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성의 사내 필립 K. 딕 걸작선 4
필립 K. 딕 지음, 남명성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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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높은 성의 사내 The Man in The High Castle, 1962

지음 : 필립 K. 딕

옮김 : 남명성

펴냄 : 폴라북스(현대문학)

작성 : 2013.08.03.

 

“나 그리고 그대는 무엇인가?”

-즉흥 감상-


  제가 ‘필립 K. 딕 이어달리기’를 하고 있는 중이라는 것은 다들 아시지요? 그중에서도 이번에는 그동안 궁금했던 작품을 만나보았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났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독일과 일본 그리고 이탈리아가 동맹한 세력이 승리한 이후의 세계관 속에서 이야기를 펼치고 있었는데요. 샌프란시스코를 공간적 무대로 ‘아메리칸 예술 공예품 상사’에서 예술품을 파는 주인장, 태평양연안연방 주재 일본 무역대표부 소속의 고위관료, 그들만의 기술로 귀금속 창업에 도전하는 두 남자, 낯선 남자와 사랑에 빠진 한 여인 등이 시대의 이야기를 하나 둘씩 펼쳐 보이기 시작했지만…….

  

  혹시 주역과 괘를 사용해 본적이 있냐구요? 방금의 질문을 던지신 분은 이 책을 이미 읽으셨지요? 아무튼 타로카드는 그래도 만져 본적이 있지만, 주역은 존재한다는 것만 알 뿐 따로 공부한 적은 없습니다. 재미삼아 한 번 만져보고 싶긴 하지만 ‘불가기공, 1999’라는 책을 들고 다니다가 오해를 받은 적도 있고 해서, 조금이라도 종교나 주술이 연관 되어있다고 생각되면 일단 기피하고 있는데요. 이 작품에서 다룬 주역에 대한 설명은, 작가 본인이나 가까운 주위 사람이 실생활에 사용했기에 소재로 등장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자아성찰에 이르는 다양한 과정’을 그리신 작가 분께 소리 없는 박수를 보내볼 뿐이군요.

  

  ‘자아성찰에 이르는 다양과 과정’에 대해 조금만 더 구체적으로 말해달라구요? 음~ 표면적으로는 ‘주역’을 중심에 두고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되자 ‘나 이 의견 반댈세!’를 즉흥 감상으로 적을까 했습니다. 하지만 금서로 지정된 베스트셀러인 ‘메뚜기는 무겁게 짓누르다’를 완성한 작가가 직접 등장하는 부분과 ‘아메리칸 예술 공예품 상사’에서 같은 상황을 두고 다르게 받아들이는 주인장과 고객의 모습을 통해 ‘결국 선택은 자기 몫일 뿐!’이라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었는데요.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또 어떻게 생각하셨을지 궁금해집니다.

  

  다른 건 일단 그렇다 치고 ‘메뚜기는 무겁게 짓누르다’의 저자인 ‘높은 성의 사내’는 왜 간추림에서 언급하지 않았냐구요? 음~ 작품 전체로 봐도 저자 본인 보다 그가 썼다는 책의 내용과 영향력이 더 많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특히 작품의 제목에서 언급된 존재이기에 다른 출연진들과 함께 그의 정체에 기대를 품었지만, 늦게나마 등장한 그를 통해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을 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었는데요. 만들어가는 것과 만들어지는 이미지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묘한 괴리감을 통해, 이 부분에서도 ‘결국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이 작품이 나온 시기를 알고 싶으시다구요? 음~ 혹시 이 작품이 예언서가 아닐까 싶어서 물어보신 거죠? 저도 설마 하는 생각에 연식을 확인해보니 제2차 세계대전은 1939년부터 1945년까지 있었던 역사적 사건이고, 작품은 1962년에 세상에 나왔다고 합니다. 그러니 미래지향 소설보다는 대체역사물이라 할 수 있는데요. 아! 마침 사전에도 나오는군요. ‘대체 역사는 SF의 하위 장르로서 “실제 역사가 다르게 전개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가정 하에 그 뒤의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것이며, ‘역사속의 어느 사건이 현재와는 다른 결말을 낳게 되면서 이어지는 류와 미래의 어느 인물이나 군대, 국가가 과거로 넘어와 그 세계를 바꾼다는 타임슬립물로 나뉜다.’고 합니다. 그리고 ‘최초로 출판된 대체역사소설은 필립 딕의 높은 성의 사나이’라고 하는데요, 바로 이 책입니다. 혹시나 기대했던 것만큼 재미를 느끼지 못하신 분들은 이런 사실을 알고 다시 보면 색다른 맛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자신 있게 추천장을 내밀어봅니다.

  

  그럼, 도서 ‘손바닥 동물원, 2002’의 감상문으로 이어보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오늘 만나고 온 영화 ‘설국열차 Snowpiercer, 2013’! 한 번은 볼만하다고 속삭여봅니다!


TEXT No. 2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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