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괴물 怪物: Home Sweet Home, 2005
감독 : 정 바오루이
출연 : 방중신, 임가흔, 임설더, 서기, 이붕 등
등급 : NR
“어머니는 강했으니.”
-즉흥 감상-
새집을 찾는 가족이 있었습니다. 오래된 아파트, 아직도 공사 중인 아파트, 그러다 마침내 마음에 꼭 드는 아파트를 발견하고 그곳에서 살림을 차리는데요. 이사 온 첫날, 엄마는 어떤 심상치 않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는 다른 집 아이의 생일파티에서 자신의 아들이 추락하는 것을 목격하는데요. 으흠? 급하게 추락지점으로 달려갔지만 아이는 보이지 않았는데…….
사실 이번 작품은 관심 밖에 있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존재자체를 모르고 있었는데요. 영화 ‘숨바꼭질, 2013’을 함께 감상한 지인분이 비슷한 작품이 있다고 말을 흘리시더군요. 제목이나 출연자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 시간이 걸렸지만, 제가 누굽니까? 한 번 시작한 검색은 마침표를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더군요! 크핫핫핫핫핫핫!!
‘숨바꼭질’과 어떤 점이 닮아있었는지 알려달라구요? 음~ 사실 전반적으로는 다른 작품이었습니다. ‘숨바꼭질’에서는 새로운 아파트를 찾는 것도 아니고, 가족구성원 중 누군가가 실종되지도 않았는데요. 그래도 이번 작품과 비슷한 점이라면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오히려 분위기상 비슷한 작품을 찾으라고 하면 ‘귀신들린 집에서 가족의 구성원중 하나가 점점 미쳐가는 작품’과 닮아있었는데요. 그렇다고 제목과는 달리 귀신이나 괴물이 나오는 것도 아니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작품을 만나시어 감상과 생각의 시간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제목에서 ‘괴물’이라 해놓고는 괴물이 나오지 않는다면 도대체 무슨 영화냐구요? 음~ 괴물이 나오긴 합니다. 하지만 괴물이 아니었습니다. 즉흥 감상에도 적어두었듯, 이번 작품은 공포물로 시작해서 ‘모성애를 중심으로 하는 피 말리는 싸움’을 그리고 있었는데요. 여기서 조금만 더 자세히 적어버렸다가는 스포일러가 되고 마니, 그저 저의 손가락이 간질간질할 뿐이군요! 크핫핫핫핫핫핫!!
진정하고 손가락의 춤을 계속해봅니다. 그리고는 제목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사실 제목이 ‘괴물’이라 하기에 ‘몬스터’나 ‘크리쳐’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사전에서는 무엇이라 설명을 할까 궁금해졌는데요. 괴물의 한자인 괴이할 괴怪에 물건 물 物자로 ‘이상하게 생긴 물건, 괴상한 사람’이라는 풀이를 보니 뭔가 맥이 풀리는 기분입니다. 하긴 단어의 의미는 시기와 환경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진다고 하니, 그동안 제가 너무 자극적인 작품들을 만나왔던 것은 아닐까하는군요. 아무튼, 이번에는 영어제목인 Home Sweet Home을 볼까 하는데요. 오호. 그렇군요. 저는 단순히 ‘즐거운 나의 집’이라고 해서 긍정적인 의미인줄로만 알았는데, 사전은 뜻밖의 의미로 저를 놀라게 했습니다. 바로 ‘즐거운 우리 집(특히 사실은 전혀 즐겁지 못함을 뜻할 때 씀)’이라고 되어있었기 때문인데요. 그랬던 것이었습니다.
글쎄요. 감독이 이 작품을 통해서 말하고 싶었던 것이라. 저는 단순히 시청자의 입장인지라 그 의도를 완전히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거 공감하시지요? 아무튼 고전 게임의 명문구를 응용해서 적어보면 ‘시대는 상황을 만들고, 상황은 괴물을 만든다.’라고 하고 싶은데요. 주인공이 선택한 아파트에는 사실 슬프고도 애절한 과거가 있었음을 바탕에 깔고, 아파트 문화 특유의 단절과 고립은 양념으로, 동시에 시대의 아픔을 그리고 있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또 어떤 생각을 하셨을지 궁금해집니다.
그럼, 이왕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그렇군요. 처음인지는 모르겠지만, 작은 이벤트를 하나 해보겠습니다. 이어지는 감상문의 작품을 맞추시는 분께 소정의 상품을 보내드릴 것이니, 도전 부탁드립니다! 크핫핫핫핫핫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