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좀비스쿨, 2014
감독 : 김석정
출연 : 백서빈, 하은설, 김승환 등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작성 : 2014.11.17.
“공포와 코미디 사이에서 나는 좌초하였으니.”
-즉흥 감상-
‘주말에 맛본 영화’라는 것으로, 다른 긴 말은 생략하고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문제 학생들만 별로도 수용하는 섬의 존재를 알리는 것으로 시작의 문을 엽니다. 그리고는 신입생이 세 명 더 들어오면서 기존에 있던 아이들과의 신경전을 벌이는데요. 그것과는 별개로, 돼지 한 마리가 공포의 시작을 속삭이기 시작했는데…….
으흠. 제목에서부터 ‘좀비’가 언급되기에 기대를 품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지금까지 만나왔던 ‘좀비물’과는 또 달랐습니다. 문제 학생들만 수용하여 운영되는 학교. 특히 배를 타고 외딴 섬으로 들어가는 모습에서 ‘실미도’를 떠올렸다는 것도 잠시, 진행되는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암초를 선물하는데요. 도대체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좀비바이러스는 구제역을 통한 생매장과 원한의 영향으로 만들어진 것 아니었냐구요? 으흠. 모든 사태를 다 아는 듯 말했던 교감선생의 이론에 혹하셨나보군요? 하지만 검증이 되지 않은 이론을 진실이라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어보였습니다. 오히려 ‘그럴듯한 말로 인해 상황을 올바로 직시하지 못하게 하는 언변’으로 생각하는데요. 다른 분들은 또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이 작품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이미 좀비를 만들기 위한 공장이다’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라구요? 으흠. 그렇군요.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마지막 부분에서만 느꼈던 것이지, 과정에 있어서는 ‘글쎄요’를 적어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했던 것은 ‘이 작품에서의 ‘돼지’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입니다. 처음에는 구제역과 관련하여 생명의 안타까움과 인간중심의 무자비함에 대한 대자연의 반격(?)을 그리는 듯 했지만, 후반에 이르면서는 동화 속에 등장하는 탐욕의 캐릭터를 표현하는 듯 했는데요. 학교폭력 이전에 학교란 무엇인가에 대해 칠판에 총을 난사하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거기서 왜 돼지의 잔해가 나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네? 이 작품은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한자리에 모아 비빔밥을 만들려고 했을 뿐이라구요? 거기에 신인들의 스크린 데뷔를 위한 발판이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마주해야한다구요? B급 영화가 다 그런 거지 너무 따지고 들면 안된다구요? 으흠. 그렇군요. 하지만 비록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영화라도 스토리텔링으로 승부를 보고, 시리즈로 만들어지는 경우를 봤었다보니 B급이라도 무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거기에 이왕 스크린 데뷔를 할 것이면 짧지만 강한 인상을 심어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이슈를 한자리에 모아도 그것을 맛깔나게 버무리는 것이 감독의 역량일 것인데, 으흠. 그저 한국식 좀비영화의 발판이려니 생각할까 합니다.
그럼, ‘칠판이 피 흘리는 환상을 기점으로, 나는 기대하기를 포기했으니’를 즉흥 감상으로 적으려 했었다는 것을 마지막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원한에 의한 좀비화라는 설정이 재미있긴 했지만, 이건 좀 아니었다고만 속삭여봅니다.
아. 이어지는 감상문은 오랜만에 책 감상문이 되겠는데요. 바로 스티븐 킹의 대체역사소설인 ‘11/22/63, 2011’입니다. 힌트만 드리자면 반만 재미있었다고만 적어보는군요! 크핫핫핫핫핫핫!!
TEXT No.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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