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 - 필립 K. 딕 단편집
필립 K. 딕 지음, 조호근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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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 We Can Remember It for You Wholesale, 1987

지음 : 필립 K. 딕

옮김 : 조호근

펴냄 : 폴라북스

작성 : 2013.11.15.

 

“감사합니다.”

-즉흥 감상-

 

  폴라북스에서 펴내고 있는 ‘필립 K. 딕 걸작선’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걸작선’에 들어가지 않는데도 비슷한 컨셉의 표지를 가진 같은 작가의 책이 한 권 더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호기심에 소환한 책이, 으흠. 결국 저에게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게 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책에 대한 짧은 안내서인 [서문]은 살짝, 어떤 이의 죽음의 감정을 공유하는 장치에 대한 [작고 검은 상자], 인류를 위협하는 어딘가 바보 같은 외계인과의 끝없는 마찰인 [프눌과의 전쟁], 순회 서커스 우주선의 방문과 함께 전의를 다지는 사람들 [운이 필요 없는 게임],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한 남자 [귀중한 유산], 죽은 아내가 살아있다는 소식에 계속해서 죽이기 위한 시도 [은둔 증후군], 소설 ‘닥터 블러드머니 Dr. Bloodmoney, 1965’의 맛보기인 [테란 오디세이], ‘스와블’이라는 물건을 통해 발생하는 시간반동 [약속은 어제입니다], 극단적인 선택을 주장하는 컴퓨터와의 논리검증 [신성 논쟁], 화성에 가고 싶다는 막연한 기분이 점점 강해지는 남자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 책의 내용을 바꿔버리는 가죽 표지 [표지로 판단하지 말지어다], 인류의 존망을 대가로 펼쳐지는 핀볼 게임 [복수전], 지도자 동무의 진실을 확인하기 위한 음모 [옛 선조들의 믿음], 제목 그대로인 [할란 앨리슨 선집 『위험한 예지』를 위한 모든 이야기를 끝내기 위한 이야기], 우연한 사고로 자신이 인간이 아님을 알게 된 이의 놀라운 실험 [전자 개미], 일탈을 꿈꾼 이의 기묘한 이야기 [모자란 비버 캐드버리], 예정된 죽음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세 명의 우주인 [시간 여행자를 위한 작은 배려], 법적으로 12세가 되기 전에는 인간이 아니라는 세계관 [전 인간], 로마시대의 예언자 [시빌라의 눈], 세상 모든 것을 통제하던 컴퓨터의 미침 [컴퓨터 씨가 나무에서 떨어진 날], 자유의지가 상실된 21세기 [출구는 안으로 향한다], 외로움이 부른 비극 [대기의 사슬, 에테르의 그물], 소독약 냄새가 나는 여인과의 불편한 마주침 [죽음에 관한 이상한 기억], 아직 10년이나 남은 우주여행에 홀로 잠에서 깨어난 사람 때문에 골치가 아픈 컴퓨터 [어서 그곳에 도착했으면], 한 달 후 지구로 귀환예정인 우주인이 사고를 당하고 그로인해 발생한 논란의 과학실험 [라우타바라 사건], 생명체를 대하는 데 있어 인간과 다른 외계인의 사고관인 [외계인의 사고방식], 그리고 이 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부록]과 [옮긴이의 말]이 두툼하게 펼쳐지고 있었는데…….

  

  나름 최대한 간략하게 적었지만 그래도 길군요. 아무튼 표시된 것만 735쪽, 25편의 짧은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누가 필립 K. 딕 아니랄까봐, 읽으면서 몇 번이나 소리 없는 비명을 질렀는지 모르겠습니다! 크핫핫핫핫핫핫!!

  

  다른 건 일단 그렇다 치고, 책 띠에는 ‘국내 최초 공개 시작 23편 수록!’이라고 되어있는데, 이미 소개된 두 편의 이야기가 무엇인지 궁금하시다구요? 음~ 영화 ‘토탈 리콜Total Recall, 1989’의 원작으로 집사재에서 출판했었던 ‘죽은 자가 무슨 말을’과 ‘넥스트’에서 공동으로 담고 있는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 We Can Remember It For You Wholesale, 1966’가 그중 하나라는 것은 알겠는데, 다른 하나는 불명확합니다. 가장 유력한 것은 [테란 오디세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대기의 사슬, 에테르의 그물] 또한 지금 읽고 있는 장편 소설 ‘성스러운 침입 The Divine Invasion, 1981’과 일치하는 부분을 발견했기 때문인데요. 이 부분에 대한 답을 알고계시는 분은 살짝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귀중한 유산]에서는 문득 영화 ‘더 문 Moon, 2009’을, [옛 선조들의 믿음]에서는 ‘1984’를 떠올리게 했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이 감상문에서 다하지 못한 많은 이야기들은, 직접 책과 만나시어 감상과 생각의 시간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아. 그리고 별다른 설명이 보이지 않는 [할란 앨리슨 선집 『위험한 예지』를 위한 모든 이야기를 끝내기 위한 이야기]에 대해 아시는 분 있으시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시기 바랍니다.

  

  덤. 이 책은 작가의 단편집 중 다섯 번째 책을 번역한 것이라고 되어있는데요. 남은 네 권도 번역되어 출판되기를 소망해봅니다.


TEXT No.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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