야기’라고 생각했던 도서 ‘여자라는 생물 女という生きもの, 2014’에 이어 만난 이번 책은, 그동안 여자 사람(?)들이 건네 왔던 다양한 암호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의 시간을 가지게 했다.

  

  물론 이 책은 여성들의 모든 것을 답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심지어 작가의 국적이 일본이기에 우리나라 여성들의 심리를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예쁘고 귀여운 그림과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글씨로 가득한 두 면으로 구성된 91편의 짧은 이야기는, 도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Men Are from Mars Women Are from Venus, 1992’보다 훨씬 쉽고 재미있게 여자에 대해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처음에는 다른 사람이 삽화를 그린 줄 알았다. 지금까지 만나왔던 작가의 그림과 캐릭터의 등신비가 달랐기 때문이다. 기존의 작품에는 4등신 정도로 인물을 간략하게 그린 반면, 이번 책에 나오는 여인들은 7~8등신 정도의 날씬하면서도 마르지 않은 여인들이 섬세한 느낌으로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서를 확인해보니, 음~ ‘마스다 미리씨도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구나~’ 감탄을 하게 되었다.

  

  아무튼, ‘사랑’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속마음과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이 달라지는 감정? 아니면 그저 계산되어진 어장관리전술? 그것도 아니라면 ‘연애세포’를 통한 착각의 여정? 작가 또한 어떤 하나의 명확한 답을 제시하고 있지 않았다. 등장하는 삽화의 여인들만큼이나 다양한 입장에서의 ‘사랑에 대한 단상’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면서 생각하게 된다. 남자인 나의 입장에서는 사랑의 감정을 어떻게 표출하고 있었던가? 모르겠다.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 冷靜と情熱のあいだ, 1999’처럼, 남은 반쪽의 파란 책을 통해 ‘남자의 이야기’를 읽고 싶을 뿐이다.

  

  우리는 매일 같은 하루를 열어나간다. 그리고 2015년이라는 새해가 밝았다. 당장의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엉켜있는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시작이 되었으면 한다. 더 이상의 불안함에 마음 졸이기보다 기대와 가능성으로 가슴이 뛰기를 바라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한다.

 

 

  덤. 도서 ‘여자라는 생물’의 감상문이 보이지 않는다. 일단은 맛보던 중인 도서 ‘독서교육, 어떻게 할까?, 2014’의 마침표를 확인해보자. 그리고 영상물보다 책을 더 많이 만날 수 있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이 기록을 읽어주는 모든 분들도 숨어있는 ‘봉만이(?)’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



TEXT No.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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