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록 말세편 1 - 부름 퇴마록
이우혁 지음 / 들녘 / 199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퇴마록-말세편, 1999~2001

저자 : 이우혁

출판 : 들녘

작성 : 2012.10.30.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책 안에서-

 

 

  1999년에서 2001년 동안의 여정.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옆의 숫자를 보시는 순간 무엇을 떠올리셨을까요? 어느덧 옛날이 되어버린 뉴밀레니엄? 아니면 IMF? 그것도 아니라면 그저 살아가는데 정신없었던 지난 시절? 으흠. 개인적으로는 고등학교 학창시절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질풍노도의 시기라고도 말해지는 그 당시를, 저는 ‘퇴마록’ 그 마지막 이야기와 함께 했었는데요. 시간이 지나 다시 만난 추억의 명작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기원전 2674년, 단기전 341년. 해동감결의 전파를 위해 약속된 여행길에 오르는 치우천왕의 이야기 [해동감결의 서(序)]는 살짝. 4672년 후, 서기 1998년. 말세의 진실 된 모습을 알고자 제주도의 외딴 토굴에서 고뇌하는 박신부의 이야기인 [부름(summoning)]으로 시작의 장을 엽니다. 그리고는 해동감결의 해석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찾기 위해 ‘해동밀교’의 옛터를 들르는 현암의 이야기인 [황금의 발], 계속해서 드러나는 해동감결의 진실 된 모습을 쫒아 일본을 방문하는 준후의 이야기인 [우사(雨師)의 길], 신이 떠나버리고 새로운 힘에 눈을 뜬 승희의 이야기인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여자]를 시작으로, 그동안 사망한 것으로 되어있었던 퇴마사들의 이야기가 말세를 향한 처절한 행로를 열어 보이기 시작했지만…….

 

 

  1년 후 세 권으로 돌아오겠다던 말세편. 하지만 1년 후 선보인 것은 ‘왜란종결자’라는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저야 주머니 사정상 퇴마록을 천천히 맛볼 수밖에 없었는지라 왜란종결자를 만나며 1년만 참으면 되었지만, 다른 분들은 2년의 기다림 속에서 애가 많이 타셨을 것인데요. 짧지만 길었던 공백을 두고 여섯 권으로 세상에 나온 퇴마록 그 마지막이야기는, 그 당시 감상으로 ‘하드(hard)하구만!’이었습니다.

 

 

  이전까지와는 차원이 다르게 진지해진 이야기들. 그리고 약속된 3권의 마침표를 만나면서 확인하게 된 것은 <4권에 계속>이라는 안내말씀이었는데요. 그런 식으로 6권까지 만났을 때. ‘퇴마록의 시계는 멈췄다.’라는 말이 그렇게 반갑고도 아쉬웠는지 모르겠습니다.

 

 

  혼자만 아는 이야기는 그만하고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해 달라구요? 음~ 글쎄요. 일단 현재의 시점에서 보면 과거입니다. 하지만 작품에서는 혼세편에서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인데요.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해동감결’은 기본으로, 각 종교계에서 전해 내려오는 ‘말세의 조짐’들이 하나 둘씩 현실 속에서 그 모습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좀 더 정확한 ‘말세의 때’를 알아내기 위한, 보이지 않는 그들만의 전쟁이 시작되는데요. 그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살아있는 전설’이 되어버린 네 명의 퇴마사를 중심으로, 처절하다고밖에 설명할 방법이 없는 이야기가 정신없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알고 싶으신 분들은 직접 작품과 만나시어 감상과 생각의 시간을 가져주셨으면 하는군요.

 

 

  네? 음~ 작품에 대한 평가라. 사실 소장판을 만나보기 위한 복습이었는지라 첫 만남 때와 같은 충격은 없었습니다. 그저 그 당시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부분을 좀 더 이해하게 되었다는 기분뿐인데요. 소장판은 또 어떤 기분이 들지 궁금해집니다. 물론 책의 후미에 있는 ‘작가의 말’과 ‘완간에 부쳐’를 통해 좀 더 심도 있는 이야기를 해볼 수도 있겠지만, 이 자리에서 다 말해버렸다가는 이제야 만날 준비를 하시는 분들께 죄송할 것 같아 참아보는군요.

 

 

  그럼, 초강력추천(?)은 잠시 옆으로 밀어두고 ‘꼭 한번은 읽어볼 멋진 작품’이었다는 것을 적으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위의 즉흥 감상 대신 적혀있는 것은 정신없는 나날 속에서 저를 지탱해준, 이번 작품에서의 명언으로 꼽히는 문장이라고만 속삭여보렵니다.

 

TEXT No. 1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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