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2000
타마오키 벤쿄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제목 :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Blood The Last Vampire
작가 : Benkyo TAMAOKI
출판 : (주)삼양출판사
등급 : 15세 이상
작성 : 2005. 05. 13.


   블러드 프로젝트. 그 이름 하에 만들어졌다는 애니메이션, 소설, 게임, 그리고 이번 만화책. 앞서 기록한바있는 단편 애니메이션만을 아득한 추억으로 지니고 있다가, 어느 날 소장이라는 행위를 통해서 알아버린 또 다른 '블러드'의 존재. 그렇게 이번에는 만화책으로 구성된 검은 세라 복에 일본도의 강인한 소녀 '사야'의 또 다른 이야기를 접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곳 저곳에서 들려오는 말로는 가장 마지막 이야기라고도 말해지는 작품인데요. 글쎄요. 그건 소설 '야수들의 밤'을 읽어보지 않고서는 함부로 단정짓지 않겠습니다. 그럼 애니메이션 이후의 그녀의 행적을 살짝 소개해 보겠습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계속 되는 걸까……."

   바닥을 흥건히 적신 검붉은 피. 날카로운 일본도의 칼날을 타고 흐르는 핏방울. 검은 교복치마 아래로 보이는 흰 다리. 그런 그녀 앞에 한 인간의 주검이 언뜻 보입니다. 피를 뒤집어쓴―두 갈래 댕기머리의 굳은 표정의 소녀. 시작되는 이야기는 처음부터 암시적인 살육으로 막을 엽니다.

   "언제까지 계속 되는 거지……."


   주택단지의 평화로운 밤을 깨뜨려버리는 폭주족.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건 사고들. 하지만 기괴하기만 한 소문이 돌기 시작하고, 그 속에서 '사야'는 사건에 휘말린 한 소녀가 다니는 고등학교에 위장 투입되게 됩니다.
   폭주족을 접수한 변종 뱀파이어 '익수翼手'. 그곳에 있는 사야와 똑같이 생긴 '마야'라는 이름의 소녀. 도플갱어 마냥 자신과 닮은 마야와 만난 사야는 순식간에 제압 당해버리게 되고, 믿을 수 없는 '진실'을 듣게 되면서 앞으로의 자신을 위한 '선택'을 강요받게되는데…….


   독립된 하나의 작품으로 감상을 해보려고 해도 앞서 본 애니메이션과의 연관성으로 인해 확장된 감상이 될 것 같습니다. 전작이 인류의 전쟁에 대한 고찰이 주를 이루었다면, 이번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불노불사不怒不死라는 영생의 이름과 함께 하는 '자아정체성증명'의 내용이라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특히 익수와의 전투 중에 칼이 부러지게 되고 새로운 칼이 도착할 때. 애니메이션에서 사야와 함께 했었던 데이비드라는 담당자의 노화된 모습과 세월의 흐름 속에서 여전히 소녀의 모습인 사야. 특히 무엇인가 '지쳐버린' 그녀의 모습이 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 한 것 같습니다.


   또한 또 하나의 시작을 암시하는 듯한 마지막은……. 아직 이 작품을 접해보시지 못한 분들을 위해서 입을 봉하기로 하겠습니다. 하지만, 글쎄요.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작품의 마지막 부분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아 몇 번을 다시 봤는지 모르겠습니다. "나를 먹겠냐, 아님 이대로 내게 죽겠냐……." 두 가지 중 선택할 수밖에 없는 하나. 특히 이 부분에서 이 작품은 현대를 살아가는 '주체성 상실의 허무'를 지닌 체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아버렸습니다.


   주체성 상실과 그 속에서 이뤄지는 자아의 각성. 문득 예전에 본 극장판 애니메이션 '인랑人狼/Jin-Roh/The Wolf Brigade'과 그 작품의 만화책인 '견랑전설犬狼傳說'이 떠오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블러드'보다도 '견랑전설'쪽이 더 끌리는 듯 하군요(웃음)


   그러고 보면 이 작품의 주인공은 사야가 아닌 쌍둥이 자매 마야인 것 같기도 하네요. 그럼 그녀―마야의 마지막 한 마디로 이번 감상을 종료하고자합니다.

   "너의 의지로… 미래를 선택해라."



Ps. 게임은 주변환경 자체적 여건이 안 되는 관계로 무리일 듯 하지만, 소설 '야수들의 밤'은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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