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별 레미나 이토 준지 스페셜 호러 5
이토 준지 글.그림 / 시공사(만화) / 201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 : 지옥별 레미나-이토 준지 스페셜 호러 5 地獄星レミナ, 億万ぼっち, 2005

지음 : 이토 준지

펴냄 : 시공사

작성 : 2013.07.25.

 

“레미나가 화끈하게 지구를 핥아버렸으니.”

-즉흥 감상-

 

  음?! 설마 나올까 싶었던 책이 국내에 번역출판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맛보기 식으로 만났던 이야기의 완전체였다는 것으로, 다른 긴 말은 생략하고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하는군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십자가 틀에 묶여 있는 여인과 그런 그녀를 둘러싼 화난 군중들의 모습은 살짝,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가에 대해 ‘1년 전’으로 시간을 돌립니다. 그리고는 30년 전에 발견한 ‘웜홀’을 통해 ‘미지의 행성’이 타나났으며, 그 행성의 이름을 발견자인 박사가 딸의 이름을 붙이는데요. 그거야 어찌되었건 그동안 어딘가 기묘한 움직임을 보이던 행성이 어느 날 멈추더니, 이번에는 지구를 향해 곧장 날아오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데…….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이 작품의 작가는 이토 준지입니다. 그렇다는 것은 작품이 어딘가 모르게 섬세하고, 그만큼이나 기괴한 동시에 변태적일 수 있다는 것인데요. 위의 즉흥 감상을 보셨어도 알겠지만, 웜홀을 통해 나타난 행성 ‘레미나’는 지구로 오는 길은 물론,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탐욕스러운 혀를 열심히 놀렸습니다. 마치 눈깔사탕을 혀 위에서 굴리듯, 개미핥기가 개미굴을 열심히 핥핥핥 하듯 혀를 휘두르고 있었는데요. 차마 ‘레미나가 뜨겁게 레미나를 핥으려 했다!’를 즉흥 감상으로 적을 뻔 했다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크핫핫핫핫핫핫!!

  

  즉흥 감상도 그렇고, 방금의 농담도 그렇고 어딘가 익숙한 기분이라구요? 저도 처음에는 무슨 말인가 싶었던 ‘햇빛이 선명하게 나뭇잎을 핥고 있었다.’를 응용한 것입니다. 지금 찾아봐서는 수많은 패러디가 넘쳐나는 중이라 원본이나 진위를 확인하기 힘들지만, 이상하게도 이번 작품을 만나는 순간 마음 속 ‘음란마귀’의 유무를 확인하기 좋은 예시를 떠올렸던 것인데요.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순간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는 몰라도, 분명 이 작품은 전 지구를 대상으로 펼쳐지는 재앙드라마였습니다.

  

  표지를 보아하니 레미나가 레미나를 핥고 있는 것이 맞는 것 같다구요? 음~ 그 표지는 사실 잘못 되었습니다. 행성 레미나의 혀(?)가 대기권을 뚫고 지표를 핥았을 때. 영화 ‘2012, 2009’의 뺨을 쳐버릴 정도의 엄청난 사태가 발생하는데요. 다시 말해 표지에서의 장면을 사실적으로 다시 그린다면, 노출 정도를 말하기보다는 피와 뼈 그리고 살점이 아름답게 흩날리는 인간 레미나의 모습이 그려졌을 것이라는 건데요. 으흠. 아무튼 그렇다는 겁니다.

  

  네? 위의 간추림에서 뭔가 하나 빠진 것 같지 않냐구요? 음~ 뭐지? 아! [억만톨이 億万ぼっち]를 말씀하시는 거죠? 워낙에 ‘지옥별 레미나’를 충격적으로 만난 터라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아무튼, ‘억만의 모임’이라는 모임에 나간 사람마다 낚시 줄 같은 것에 단체로 꿰어, 그로테스크한 형태의 시체로 발견되는 사건을 다루고 있었는데요. 다른 분들은 몰라도, 개인적으로는 ‘플래시 몹 flash mob’을 이토 준지 식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눈여겨볼 점이요? 음~ [억만톨이]의 경우에는 ‘사람은 외로우면 결국 미치는 법이구나.’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는 건 잠시 옆으로 밀어두겠습니다. 대신 [지옥별 레미나]를 통해서는 ‘대재앙을 마주한 인류의 야만성’은 살짝, 지금까지의 작품들과는 달리 지구인이 삶이 ‘마이크로 월드’마냥 펼쳐진다는 점에서 그 관점이 신선했는데요. 여기서 더 적어버렸다가는 읽으시려는 분들의 감상에 방해가 될 것 같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작품을 만나시어 감상과 생각의 시간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지구 최후의 생존자들이 1년 동안 지내게 될 방공호의 모습에서 순간 ‘그것’을 떠올렸다는 것을 마지막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만화 속에서의 사건이 실재가 되지 않기만을 두 손 모아 기도해봅니다.


TEXT No. 207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