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앱센시아 Absentia, 2011

감독 : 마이크 플라나간

출연 : 케이티 파커, 코트니 벨, 데이브 레빈 등

등급 : R

작성 : 2012.05.26.

 

 

“우리는 모두 저 너머에 살고 있을 뿐이었으니.”

-즉흥 감상-

 

 

  세상에는 절대적인 게 없는 것 같습니다. 평생에 한 번 보기는 할까 싶은 영화를 이렇게 만나게 되니 말입니다. 아무튼, 첫 느낌은 ‘시간 죽이기’였지만 감상문을 작성하면서는 결국 위의 즉흥 감상을 만들어 볼 수 있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하는군요.

 

 

  내용은 간단합니다. 7년째 남편이 실종상태인, 거기에다가 홀로 임신 중인 언니를 찾아오는 여동생이 시작의 문을 엽니다. 그리고는 오랜 방랑생활을 마감하며, 새롭게 펼쳐질 삶을 꿈꾸는데요. 이사 준비가 거의 마칠 때 즘. 오랜 실종에 결국 사망으로 서류가 정리되었던 언니의 남편이 살아 돌아오는데…….

 

 

  그냥 봐도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 작품이 갑자기 멋지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요? 그 이유가 궁금해 그동안 지나쳐온 작품들을 머릿속으로 훑으니 영화 ‘헬레이저: 레버레이션 Hellraiser: Revelations, 2011’이 떠올랐습니다. 의도치 않게 다른 차원으로 넘어갔던 사람이 여차저차 살아 돌아왔지만, 어딘가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그것’이 오고 있음을 중얼거리는 모습 때문이었는데요. 음~ 어설픈 리메이크보다는 저렴하게 보여도 실험적인 느낌의 작품이 더 마음에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음? 이 작품의 중심이었지 않을까 했던 동화가 실제로 있었군요? 바로, 동생이 조카아기에게 줄 선물이라고 주는 것 중에 ‘3 Billy Goats Gruff’라는 동화책이었는데요. 국내에서는 ‘우락부락 염소 삼 형제’, ‘배고픈 아기 염소 세 마리’와 같은 제목으로 번역 출판되어있다고 합니다. 지인분의 말로는 염소 말고 개구리가 나오는 버전도 있고, 아마 원본을 번역한 것으로 판단되는 잔혹버전도 있다고 하는데요. 음~ 그거야 어찌 되었건, 동화는 현실이 될 수 없었습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다리 아래의 ‘그것’은 그 누구하나 살려두지 않기로 결심한 것 같았으니 말이지요.

 

 

  동화하면 어떤 것을 생각하시나요? 아이들이 보는 달착지근한 짧은 이야기? 정신 차리고 보면 잔혹하기 그지없는 황당무계 이야기? 그것도 아니라면, 현실의 논리에서 벗어나는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 음~ 개인적으로 ‘전설, 민담, 괴담’을 하나의 묶음으로 ‘환상문학’을 마주하는 편인데요.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과장되고 부풀려진 정도가 심할수록 현실의 어둡고 추억한 단면의 강도가 높지 않았을까 합니다. 물론, 이 부분에서 시대와 사회 속에서 구분되는 계층 간의 갈등을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런 상황에 대한 비판보다 가능하면 해결점을 찾는 것에 집중해보는 것을 어떨까 하는군요. 투덜거리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우울한 이야기는 나중에 계속하기로 하고, 작품에 집중해봅니다. 이 작품을 처음 봤을 때 의문점이 몇 가지 있었는데요. 남편이 7년 동안 실종상태였는데, 임산부의 배 안에 있는 아이는 도대체 뭘까? 여동생이 장시간 차를 타고 왔다면서, 차는 어디에 있는 걸까? 동네가 생각보다 넓어 보이는데, 왜 다른 사람들은 안 보이는 걸까? 정도를 일단 적어봅니다. 그밖에도 다른 몇 가지 의문점이 있었고, 마침표를 만나기 위한 시간 속에서 나름의 직간접적 답들도 있었지만. 음~ 이 자리에서 다 적어버렸다가는 감상에 방해가 되실 것 같아 참아보구요.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작품과 만나시어 생각과 감상의 시간을 가져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럼, 영화 ‘혹성 탈출 2-지하 도시의 음모 Beneath The Planet Of The Apes, 1970’의 감상문으로 이어보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문득,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석가탄신일을 포함한 연휴동안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실지 궁금해졌습니다. 저는 마감이 코앞인 과제물의 바다에 풍덩 빠져있어야 할 것 같군요! 크핫핫핫핫핫핫!!

 

 

TEXT No. 1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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